혼자 공부하지 못하는 아이들 - 같은 시간을 공부해도 다른 결과를 내는 혼자 공부법의 모든 것
박인연 지음 / 제8요일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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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따로 닦달하지 않아도 스스로 계획하고 알아서 공부하는 아이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자식을 두었다면 전생에 세상을 구했거나 현생에 신의 축복을 받은 것일 게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우리 주위에 그런 아이는 눈씻고 찾아봐도 없고, 내 아이를 보면 흐음 글쎄....


EBS 자기주도학습 강사이자 학습컨설팅 전문가인 저자는 공부란 세상을 살아가는 힘이라고 말한다. 크고 작은 목표를 세우고 이를 성취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을 배운다는 것이다. 그래서 공부의 목적과 이유에 대해 아이와 함께 생각해 볼 것을 주문한다.


<혼자 공부하지 못하는 아이들>에서 저자는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만들려면 먼저 부모가 변할 것을 강조한다. 부모는 주변 아이가 아닌 오롯이 자신의 아이만 바라봐야 하고, 부모의 인정과 공감이야말로 아이의 공부 자존감을 높여준다고 한다.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시험을 통해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것을 지적하며, 부모는 아이가 보내는 신호에 주목하고 내 아이의 성향 파악을 우선시해야 함을 강조한다. 내 아이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제대로 된 학습코칭을 할 수 있고, 그 첫걸음은 아이의 기질과 성격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출생 순위나 형제자매 관계에 따른 아이들의 심리적 특성과 행동양식에 대한 설명은 마치 육아서를 보는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저자는 MBTI 검사를 부모와 자녀가 함께 받을 것을 제안하는데, 그것은 부모와 아이의 궁합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부모가 어떻게 아이와 코드를 맞추고 이끌어 주는지가 관건이다.


MBTI 검사의 16가지 성격유형을 4가지 유형군으로 분류해 그에 따른 특징과 지도방법을 설명한 것은 상당히 흥미롭다. 남녀에 따라 생활의 성실과 학습의 성실의 상관관계가 다르다는 지적도 개인적 경험상 꽤나 수긍되는 점이다.



공부머리를 좌우하는 4가지 인지능력(=학습능력)에 따라 분류한 4가지 유형에 따른 학습 코칭법은 충분히 일독할 만한 가치가 있으나 다소 구체성이 부족한 느낌이어서 아쉽다. 그것보다는 학습활동 유형에 따른 4가지 학습지도 유형(격려형, 지도형, 지시형, 위임형)이 좀더 가슴에 와닿았다.


책에 나와있지 않으나 진로유형 6가지는 아마도 '홀랜드 검사'라고 부르는 진로탐색검사의 결과를 말하는 듯하다. 이 Holland 진로유형에 MBTI 성격유형을 함께 고려하여 저자가 운영하는 멘토솔루션의 5가지 유형으로 재분류하고, 그에 따른 학습법과 진로 전략을 제시한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진로 선택시 유능감과 흥미를 명확히 구분하라는 조언에 크게 공감한다. 중학교 때는 흥미가, 고등학교 때는 유능감이 중요하다는 지적을 잊지 말도록 해야겠다. 구체적인 목표 세우기 전략인 S.M.A.R.T 목표 세우기는 바로 적용가능한 것이고, 결과 중심의 동기부여가 아닌 과정 중심의 동기부여는 부모가 늘 가슴에 새겨야 할 부분이다.



<혼자 공부하지 못하는 아이들>에서 실제 사례와 함께 직접 적용 가능한 방법을 상세하게 제시하고 있는 것은 책 후반부에서 언급하는 '공부 도구'와 '5단계 패턴학습' 부분이다. 이미 많이 알려진 방법도 포함되어 있지만, 그 기본을 간과하고 제대로 하지 않는게 학습실패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는 점에서 매우 적확한 지적이자 대안일 것이다.


