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진/우맘 > 재미보다는 가치가 있는 법정소설
사라진 배심원 1 ㅣ 존 그리샴 베스트 컬렉션 10
존 그리샴 지음 / 시공사 / 199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법정소설로는 존 그리샴을 따라갈만한 자가 없다. 아니, 법정소설을 써서 존 그리샴만큼 인기를 얻은 사람을 보지 못한 것을 보면 '재미있는 법정소설'이라는 것은 존 그리샴만이 쓸 수 있는 것인가보다.

'사라진 배심원'은 그동안 그의 소설을 읽으며 어렴풋이 깨달아진 미국의 재판 과정을 완전히 이해시켜준 책이다. (법학책이 이렇게 쉽고 재미있다면 누구나 변호사나 검사가 될 수 있을텐데.^^) 그만큼 재판과정이 밀도 있고 진지하게 묘사되고 있다. 담배회사와 흡연자라는 특이한 대결구도와 그 뒤에 펼쳐진 험악한 음모는 섬뜩할 정도였다. 그러나 진지함이 장점인 이면에는 '타임투킬'이나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와 같은 활력이 조금 모자란다는 단점이 있다.

단순히 '재미'만을 따지자면 다른 책보다는 뒤떨어지는 감이 있지만, 더 다양한 인간군상의 미묘한 심리 묘사와 몇 번을 되 읽어도 새로운 면모가 발견되는 법정공방에 가치를 둘 수 있는 독자라면 '사라진 배심원'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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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진/우맘 > 만화다운 소재, 하지만 상당한 설득력
원 One 1
이빈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1998년 8월
평점 :
절판


'걸스'와 '크레이지 러브 스토리'에서의 상당히 거칠없던 이빈의 느낌과는 좀 다른 작품인 것 같다. (그림도 어딘가 동글동글해진 것 같네?)

가수들의 세계-상업으로서의 음악, 많이 팔기 위해 만들어지는 가수들-라는 소재는 다분히 만화적인데도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 '정말 그럴것이다'라는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취미와 특기마저도 조작되어야한다면, 대중 앞에 선 그들이 과연 진정한 자신의 모습과 음악을 선보일 수 있을까? 음파같은 다이아몬드로 기성품 악세사리를 만드려고 하는 음반사와 당연히 가만히 있지 않을 원음파. 그리고 주위에 포진한 짱짱한 인물들의 화려한 스토리는 만화 읽기의 재미를 한 층 더해준다.

동글동글하게 닳아진(?) 이빈도 나름대로 재미있다. 하지만, 뒷맛이 웬지 싱겁다는 느낌은 지울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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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진/우맘 > '민족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아리랑 1
조정래 지음 / 해냄 / 199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엉뚱하게도 '아리랑'을 읽고 나서 저는 마늘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방학을 맞아 집으로 돌아가는 기차에 앉아 은근히 풍기는 화장실 냄새와 싸우며 열심히 책을 읽고 있을 때였었어요. 논두렁에서 새참을 먹고 있던 농부에게 통마늘을 안주삼아 탁주를 한 사발 얻어먹는 장면에서, 생마늘이라고는 입에도 안 대본 주제에 어느새 입안 그득 침이 고이면서 그렇게 먹고 싶을 수가 없더라구요. 결국 집에 도착해서 가방도 풀기전에 찬밥에 물을 말아 마늘에 쌈장을 푹푹 찍어 두 그릇이나 비웠습니다. 어안이 벙벙해서 쳐다보던 엄마의 얼굴과 함께 그 때의 개운한 맛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아리랑을 읽으면서 울기도 많이 하고, 분개도 많이 했지요. 하지만 정말 기억에 남는 것은 일제의 탄압이 아니라 그 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고 생생히 살아 숨쉬던 우리네 삶이었습니다. 끈끈한 정과 순진한 민심이 천성인 우리 민족, 그러한 민족성이 깔려 있었기에 질긴 외세의 탄압에도 그 맥이 끊기지 않고 면면히 이어질 수 있지 않았을까요. 고려청자 조선백자도 중요한 우리 문화이지만 아리랑을 읽고 나서 저는 '민족성'이라는 것이 무었인지, 또 우리네 민족성이 얼마나 정감있는 것인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태백산맥보다 아리랑을 윗길에 두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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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진/우맘 > 은희경의 '그녀'와 하루키의 '그녀'
그것은 꿈이었을까
은희경 지음 / 현대문학 / 199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책 소개를 읽으면서 잠시 은희경이 아닌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과 몽상의 경계선에 있는 '그녀'와 주인공의 관계는 '댄스댄스댄스'에서의 키키와 주인공의 관계와 무척 많이 닮아 있었다. 하루키의 열성팬이고 은희경의 조용한 지지자인 나는, 당장에 책을 구해 읽었다.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그 느낌이 하루키와 전혀 달랐다. 하루키는 담담하고 허무한 느낌을 주고, 삶의 목적인양 '그녀'를 갈구하며 결국은 뭔가를 깨닫는다. 반면 은희경은 좀 더 몽환적이고 신비한 분위기로 '그녀'를 포장했다. 그리고 하루키의 그녀가 구원의 여신이라면 은희경의 '그녀'는 다분히 팜므파탈의 이미지를 풍긴다.

