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가기 싫은 날 - 까칠한 열네 살을 위한 토닥토닥 책 처방전
권희린 지음 / 생각학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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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차 사서교사인 저자 권희린 님은 아이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가진 선생님이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교류하며 책을 통해 함께 공감하는 모습이 존경스럽다. 책은 기본적으로 십대 청소년들을 독자로 삼고 있지만,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학교 가기 싫은 날>의 문장은 톡톡 튀고 감칠맛이 난다. 어깨에 힘을 빼고 무게 잡지 않은 글은 쉽고 편안하다. "세상 모든 부모님의 잔소리를 모두 적어 내려가면 그 종이는 지구 두 바퀴를 돌고도 남지 않을까 싶어."(66쪽) 이처럼 유머와 위트가 배어 있는 문장은 읽는 이의 기분을 즐겁고 마음을 가볍게 만들어준다.



"엄마의 잔소리야 하루이틀 듣는 게 아니지만, 유독 잔소리를 듣고 나면 마음 한구석에 꽁꽁 눌러두었던 화가 걷잡을 수 없이 부풀어올라 도무지 가라앉지 않는 날이 있지. ( 중략) 정말 이런 날은 이불 꽁꽁 싸매고 방에서 나오기 싫은 날이야."(37쪽)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며 에피소드 하나에 한두 권의 책을 추천한다. 소개하는 책은 현재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는 이야기를 담은 청소년 소설·에세이가 주를 이루지만, 곧 있으면 고전의 반열에 들어설 것 같은 비교적 최근의 성인 대상 책들도 들어 있어 폭넓고 다양하다. 하나의 챕터가 끝나면 그림책과 영화로 추가 팁을 제공하고, 중간중간 들어가 있는 삽화는 책의 부드러움을 더한다.



인생은 고통 콘테스트가 아니야. 성적 하락 같은 생활 기스로 미래에 대한 엉터리 각본을 쓸 이유는 없어. 어차피 인생은 주관식이야. 답은 정해져 있지 않아. 양치기 소년은 외딴 곳에서 혼자 일하며 느꼈던 소외감을 거짓말로 드러낸 걸지도 몰라 등등. 책은 진지하면서도 무겁지 않고 유쾌하다. 이 책을 읽는 청소년들이 저자의 밝음에 자연스레 동화되어 자기 안의 작고 소중한 씨앗을 움틔울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저자는 공부하기 싫을 땐 책을 읽자고 권한다. 어리둥절한 얘기 같겠지만 학창 시절의 내가 실제로 그러했다. 아마도 중학교 때부터 그랬던 듯하다. 공부가 싫어서 딴짓을 하고 싶을 때의 책은 저자가 말하듯 평소와는 다른 느낌이다. 어차피 그 책도 내 취향에 따라 고르는 것이니 재미는 보장된다. 아프리카에 산다는 스프링벅의 이야기는 충격이었고, 어릴 때 봤던 <꽃들에게 희망을>은 다시 찾아 읽어봐야겠다.


책을 읽으며 저자의 생각의 깊이에 놀란 문장이 있어 인용해 본다. "학생은 공부가 우선이야. 대학부터 가고 보자. 다른 길에 대한 가능성은 공부 때문에 처음부터 차단당하지. 공부와 병행한 꿈은 지원해주지만 그렇지 않은 꿈은 포기부터 하게 만드는 거야. 그러다 보니 우리는 일찍부터 새로운 길을 탐험하려는 용기를 잃고, 시도하지도 못한 일에 대한 '실패와 '좌절'을 배우게 되지." (75쪽)


공부란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정말 멋져 보이는 사람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이다. 어떤 선택도 100점이 될 순 없다. 하나의 선택지 밖에 가질 수 없는 인생이기에 어떠한 선택을 하더라도 후회는 필연적이다. 그러니 도전하고 결과를 만나보자. 미래는 고민하고 두드리는 자만이 열 수 있다.



<학교 가기 싫은 날> 책을 모두 읽고난 뒤, 지금 난 <그리스인 조르바>와 <공중 그네>,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보고 싶다. 아이들에게도 좋은 책이고 영화겠지만, 인생의 방향타를 점검하고 현실에 지쳐 힐링이 필요한 우리네 성인들에게도 훌륭한 처방전이 될 것 같기 때문이다. 십대 청소년에게도 자녀를 둔 학부모에게도 모두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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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방문을 열기 전에 - 10대의 마음을 여는 부모의 대화법
이임숙 지음 / 창비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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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 책이다. 십대의 자녀를 둔 이 땅의 모든 부모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다.


