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만이 뽑은 대한민국 대표 요리 152 - 평생 먹는 집밥 한 권으로 해결 700만이 뽑은 요리
만개의 레시피 지음 / 만개의레시피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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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요리를 할 때는 모든 게 새로웠다. 레시피에 나온대로 이런저런 재료와 갖가지 양념을 섞으면 이렇게 맛나는 음식이 만들어지는게 신기했다. 요리책 없이는 뭐하나 제대로 할수 없었지만, 책을 따라하며 만들수 있는 음식을 하나씩 늘려가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재료 손질이 힘들어졌다. 음식의 레파토리를 늘려가는 것도 더이상 흥미롭지 않았다. 이제는 요리책을 보지 않아도 할 수 있는 몇가지 요리를 돌려가며 반복하는 게 일상이 되었다. 음식 만드는 피로가 누적된 것인지 모르지만, 아무튼 새로운 시도를 하기에는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무언가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런 와중에 이 책 <700만이 뽑은 대한민국 대표요리 152>를 만나게 되었다. 700만 회원을 보유한 국내 1위 요리앱이라는 '만개의 레시피'에서 출판한 책이다. 만개의 레시피는 예전에 음식 만드는 법을 검색하다가 여러번 마주친 적이 있었기에 익숙한 이름이다. 이 책은 밥, 반찬, 국, 면 요리부터 간식, 도시락, 영양식, 손님접대 요리까지 총 152개의 레시피를 담은 종합 요리서이다.


책은 총 10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다. 덮밥, 볶음밥 등의 밥요리부터 동서양을 넘나드는 면요리, 손님초대를 위한 접대요리, 심지어 열무김치와 깍두기 등 저장식 요리까지 다채롭게 구성되어 있다.



첫 챕터인 '요리 기초 노하우'에서는 계량하기부터 육수 만들기, 재료 손질하는 법, 요리 초보의 단골 Q&A 등이 실려 있다. 요리의 기본이라고 하지만 사실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손에 익혀두지 않으면 결코 기본이 될 수 없는 소중한 정보이다. 쌀 씻을 때 첫물은 쌀 안으로 잘 흡수되기 때문에 빠르게 버리는게 좋다는 걸 나는 이 책을 보고서야 알았다.


부문별 각 요리는 '만개의 레시피' 랭킹을 이용해 순서를 정했다. 평점과 후기로 종류별 베스트 요리를 뽑아서 만들었다고 하더니 이렇게 반영되어 있는게 나름 흥미롭다. 완성된 요리사진 오른쪽 하단에서 랭킹을 확인할 수 있다. 상단에는 요리의 특징과 매력 등 해당 음식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이 나와있고, 소요 시간과 몇인분의 분량에 해당하는지 간략히 표시했다.



책을 펼치면 왼쪽 페이지에는 완성된 요리사진이, 오른쪽 페이지에는 재료와 조리법이 사진과 함께 단계별로 제시된다. 두 페이지에 모든 게 담겨 있어서 책을 뒤적일 필요가 없다. 재료 준비하고 요리 과정 중간마다 책을 참고하는 나같은 초보에게는 이런 구성이 보기에 편하다. 요즘 다수의 요리책들이 이렇게 편집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 것도 그런 이유일 듯하다.


책 말미에는 인덱스가 있어 찾아보기 편하다. 가나다순, 주재료별, 주재료 가격순까지 총 3가지로 나와있는데, 냉장고에 남아있는 음식재료로 뭘해먹으면 좋을까 고민해 본 사람이라면 주재료별 인덱스만큼 유용한 것도 없을 것이다. 제대로 된 레시피북 하나 집에 갖고 있는게 이렇게 든든하다.



책을 보고나서 오랜만에 도전하고픈 음식이 생겼다. 반찬요리 랭킹 4위 제육볶음이다. 그것도 기사식당 스타일에 불맛까지 풍긴다니 더욱 기대가 된다. 목살 스테이크는 오랜만에 다시 한번 해보고 싶고, 주변의 지인들에게 맛있다고 몇번 들어봤던 대패삼겹살숙주볶음도 조만간 해봐야겠다. 개인적으로 맛이 만족스럽지 않아 늘 고민이던 소고기미역국도 책의 레시피를 따라 해볼 생각이다. 들기름에 까나리액젓을 쓰는게 나와 다르니 맛도 분명 다를 것이다.



