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2664

이렇게 많은 방문자수 처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예전에 봤지만 완결을 다 못본 만화책들..그런 만화책들은 어딘가 모르게 상당히 아쉽다..그리고 그 만화책들의 재미가 컸을때는 더더욱이 그렇다..시간여유도 많이 생긴 지금..다시 책과 만화책을 보고 있다..어제 오랜만에 찾은 도서관에서 보고 싶던 책들을 빌렸다..파리의 스노우캣,발레소녀 카트린,지상에서의 마지막 가족,지금 만나러 갑니다,얘들아 너희가 나쁜게 아니야를 대출했다..그중 파리의 스노우캣이 가장 눈에 들어와서 오늘 봤다..사람들이 가고 싶어하는 프랑스라는 곳..그곳을 여행한후 그 느낌을 귀여운 삽화와 함께 표현해낸 스노우캣..보면서 이우일의 그림체가 떠올려지면서 그 여행기를 나또한 재밌게 따라갈수 있었다..특히 카페에서 쇼콜라쇼(핫 초콜릿)을 마시는 장면,파리 시청앞의 스케이트장 풍경,지하철안에서의 인형극,아라비안 찻집에 앉아 늘어져 있을때..부럽고 나또한 그 장소에 있었으면 하는 그런 느낌을 가졌다..스노우캣의 귀여운 실수가 펼쳐질때는 웃음이 나왔다.입에서 물을 뿜어내는 얼굴조각을 보며 궁금중을 가지는 스노우캣..왜 얼굴조각은 하나같이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을까?그러자 그 무서운 얼굴조각이 웃으며 물을 뿜어내고 있다..그러자 스노우캣의 반응...무서운게 낫군..그리고 공연장에 간 그녀..안내원이 뭐라고 하긴 하는데 알아들을수 없어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고 했더니 됐다며 가더랜다..잠시 생각해보고 그 의미를 알게된 그녀..팁을 달라는 말이었다.그리고 스노우캣은 이렇게 말한다..아까 그 안내원에게 좀 미안했다.첫 손님부터 말 못 알아듣는 외국인이었다니..그녀는 운이 나빴다..그렇게 웃기도 하고,,또 키스 자렛의 공연과 팻 메스니의 공연을 보는 그녀...역시나 부러움이 느껴지는 장면들이다..역시 여행의 묘미란건 자신이 원하는 곳을 가보고,,그것을 즐기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스노우캣은 그렇게 박물관도 가보고,,미술관도 가보고,,카페도 가보고,,지하철도 타고,,그렇게 프랑스를 느낀다..유람선을 타게 된 그녀..나 또한 알게된 거지만,,유람선의 재미란 맞은 편 사람들에게 손흔들어주기라는것을 보여준다..비록 한방향 무안한 손 흔듦이 될지라도..외투로 파리에서 겨울을 난 그녀..한비야의 여행기를 보고도 느낀거지만,,자신이 여행할때 입었던 옷에 대한 각별함은 이루 말할수 없는 것같다.자신과 함께 그 여행을 했고,,비록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낡아지더라도 그 추억까지 낡아지지는 않는것처럼 말이다..그녀는 마지막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악사의 연주를 듣는다..비틀즈의 예스터데이..나 또한 그곡이 내 귓가에 들려오는걸 느끼며 책을 덮을수 있었다..그렇게 오늘 파리 여행을 마치고,,읽은 만화책..이것또한 나에겐 커다란 축복이었다..바로 예전에 읽었지만,,완결을 못보고 넘어간 오디션..천계영의 만화는 실로 예전부터 유명했다..언플러그드 보이,,오디션의 인기는 천계영이란 만화가를 내 머릿속에 각인시키기에 충분했고,,요즘도 dvd라는 만화책을 출시하고 있는 천재만화가..그랬다..오디션을 보면서 다시 느낄수 있었던건,,그 오디션의 4명의 음악천재들만큼이나,,그녀의 만화솜씨도 천재적이라는거..만화책이나 책들을 보면 소장욕구가 치밀어 오르는 그런 감정이 생길때가 있는데,,그중 만화에서 난 오디션과 호텔 아프리카,고스트 바둑왕,미스터 초밥왕 등이 꼽히고 있다..판타지 소설중에선 단연 묵향과 드래곤 라자쪽이고,,소설중에선 상실의 시대가 그렇다..그렇게 내 소장목록에 손꼽히는 만화가 오디션이라는 만화책이다..이 만화를 보면 그 음악적 재미뿐 아니라 캐릭터들의 유머스러움도 잘 녹아들어가 있다..특히 황보래용의 그 조증과 우울증의 결합체..조울증과 외계에서 왔다는 다소 생뚱스러운 면은 다시 봐도 그 재미가 크다..오디션을 처음 봤을때가 중학생때였던듯 한데,,지금보니까 또 그때 발견하지 못한 그런 숨은 장치랄까..그런게 많아서 보는 재미가 컸다..오디션의 상황은 이렇다..할아버지의 유언으로 천재소년 4명을 오디션에서 합격시켜야 유산을 상속받을수 있다는 명자의 얘기를 듣고..사립 탐정을 자처한 부옥이,,행동을 같이 하게 되고,,그들이 모여 오디션을 하게 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그럼 잠깐 간략한 캐릭터 설명을 해볼까..