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진/우맘 > 누구나 깊게 즐길 수 있는 작품
쿨핫 Cool Hot 1
유시진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8년 2월
평점 :
절판


나는 유시진이 참 좋다. 만화를 보면서도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해주는 몇 안되는 작가 중의 하나이다. '마니'로 처음 만났고, 최근에 본 '폐쇄자'까지 대부분 제 3의 공간이 배경이었던 작품만을 주로 접한터라 처음 쿨핫을 훑어보았을 때는 생경한 기분이 들었다. 게다가 학원물이라 하기에 혹여 시류에 편승해서 꽃미남이 나오는 연애물을?! 하는 어줍잖은 우려까지 앞섰다.

하지만, 기우였다. 역시 유시진!

이루리, 이루다, 동경이, 그 밖의 기타등등 가디록 멤버들과 엑스트라에 가까운 수많은 등장인물들 모두가 탄탄한 존재감과 개성을 내뿜고 있었다. 그들이 처한 상황, 고민들이 대부분 현실과는 약간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배경이 '학교'일 뿐 뻔한 학원물로 학생독자들을 현혹시키려는 의도는 없었을테니 상관없지 않을까? 연령, 성별을 모두 초월하여 누구나 깊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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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진/우맘 > 고색창연(?!)한 상상력!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1 (무선) ㅣ 해리 포터 시리즈
조앤 K. 롤링 지음, 김혜원 옮김 / 문학수첩 / 199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정말정말 재미있습니다. 조앤롤링의 풍부한 상상력에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사실, 곰곰이 따져보면 그렇게 새로울 것도 없는 책입니다. 불우하게 자라다가 자신에 대한 새로운 비밀을 알게되고, 신나는 모험을 겪게 되는 이야기는 어린 시절에 아주 많이 읽었습니다. 해리포터도 그런 동화의 공식을 고스란히 따르고 있는데, 왜 이 책만이 유별나게 더 재미있고 흥미진진할까요.

제 생각에는, 흑백텔레비젼과 칼라텔레비젼의 차이와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똑같은 토대 위에 펼쳐진 상상력이라도, 그 질 자체가 틀리지요. 조앤롤링이 오로지 공상의 세계에서 쌓아올린 마법사의 나라, 마법 학교, 갖가지 이상한 동식물, 마법의 종류들은 고색창연하기 그지없거든요.

어디서 그렇게 재미있고 딱 떨어지는 이름들은 생각해 냈을까요? 책을 쓰지 않았다면 네이밍 회사를 차렸어도 됐을거예요. 길을 걸어다니면서 읽을 정도로 푹 빠지게 하는 해리포터, 다음 이야기는 도대체 언제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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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진/우맘 > 최고로 매력적인 인물, 홀든
호밀밭의 파수꾼 ㅣ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
J. D. 샐린저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홀든 콜필드가 정말로 감동하는 책은 어떤 것인가 하면, 책을 읽고 나면 그 작가가 친한 친구여서 전화 걸고 싶을 때 언제나 걸 수 있으면 오죽이나 좋을까...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라고 한다.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고 나는, 셀린저보다는 홀든 콜필드에게 전화를 걸고 싶어졌다. 절/실/하/게. 전화를 걸어서 그가 하고 싶어했던 '시시껄렁한 이야기'도 나누고, 함께 술도 한 잔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엘리와 피비에 대한 이야기도 진지하게 들어주고 그가 정말로 참을 수 없는 일이 어떠어떠한 것인지, 나의 경우에는 어떠한지 흥분해서 침이 튀길만큼 이야기할 수 있다면.

홀든은 표면으로 보이는 것처럼 비관적이고 삐딱하기만한 사람이 아닌 것 같다. 세상에 쉽게 상처입을 예민한 감수성과 의외의 강직함을 그런 식으로 감추고 있을 뿐. 홀든의 시니컬한 어투는 어딘지 무라카미 류의 '69'의 주인공과 닮았다. 삐딱하지만 여리고, 정말은 진실할 것 같은 홀든. 이제껏 만나본 소설 속 주인공 중 최고로 매력적인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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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진/우맘 > 읽는 시간보다 생각하는 시간이 더 많아지는 책
공중을 나는 철학자
샘킨 지음, 도반 옮김 / 나무심는사람(이레) / 2000년 1월
평점 :
절판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 받은 책이었습니다. 이 책에 대해서도, 샘 킨이라는 저자에 대해서도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었지요. '공중을 나는 철학자'라니, 경지에 이르러 공중부양을 하게 된 철학자인가보다...하고만 생각했는데 책을 펼치자마자 그게 얼마나 엉뚱한 상상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냥 한마디로 '공중 그네를 배우는 이야기'입니다. 서커스의 꽃 공중 그네 아시죠? 매달리고, 흔들리고, 건너뛰는 아슬아슬한 곡예말입니다. 저자는 예순의 나이에 공중 그네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특이하죠. 책의 대부분도 공중 그네의 기술, 배워가는 과정, 요령, 누구랑 언제 배웠는지 하는 것을 찬찬히 기록하듯 채워져있습니다. 어느 페이지에도 심오하고 어려운 철학자의 담론은 없습니다.

하지만, 슬슬 책장을 넘기는 가운데 공중 그네라는 것과 인생이 참으로 많이 닮아있구나...하는 것을 은연중에 느끼게 됩니다. 여러 기술들을 연마하는 데 있어서 서두르지 않고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 사람들 사이의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 떨어지는 법부터 잘 배워두어야 한다는 점 등을 되새기다보면 샘 킨이 공중 그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인지,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인지, 어쩌면 둘 다인지가 모호해지면서 너무나도 당연하기에 잊고 있었던 삶의 철칙 몇 가지를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다이나믹하고 재미있는 책은 못 됩니다. 하지만, 읽는 시간보다 생각하는 시간을 더 많이 주는 책을 찾으신다면 '공중을 나는 철학자'가 아주 적격일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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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진/우맘 > 깔끔한 라인이 매혹적인 그림
풀 하우스 Full House 16 - 완결
원수연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1999년 9월
평점 :
절판


안타까워라...중간에 몇 권만 남고 다 품절이라니...쩝. 원수연을 '가장 좋아하는 작가'라고 내세울 수는 없지만, 적어도 소장할 가치가 있는 품격있는 만화를 그리는 작가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풀 하우스는 그런 그녀의 대표작. 지금 와서 다시 보면 상당히 뻔하고 유치한 전개이지만, 아기자기한 사랑다툼을 보고 있노라면 '그래, 사랑은 다 유치한 것이야~'하고 토닥토닥 덮고 넘어가게 된다.

무엇보다도 좋은 것은 그녀의 그림. 탄탄한 데셍을 바탕으로 한 멋진 집과 인테리어도 근사하지만, 지저분하지 않고 깔끔한 라인의 인물들은 개성있으면서도 매혹적이다. 심심하고 시간이 많으시다면 16권을 쌓아놓고 독파해보길 권한다. 혹시 모르지...꿈 속에 라이더 베이같은 왕자님이 나타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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