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기자
모치즈키 이소코 지음, 임경택 옮김 / 동아시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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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정권과 싸우며
세상을 바꾸는
여성 기자의 기록

신문기자의 일은 그림 퍼즐을 맞춰나가는 것처럼 하나하나 진실을 파헤치고 나아가 진술의 진위를 확인하는 것이다

P58 중요한 건 누설은 누설이라는 것이다 정보를 주는 의도가 있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감추려고 하는 것을 찾아내서 세상에 밝히는 것 지금까지도 변하지 않는 기자로서의 나의 과제이다

P212 물론 신문기자라면 누구나 특종을 원한다 그럼에도 시대의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지금의 내가 우회 헌금 국회의원 리스트를 입수한다면, 물론 있는 그대로 다 알리지는 않겠지만, 내 나름대로 인맥을 쌓아둔 다른 기자들과 정보를 공유할 것이다 단독보다는 여러 매체에서 다양한 방향으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럭비의 스크럼 같은 것이다
종이와 전파, 신문과 잡지라는 벽을 넘어서 상황에 따라 다양한 미디어가 수평적으로 연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생각은 아베 정권이 출범한 이후 더욱 강해지고 있다

P225 나는 특별한 일을 하는 게 아니다 권력자가 감추고 싶어 하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 열정적으로 취재원을 만난다 기자로서 내가 가진 사명은 이것뿐이다 앞으로도 집요하다고 느끼면 질문을 던지고 끝까지 파고들 것이다 집요하다는 말을 듣거나, 심지어 혐오감을 준다 해도 상관없다 그림 퍼즐을 맞추는 것처럼 하나씩 하나씩 의문을 풀어가고 싶다

<뉴욕타임스>가 주목한 '일본 언론 자유의 상징' 모치즈키 이소코가 보수 정권과 남성 권력을 뒤쫓으며 집요한 취재기를 기록한 책이다
자민당 부정 헌금 스캔들부터 가케 학원 스캔들까지 잘 몰랐던 사건인데도 푹빠져 읽었다 분명 다큐인데 추리소설을 읽는 듯 가독성 최고였다 어린 시절 배우를 꿈꾸었지만 엄마가 건넨 한 권의 책으로 인해 기자되었다 세

P225 나는 특별한 일을 하는 게 아니다 권력자가 감추고 싶어하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 열정적으로 취재원을 만난다 기자로서 내가 가진 사명은 이것뿐이다 앞으로도 이상하다고 느끼면 질문을 던지고 끝까지 파고들 것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쉽게 세상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주변의 환경 때문에 내가 변하지 않기 위해서, 내가 생각하는 정의를 잃지 않기 위해서 앞으로도 끊임없이 기사나 강연 등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정치와 사회의 문제점을 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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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얼굴들
황모과 지음 / 허블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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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바람이 불 때마다
밤의 얼굴이 한 장 넘겨진다

P22 죽은 자들이 잠들어 있는 땅에 둘러앉아 죽은 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자니 기분이 묘했다 뭐가 그리 필사적일까? 내가 남은 생에 큰 희망이 없어서일까? 미동도 하지 않는 사람들의 차가운 눈빛에 익숙해진 탓일까? ~ 연고, 늦게라도 만납시다

P52 노인들을 대상으로 치매 예방 및 치료를 위한 해마 업그레이드 및 메모리 증설 시술이 보편화되었다 덕분에 치매 발병률은 낮아졌고 평균수명은 늘어났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곧이어 신형 바이러스가 덮쳤다 몇 년 전부터 해마 분열증 환자수가 이전의 치매 환자수를 고스란히 대체하기 시작했다 할아버지는 해마 분열증 말기다 분열증은 뇌 손상과 함께 신체 건강에 급속한 쇠약을 가져왔다 하지만 분열증 발병 이전부터 할아버지는 자기가 한 말을 잘 기억하지 못했고 맥락 없는 말을 잘했다 타인에게 상처 주는 언행도 거침없이 했다 죽음이 매 새벽처럼 찾아올 거란 선고를 받은 와중에도 노인의 감수성은 평생을 그래왔던 것처럼 일관성 있게 사납고 모질었다 ~ 당신의 기억은 유령