달봉이..그는 외제를 싫어하는 오직 국산만 고집하는 성격이며,,나이키를 제압할 반달 상표를 히트시켜 나중에 재벌이 될 꿈을 꾸고 있다..물론 그는 여자를 무척 좋아하는 한국형 남성의 특성을 가지고 있고,,자신이 만났던 여자의 사진을 스크랩해가며 모아두는 그런 치밀함을 가지고 있다.그런 그가 맡고 있는 건 기타..그의 천재성은 한번 들은 곡을 악보로 옮겨 적을수 있다는 것이다..달봉이는 비록 머리가 나쁘게 나오지만,,그 머리 나쁜것 때문에 오히려 유머가 쏟아져 나온다..구구단을 못 외우는것,유니콘에 대한 의견을 타진했을때 혹시 성은 유이고,,니콘이 이름이 아닐까란 의견을 내놓는게 바로 달봉이다..물론 그보다 웃긴 의견도 있었다.미끼의 윤이콘인데 명자 누나가 잘못 들었다란 의견..이름이 나온김에 미끼에 대해 말해볼까..미끼는 상당히 여성스러운 외모를 가지고 있어,,그걸로 재활용 밴드가 남녀그룹이라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한 그런면을 가지고 있다.달봉이를 무척 좋아해서 팔베개를 하는둥,달봉이는 내꺼라고 해서 국철과 래용에게 구토를 유발하는 면모를 가지고 있다.그런 그는 특히 2권에서 무지하게 웃겨 주신다.춤을 가르쳐 달라는 래용에게 윈드밀 100바퀴보다 대단하고 어떤 장르의 음악에도 맞추어 출수 있다는 마술같은 춤.. kbs 무용단춤을 추며 만화책보는 날 다시 뒤집어지게 만든다..그는 재활용 밴드의 드럼을 맡고 있다..역시 빠른 습득력으로 천재성을 보여주고 있다..다음은  국철이라는 캐릭터..국철은 럭셔리하고 멋진 외모를 가지고 있고,,잘 빠진 다리를 가지고 있다..비록 자신의 물건엔 손도 못대게 하고,,여자에게 차가운 말도 던질줄 아는 녀석이지만,,그래도 심성까지 나빠보이진 않는다..그는 팀내에서 키보드와 기타를 맡고 있다..종이 건반으로 연습했다는 데서 울컥하게 만들지만,역시 그도 어릴적부터 들어온 cd의 영향으로,,남다른 리듬감을 보이고 있다..마지막으로 황보래용..가장 독특한 캐릭터이고 웃기는 캐릭터이다..외계에서 사귀었다는 친구도 있으며,,우울증과 조증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특이한 병을 앓고 있다.그래서 약도 제때 먹어야 하며,,우울증과 조증으로 인해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만드는 재주를 보이는 것이다..그는 팀에서 보컬을 맡고 있는데,,가성밖에 낼줄 몰라,,노래 연습을 해가며 다듬는 중이다..소리가 얼마나 큰지..오디션에서 그 위력이 발휘될 정도다..그리고 또한 수학천재에,,한번 본걸 정확히 기억하는 오디션 팀멤버중 가장 뛰어난 머리를 가지고 있다..그래서 만화를 보면,,가장 난해한 발언을 하는 것도 얘고,,어려운 얘기가 나왔다 하면 얘의 설명이 들어간다..그게 보면서 상당히 웃기다..고지식한것도 때론 유머가 될수 있는거..그리고 특히 그 장면이 웃겼다..신문을 모자처럼 만들어서 염색한 머리를 숨기는데..그 모자를 보고 선생님이 그 벼룩시장 모자좀 벗어라고 하니깐..가로수인데요,,선생님이라고 답변하는거..그러자 선생님,,가로수건,벼룩시장인건,교차로건 벗어..그리고 오디션에서 그는 자신의 팀을 소개하며 자신의 조증 기질을 숨기지 않는다..그래서 쭉 멤버들을 소개하다 자신을 소개할때 이렇게 말한다..널리 인간세계를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홍익 보컬리스트 황보래용..이렇게 소개하자,,명자와 부옥이 외치는 소리..넌 널리 인간세계를 해롭게 하고 있어라는 반응이 웃겼다..이렇게 오디션을 보다 보면,,음악적 재미와 캐릭터들이 만들어가는 재미가 합쳐지며 만화의 의무를 충실히 하고 있다..이렇게 오늘은 오디션 5권까지 빌려서 봐두었다..오늘 가서 오디션을 완결까지 볼 생각이다.그 다음엔 아마 상남 2인조의 후속편..영길 선생이 나오는 반항하지마..GTO를 볼 생각인데..이것도 역시나 완결이 되었지만,,앞의 권 조금보다 만 만화책중 하나이다..그러나 이 만화책도 꽤 유쾌한 만화로 기억되기에..그 유쾌함을 느끼기 위해 다시 볼 생각이다..이렇게 요새는 만화의 재미에 빠져있다..며칠전엔 비디오에 빠져있었고 말이다..그렇게 방학이 즐겁게 시작되고 있다.이번 방학엔 조리 연습도 하고,,만화책도 보고,,푹 쉬면서 보낼 생각이다..방학이 끝나면 군대도 가야하니,,내게 여유를 줘도 될거란 생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전출처 : 플라시보 > 영원히 끝나지 않을것 같던 시절에 대한 추억
어느 특별했던 하루 - 단편
한혜연 지음 / 시공사(만화) / 2003년 8월
평점 :
품절