카페 '책과 콩나무'의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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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정섭의 대한민국 학군지도 - 자녀교육 + 노후대비 최고해결사! 집값하락 걱정 없는 아파트 찾기!, 개정판
심정섭 지음 / 진서원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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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출간된 <대한민국 학군지도>의 개정판이다. 책 뒷표지에 따르면 출간 이후 3년 연속 베스트셀러에 올랐다는데, 나로서는 금시초문인 책이다. 처음 책의 제목과 출판사 소개를 보고는 '와 이런 책도 다있네~' 하는 신기함(?)이 앞섰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타이틀은 학군지도인데 노후 대비 집값 하락 없는 아파트 찾기라는 것을 내세우고 있어서, 이 책이 교육서인지 부동산 투자서인지 헷갈린다. 책을 읽고난 후 감상을 말하자면 결론적으로 이 책은 부동산 투자 마인드를 접목한 교육서라고 할 수 있겠다. "아이 교육을 위해 어디로 이사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대해 각 학군의 교육 현황과 아파트 가격을 중심으로 대답하는 정보서라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대한민국 학군지도>에서 명문학군이란 초등 5,6학년 때 중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이사를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곳이다. 이런 학군을 끼고 있는 아파트는 부동산 상승기 때는 잘 오르고 하락기 때는 가격 방어가 뛰어나다고 한다. 학군은 이제 부동산 입지의 한 요소 이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학군을 공부한다는 것은 부동산 공부의 속성을 띨 수 밖에 없기에 자본주의 실물 경제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고, 그로써 교육 독립과 경제적 독립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특목고 진학을 위해 강남으로 이사해야 하냐는 질문에 저자는 아이의 성향부터 먼저 파악할 것을 주문한다. 그리고 2016년 EBS 다큐 <공부의 배신(3부작)>을 추천하며, 특목고와 일반고의 가이드라인으로 삼을 수 있다고 한다.



저자 심정섭은 고등학교의 입시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하고 신뢰성 높은 척도는 서울대 합격자수임을 다섯 가지 근거를 들어 설명한다. 또 고등학교가 특목고와 일반고로 양분되고, 특목고에 가기 위해 특목고 주변으로 이사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이제 진정한 학군의 주인공은 중학교 학군이라고 말한다.


좋은 학군을 찾기 위해 활용하는 자료로는 학교알리미, 부동산다이어트, 학군정보시스템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학군 이주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 부동산다이어트에서 필요한 거의 모든 정보를 볼 수 있다고 한다. 해당 지역의 학군과 신도시 학군의 미래는 재학생수의 증감과 전출입 상황으로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고 하는 부분에서는 절로 무릎을 치게 된다. 원하는 학교에 배정받으려면 어디에 살아야 하는지는 학구도안내서비스를 이용하면 되는데, 그 활용법을 화면캡처를 단계별로 제시해 친절하게 설명한다.


저자의 교육에 대한 진정성은 책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 "무조건 좋은 학군으로 가야할까?", "학군 좋은 곳에서 사교육시키면 좋은 대학에 갈까?"의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에서 잘 드러난다. 사교육의 가능성과 한계를 분명히 인식하고, 최소한 초등학교 때만이라도 아이가 자신감을 갖고 근성을 기르게 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한다. 학원 수업 위주의 '듣는' 공부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최승필의 <공부머리 독서법>을 들어 이야기한 점도 좋은 인상을 남겨주었다.



책은 전국의 명문학군을 분석하고 있는데, 대략 서울시에 1/4, 경기·인천에 1/4, 지방에 1/4의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지방 명문학군으로 다루고 있는 곳은 주로 광역시로 대전, 세종, 대구, 부산, 울산, 광주 지역이다. 지도와 사진을 이용하여 각 명문학군의 특징과 학원가 상황, 교통 여건, 해당 지역의 아파트 등 주거 시세를 입체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학군을 위해 이사하고자 하는 학부형들에게는 더할수 없이 실질적이고 유용한 정보이다.