공부 도구로는 플래너와 복습노트를 쓸 것을 강조하며 학생의 실제 작성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5단계 패턴학습은 전체보기(목차작성) - 교과서읽기(개념이해) - 재배열(노트정리;학습의 구조화) - 문제풀이(약점학습) - 총정리(기억카드와 질문노트)이다. 다른 어떤 부분보다 설명이 구체적이고, 학생이 쓴 작성사례가 있어 탄력적으로 잘만 활용한다면 상당한 효과를 거둘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리뷰를 마무리하며 책을 읽으면서 가장 감동받았던 한마디를 인용하고 싶다. (책의 첫 머리에 실려 있다)


공부를 하고 싶은데 안 된다거나

일찍 일어나고 싶은데 안 된다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하고 싶은데 안 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하기가 싫은 것입니다.

- 법륜 스님



카페 '책과 콩나무'의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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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면 호구 되는 경제상식 - 내 주머니를 지키고, 삶의 등급을 높이는 최소한의 경제상식 떠먹여드림 모르면 호구 되는 상식 시리즈
이현우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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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면 호구 되는 경제상식>은 제목 그대로 '경제상식'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이거 모른다고 정말 호구가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감에 있어서 꼭 필요한 - 젊은 날에는 그 필요성에 동감하지 못했을 것이나 나이 든 이제는 백퍼 공감하고 있는 - 기본적 경제지식을 다룬다.



책은 총 6개의 챕터에 10~20개의 소주제를 다루는데, 각 주제별로 4~6페이지씩 할애하여 설명한다. 분량의 압박이 크지 않고, 글이 쉽게 쓰여 있어 잘 읽히는 편이다. 관심 주제를 중심으로 부담 없이 볼 수 있어서 좋은데, 그렇다고 다루는 내용마저 가볍지는 않다. 다만 금융, 재테크, 거시경제, 기업활동, 글로벌 경제, 신기술 트렌드까지 경제의 다양한 분야를 폭넓게 다루고 있다보니 깊이는 다소 부족하다.


<모르면 호구 되는 경제상식>은 본문의 이해를 돕는 그림(개념도)이 매 주제마다 여러 개 들어 있어서 어려운 경제용어와 현상을 편하고 알기 쉽게 전달해 준다. 본문 한켠에는 박스로 '토막용어'를 설명해 주는데, 이는 경제상식을 늘리는 데 효과적이다.



갭투자의 성공 조건 3가지, '깡통 주택'으로부터 세입자를 보호하는 안전 장치인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부동산의 가격 흐름을 읽는 방법 등은 실제 투자에서도 적용되는 지침이다.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용어를 정확히 알게 된 것도 많다.


환율과 부동산, 환율과 주가지수의 관계에 대해 읽으면서는 투자에 환율이 이리도 중요한걸 몰랐다는게 스스로도 우스웠다. 주식 투자에서 거의 전재산을 잃고 "나는 천체의 궤도는 계산할 수 있지만, 인간의 광기는 계산할 수 없다" 는 말을 남겼다는 뉴턴의 일화는 투자에서 탐욕과 투기에 휩싸이기 쉬운 우리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우리나라 기업의 법인세율 수준에 대한 저자의 객관적 판단이 돋보이고, 노조 가입률이 10% 정도인 상황에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는 90%의 노동자가 있어 최저임금제는 불가결하다는 지적은 경청할 만하다. 국민연금의 문제는 재정 고갈의 현상만 보지 말고 그 근본적 구조와 문제점에 눈을 돌릴 것을 제안한다.


여성고용률과 출산율의 관계는 의외여서 더욱 흥미로웠다. 여성이 일을 많이 하는 나라일수록 출산율이 높은 편이라고 한다. 물론 이들 나라들은 여성이 일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가 뒷받침되어 있다. 저출산 문제의 해법을 어떻게 접근해야할지 생각해 볼만한 화두이다.