다들 그렇겠지만 영원히 끝나지 않을듯 지루한 고등학교 시절이 있었으리라. 보이는 어른들마다 학창시절만큼 좋을때가 없다고 노래를 불렀지만 막상 나는 뭐가 좋은지 하나도 모르겠던 시절. 그때 나는 공부도 못하면서 그렇다고 노는애도 아닌 어정쩡한 아이였다. 마치 우리가 어른도 아이도 아닌 어정쩡한 나이였듯이 말이다. 공부는 아예 손을 놨지만 학교를 땡땡이 치지는 않았던 내게 유일한 구세주는 책이었다. 그 책들 덕분인지는 몰라도 내가 대학에 합격하면 열 손가락에 장을 지지겠다던 담임 선생에게 장을 지질 기회를 제공했고 나는 여전히 별 특색없는 삶을 사는 어른이 되었다.

한혜연의 단편 어느 특별했던 하루에는 그때의 나 만큼 어정쩡한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여자이고, 공부를 잘 하지도 못하고, 노는애들 속에 속하지도 않은 아이. 특별히 친한 친구도 없지만 그나마 같이 다니던 친구가 떨어져 나가도 그걸 잡을만큼 애착을 겉으로 드러내지는 못하는 아이. 나는 이상하게도 그런 아이를 보면 정이 간다. 아마 내 모습을 닮아서 그런것 같다.

만화를 그다지 즐겨 읽지는 않지만(그러나 만화를 아주 좋아한다.) 한혜연의 단편만큼은 꼬박 꼬박 읽었었다. 여동생이 정기적으로 나오는 만화잡지를 살때 마다 한혜연의 단편이 있으면 빼놓지 않고 보곤 했었다. 그런데 요즘은 그 여동생마저 만화를 보지 않아서 한참동안 나는 한혜연의 만화를 보지 못했었다. 어느 특별했던 하루 속에 있는 단편들도 다 만화잡지에 연재했던 것이라고 하는데 나는 두번째 에피소드인 One Summer Night만 어렴풋하게 기억이 난다.