특히 강남 대치동의 경우에는 3가지의 진입 전략까지 검토하고 있는데, 정작 들어갈 필요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엄청난 사교육비를 감당할 집안의 경제력, 확실한 성적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근성 있는 아이에게만 추천할 뿐, 그외는 들어갈 이유가 전혀 없다고 단언한다. 저자는 자녀의 성향과 자기효능감(또는 상실감), 학부모 모임의 문제, 부모의 노후자금 마련 여부까지 짚어가면서 그 이유를 설명한다. 20여년 경력의 대치동 명강사 출신인 저자가 하는 얘기이니 충분히 귀기울일 만하다.


<대한민국 학군지도>에서 저자 심정섭은 학군 이주를 통해 자녀교육과 시세차익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아이 학령과 맞아야 하고 또 부동산 경기의 흐름과도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선 순위를 명확히 정하고 현실적 여건을 철저히 검토할 것을 거듭 주문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아파트 찾는 법과 적절한 매수 매도 타이밍에 대해 안내하는 6장과 14장의 내용은 부동산 왕초보에게 좋은 실용적 지침이 될 수 있을 듯하다.



카페 '책과 콩나무'의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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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으로 읽는 한국 현대사
김호기.박태균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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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새로운 사실의 발견과 기억의 복원으로 재구성되며 재해석된다. 역사 해석이란 본디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하는 현재진행형이다. (중략) 어떤 사실과 기억이 이 시대를 정직하게 반영하는지를 분석하고, 그것이 현재에 어떤 함의를 안겨주는지를 성찰하는 것은 우리 현대사를 연구하는 인문.사회과학자에게 더없이 중대한 과제다." (제1부 6. 해방전후사 해석 논쟁, 55쪽)


이런 의식을 공유하는 사회학자 김호기와 역사학자 박태균이 한국 현대사를 네 시기로 나누어 40가지 주제를 뽑고, 대한민국의 오늘을 만든 그간의 논쟁을 검토해 미래의 청사진을 만드는 밑거름으로 삼자고 제안한다. 네 시기를 간략히 표현하면 1945~1960년의 분단체제 형성기, 1961~1979년의 박정희 시대, 1980~1996년의 민주화의 개막과 진전 , 1997~2018년의 외환위기 후 한국사회 인데, 각 시기별로 대략 10개씩의 논쟁을 배정하고 있다.



<논쟁으로 읽는 한국 현대사>는 2015년 경향신문의 광복 70주년 기획 '논쟁으로 읽는 70년'에 연재했던 글을 수정, 보완해 묶은 책이다. 신문에 연재되었던 글인만큼 하나의 주제당 대략 8쪽 이내여서 읽는 건 편하지만 그 내용을 이해하는 건 만만치 않다. 스마트폰을 옆에 끼고 중간중간 궁금한 내용을 찾아 읽는 것을 추천한다. 논쟁의 주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모두 아울러 다채롭다.


'신탁통치'에 대한 국내 첫 보도인 '소련은 신탁통치 주장, 미국은 즉시독립 주장'이라는 제목의 동아일보 기사는 오보(또는 왜곡보도)였다. 진실은 그와는 정반대에 가까웠으니까! 탁치 정국에서 박헌영의 기자회견은 '기레기'의 전형을 잘 보여주고, 잘못된 보도가 가져오는 파행과 피해를 고스란히 증명한다. 모스크바 3상회의 결정안 논쟁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문제는 한국사회의 정치적 대립구도를 재편했다는 사실이다. 항일민족 vs 친일반민족의 대립이 좌익 vs 우익의 대립으로 재편되고, 이러한 좌우 대립의 정치 구도가 분단으로 이어져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적'이라는 시로 박정희 정권의 권력형 비리와 부패를 통렬히 비판했던 김지하가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 것은 한 인물의 변화와 역사의 아이러니를 잘 보여준다. 시민운동 논쟁에서 소개하고 있는 서경석 목사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관변단체가 아닌 명실상부한 NGO의 첫 시작이라 할 경실련의 상징이었던 서경석의 최근 행태는 실로 아연실색하다.



