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에 끝내는 중학 세계사 2 - 근대와 현대 한 번에 끝내는 중학 세계사 2
김상훈 지음 / 성림원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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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에 끝내는 중학 세계사》는 스토리텔링의 형태로 중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쓰여진 세계의 역사이다. 입담 좋은 재간꾼이 풀어놓는 이야기 보따리를 부담없이 듣는다는 생각으로 평소 이 책을 꾸준히 읽는다면, 그것만으로도 학교 공부와 시험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역사는 쉽지 않은 과목이다. 역사적 사건의 배경과 원인, 전개 과정과 특징, 결과와 영향 등을 파악하는 것은 사실(史實=역사적 사실)의 전모를 이해하는 것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서사가 전개되기에 파악이 더욱 어렵다. 학생들이 겪어야 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역사책에 쓰여 있는 수많은 개념 어휘들이다. 한자어에 약하고 문해력이 부족한 청소년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어른들의 학창 시절에 비하면 오늘날의 교과서는 놀랄만큼이나 잘 만들어져있다. 하지만 세계의 역사를 압축해 한 권의 교과서에 싣다보니 그 한계도 뚜렷하다. 교과서는 바이블이 아니라 학습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교재, 즉 자료이기 때문이다. 《한 번에 끝내는 중학 세계사》가 교과서 해설서를 표방하며 스토리텔링의 형식으로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친절하게 세계의 역사를 풀어 설명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단원과 중단원의 제목은 중학교 역사 1 교과서의 목차와 완전히 같다. 중단원 내 소챕터의 제목들은 역사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독일은 왜 파리에서 독일 제국 건설을 선포했을까?"(2권 51쪽) 그러면서도 "민족주의의 확산과 이탈리아와 독일의 통일"이라는 부제를 붙여 어떤 주제를 다루는지 청소년 스스로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헤밍웨이는 왜 에스파냐에서 총을 들었을까?"(2권 198쪽) 등 독자의 흥미를 자아내는 제목들이 많이 보인다.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작품 배경은 바로 에스파냐 내전이었다.


이탈리아의 통일 영웅 가리발디의 행적은 감탄을 자아낸다. 그야말로 사심 없이 공적 가치를 실현한 대표적 역사 인물이다. '라틴 아메리카의 해방자'로 불리는 시몬 볼리바르 역시 그렇다. 그를 빼놓고서는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의 독립을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볼리비아란 나라 이름도 그에서 비롯된 것이었고,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 에콰도르 이 세 나라의 국기 모양이 비슷한 까닭도 그와 연관된다.


근현대의 세계사는 우리 역사와도 밀접하게 관련된다. 크림전쟁 후 러시아의 개혁 와중에 전개된 브나로드 운동은 일제 강점기인 1930년대 동아일보의 브나로드 운동으로 연결된다. 비록 중학생의 학습 편의를 위해 한국사와 세계사를 분리했으나, 중학 역사 1이 세계사고 중학 역사 2가 한국사로 교육 과정이 짜여진 것은 세계사적 인식과 관점 위에서 한국사를 이해하게 하려는 의도적 장치일 것이다.


세계 최초로 증기 기관차가 이끄는 철도가 놓여진 곳은 영국이었다. 영국 프리미어 리그의 양대 축구 클럽인 맨체스터와 리버풀의 오랜 라이벌 관계의 실마리를 여기서 풀어볼 수 있다. 산업혁명 초기에 일어났던 러다이트 운동(기계 파괴 운동)은 오늘날 로봇 확대로 인한 일자리 축소를 연상케 한다. 공유 경제 시대에 등장한 도어대시, 우버이츠 등의 긱 워커(Gig Worker)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정규직 채용 요구에 대해 그들은 고용 대신 로봇 배달의 무인화 서비스로 대응하고 있다. 자본의 폭주는 시대를 막론하고 비슷한 듯하여 씁쓸하다.



일본 덕분에 우리나라가 근대화 되었다는 '식민지 근대화론'에 대해 저자는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며 명백히 반대한다. 또한 제1차 세계대전이 가져온 비극적 결과(사망자 1천만명, 부상자 2200만명)는 첨단 과학기술과 대량 생산 체제가 전쟁에 악용될 때 얼마나 처참한 결과가 나오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로 지적한다. 역사를 바라보는 저자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다.


