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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에 끝내는 중학 세계사 1 - 고대와 중세 ㅣ 한 번에 끝내는 중학 세계사 1
김상훈 지음 / 성림원북스 / 2021년 9월
평점 :

한국사와 세계사를 통합적 시각으로 풀어낸 《통 세계사》로 유명한 김상훈 님이 새로운 책을 냈다. 《한 번에 끝내는 중학 세계사》 1, 2권 세트다. 2021년 올해 중학교 역사 교육과정의 개편에 맞춰 2017년에 출간한 《교과서가 쉬워지는 통 한국사 세계사》의 개정판을 낸 것이다. 한국사와 세계사를 통합해 서술했던 기존의 중학 역사 교과서가 그 둘을 분리했기 때문이다.
책은 새로운 중학교 역사 교과서의 구성(대단원과 중단원 목차 기준)을 그대로 따른다. 이미 초등부터 청소년, 성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의 독자층을 대상으로 다수의 역사책을 써낸 저자답게 가독성이 뛰어나 술술 읽힌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친절한 설명은 마치 수업 시간 교사의 예화와 설명을 옮겨 놓은 듯한 느낌을 받는다. 어려운 이야기를 요령껏 쉽게 풀어내는 것은 베스트셀러 작가의 축적된 역량일 것이다.

'단원 정리 노트'는 중단원별로 실려 있는데, 《한 번에 끝내는 중학 세계사》를 읽으면서 중간 정리하는 기분으로 읽는 것이 좋다. 단락별로 요령있게 정리되어 있어 어느 부분이 핵심 포인트에 해당하는지를 가늠하고 자신의 이해 상태를 점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 시험 때는 수업시 활용하는 학습지나 문제집의 내용 정리 부분을 살펴보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나, 평소 이 책의 본문을 읽고 정리 노트에서 핵심을 확인하는 독서 습관이 축적된다면 그 효과는 더욱 배가될 것이다.
책은 중학생을 비롯한 청소년의 세계사 학습을 위한 목적으로 쓰여진 책이지만, 역사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과 좀더 고민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도 놓치지 않고 있다. 필리핀 세부의 역사 박물관 광장에 서 있는 두 개의 마젤란 기념비는 관점에 따라 달라지는 역사 해석의 사례를 잘 보여준다. 유럽인들이 들어오기 전 멕시코고원과 안데스고원의 원주민 인구는 각각 2,500만명과 887만명에 달했는데, 불과 100여년 만에 107만명과 67만명으로 급격히 감소했다고 한다. 책 곳곳에 소개된 이러한 일화들은 깊이 있는 생각을 자극한다.
《한 번에 끝내는 중학 세계사》는 중학생의 역사 참고서로 제격이다. 시험 대비 문제집 내지 자습서가 아니라 평소에 읽고 활용하는, 교과서의 이해를 돕고 보다 풍부한 설명이 담긴 오리지널한 의미의 참고서 말이다. 역사의 전체적 흐름과 맥락을 이해하고 개별적 사실을 살펴봐야 암기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다. 무작정 닥치는 대로 외우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친절한 설명으로 중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전체의 맥락과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한 이 책이 더욱 값어치 있게 느껴진다.

약간의 아쉬움도 있다. 풍부한 이미지를 담고 있지만 대체로 크기가 작은 편이어서 다소 불편하다. 특히 어느 나라의 영토 경계나 변화를 지도로 표시하는 부분에서 두드러진다. 저자가 책의 활용법에서 교과서의 지도와 사진, 그림을 함께 볼 것을 권하고 있긴 하지만, 이 책 자체의 완결성을 위해서라도 편집의 묘미를 살린다면 더 큰 사이즈의 가독성 높은 이미지를 싣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커피의 원산지는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지만, 세계 최초의 커피 하우스가 생겨난 곳은 16세기 중반 오스만 제국의 이스탄불이었다. 유럽에 커피가 전파된 것은 오스만 제국의 군대가 커피 자루를 놓고 퇴각한 것이 그 계기였다. (1권 296쪽의 내용을 발췌하여 재정리함)
지적 호기심이 많은 이들에게는 역사만큼이나 흥미로운 것이 없다. 세계 각지의 다종다양한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이야기로서 세계사는 '오~ 이런 것도 있었어? 그래! 이런 것이었구나' 하는 지적 쾌감을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그만큼 교양으로 읽는 성인들에게도 《한 번에 끝내는 중학 세계사》는 흥미로운 지적 탐험을 제공할 것이다. 자녀와 함께 책을 읽는 부모들에게는 더욱 반가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