총 네개의 단편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단편은 어느 특별했던 하루이다. 하늘이 무너지지 않는한 매일매일 똑같을것 같았던 여고생이 늘 모범생인 반 친구와 함께 겪는 반나절의 일탈인데, 그렇다고 해서 뭔가 큰 일이 벌어지지는 않는다. 다만 늘 가던 학교를 빼먹고 영화를 보고 떡볶이를 먹는것 만으로도 그녀들에게는 아주 특별한 하루가 된다.

두번째 단편은 공포물인데 그닥 많이 무섭지는 않지만 생각할수록 머리털이 서는 내용이다. 죽은 사람들은 자신이 죽은줄 모른다더라류의 수많은 영화들과 맥락을 같이한다.
1과 49는 전혀 어울릴것 같지 않던 1등과 49등을 하던 아이 둘이서 수학여행에서 사라지는 내용인데 조금 당위성이 부족하지만 일탈을 꿈꾸면서도 그럴 용기는 없는 사람들에게는 신선할듯 보인다. 마지막으로 여름방학은 왼손잡이 여학생이 여름방학을 보내는 동안 일어나는 에피소드인데 똑같은 왼손잡이 친구를 만나게 되고 또 한 친구는 멀어지고 마지막으로 한사람을 영원히 잃게되는 내용이다.

전부 여고생이 주인공인 단편은 솔직하게 말 하자면 그녀들의 크리스마스나 다른 단편들보다는 약간 재미가 떨어진다. 그렇지만 나처럼 이도저도 아닌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을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전출처 : hallonin > 극장전



웃겼다. [생활의 발견]을 보면서 늘어지게 잤던 것을 기억하자면 홍상수 영화가 이렇게 웃기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에 이리도 즐겁게 즐기고 나왔다는 건 신기할 지경이다.

아예 작정을 하고 코미디영화를 만들려고 한 것처럼 보이는 [극장전]은 자신을 먹이로 삼아 지어낸 관객에 대한 두텁게 잘 짜인 조롱극이자 영화적 아이러니에 대한 유희다. 상영시간의 거진 반을 채우며 보여주는 1부는 명백히 홍상수 자신의 영화들에 대한 과장된 패러디를 보여준다. 대체 언제 죽을 거냐고 외치고 싶게 만드는 전개에서부터 과도하게 커서 종종 우스꽝스러워지는 이기우의 키까지. 그 짧지 않은 시간동안 단편영화라고 주장하는 1부의 호흡과 같이 해야했던 관객은 2부에서 감독이 의도적으로 배치한 오버랩되는 이미지들과 마주치면서 1부와 2부를 연결하려는 자신의 무의식과 지속적인 사투를 벌여야한다. 여기서 1부는 적어도 관객의 입장에선 그 지나버린 시간, 영화가 '있었다'라는 개념상으론 진실을 보장한다고 믿게만드는 영화가 된다. 하지만 홍상수는 자신의 영화이자 현실이라고 주장하는 듯한 2부를 통해 1부로 인해 생겨난 영화 자체에 대한 진실성, 혹은 통념들을 끊임없이 무너뜨리는 작업을 전개한다. 그래서 이 영화 안에서 영화와 현실은 단순히 액자형식이라고 부르기엔 힘든, 여러층의 텍스트들로 뒤엉키게 된다.

내내 우물쭈물거리며 스스로 거짓을 만들고 소문에 사로잡히기도 하는 김상경이 어리숙하게 사랑타령을 하면서 엄지원에게 접근할 때 영화는 그가 쳐놓은 진실과 거짓 사이의 투박한 그물을 보여주면서 진실과 거짓 사이에서 현현하는 욕망을 잡아낸다. 엄지원이 김상경의 가슴을 아프도록 잡고 김상경이 엄지원의 몸에 상처가 없다는 걸 알고 놀라는 장면들은 영화로 영화를 부숴버리는 기능축으로서의 역할을 하지만 그자체론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엄지원이 '영화 잘못 봤네요'라고 외치는 하이라이트는 이 영화가 드러내는 미묘한 긴장에 의해 간격에 끼어 오락가락하고 있던 모든 이에게 외치는 대사다.