터키에서 '조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무스타파 케말의 개혁은 놀랍도록 주목된다. 그는 오스만 제국의 술탄 제도를 폐지하고 대통령에 올라 공화국의 나라를 만들었다. 여성에게도 참정권을 주고, 베일을 쓰지 못하게 했다.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에서 부르카의 가격이 치솟고 있다는 뉴스와 자못 비교된다. 가장 먼저 여성의 참정권을 인정한 나라는 놀랍게도 뉴질랜드와 덴마크였다. 그 뒤가 영국(30세 이상)이다.


대공황에서 미국을 구했다고 평가받는 뉴딜 정책을 이끈 루스벨트의 개혁은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의 허구성과 자본주의 경제의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다. 그럼에도 그가 받았던 가장 많은 비판이 '공산주의자'였다는 사실은 오늘날 한국적 현실에도 여전히 유의미한 역사적 실화다. 국제노동기구 ILO가 만들어진 것은 1차 대전이 끝난 1919년이었다. 8시간 노동제, 주 48시간 노동 등 국제 표준도 만들어졌다. 그로부터 100여년이 흐른 2021년에 주 120시간 노동을 운운하는 자가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1960년은 '아프리카의 해'로 불린다고 한다. 그 한 해에만 17개국이 독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도 아프리카의 분쟁이 끊이지 않는 것은 유럽 열강이 자기들 멋대로 아프리카 분할의 원칙을 정한 1884년의 베를린 회의가 원인이다. 아프리카엔 국경선에 유독 직선이 많은데, 당시 열강들이 마음대로 국경선을 정하는 바람에 국경과 민족, 종교 분쟁이 그치지 않게 된 것이다. 역사가 단지 과거가 아니라 지금 현재에도 엄연히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가장 비극적인 반증이다.


세계사에서 '남북 문제'는 한반도의 남북 문제가 아니다. 지구 북반구의 선진국과 남반구의 저개발 국가의 경제적 격차를 일컫는 말이다. 거기에는 늘 빈곤과 기아, 질병 문제가 따른다.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 사태에서 볼 수 있듯 신종 전염병의 문제는 저개발 국가에 훨씬 위험으로 다가온다. 이른바 '건강 불평등'이다. 지구 온난화 문제는 지금의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다. 저자는 이를 위해 생활 속 작은 실천들을 강조하고 있다. 이렇듯 《한 번에 끝내는 중학 세계사》는 청소년의 학습만이 아니라 일반의 성인이 교양으로 읽어도 충분히 재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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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에 끝내는 중학 세계사 1 - 고대와 중세 한 번에 끝내는 중학 세계사 1
김상훈 지음 / 성림원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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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와 세계사를 통합적 시각으로 풀어낸 《통 세계사》로 유명한 김상훈 님이 새로운 책을 냈다. 《한 번에 끝내는 중학 세계사》 1, 2권 세트다. 2021년 올해 중학교 역사 교육과정의 개편에 맞춰 2017년에 출간한 《교과서가 쉬워지는 통 한국사 세계사》의 개정판을 낸 것이다. 한국사와 세계사를 통합해 서술했던 기존의 중학 역사 교과서가 그 둘을 분리했기 때문이다.


책은 새로운 중학교 역사 교과서의 구성(대단원과 중단원 목차 기준)을 그대로 따른다. 이미 초등부터 청소년, 성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의 독자층을 대상으로 다수의 역사책을 써낸 저자답게 가독성이 뛰어나 술술 읽힌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친절한 설명은 마치 수업 시간 교사의 예화와 설명을 옮겨 놓은 듯한 느낌을 받는다. 어려운 이야기를 요령껏 쉽게 풀어내는 것은 베스트셀러 작가의 축적된 역량일 것이다.



'단원 정리 노트'는 중단원별로 실려 있는데, 《한 번에 끝내는 중학 세계사》를 읽으면서 중간 정리하는 기분으로 읽는 것이 좋다. 단락별로 요령있게 정리되어 있어 어느 부분이 핵심 포인트에 해당하는지를 가늠하고 자신의 이해 상태를 점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 시험 때는 수업시 활용하는 학습지나 문제집의 내용 정리 부분을 살펴보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나, 평소 이 책의 본문을 읽고 정리 노트에서 핵심을 확인하는 독서 습관이 축적된다면 그 효과는 더욱 배가될 것이다.