<아이의 방문을 열기 전에>는 20년 넘게 아동청소년상담을 맡아 온 저자의 내공과 경험을 온전히 드러낸 책이다. 1부는 청소년 문제의 사례와 현상, 2부는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청소년의 5가지 심리적 특성, 3부는 아이와 의미있는 대화를 나누는 5가지 실천 방법에 대해 다루고 있다.  4부는 두가지 사례를 통해 앞서의 내용을 적용한 종합 정리 편이다.


책은 두루뭉술하게 문제를 다루지 않는다. 정면으로 문제를 드러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지 구체적인 실천 지침을 제시한다. 청소년과의 대화는 어떻게 달라야 하는지 그 실제 사례와 대사(예시)를 직접 보여준다.


자녀 문제로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지금 당장 무얼 해야 하는지, 어떤 말을 건네야 할 지 바로 그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뜬구름 잡는 얘기 없이 손에 잡힐 듯한 처방전을 제시하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 십대 자녀를 둔 부모의 실전 대화&행동 매뉴얼이라고도 부를 수 있겠다.


책을 읽는 내내 공감하고 감탄하며 읽었다. 마음에 새겨야 할, 꼭 기억해 둬야 할 내용이 많아 메모하며 읽다보니 어느새 노트는 몇 페이지를 훌쩍 넘어가 있었다. 책장의 눈에 잘 띄는 자리에 놓아두고 몇 번이고 다시 읽고 내용을 곱씹으며 부모인 나를 되돌아봐야겠다.



마음에 콕 들어온 것만 정리해도 끝간데 없이 내용이 길어질 것이기에 몇 가지만 두서없이 적어보겠다. 앞뒤 맥락 없이 써서 감동이 덜하겠지만 이건 저자의 글 때문이 아니라, 이를 전하는 나의 문제라는 것을 알아주면 좋겠다.


① 청소년기 아이가 충동적이고 감정에 따라 움직이는 이유는 단순히 아이의 마음과 의지가 문제가 아니라, 청소년기 뇌 성장의 물리적 특징이다.


② 부모의 잔소리는 십여년 동안 변함이 없었으나 아이는 하루하루 자라고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더구나 청소년기라는 특별한 특성과 정체성의 격변기에 있기에, 부모가 예전과 똑같이 대했어도 아이의 반응은 180도 달라질 수 있다.


③ 부정적 피드백을 받았을 때 아동청소년의 전전두엽은 활성화되지 않는다. 2015년 피츠버그, UC버클리, 하버드 대학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부모의 잔소리는 자녀의 이성적 사고를 멈추게 하고, 부정적 감정만 열어놓아 감정적 대응만 하게 만든다. '생각을 심는 백곰 실험'은 부정적인 말이 더욱 오래 기억에 남는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반면에 웃음은 기억력과 면역력을 높이고 전두엽의 활동까지 증가시킨다.


④ 청소년기에는 성취해야 할 3가지 발달 과업이 있다. 신체적 성장(키/몸무게), 지적 성장(공부/체험), 그리고 마음의 성장(정체성)이다. 여기에 무엇이 우선이고 더 중요한가의 우열은 없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18년 현재, 서울대 재학생의 46%, 전국 대학생의 43%가 우울 증상을 경험하고 있거나 우울증을 갖고 있다. 무엇이 중헌디?


⑤ 아이의 태도에 속아 넘어가면 안 된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기에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것이고, 해결할 방법이 없기에 차라리 아무래도 상관없는 척하는 것뿐이다. 덩치만 컸지 마음을 제대로 표현 못하는 것은 울며 떼쓰는 유아기의 아동과 같다. 아이의 문제 행동을 온몸과 마음으로 보내는 구조신호로 접근하자.


⑥ 청소년기 부모는 상담자 역할을 해야 한다. 밥먹어, 밥먹자, 밥차려놨어 이 3가지의 차이점을 알자. 아이가 문제가 있다고 아무 때나 들이대면 스토커와 다름 없다. (사회에서 알게 된 관계가 불편한 사람에게 아무 때나 대화하자고 덤비는 사람은 없다!) 대화가 가능한 적절한 때를 찾는게 먼저다.