맥아더 재평가 논쟁과 박정희 시대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논쟁은 쉽게 해소되기 어려운 가장 치열한 쟁점일 것이다. 논쟁의 소개와 평가에서 두 저자는 비교적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계적 중립은 중립이 아니라 또하나의 왜곡일 수 있다는 위험성을 인지하는 독자라면 저자들의 균형적 시각에 상당 부분 동의할 수 있으리라.


5.18 광주에 대한 논쟁은 아직도 한반도가 분단과 냉전의 상황에서 한발짝도 벗어나지 못했음을 웅변적으로 보여준다.(최소한 어느 일방은 그러하다) 북한 특수부대가 잠입했다는 5.18 왜곡 발언으로 대법원의 배상 판결을 받은 지만원 씨가 판결 1년여 만에 배상금을 지급한 것이 바로 며칠전이다. 1987년 대선의 후보 단일화 논쟁이 보여주는 진정한 교훈은 국민의 지지를 받는 정책 개발이 아니라 단일화를 통한 이벤트를 통해 선거에서 이기려는 꼼수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는 지적도 매우 인상적이다.


"천안함 침몰, NLL 논쟁 등 남북 관계 쟁점은 한번 불거지면 다른 모든 이슈들을 잠재우는 이념 논쟁의 블랙홀이다." (250쪽) 이는 현재의 분단체제 극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준다. 비록 서로 바라보는 시각은 다르겠지만 보수의 '통일 대박론'과 진보의 '한반도 평화론'이 만나는 접점도 결국은 '통일'이다. 통일 문제가 오늘날 한국의 시대정신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기성세대의 '노력'과 청년세대의 '노오력'이라는 단어로 세대 단절을 해석하고 헬조선과 수저계급론을 분석하는 글은 매우 흥미롭다. 계급이동의 사다리가 갈수록 사라져가고 있다는 진단은 점증하는 불평등의 해소가 시급하다는 반증일 것이다.



김호기, 박태균 두 저자가 생각하고 있는 현재 우리 사회의 최대 과제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나타난 불안과 분노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언급을 인용하며 리뷰를 마치고자 한다.


"1987년 이후 우리 사회는 민주화라는 새로운 변화를 갈망해왔지만, 그 변화는 어느덧 우리 손아귀에서 벗어나 세계화라는 타율적 변화를 강제해왔다. 민주화의 시간을 특징지어 온 사회개혁의 구심력이 세계화의 시간을 특징지어 온 구조적 강제라는 원심력에 의해 서서히 압도된 것이 1997년 이후 우리 사회의 풍경이었다. (중략) 10대의 대학입시, 20대의 청년실업, 30대의 주거불안, 40대의 퇴출공포, 50대 이후의 노후빈곤은 불안의 구체적인 실체를 이뤄왔다. (중략) 이런 불안과 분노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더욱 강화돼왔다. (중략) 이런 불안과 분노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는 현재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최대의 과제다." (제4부 31. 87년 체제 vs 97년 체제, 2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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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4 - 1926-1930 학생 대중아 궐기하자 (박시백의 일제강점기 역사만화) 35년 시리즈 4
박시백 지음 / 비아북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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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북에서 나온 박시백 님의 <35년>은 일제 강점기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 만화책이다. 1-3권은 이미 출간되었고, 이번에 4권과 5권이 동시에 나왔다. 1~3권을 상당히 흥미롭게 읽었기에 4, 5권의 출간 소식이 더욱 반가웠다. 그중 1920년대 후반을 다루고 있는 4권을 손에 들었다.

1920년대는 3.1 운동을 경험하며 역량을 자각한 다양한 계층들이 독립운동과 사회운동의 주체로 일어서며 일제의 '문화통치'로 다소 넓어진 합법공간을 활용하여 폭넓게 운동을 전개한 시기이다. 특히 사회주의 사상이 본격적으로 유입되며 독립운동 진영 내부의 이념적 스펙트럼도 다양해졌다.