책은 중학생을 비롯한 청소년의 세계사 학습을 위한 목적으로 쓰여진 책이지만, 역사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과 좀더 고민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도 놓치지 않고 있다. 필리핀 세부의 역사 박물관 광장에 서 있는 두 개의 마젤란 기념비는 관점에 따라 달라지는 역사 해석의 사례를 잘 보여준다. 유럽인들이 들어오기 전 멕시코고원과 안데스고원의 원주민 인구는 각각 2,500만명과 887만명에 달했는데, 불과 100여년 만에 107만명과 67만명으로 급격히 감소했다고 한다. 책 곳곳에 소개된 이러한 일화들은 깊이 있는 생각을 자극한다.


한 번에 끝내는 중학 세계사》는 중학생의 역사 참고서로 제격이다. 시험 대비 문제집 내지 자습서가 아니라 평소에 읽고 활용하는, 교과서의 이해를 돕고 보다 풍부한 설명이 담긴 오리지널한 의미의 참고서 말이다. 역사의 전체적 흐름과 맥락을 이해하고 개별적 사실을 살펴봐야 암기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다. 무작정 닥치는 대로 외우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친절한 설명으로 중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전체의 맥락과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한 이 책이 더욱 값어치 있게 느껴진다.



약간의 아쉬움도 있다. 풍부한 이미지를 담고 있지만 대체로 크기가 작은 편이어서 다소 불편하다. 특히 어느 나라의 영토 경계나 변화를 지도로 표시하는 부분에서 두드러진다. 저자가 책의 활용법에서 교과서의 지도와 사진, 그림을 함께 볼 것을 권하고 있긴 하지만, 이 책 자체의 완결성을 위해서라도 편집의 묘미를 살린다면 더 큰 사이즈의 가독성 높은 이미지를 싣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커피의 원산지는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지만, 세계 최초의 커피 하우스가 생겨난 곳은 16세기 중반 오스만 제국의 이스탄불이었다. 유럽에 커피가 전파된 것은 오스만 제국의 군대가 커피 자루를 놓고 퇴각한 것이 그 계기였다. (1권 296쪽의 내용을 발췌하여 재정리함)


지적 호기심이 많은 이들에게는 역사만큼이나 흥미로운 것이 없다. 세계 각지의 다종다양한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이야기로서 세계사는 '오~ 이런 것도 있었어? 그래! 이런 것이었구나' 하는 지적 쾌감을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그만큼 교양으로 읽는 성인들에게도 《한 번에 끝내는 중학 세계사》는 흥미로운 지적 탐험을 제공할 것이다. 자녀와 함께 책을 읽는 부모들에게는 더욱 반가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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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본질 - 동학개미의 스승 박세익 전무가 말하는 현명한 투자 행복한 투자
박세익 지음 / 위너스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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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익 체슬리 투자자문 대표는 코로나 위기 사태 이후 한국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가장 잘 꿰뚫어본 인물이다. 작년 상반기에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금기시하는 '빚내서 주식투자하라'는 얘기까지 했었고, 올해 초에는 코스피 시장의 고점과 조정을 예상하며 당시 근무했던 인피티니 투자자문의 고객 예탁금을 더이상 추가로 받지 않기로 해서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도 했다.


유튜브에서 접했던 그의 영상은 다른 전문가들과 달리 뽐내지 않는 언어와 시의적절한 비유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뿐만 아니라, 인간과 사회에 대한 통찰과 애정이 물씬 묻어나는 이야기들이 많았기에 더욱 관심을 갖고 즐겨찾아 보게 되었다. 그렇기에 박세익 전무의 《투자의 본질》 출간 소식을 접하고 기쁜 마음으로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PART 1은 지난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필자가 어떻게 대응 전략을 수립했는지에 대한 글이다. 이미 지난 이야기라고 가볍게 넘길 수 없는 포인트가 있는데, 하나는 골드만삭스의 약세장 구분을 인용해 설명하는 구조적 약세장, 순환적 약세장, 특정 이벤트에 의한 약세장이고, 또 하나는 박세익이라는 인물의 사고방식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위기는 IMF 때 빼앗겼던 경제주권을 되찾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내용의 기고문을 작성해 연기금과 금감원, 국회와 언론 담당자에게 보낸 것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PART 2에서는 우리가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와 주식시장의 본질과 속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하지 않고 열심히 일만 하는 것은 헛수고에 불과하며, 인플레이션이라는 날강도 시스템으로부터 자신의 부를 지켜야 한다고 역설한다. 주식투자는 기업가치의 성장에 베팅하고 주가변동이라는 위험관리를 병행하는 것으로, 그 본질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기업가치 변화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과감한 투자로 기회가 왔을 때 대량 득점을 하고, 또 변동성이라는 시장의 역습에서 최대한 실점을 줄이는 것, 그것이 바로 주식투자의 본질이다. (77쪽 인용)