⑦ 어떤 (문제적) 상황에도 아이의 긍정적 의도가 있다. 책상에 앉아 집중하지 못하고 한 시간이면 끝낼 숙제를 계속 붙들고 낑낑대며 짜증내고 있는 아이는, 그래도 숙제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겠다는 생각과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긍정적 의도를 알아주고 믿어주면 아이의 행동이 변한다. 믿는 만큼 자란다는 것은 경험적 진리이다!



p.s. 서평 이벤트로 보게 된 책은 웬만하면 '추천'이라는 말을 자제한다.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서다. 그래서 읽고 난 후 참 좋았다, 다른 사람들도 꼭 봤으면 좋겠다는 책에 한해서만 추천한다는 말을 쓰는 게 나 혼자 정한 나름의 룰이다. 그런데 이 책은 정말, 너무나, 훌륭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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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모르면서 - 부모가 모르는 십대의 속사정
김지혜 지음 / 미디어숲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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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사춘기의 뇌는 뇌간(생존의 뇌)과 변연계(감정의 뇌)는 빠르게 발달하는 반면, 대뇌피질(사고의 뇌)은 미성숙하기 때문에 이성보다는 감정적으로 생각하고 충동적으로 행하기 쉽다고 한다. 가끔씩 우스개소리처럼 회자되는, 사춘기 십대의 사고와 행동은 파충류와 그것과 같아서 그들을 사람으로 보면 안된다는 얘기도 이런 특징을 지적하는 것일 게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책에서도 십대의 뇌 사용 특징을 설명하며 정보를 해석할 때 성인은 전두엽을 사용해 논리적 의미 파악에 중심을 두지만, 십대는 편도체를 사용해 감정에 중점을 둔다고 지적한다. 또한 십대의 끊임없는 기분 변화와 판단력 결여는 전전두엽 피질의 미성숙으로 인한 청소년기의 특징이라고 한다. 더구나 십대의 뇌는 아직 말랑말랑하고 계속 변화하고 있다.


그래서 매일 변덕을 부리고 계획은 작심삼일에 충동적이고 감정적이다. 이것은 뇌의 발전 과정에서도 당연하고, 십대에 자아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지극히 당연한 반응이라는 것이다. 우선 이 사실을 철저하게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고, 부모의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아무것도 모르면서>는 17년간 교단에서 사춘기 아이들과 부대끼며 성장해 온 선생님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교실 현장에서 직접 마주치는 십대 청소년의 고민에 대한 공감과 위로, 대안을 제시하고자 했다는 것이 저술의 동기이다. 개인적 생각으로 '대안'은 좀 약하지만 공감과 위로는 충분하다. 무엇보다 우리에게 부모로서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여러 생각거리들을 던져주고 있어 페이지를 허투루 넘길 수 없었다.



책의 내용은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라면 언젠가 한번쯤 반드시 부딪치게 되는 주제들을 거의 빠짐없이 다루고 있다. 목차만 봐도 이를 금방 알 수 있어서 기획 단계부터 잘 짜여진 책임을 느낄 수 있다. 책은 대체로 저자가 지도했던 학생들의 사례를 먼저 제시한 후 그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과 저자 자신의 구체적 경험에 기댄 조언을 풀어놓고 있다.


저자 김지혜 선생님의 조언들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들을 두서없이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십대들은 부모의 조언을 자기를 통제하는 잔소리로 받아들이면서도, 자신의 결정에 대한 불안감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동시에 갖고 있어 부모의 보호와 인정(그리고 애정)을 받고 싶어한다. 그 이중성을 인정하고 출발하는게 중요하다.


부모로부터 '간섭과 관리'라는 예방주사를 자주 맞을수록 아이의 면역력은 약해지고 점점 말문을 닫고 본심을 숨기게 된다. 그러다 어느 순간 반항 또는 돌발행동으로 폭발한다. 십대 자녀는 자신에게 공감해주지 않는다는 괴리감에 부모와 대화를 끊는다.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힘인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방법도 결국 주위의 인정과 격려이다. 그러니 부모는 간섭과 관리보다 격려와 지지, 공감과 응원을 해야 한다.


꿈은 있지만(또는 공부는 잘하고 싶지만) 노력이 부족한 아이에게는 작고 사소한 것의 힘과, 목표를 잘게 잘라서 하나씩 꾸준히 이루어나가는 그릿(GRIT)에 대해 알려주자. 그것이 진정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인지, 무엇보다 꿈을 실패할 용기가 있는지를 확인할 것. 몇달 전 어느 책에서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려고 자료를 만들어 아내에게 프리젠테이션 했다는 저자의 사연을 읽은 기억이 있다. 이를 십대 자녀에게도 적용해보면 오버일까? '너의 꿈을 프리젠테이션해봐~!' 


큰 잘못을 저질렀어도 십대는 자기편에서 공감해주기를 원한다. 스스로도 잘못했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지적과 훈계보다 하소연을 듣고 보듬어주는 게 필요하다. 자녀가 힘들 때 부모를 찾을 수 있도록 안락의자가 되어주자. 문제를 해결하고, 지도하고 가르쳐야 한다는 관점에서 벗어나라.