일본 제국주의는 독점 자본주의의 다른 모습이었기에 자본주의를 근본에서부터 부정하는 사회주의를 가장 위험시했다. 그에 따라 1925년 치안유지법을 제정했고, 국내 사회주의 세력이 결성한 조선공산당은 수차례 궤멸적 타격을 입었다. 만주의 한인 사회주의자들은 코민테른의 1국 1당 원칙에 따라 어쩔수 없이 중국공산당에 가입해 중국혁명과 조선혁명이라는 두가지 과제를 안게 되었다. 조국과 영토를 잃고 타국 땅에서 눈치를 보며 운동을 벌여야했던 설움은 독립운동 시기 내내 이어졌으니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독립운동 진영의 분열은 민족주의와 사회주의의 대립은 물론 같은 계열 안에서도 내홍이 심했다. 이런 상황에서 민족유일당을 건설해 항일투쟁의 역량을 통합하고자 했던 안창호의 노력은 주목된다. 사실 3.1 운동 후 각지에 수립된 임시정부를 통합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던 것도 도산이었다. 도산 선생의 혜안이 존경스럽다. 안타깝게도 국외 독립운동세력은 단일전선을 만드는 데 실패했으나, 국내는 신간회가 출범하며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다. 사회주의 세력의 신간회 해소 주장을 "조선의 현실을 모르는 국제조직의 관념론을 직역"한 것이라는 안재홍의 비판은 매우 날카롭다. 권위에의 복종, 도그마, 교조주의는 좌우를 넘어 언제나 경계할 일이라는 것을 새삼 절감한다.



복벽파와 공화파로 나뉜 서간도 독립군의 유혈 충돌, 김좌진이 이끌던 신민부 군정파가 한인 주민의 모임을 민정파의 비밀회의로 오인하고 습격해 다수의 사상자를 낸 사건 등은 자유시 참변만큼이나 처참한 일이었다. 광주학생항일운동에 대한 첫 연대시위는 목포상업학교였다. "우리의 연대투쟁을 통해 광주학우들에게 외롭지 않다는 걸 알려주자"던 학생들의 목소리는 한진중공업 파업사태 때 시민들이 보여준 희망버스를 연상케 했다. 처음 알게 된 송학선의 의거와 죽음은 큰 감동이었고, 평양 고무공장의 임금 삭감을 막아낸 을밀대 여성노동자 강주룡의 마지막은 너무도 외롭고 쓸쓸하였다.


부산,동래 지역의 학생 비밀결사였던 혁조회가 검거되어 9명 중 3명이 옥사하거나 고문후유증으로 출옥 후 사망했는데,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고문경찰관은 노덕술이다. 광복 후 체포한 의열단장 김원봉의 뺨을 때렸다는 친일경찰 바로 그 사람이다. 반민특위가 노덕술을 체포했을 때 이를 비판하며 석방을 종용했던 인물은 대통령 이승만이다. 그리고 반민특위는 이승만의 지시를 받은 경찰의 습격으로 와해된다. 이것만으로도 우리가 일제강점기 역사를 분명히 알아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될 것이다.



충실한 자료조사 - 60권짜리 <한국 독립운동의 역사>를 제외한 단행본 참고문헌만도 100여권에 달한다 - 를 바탕으로 엮어낸 <35년>을 통해 우리는 학교에서 들어보지 못한 독립운동의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그 속살이 언제나 아름다운 건 아니다. 오히려 어처구니 없거나 화가 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독립운동의 피나는 노력과 성과는 물론이요 부끄럽고 치욕적인 한계도 가감없이 드러내 독립운동을 미화하지 않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 책 말미의 연표와 인물 사전은 독자에겐 선물 같은 보너스이다. 나중에 시리즈가 완간되면 연표와 인물사전을 엮은 한권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


박시백 님의 <35년>은 일제 강점기 35년을 5년씩 끊어서 풀어내고 있다. 그러니 전 7권일 것인데 현재 5권까지 나왔으니 이제 7부 능선을 넘어 두 권이 남아있을 뿐이다. 6, 7권의 발간을 손꼽아 기다려본다. 저자가 힘내어 끝까지 완주하기를 기원하며 마음 속으로 격한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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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월급 독립 프로젝트 - 3년 만에 30억 벌고 퇴사한 슈퍼개미의 실전 주식투자 생중계
유목민 지음 / 리더스북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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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은 다분히 도박성이 있기에 조심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치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의 상식이다. 저자 유목민은 이러한 상식에 정면으로 반대한다. 주식이 그처럼 위험한 도박이라면 부자들과 회사 오너들은 왜 많은 주식을 소유하고 그것으로 증여하냐고 반문한다. 그리고 직장인은 장기 투자가 아닌 단타를 해야한다고 역설한다.