원론적인 이야기만 아니라 보다 구체적인 지침도 불쑥불쑥 나온다. 기업의 장기 성장 추세를 정확히 나타내주는 것은 60개월 이동평균선의 기울기이며, 투자자들의 심리와 수급의 강도를 가늠할 수 있는 '필살기 지표'인 상대강도지수 RSI와 변동성지수 VIX를 활용하는 법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투자의 본질》이라는 책을 통해 박세익 전무로부터 보다 구체적인 투자 기법과 노하우를 얻고 싶은 이들은 PART 3과 4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저자는 시장 분석을 강조한다. 특히 한국 시장은 변동성이 커서 시장 분석에 실패할 경우 타격이 크다고 지적한다. 권말에 특별부록으로 붙어있는 박세익의 월간 운용전략 보고서도 보면 시장 리뷰와 전망을 중시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PART 4의 포트폴리오 구성 방법이었다. 구체적이고 디테일한 지침들이 눈에 꽂힌다. 성장기업, 싸이클기업, 쇠퇴기업의 세가지 주식군 별로 나누어 살펴본 손실이 나는 이유가 그랬고, 주식시장을 중장기적으로 이기는 3단계 프로세스도 그랬다. 특히 시장을 주도하는 성장기업은 시장이 인정한 프리미엄을 과감히 지불하고 사라는 조언이 기억에 남는다. 아파트도 프리미엄을 주고 사지 않는가!


매수와 매도, 익절과 손절, 물타기 등 잘못된 매매 방법에 대한 언급은 현재의 나에게 대부분 적용된다. 내 계좌가 왜 파란불이 많은지 깨닫게 된다. 52주 신고가를 이용해 시장 주도주를 발굴하고 월봉상의 MACD 오실레이터를 지표삼아 매도 시기를 준비한다. 주식 초보자들은 시장을 주도하는 대형 주도주를 적극적으로 자신의 계좌에 편입시키는 연습부터 할 것을 권유한다. 기회와 리스크 모든 면에서 유리하기 때문. 성장주 투자 시에는 매출과 이익성장의 가시성, 그리고 PEG를 체크할 것을 조언한다.


저자는 PART 5 투자자의 마음가짐으로 교만하지 않고 겸허한 자세로 자신의 투자를 복기하고 반성하며 유사한 상황에 대한 대응 원칙을 세우고 익히는 것이 슬럼프를 극복하고 주식투자에 성공하는 비결이라고 강조한다. 그래서였을까. 동학개미의 스승으로 '갓세익'이라고 불리는 저자도 투자 노트를 쓰고 있었다. 여의도의 현인 박세익 전무도 투자 노트를 쓰는데, 하물며 주린이 개미 투자자는 어떻게 해야할지 답은 명확하다.


체슬리 투자자문의 이름이 어디서 나왔나 했더니 '허드슨강의 기적'에서였다. 2009년 새떼의 공격에 이륙 3분만에 엔진이 고장나 허드슨강에 비상착륙했음에도 모든 고객과 승무원들을 안전하게 구한 비행기 기장 이름이 체슬리였던 것이다. 주식투자 세계의 동의보감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램으로 쓴 《투자의 본질》과, 체슬리와 같이 고객의 자산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펀드매니저가 되기를 원하는 마음이 하나로 오버랩되는 느낌이었다. 올바른 투자 원칙과 투자 실패에 대한 처방전을 함께 얻을 수 있는 소중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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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 투자 바이블 - 미국 현지 프로 트레이더가 전하는 미국 주식투자의 모든 것
레이저 Dean Choi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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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여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책이다. 흔히 말하는 벽돌책. 두꺼운 부피지만 그 안은 알찬 내용들로 꽉꽉 채워져 있다. 특히 미국주식 초심자에서부터 중상급 레벨의 투자자까지 아우를 수 있는 내용과 구성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부록을 제외한 총 12장의 내용 중 본격적인 내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는 6장부터는 난이도별 레벨을 표시해서 자신의 수준에 맞는 내용으로 볼 수 있게 했다.