'그것은 꿈이었을까'가 하루키를 닮지 않아서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 다행이라고 여겨야 하겠지. 아쉬운 점은, 인터넷을 연결해 놓고 비틀즈의 노래를 열심히 찾으면서 읽지 못했다는 것이다. 제목으로 쓴 노래를 틀어놓고 책을 읽었다면 좀 더 소설의 깊은 곳에 다다를 수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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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진/우맘 > 앞으로도 계속 그 이름을 떨치기를!
퇴마록 말세편 6 -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완결
이우혁 지음 / 들녘 / 200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별 네 개 정도가 적합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마지막 별은 퇴마록의 대장정에 드디어 마침표를 찍으신 이우혁 작가에게 헌정합니다.^^ 참 성실한 작가입니다. 이렇게 방대한 양의 시리즈를 게으름 피우지 않고 부지런히 끝내다니 말입니다. 국내편, 세계편을 거쳐 혼세편을 찍고(?) 드디어 말세편의 마지막권을 덮은 감회는, 퇴마록의 팬이라면 누구나가 느끼는 것일겁니다.

사실 혼세편과 말세편에 접어들어서는 잠깐 회의가 들기도 했습니다. 이우혁은 대단한 이야기꾼이지만 능숙한 작가는 아니라고나 할까요. 배경의 범위가 넓어지고 등장인물과 사건들이 넘쳐나면서 언제부터인가 작가가 숨차게 설명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1, 2년정도 시간을 더 가지고 두 세권을 더 보탰으면 완성도가 더 높아지지 않았을까요)

'이렇게 일을 크게 벌려 놓고 어찌 수습을 하려고 그러지...' 내심 불안했었는데, 원만하게 수습(?)을 하신 것을 보니 재미보다 안도의 한숨이 먼저 다가왔습니다. 끝을 보고 실망을 하게 될까봐 걱정스러울만큼 퇴마록의 열성팬이랍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가 끝나고 '현암은 나중에 승희와 결혼해서 아들을 하나 두고 행복하게 살다가 한날한시에 죽었다.' '준후는 준호와 팀을 이뤄 퇴마사로서 이름을 날렸다' '박신부는 북한으로 건너가 아이들을 구호하는 일에 전념했다' 뭐 그런 식으로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미국식 결말을 좋아합니다만은, 퇴마록의 품격을 위해서 얼토당토 않은 욕심은 접어야겠지요.

한국형 환타지의 장을 연 퇴마록이, 얼른 외전까지 나와서 훌륭하게 번역이 되어 수출도 되고, 만화, 게임, 캐릭터도 나오고, 가능하다면 제대로 된(?) 영화도 다시 찍고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이름을 떨치는 모습을 지켜보면 참 흐뭇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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