워렌 버핏도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깡통찼을 거라고 장담하는 저자는 '버티면 먹는다'는 생각은 기관이나 가질 마인드지 개인이 가질 생각이 아니라고 한다. 직장인 개미는 오늘 사서 오늘내일 팔거나 최대 5일만 가져가는 단기 투자자가 되어야 한다고, 주식 계좌가 5억 이하라면 오직 단타만 생각하면 된다고 말한다.



<나의 월급 독립 프로젝트>는 저자가 많은 투자 경험 속에 깨달은 내용을 바탕으로 주식 투자자가 흔히 갖고 있는 고정관념과 착각을 교정하는데 전반부를 할애하고 있다. 주식 투자에 많은 시드머니가 필요한건 아니고 특별한 비법은 따로 없으며, 많이 사고팔며 투자근육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전업투자를 하면 더 잘 벌거라는 착각과 고급정보를 얻었다는 착각을 특히 경계하라고 강조한다.


저자 유목민이 수익을 내기 위해 필요하다는 3가지 약속은 다음과 같다. (p. 65)

(1) 팔기 쉬운 주식을 산다.

(2) 자신이 정한 손절 라인을 생명처럼 지킨다.

(3) 상한가는 내 것이 아니다. 100원이라도 수익이 나면 판다.

특히 3번이 주목되는데, 책 후반에서는 매수전 3원칙과 매수후 3원칙을 말하면서 "1% 수익일 때 무조건 튀십시오" 라고까지 말한다. 이는 저자가 주식 초보자에게 주는 미션인데, 그만큼 욕심을 컨트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저자 유목민은 실제 매매한 주식 종목과 본인의 계좌를 공개하며 자신의 기법을 설명하고 있다. 이것이 <나의 월급 독립 프로젝트>가 다른 책과 구별되는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때로는 자기 개인의 가정사를 곁들이며 여러가지를 당부하고 있는데, 저자의 진심이 활자를 통해 느껴져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한다. 책에서 중요한 문장이나 정리하는 문단은 초록색으로 글자를 표시하고 있어 주목하기에도 편하다.


흔히 5일선, 20일선, 60일선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이동평균선에 대한 관점을 바꿔 3일선, 8일선, 15일선, 45일선 등의 변형된 기법과 각각의 매매법칙을 정리해 제시한 점은 상당히 새롭고 흥미로웠다. 이렇게 많은 본인만의(?) 실전기법을 오픈해도 되는건가 하는 걱정이 들 정도였다. 차트를 분석할 때 필수인 지지와 저항, 거래량에 대한 설명도 두리뭉실하지 않고 자세해서 좋았다. 주식초보인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건 기업의 분기보고서를 보는 방법이었다. 개미 투자자가 주목할 내용을 중심으로 어렵지 않게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박스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변동성이 심한 한국 주식시장에서 직장인에게는 단타가 맞다고 말하는 저자는 하루 1시간만 집중할 수 있으면 된다고 말한다. 다만 그 시간이 주식 거래가 가장 활발한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의 1시간이라는데 있다. 자율출퇴근을 하지 않는다면 이 시간의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인데, 저자는 이게 어렵다면 주식하지 말거나 단타는 안된다고 말한다.



단타를 하라고 강조하는 저자가 이 조건을 만족할 수 없다면 차라리 하지 말라는 것에서 오히려 진정성이 느껴진다고나할까. 만약 이 시간 확보조차 어렵다면 책의 9번째 챕터인 '직장인을 위한 매매 아이디어'를 보면 탈출구가 조금은 보인다. 텔레그램을 활용한 알림 매매 등이 그것이다. 뜬구름 잡는 얘기가 아닌 무언가 실체가 잡히는 느낌의 <나의 월급 독립 프로젝트>, 이 책의 기법을 따르든 따르지 않든 주식 투자와 관련해서 여러번 곱씹어 볼만한 책이다.



카페 '딸기아빠의 펀펀재테크'의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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