미국 주식 투자 바이블》은 미국 현지에서 프로 트레이더로 일하고 있는 저자가 경영 컨설턴트와 기업 인수합병 등 그간의 다양한 경험을 토태로 미국 주식시장 투자의 길잡이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쓴 책이다. 책 한 권에 미국 주식시장과 금융시장을 보는 관점부터 펀더멘털 분석, 시장 흐름 분석, 기술적 분석, 실전 매매 기법에 이르기까지 미국주식 투자와 관련한 거의 모든 것을 담고 있기에 그 내용을 읽고 따라가는 것만 해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원래부터 '쉬운' 공부는 없는 법, '흥미로운' 공부가 있을 뿐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3장의 '금융시장 내 자산시장들 간의 관계'를 다룬 꼭지였다. 그간 문외한에 다름없던 채권시장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고, 특히 박세익 전무가 가장 신뢰한다는 지표인 미국 10년 국채 수익률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더불어 금리 등과 연계된 자산간의 관계를 그 윤곽이나마 파악하게 된 것도 큰 수확이다. 최근 투자자들의 초미의 관심사인 테이퍼링, 그것을 결정하는 연준에 대해 상세하게 풀이한 4장의 내용도 꽤나 시기적절한 내용이었다.


펀더멘털과 시장 흐름 분석에서는 투자의 기본에 충실하지 못한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고, 기술적 분석과 차트 패턴 분석은 여느 책 한 권 분량에 달할 만큼 내용도 충실하고 풍부했다. 각 패턴이 갖는 특징을 다각도로 분석 정리한 표가 인상적이었고, 무엇보다 실전 투자와 매매에서 사용할 차트 설정에 대해 디테일하게 안내해 준 점이 좋았다. 이는 국내 주식 투자에도 거의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일 패턴의 여섯 가지 유형과, 하루의 시간대별 주식시장 움직임의 특징을 정리한 부분도 흥미로웠다.


11장의 실전 매매 기법은 아직 이해가 부족하지만 눈에 띄는 내용들이 많았다. 특히 '어닝 트레이딩'은 실적 발표와 주가 변동의 상관 관계를 치밀한 통계 결과를 바탕으로 분석해 제시한 점이 돋보였다. 물론 통계의 한계는 저자 스스로도 인정하지만 신뢰도 높은 판단 자료라는 점을 강조한다. Go & Stop 투자 방법과 비교해 제시하고 있는 'Laser 1석 2조 투자 방법'은 백테스트를 포함해 저자가 얼마나 꼼꼼하게 시장을 분석하고 연구하여 매매 기법을 발전시켜 왔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 노력과 자세에 감탄할 수밖에 없는데, 여러번 반복해서 읽어야 할 부분이다.


미국 주식 투자 바이블》은 미국주식 투자에 관해 꼭 알아야 할 필수적인 내용들을 꾹꾹 눌러 담았다. 제목 그대로 미국 주식 투자의 바이블로 삼아도 될 만큼 탁월한 책이다. 책상의 한 켠에 가까이 두고 시장과 멘탈이 흔들릴 때마다 언제든 꺼내보며 투자의 자세와 마음가짐을 다듬고 실전 매매의 기법을 날카롭게 벼리는 데 충분한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또 하나의 멋진 투자서를 만나게 됨을 기뻐하며 미국 주식 및 주식 투자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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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알고 싶은 건축물이 너무도 많아 - 역사와 문화가 보이는 서양 건축 여행
스기모토 다쓰히코나가오키 미쓰루.가부라기 다카노리 외 지음, 고시이 다카시 그림, 노경아 / 어크로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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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사람과 공간으로 기억된다. 함께 한 사람들과 공간을 채운 자연과 건물들이다. 국내 여행을 하든 해외 여행을 하든 늘 아쉬웠던 것 중의 하나는 머릿 속 추억을 가득 채우는 건축물들에 대한 이해의 부족이었다. 그나마 국내 여행은 안내판이 있어 다행이지만, 해외 여행을 할 때는 언어 문제로 까막눈을 벗어날 수 없으니 더욱 아쉬웠다. 비가 내리던 포로 로마노에서 느꼈던 지적 갈증과 안타까움이 지금도 선명하다.


그래서 《세상엔 알고 싶은 건축물이 너무도 많아》가 더욱 반가웠다. 몇 년 전 이탈리아 여행 전후로 르네상스 미술과 관련된 책들을 찾아 읽었던 기억이 새삼스러웠는데, 그 때는 주로 회화와 조각, 미술가들에 대한 것들을 봤었던 것 같다. 심지어 미켈란젤로의 다큐 영화를 메가박스에서 보기도 했다.(주로 졸았지만^^) 아무튼 부족했던 건축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셈이다.