분명 이것은 관객으로 하여금 1부라는 진실 같은 거짓이 전제된 상황에서 2부의 존재가치에 대한 물음을 지속하게 만드는 조롱이지만 그 긴장을 즐기지 못할 정도로 가혹하진 않다. 그를 뒷받침하기 위해 영화속 인물들의 태도는 언제나 애매함을 유지하며 끊임없이 판단을 유보하게 만들어 진실과 거짓에 대한 의심을 가속화한다. 그런 태도들은 이따금씩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상황을 연출해내며 마치 후루야 미노루의 만화처럼 그 씬에서의 태도들은 자극적일 정도로 과장되어 보는 이로 하여금 못견디게 만든다. 1부와 2부에서 그런 효과들은 조금씩 차이점을 가지는데 1부가 한껏 과장된 양상들을 보여준다면 2부는 홍상수의 전작들처럼 보다 싸늘하다. 그러나 결국 1부와 2부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바, 그 흐름의 일체성은 일맥상통이다. 어쩌면 이 영화가 가지는 영화적 통념의 부숴짐의 순간은 이 부분에서 찾아야할지도 모른다. 영화는 조롱하면서 연결하고 연결시키면서도 조롱하고 있다.

죽음이란 키워드는 영화와 현실 사이의 또하나의 가교를 마련해준다. 1부에서 죽음은 이르지 못할 목적으로 개그의 수단이 되지만 2부에서 죽음은 현실 그자체로 드러난다. 그래서 죽음을 유희로 만들었던 감독은 현실에선 죽음이라는 공포 바로 앞에서 죽고싶지 않다고 끊임없이 중얼거리는 역할을 맡게된다. 이 부분에 이르러서 2부는 보다 확실하게 현실성이라는 장치를 얻게된다.

그래서 김상경은 엄지원에게 한방 먹고 결국 영화를 제대로 보게 되는가? 여전히 모호하지만 적어도 현실적인 죽음 앞에서 폭발하는 김상경은 미약하지만 긍정적인 판단을 내리는 데에 약간의 단초를 제공해준다. 생각 좀 하면서 살자는 그의 마지막 다짐이 되려 신용도를 떨어뜨리긴 하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전출처 : hallonin > 혈의 누


5일간 차례차례 예정대로 이루어지는 다섯 개의 살인사건이란 컨셉이 전해주는 정해진 숙명에 대한 드라마는 익히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라든지 [장미의 이름]에서부터 봐왔던 흔한 컨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전례들이 보여줬던 모든 사건의 배경이 통례적으로 그랬던 것처럼, [혈의 누] 또한 죄와 업보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예정된 파국의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그런 점에서 [혈의 누]가 자신보다 먼저 나온 비슷한 형제들에게 빚지고 있는 죄와 복수, 속죄의 알레고리는 김대승 감독의 전작인 [번지점프를 하다]가 환생을 다룬 순정만화들의 세계에 빚지고 있던 것처럼 노골적이다. 따라서 [혈의 누]는 조선조 연쇄살인극이라고 하는 독특한 소재에도 불구하고 그 익숙함에 의해 이야기의 얼개가 가지고 있는 스릴러적 긴장감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그러나 내용을 뻔히 안다고 오페라를 즐기는 재미가 감소하진 않는 것처럼, [혈의 누]는 그리 부실한 영화가 아니다. 죄의 알레고리에 대하여 관련된 얘기를 한다발은 쏟아낼 수 있는 구성이지만 동시에 상당 부분 낯익은 기억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이야기를 다른 작품들과 다르게 만들어보이는 것은 조선조 연쇄살인극이란 낯선 세계에의 시도 때문이고 이 부분을 간파한 듯, 감독의 연출은 비극의 정해진 파국, 절정의 극대화를 위해 조선시대의 가상의 섬의 풍경들에 대한 밀도높은 구현에 집중된다. 촬영과 미술, 세트디자인이나 고증 측면에서 영화는 있었을 듯 없었을 듯 싶은 시간과 공간을 세밀하게 재현해내며 그 성과는 대단히 훌륭하다. 물론 상당히 강도 높은 하드고어씬들까지 포함해서.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은 원죄에 가까운 형태로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업을 해결해야 하는 인물들의 비극들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며 보다 단단하게 영화를 만드는데에 충실한 기여를 한다.

개인적으론 워낙 이런 파국류를 좋아하기 때문에.... 남들은 다 별로라던 차승원의 연기도 괜찮았고. 하지만 잦은 플래쉬백은 반전 없는 스릴러의 긴장감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효과였겠지만 워낙 자주 튀어나오다보니 보는 사람 눈을 복잡하게 꼬아버리는 효과도 있었다. 그외엔 상당히 만족한 영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