미중 무역 전쟁의 원인과 현재의 추이, 기축통화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오늘날 세계 경제를 이해하는 데 유용하고, 그리스 위기의 본질은 무분별한 복지가 아니라 유로화에 있다는 것, 영국이 브렉시트를 선택하게 된 이유 등에 대한 설명은 최근 유럽의 경제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모르면 호구 되는 경제상식>은 곧바로 실행할 수 있는 재테크 서적은 아니다. 하지만 작게는 내 호주머니와 일상의 삶을 지키고, 크게는 세상과 경제가 돌아가는 시스템을 이해하는 길잡이 역할을 하기엔 충분하다. 지금 자본주의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경제상식을 알고 싶다면 고고~! 



카페 '책과 콩나무'의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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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영어 100일의 기적 - 100일 후에는 엄마도, 아이도 영어로 말한다!
김성희.고선영 지음 / 넥서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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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치맘 카페 30만 회원이 열광한 엄마표 영어 프로젝트, 그 결실을 한권의 책으로 누릴 수 있다니~! 어학 분야의 강자 넥서스가 세라샘(김성희), 도치해피맘(고선영)과 손잡고 '엄마표 영어'를 100일의 기적 시리즈의 하나로 출간했습니다. 이름하여 <엄마표 영어 100일의 기적>.


요즘 엄마표 영어가 유행이어서 '도치맘 카페=엄마표 영어 교육하는 곳'이란 오해를 사기도 하지만, 사실 도치맘 카페는 아이들과 육아에 대한 모든 것을 다루는 카페입니다. 지금도 한글 놀이, 말놀이 동시집, 동요 프로젝트 등 다양한 것들을 하고 있고, 특히 자료가 늘 열려 있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는 것도 많습니다.


<엄마표 영어 100일의 기적>은 충분히 도전해 봄직한 4개의 심플한 패턴으로 하루의 과제를 제시합니다. MP3 듣기 → 동영상 강의 → 따라 읽기 → 오늘의 영어책 읽기가 그것인데요. 책 본문으로 하루 2페이지이니 정말 만만해 보이죠? 그래서 더욱 마음에 듭니다~^^



가장 먼저 나오는 대화는 엄마와 아이 사이에 빈번하게 일어날 실생활과 직결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걸 열심히 외우고 공부하면 여기 나오는 표현 그대로 써먹을 수 있을것 같은 희망찬 느낌^^ 바로 오른쪽 페이지에는 그날의 대화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표현에 대한 보충해설이 나옵니다. 중학교 수준의 영어 실력이라면 누구나 따라하기에 별 어려움이 없을듯 보입니다.



그리고 '오늘의 영어책'. 해당 책에 대한 간단한 소개는 물론 아이와 함께 할 활동에 대해서도 안내합니다. 영어 동화책 읽기는 엄마표 영어에서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까지 강조하고 있어서, 때로 다른 활동은 못하더라도 하루 한권 영어 동화책 읽기는 꼭 실천하고 있습니다. (현재 3일차 진행중 ㅎㅎ)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는 5권 정도, 없을 때는 1~2권 읽어주면서 나름 혼자 뿌듯해하고 있습니다. 그래~ 이렇게 쭉 가는거야 하면서 말이죠^^



'오늘의 영어책' 하단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하면 그날의 MP3와 동영상 강의, 영어동화책 동영상, 영어동화 연계 동영상까지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내 컨디션이 안 좋을 때나, 읽어준 동화책을 한번더 강조하고 싶을 때, 아니면 그냥도~! 영어동화책 동영상은 정말 유용합니다. 며칠 안 되었지만 제가 먼저 읽어준 후 동영상을 틀어주면 더 잘 보는 듯한 느낌이 있어요. (동영상 먼저 틀어주고 나중에 제가 읽으면 발음 구린게 찔려서 늘 제가 먼저 읽고 있습니다. ㅎㅎ)



이런거 없었던 시기에 엄마표 영어한 분들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앞서간 분들의 경험과 노하우가 이렇게 공유되어, 따라만 가면 되는 우리들은 꽤나 다행스런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매 5일차 뒤에는 복습할 수 있는 Review란이 있어서 중간 점검을 할 수 있고, 부족한 부분에 대한 피드백도 받을 수 있어 좋습니다.