책은 시대별로 나누어 고대·중세·근세·근대·현대의 5부로 구성되어 있고, 총 65개의 소챕터에 69개의 건축물을 다루고 있다. 사진은 한장도 실려 있지 않다. 대신 420여컷의 일러스트 그림이 실려 있다. 디테일이 풍부한 일러스트는 건물의 외관과 세부, 단면과 구조 등을 다채롭게 실어 건축의 특징과 관련 용어를 이해할 수 있도록 최적화되어 있다. 만약 고시이 다카시의 그림이 없었다면 이 책은 그 매력을 크게 잃어버렸을 것이다. 그림은 건물에 국한되지 않고 당시의 시대 풍경과 관련 인물들의 이야기 형태로도 제시되어 더욱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세상엔 알고 싶은 건축물이 너무도 많아》는 서양 역사상 기념비적인 건축물에 대해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잘 꾸며진 대중 교양서로, 일본의 문화적 저력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책을 읽으면 건축의 대표적 양식을 자연스레 이해하게 된다. 로마네스크와 고딕 건축의 특징, 르네상스 건축과 바로크 건축의 비교, 고전주의와 신고전주의의 차이 등을 글과 그림으로 일목요연하게 설명한다. 도리스식, 이오니아식, 코린트식의 구별은 가장 간단한 것이었다.



책을 통해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의 오렌지색 지붕과 플라차 거리에 담긴 사연도 알 수 있었다. 바르셀로나에서 만나게 되는 가우디의 걸작 카사 바트요는 카달루냐판 아르누보였고, 크라이슬러 빌딩으로 대표되는 뉴욕의 마천루들은 전세계에 확산된 최초의 건축 양식인 아르데코 스타일이었다. 파리의 루브르에 유리 피라미드가 세워진 사연도 알 수 있었는데, 이로써 첫번째 챕터와 마지막 챕터가 모두 피라미드가 되었다.


세상엔 알고 싶은 건축물이 너무도 많아》를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이 다녀온 여행지와 건축물들에 대한 추억이 떠오를 것이다. 유럽 여행이라곤 달랑 한 나라 밖에 간 적이 없는 나로서는 아무래도 이탈리아 건물들에 더욱 눈길이 갔다. 5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콜로세움은 오더와 아치를 결합한 장식 오더의 완성을 보여주었고, 판테온(2세기)의 초대형 돔이 가능했던 것은 로만 콘크리트와 아치 구조를 활용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파리 한복판에도 판테온이 있었고(18세기 생트주느비에브 교회), 베를린의 알테스 무제움 박물관에도 판테온이 있었다. 건축물에도 영화계처럼 '오마주'가 있는 것일까?



피렌체의 두오모(산타마리아 델피오레 성당)는 브루넬리스키의 이중 구조 돔 설계로 완성될 수 있었고, 로마 캄피돌리오 광장에 있는 팔라초 델세나토레에서 미켈란젤로가 구사한 자이언트 오더와 수직적 분할은 후대 건축에 큰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 사태가 끝난다면 다음 여행지는 역시 영국과 프랑스라고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생각했다. 고딕과 바로크 건축의 성지를 두 눈에 담고 직접 밟아보고 싶다. 19세기에 재건된 웨스트민스터 궁전은 고딕 리바이벌이었고, 베르사유 궁전의 주역 루이 르보가 설계한 보르비콩트 성의 정원은 가슴이 웅장해질 것 같다.


책은 부록으로 서양 연표와 서양 건축 지도를 실었다. 연표 옆에는 건축사의 흐름을 요약해 실어 시대의 변화와 함께 이해하도록 배려했고, 서양 건축 지도에는 본문에서 다룬 건축물들이 어디에 있는지를 번호를 붙여 표시했다. 다만 아쉬운 건 색인이 없다는 것이다. 책이 글과 그림으로 건축물과 관련된 다양한 용어들을 잘 이해시켜 주고 있으나, 일반 독자의 입장에서는 몇 챕터 뒤를 읽을 때는(혹은 하루이틀 뒤에 읽을 때는) 헷갈리거나 생각나지 않는 용어가 있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앞의 내용들을 뒤적이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세상엔 알고 싶은 건축물이 너무도 많아》는 서양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관심 있는 이들에게, 여행을 통해 접했던 기념비적 건축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이들에게 더욱 반갑고 재미있는 책이다. 하나의 소챕터당 4~5 페이지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아쉬울 정도다. 건축물과 관련된 사연과 인물의 이야기를 좀더 보강해서 6페이지 정도로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감히 평한다면 이 책을 읽고 건축에 대해 새롭게 꿈을 키우는 젊은이들이 분명 나오지 않을까 싶다. 강력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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