조언과 충고를 할 때에는 비교 대상을 두지 말고 자녀 본인에게만 충실할 것. 비교는 절대 자기 아이보다 못한 아이와 비교하지 않기 때문에 자녀 입장에서는 비교당한다는 것 자체가 칭찬받을 일이 없고 자존감만 묵살되는 일이다. '학부모'가 되는 순간 '부모'로서의 정체성을 잃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겠다.


p.s. 책을 읽기 전에는 무언가 손에 잡히는 구체적 해결책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품었다. 물론 그런 부분도 분명 있었지만,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던 내 자신이 문제라는 걸 자연스레 깨닫게 되었다. 책 하나로 십대 사춘기 자녀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수많은 청소년 관련 도서들이 왜 필요하겠는가? 부모인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일독의 가치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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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감각 - 절호의 투자 타이밍을 귀신같이 눈치채는 비결
이명로(상승미소)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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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곧 돈이고, 돈의 흐름을 알아야 부를 얻을 기회가 생긴다. 그러려면 돈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생겨나는지,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알아야 한다. <돈의 감각>은 이에 대한 대중의 이해를 높이고자 저자가 쓴 체계적인 답변이다. 책 중간중간 들어있는 삽화와, 각 챕터의 내용을 요약한 페이지는 책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는 데 도움을 준다.


돈에 대한 센스를 키우는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신용화폐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해야만 오늘날의 자본주의와 국제 경제를 이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금본위 제도 하에서 이루어지던 화폐의 태환 기능을 없애면서 미국의 달러화는 100% 신용화폐로 탄생했다. 오늘날 자본주의에서 돈은 은행이 부리는 연금술인 신용창조의 과정을 통해 생겨나기 때문에 결국 빚이라는 것이다.



가격은 기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의 논리를 따르지만, 실제는 그것보다 돈의 총량인 통화량의 많고 적음에 따라 좌우된다. 한국의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는 것도 이 통화량 때문이다. 통화량은 신용의 팽창과 축소에 따라 움직이고, 이로 인해 경제의 성장과 부침이 이루어지니 이를 통해 돈의 속성과 감각을 배울 수 있다.


신용팽창의 조건은 인구 증가, 소득 증가, 성장 지속(즉 생산 증가)의 3가지이다. 신용팽창은 곧 경제성장이므로 이러한 지역의 부동산을 선택해 투자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제 부동산(아파트)는 끝난 것인가는 질문을 던지고 긍정과 부정의 관점을 모두 검토한다. 이어서 대한민국 부동산이 버블인가를 체크하고 있다.


저자는 미국,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 앞서 버블이 붕괴되었던 나라의 사례를 검토하며, 버블의 생성 시점과 붕괴 시점의 가계부채 총액이 약 3배 정도 늘어났음을 지적한다. 저자는 현재 한국의 이것이 약 2.6배 수준이므로 아직 여력이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한국과 일본의 부동산 버블을 비교하며 다르다고 하는 사람이 있지만, 버블은 돈(부채)의 출처가 아니라 그 양에 있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179쪽의 서머리에서는 부채의 주체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선상에서 비교될 수 없다고 얘기하는데, 이는 본문과는 그 취지가 달라서 의아하다.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돈은 국가가 국민에게 세금을 받아 갚겠다는 빚의 증서이고, 환율은 국가 신용도 즉 국가에서 감당해야 할 빚의 상환 능력에 따라 결정된다. 중국의 통화량이 본격 증가한 시점은 외환보유고의 증가 추세와 유사하다. 바로 그 시기에 중국의 부동산과 주식가격이 올랐고, 한국의 부동산 본격 상승도 외환보유고의 증가와 깊은 관련이 있다. 그러므로 환율과 외환보유고를 통해 그 나라의 위기와 호재를 예측할 수 있다. 다만 환율은 원인이 아니라 결과임을 명심할 것.


그런데 글로벌 신용화폐 시스템에서는 기축통화국의 여부에 따라 환율 안정과 양적 완화의 수행 여부가 전혀 달라지게 된다. 중국이 중국제조 2025 전략으로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 프로젝트를 진행시켜나가는 것도, 위안화를 SDR에 편입시키려고 노력하는 이유도 모두 여기에 있다. 미중 무역 분쟁의 근본적 원인이기도 하다. 글로벌 경제에 대한 이해가 높아질수록 기축통화국으로서 미국의 위상이 부러울 뿐이다.