책 후반에는 엄마표 영어에 대한 FAQ이 실려 있어 실행 과정에서 느끼게 될 궁금한 부분과 답답한 갈증을 풀어주고 있습니다. 더구나 엄마표 영어에 좋은 자료를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마더구스, 영어그림책, 파닉스, 사이트워드 등이 잘 정리된 추천 사이트와 동영상 등을 안내해주고 있습니다. 다른 것 보지 않고 이 책에 안내된 자료들만 보아도 이미 충분히 차고 넘치지 않을까 합니다.



모든 것이 그렇듯이 시작도 중요하지만 끝까지 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고 합니다. <엄마표 영어 100일의 기적>과 MP3, 동영상과 함께 100일 동안 쉼없이 끝까지 달려보겠습니다. 100일 뒤에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해도 괜찮습니다. 어릴적 공부할 때도 책 한권 뗀 것으로 큰 변화는 겪기 힘들었습니다. 개인적 경험으로는 한권 떼기를 2번 이상 반복했을 때 무언가 변화를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러한 도전을 다시 꿈꾸고 실천하고 있다는 것만도 지금의 제게는 큰 변화입니다. 4월 16일에 시작했으니 7월 24일이면 100일이 됩니다. 아이들의 여름방학이 시작될 때네요. 그때 나와 아이들은 어떻게 영어를 대하고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넥서스의 출간 이벤트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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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의 정도 - 대한민국 학부모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강현주 지음 / 지식너머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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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입시의 정도>를 들었던 이유는 대한민국 사교육의 최전방이라는 강남 대치동에서 20여년간 활약해온 입시 컨설턴트가 말하는 길은 도대체 무엇이 다를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 호기심에는 꼬투리를 잡고 비판의 칼날을 던질 준비를 가득 숨기고 있는 채로 말이다.


하지만 저자 강현주는 사교육을 옹호한다거나 애써 변호하지 않는다. 그저 담담히 현실을 진단하고,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입시와 대응책의 장단점, 고입과 대입에서 학교 선택의 성패를 사례를 들며 서술하고 있다. 그럼으로써 저자는 '입시'라는 숲에 대한 전체 조감도 내지 안내도를 성공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대치동의 실상과 커리큘럼을 분석할 때는 대치동의 장점을 충분히 인정하면서도 그 한계와 문제점을 놓치지 않는 균형잡힌 시각을 보여준다. 독서논술학원보다 서점 가서 아이가 보고 싶어하는 책을 읽는게 낫다거나, 사고력 수학이라지만 실제 그런 지도가 가능한 강사는 별로 없다는 얘기를 읽으면 마치 공교육의 선생님인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대입 제도의 용어와 각종 전형을 설명할 때는 어떤 학생에게 유리한지를 함께 제시한다. 학생부 종합전형도 결국 공부 잘하고 학교생활 성실히 하는 학생을 위한 것이라는 걸 거듭 지적하고 있다. 심지어 저자는 공부 이외에 만들어진 스펙으로 대학 가는 시대는 끝났다고 단언한다.



영재고와 과학고는 의대 입시에 점점 불리해진다, 외고는 커리큘럼 절반이 어학이기 때문에 그냥 우수학생이라고 외고에 진학하면 안된다, 자사고는 수시에 최적화되어 정시 대비가 소홀하다 등등 어떤 고등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자녀에게 적합한지도 알려 주고 있다.


학생의 실제 생기부를 사례로 들어 설명하는 부분은 학생부 종합전형을 대비함에 있어서 학교생활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지침으로 삼기에 유용하다. 역시 실제 학생의 자기소개서를 제시해 설명하는 부분은 생기부와 유기적으로 연계된 자소서 작성법을 알려준다.