P116 무지와 공포는 연결된다 일반인들이 정확한 정보를 획득할 수 없을 때 각종 소문과 괴담이 늘어간다 음모론도 멀지 않은 곳에서 기웃거린다 ~ 니시와세다역 B층

P165 차마 다 해석되지 않는 것, 이가 빠진 것처럼 불명확한 것, 말로 다 전달되지 않는 것, 말로 표현하니 오히려 오해가 생기는 것, 누군가 조장한 의도적인 데마고기, 잘못된 교육시 만든 단단한 장벽, 100년이 흘러도 해결되지 못한 역사적 상처 해결이 간단하지 않은 문제들이 우리 사이에 쌓여 있다 그런 한계를 장대높이뛰기 선수처럼 폴짝 뛰어넘는 존재가 나와 니상 사이에 살짝 모습을 드러낸다 해결은 요원하지만 사람과 맥락을 동시에 이해하려고 할 때 가슴으로 이해되는 정서들이 통역되어 성큼 다가온다 ~ 투명 러너

수록작 <모멘트 아케이드>로 2019년 한국과학문학상 중ㆍ단편 부문 대상을 수상하고 첫 소설집 <밤의 얼굴들>이 출간 되었다 만화가의 꿈을 안고 일본에서 오래 생활했기 때문인지 일본을 배경으로 사실적 역사를 바탕으로 재구성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sf를 선보인다 그동안의 대부분의 sf가 따라가기 벅차고 어려운 소재가 많았는데 이 책은 머지 않은 미래에 현실화될 것 같은 이야기들이다
Sf 속 가상 현실에서 아바타를 만나고 기억과 감각을 공유하고 죽은 자들이 살아난다 상처입고 소외 받은 사람들 그들의 고통을 덜고 감싸안을 수 있지 않을까 소설 속에서도 현실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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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자들이 경험하는 방식 - 김솔 짧은 소설
김솔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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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간은
모든 인간의 꿈으로 빚어져 있다

P46 머리 위 끝없이 펼쳐져 있는 우주의 역사에 대해 고작 1퍼센트도 알지 못하는 인간이 망원경을 통해 우주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건 무력한 개인과 광대무변한 신이 아닐까요? 인간이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암흑과 고요를 어떤 자는 부처라 일컫고 어떤 자는 여호와, 어떤 자는 알라 그리고 어떤 자는 시바라고 일컫는 게 분명합니다 절대적인 것에 편의적으로나마 이름마저 붙이지 않는다면 인간은 자신의 삶을 설명할 수조차 없으니까요 인간은 늘 대상을 통해서만 자신을 인식한다고 배웠습니다 ~ 여행

P132 우린 너무 사랑했기에 때문에 이별했다 그리고 이별한 뒤에도 여전히 사랑했으나 시대의 불행으로 끝내 살림을 합치지 못했다 우리는 그러한 세대이다 우리의 사랑은 너무나 많은 사람에게 감시를 당하고 방해받았을 뿐만 아니라 조롱이나 유혹의 대낭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우리의 사랑은 더욱 순수해지고 뜨거워졌다

고난은 신이 발명해낸 돋보기 같은 것이다 그것이 없었다면 인간은 자사의 삶 속에 숨어 있던 행복의 씨앗들을 찾아내어 발아시킬 수 없는 것이다 고난이 많을수록 삶은 더욱 풍요로워진다 ~ 믿음