<돈의 감각>을 통해 돈은 곧 빚(부채)이고, 신용화폐 시스템의 근본적 모순은 누군가 계속 더 많이 빌려야 한다는 불편한 진실을 깨닫게 되었다. 가격 상승의 주된 요인은 통화량 증가에 있다는 것과, 부동산 버블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알게 되었다. 환율과 금리, 기축통화라는 키워드를 통해 오늘날 글로벌 경제의 일면을 이해하게 된 것도 큰 수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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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 100배 즐기기 - 마카오 반도.타이파.코타이.콜로안 100배 즐기기
전명윤.김영남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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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오 만을 독립적으로 다룬 여행책이 나왔습니다. 바로 <마카오 100배 즐기기>~! 그동안 마카오는 늘 홍콩과 함께 묶어서 다루어진 여행지였는데요. 이젠 당당히 자신의 자리를 찾았습니다. 저자인 환타 전명윤 님은 이를 '오랜 식민지에서 독립하는 기분' 이라고 표현하셨네요 ㅎㅎ.



저자가 뽑은 마카오 여행의 키워드는 유럽, 유네스코, 미슐랭, 카지노, 쇼, 액티비티, 리조트의 7가지입니다. 사진으로만 보면 여기가 중국인지 유럽인지 라스베가스인지 구분이 되지 않네요. 마카오는 '아시아의 모나코'라고 불린다는데, '동양의 라스베가스'라는 말을 덧붙여야 할 것 같습니다. 중국과 유럽, 동서양의 문화가 융합된 마카오 만의 특색과, 카지노와 쇼를 갖춘 화려한 리조트는 감탄을 자아냅니다.



마카오는 포르투갈, 중국, 인도, 영국, 아프리카 등 온갖 나라의 요리가 모여 풍성하고 맛있는 꽃을 피웠다고 하는데요. 그중에서도 저자가 엄선한 8개의 추천 맛집이 있으니, 가격도 비교적 무난한 편이라서 큰 부담없이 방문해 맛을 즐길 수 있겠습니다. 다만 'Part 4 마카오 지역정보'의 몇 페이지에 해당 음식점이 수록되어 있는지를 표시해주면 더 좋지 않을까 합니다.



카지노 재벌인 스탠리 호는 대표적인 미식가로 그 가문이 운영하는 호텔의 레스토랑 입점 원칙이 바로 그 까다로운 입맛을 만족시키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랜드 리스보아와 호텔 리스보아에는 마카오에서도 미슐랭 스타를 쓸어 담는 식당이 많다고 합니다. 호화로운 먹방을 호텔 부설 레스토랑에서 즐길 수 있다니 이건 정말 편할 거 같습니다. (단, 주머니 사정이 허락해야지만요 ㅠ.ㅠ)



마카오는 숙소 요금이 전체 경비의 절반에 해당할 만큼 비중이 크다고 합니다. 저가 숙소는 사실상 전멸! 주변 사람들에게 듣기로 마카오는 호캉스 여행으로 많이 간다고 하더라구요. 키즈존과 수영장 등 부대 시설이 뛰어나고 레이트 체크아웃까지 가능한 호텔들이 많아 아이들 데리고 여행을 가도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카오 반도의 세계문화유산지구는 중국과 유럽의 문화가 혼재된 복합문화공간입니다. 유럽의 향취에 빠져 거리를 걷다보면 어느새 중국의 거리로 와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매우 색다른 멀티컬쳐의 체험공간이 되겠습니다. 다리가 아플 때는 성당으로 가보세요~ 모든 성당은 내부가 개방돼 있어 잠시 들러 성당도 구경하고 쉬어가기도 좋답니다.



윈 팰리스의 분수 쇼는 세계 최고 수준의 퍼포먼스를 보여줍니다. 하루 3천만 리터에 달하는 이 물의 향연을 하늘 위에서도 감상할 수 있는데, 바로 윈 팰리스로 입장하는 스카이 캡입니다. 더구나 탑승이 무료라니 정말 좋네요 ㅎㅎ. 흔히 '물 쇼'로 불리는 더 하우스 오브 댄싱워터는 90분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한데, 보고 온 사람들은 모두 만족하더라구요. 다만 가격이 좀 사악한 게 흠입니다 ㅠ.ㅠ



공저자인 마녀 김영남 님에 따르면 이 책의 기획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합니다. 그러니 그동안 들인 품과 공이 상당하겠죠? 최근의 홍콩 사태는 참 안타깝지만, 독립된 마카오 여행 가이드북으로 <마카오 100배 즐기기>의 출간은 그래서 더욱 의미가 있고 좋은 때를 맞이한 듯합니다. 호캉스, 맛집 투어, 그리고 색다른 휴식여행이 필요할 때 가까운 마카오로 훌쩍 떠나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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