5장 '입시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시기'들은 초중고 단계별로 자녀교육에 있어 중점을 두어야 할 부분을 짚어준다. 과목별 학습 노하우와 실패 없는 사교육 활용법 부분은 학부모가 자녀들을 어떻게 지도할지 구체적인 지침을 준다. 수많은 학생을 만나 컨설팅을 한 저자의 다양한 경험이 녹아있을 뿐만 아니라, 강남 유명학원 선생님들의 조언도 함께 들어 있어, 이 부분만 잘 읽고 숙지해도 자녀교육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것 같다. 개인적으로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가장 흡족해했던 부분이다.



<입시의 정도>는 대학입시를 둘러싼 각종 현실과 상황, 입시 트렌드에 대해 알 수 있음은 물론, 그에 대한 실질적 지침까지 얻을 수 있는 '대입을 위한 초중교 단계별 자녀교육 가이드북'이라고 부를 만한 책이다. 수시는 뭐고 학종은 뭐야 하며 입시가 막막한 분들에게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다.



만약 독자가 현재의 대입 제도를 일정 수준 이해하고 있거나 고등학생 자녀가 있다면, 부록의 '대입제도 개편안 핵심 정리'부터 먼저 읽고 8장의 '실패 없는 사교육 활용법'을 읽은 후에 1장부터 차례대로 읽는 것을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저자의 생각과 대입의 현실을 보다 빠르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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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 세 번의 탈출 - 한나 아렌트의 삶과 사상을 그래픽노블로 만나다
켄 크림슈타인 지음, 최지원 옮김, 김선욱 감수 / 더숲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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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평범성'이라는 개념을 제창한 한나 아렌트. 그녀에 대해서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보고서에서 앞서의 개념을 이끌어냈다는 것 외에는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20세기 최고의 정치사상가 중 하나로 꼽힌다는 한나 아렌트, 그녀의 삶과 사상이 궁금했다. 마침 그래픽노블(graphic novel)*이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씌어져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생각에 <한나 아렌트, 세 번의 탈출>을 보게 되었다.


* 그래픽노블 : 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식을 취하는 작품이다. 일반 만화보다 철학적이고 진지한 주제를 다루며 스토리에 완결성을 가진 단행본 형식으로 발간되는 것이 특징이다.



한나 아렌트의 예민한 철학적 감수성은 어려서부터 차별을 당했던 경험에서 기인하지 않았나 싶다.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친구와 주변으로부터 받아야했던 손가락질, 부친이 매독에 걸렸다는 이유로 잠재적 환자 취급을 당해 정기적으로 주사를 맞았던 일 등등.


교사들을 규탄하는 파업을 계획했다는 이유로 퇴학당한 아렌트는 마르부르크 대학에 진학해 그녀의 삶과 사상에 큰 영향을 미친 하이데거를 만나게 된다. 하이데거는 아렌트의 스승이자 연인이었다. 둘의 관계가 다소 소원해졌을 때에도 아렌트는 유부남이었던 하이데거와 사랑을 나누곤 했다.


언론인이자 철학자였던 귄터 슈테른과 결혼한 아렌트는 로마니셰스 카페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수많은 사상가와 예술가들과 교류하며 안목을 넓혀나갔다. 반면 독일은 점점 더 나찌즘의 광풍으로 치달아가고 있었다.



첫번째 탈출

독일 언론에 실린 반유대적 기사와 선전물을 모으는 자료수집 활동이 공포감을 조성한다는 이유로 구치소에 수감되었던 아렌트는 체코의 프라하로 탈출한다. 이어 프랑스의 파리로 간 그녀는 첫번째 남편과 이혼 후 하인리히 블뤼허와 결혼했다. 파리에서 철학적 탐구를 계속하면서도 그녀는 유대인 아이들을 유럽 밖으로 피신시키는 단체의 활동가로도 일했다.