P207 낯익은 것들로부터 확실히 멀어지지 않는다면 결코 다시 시작할 수 없다는 강박관념이 내 머릿속에서 남미라는 단어를 발견해냈는지도 모르겠다 일단 그 거대한 고래 한 마리가 머릿속으로 헤엄쳐 들어온 이상 그걸 대체할 수 있는 생각을 도저히 떠올릴 수 없었다 스스로를 설득할 이유가 명확하지 않더라도 거부할 의사가 없는 이상 계획을 포기하는 건 불가능했다 내 계획을 지지해줄 동지나 근거를 찾을 목적으로 나는 그 서점 안으로 들어갔던 것이다 ~ 서치

40편의 짧은 소설이고 파란색 토끼가 있는 귀여운 표지로 인해 가볍게 후딱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첫 소설을 읽는 순간부터 혼란이 왔다 국적 불문의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고 대화보다는 서사가 많은 독백 형식이고 앞으로 다시 돌아가 읽기도 했다 사진이나 카드 뉴스, 짧은 글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에게 언제 어디서나 짧은 호흡으로 읽기 좋으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묵직한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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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공장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79
이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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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공장에서 시작한 우리만의 카페
진짜 꿈을 찾아가는 네 소녀의 단짠단짠 이야기

지방 소도시 네 명의 단짝 소녀들
어느 날 우연히 찾은 빈 공장에 각자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가져와 공간을 채우고 소꼽놀이처럼 '카페, 공장'을 오픈한다
이웃에 살고 있을 것만 같은 공부 잘 하는 친구, 그림 잘 그리는 친구, 빵 잘 만드는 친구, 커피 잘 만드는 친구가 뭉쳐 커피와 디저트, 직접 만든 엽서까지 판매하게 되는데 유명 유튜버의 방송으로 인해 입소문이 나면서 주말이면 오픈 전부터 줄을 서는 핫플레이스가 되는데...
<카페, 공장>을 오픈하면서 더욱 성장하는 아이들의 꿈과 도전 십대 소녀의 우정을 그린 책으로 내가 십대로 돌아간 듯한 작가님의 필력에 푹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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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러티브 앤 넘버스 - 숫자에 가치를 더하는 이야기의 힘
애스워드 다모다란 지음, 조성숙 옮김, 강병욱 감수 / 한빛비즈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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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에 가치를 더하는 이야기의 힘

우리는 스토리를 사랑한다 우리는 스토리로 말하고, 스토리로 기억한다 역사가 기록되기 시작한 때부터 스토리는 정보를 알리고 설득하고 개종하고 물건을 파는 데 두루 사용되었다 그러니 기업들이 스토리텔링에 집착하는 것도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인류의 역사와 스토리텔링의 역사는 서로 뒤엉켜 있다 그리고 스토리텔링을 통해 시대에서 시대로 스토리가 전해지지 않았다면 우리는 역사를 몰랐을 것이다

P100 오늘날은 데이터 시대인가, 정보 시대인가? 나도 잘 모르겠다 데이터와 정보라는 단어는 완전히 다른 개념임을 의미함에도 같은 의미인 것처럼 혼용되기 때문이다 데이터는 우리의 시작점이며 가공하지 않은 숫자로 정의된다

데이터가 정보가 되려면 가공과 분석 과정을 거쳐야 하며, 바로 이 부분에서 우리는 까다로운 문제에 직면한다 데이터 양산은 가공해야 할 데이터가 훨씬 늘어났다는 의미인 동시에, 데이터끼리 모순된 신호를 발산하기 때문에 정보로 바꾸기가 훨씬 어려워졌다는 의미이다 결국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정보 과부하가 아니라 데이터 과부하이다

문학이나 역사를 좋아하는 나는 수학, 과학, 공학 등 이과 관련 전문가들을 우르러 보게 된다
많은 기업들이 스토리텔링으로 이미지를 쇄신하고 가치를 올렸다 우리가 좋아하는 이야기에 매력적인 내러티브가 더해진다면 가치평가는 완전해진다 어느 한쪽으로 치울칠 것이 아니라 좌뇌와 우뇌를 모두 사용해 스토리텔러는 물론이고 넘버크런처도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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