두번째 탈출

독일과 대립이 격화되던 1940년 프랑스는 독일 여자들을 벨디브 경기장으로 소집시켰고, 다시 귀르의 포로수용소로 옮겼다. 나치의 돌격대가 파리를 통과하며 만들어진 귀르의 혼란을 틈타 아렌트는 수용소를 탈출했다. 모뷔송에서 남편 블뤼허를 우연히 만난 아렌트는 마르세유 교외의 은신처로 합류했다가, 경찰의 추격을 피해 리스본으로 이동, 배를 타고 뉴욕으로 떠난다.


세번째 탈출

1951년 <전체주의의 기원>이라는 책으로 큰 주목을 받은 그녀는 미국 시민권까지 얻게 되었고, 프린스턴 대학 최초의 여성 정교수가 되었다. 1958년에는 생애 최고의 야심작 <인간의 조건>을 발표했다. 탄생성과 복수성의 개념을 통해 새로운 공공성을 확보하고자 했던 그녀는 사상적으로도 하이데거와 완전히 결별한다. 자신 없지만 아마도 이것이 세번째 탈출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 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서>. 홀로코스트라는 전대미문의 악을 저질렀던 사람들이 프랑켄슈타인 같은 괴물이 아니라, 우리네 같은 평범하고 선량한 시민들이라는 것. 자신의 행동이 가져올 결과에 대한 고민 없이, 그저 주어진 명령과 지시에 따르기만 한다면 그런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놀랍고도 끔찍한 통찰!


사실 예루살렘에만 아이히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일제 강점기 식민 지배의 첨단에서 그들의 하수인이 되었던 친일민족반역자는 누구였던가. 제주 4.3 사건 당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던 집단 학살, 100만명 이상의 희생자를 낸 6.25 전쟁의 민간인 학살 문제, 5.18 민주화 운동 때 광주 시민을 향해 총격을 가한 계엄군 또한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은 문제일 터이다.


오늘 2019년 4월 16일. 세월호 5주년을 맞아 어느 정당의 차모, 정모 씨 등이 징하게 해 처먹는다느니, 그만 좀 우려먹어라 하는 막말을 서슴없이 내뱉는 걸 보면서 과연 저들은 인간에 대한 예의가 있기는 한 걸까 하는 의문이 든다.


알쓸신잡3 프라이부르크 편에서 나왔던 "타인에게 공감하지 못하는 무능력, 그것이 바로 악(惡)이다" 라는 한나 아렌트의 말을 기준으로 한다면, 저들의 이 무지막지한 발언을 무어라 평할 수 있을까.


어떻게 감히 피해자들을 탓할 수 있죠? 평범하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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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들이 파멸해갈 때 유대 지도자들이 제 역할을 다하지 않은 것이

이 어두운 이야기에서도 가장 어두운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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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성은 '의미 없음'을 뜻하는 게 아니라 사유하지 않는 걸 뜻해요.


                                      - <한나 아렌트, 세 번의 탈출>, p. 228


똑바로 정신차리고 있지 않으면 악하지 않은 사람도 악에 가담할 수 있다는 것. 악은 결코 나쁜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늘 깨어있는 정신으로 되새겨야 한다. 그러기에 나도 모르게 악에 가담하지 않기 위해서는 생각해야 된다는 것. 이 책의 말미에 있는 "살아있는 것과 사유하는 것은 결국 같은 거야" 라는 아렌트의 말도 결국 비슷한 의미일 것이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 이라고 했던 고인의 말이 불현듯 떠오른다. 때로 어떤 일의 시행에 반대할 때 흔히 부딪치는 지적은 '대안 없는 비판'이다. 그러나 잘못된 것은 하지 않는 것 자체가 이미 대안이다~! 하면 안되는 걸 하지 않을 용기. 오직 사유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으리!



카페 '책과 콩나무'의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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