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낙천주의자 > 사람에 대해서....
기생수 애장판 1
이와아키 히토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기생수... 나는 책을 한 번 보고 나면 아무리 재미있어도 다시는 보지 않는 성격이다. 기생수는 그런 나를 다시 한 번 더 보게 한 책이다.. 기생수를 보면서 많은 생각들을 해 봤다. 불을 사용하고 도구를 사용하게 되면서 다른 육식동물들보다 강해져 지금은 인간이 지구를 지배하고 있다. 어쩌면 다른 동물들을 먹기 위해서 죽이는 인간에게 다른 동물들은 다 있는 천적이 없다는 것은 인간이 환경에, 지구에 부조화한 것일 수도 있다. 기생수의 내용은 정말 섬뜩했다. 천적이 없는 우리 인간들... 그런 우리들에게 우리들을 잡아 먹는 천적이 생긴다. 그 천적은 우리 몸에 기생하고, 다른 몸에 다시 기생할 수도 있으며 우리보다 훨씬 강하다....

정말 인간은 천적이 없기 때문에 지금 인구의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고 이대로는 계속 지구의 인구가 늘어나 지구의 모든 자원은 고갈되고 나중에는 살 수가 없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인간의 천적이라는 게 필요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인간이기 때문에, 나라는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을 잡아먹는 천적이 있다는 것은 너무 섬뜩하다. 과연 인간이 지구상에 필요한 존재인 것일까? 얼마전 '지구를 지켜라'라는 영화에서도 봤는데 인간은 너무 폭력적이기 때문에 마지막에 외계인이 지구를 폭파시킨다....

생각해 봤는데 인간이 과연 지구상에 필요한 존재인 것일까? 라는 질문은 결론적으로 내가 지금 똑바로 살고 있는가? 라는 질문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일단은 내가 제대로 살고, 인간이 과연 필요한 존재인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이상 저의 허접... 리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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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밀크티 > 심금을 울리는 대서사시..
바람의 나라 1
김진 지음 / 시공사(만화) / 1998년 6월
평점 :
품절


내가 너무나도 아끼고 있는 그리고 김진님의 역량이 가장 도드라지게 드러나는 만화책이다. 머드 게임으로 더 유명한 이 바람의 나라는 고구려 유리왕에서 시작하여 대무신왕. 그리고 그 아들 호동왕자의 이야기까지 펼쳐지는 대서사시이다.

어릴 때 사랑했던 차비 연을 잃고 아버지인 유리왕처럼 살지 않겠다고 맹세하지만 왕이기에 어쩔 수 없이 마음의 문을 닫아가며 고독한 모습을 하고 있는 무휼, 그리고 아버지인 무휼과 상극을 이루며 점차 무휼의 고독한 모습을 닮아가는 너무나 여리고 착한 호동, 예쁘고 착하지만 아들 호동을 지키기 위해 너무 빨리 생을 마감한 연, 어릴 때부터 가지고 있던 신통력으로 아버지의 사랑을 잃고 두 번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보내야 했던 세류, 원비이지만 연의 자리가 너무 커서 무휼의 사랑을 받지 못해 괴로워하는 이지, 해명태자, 괴유, 가희, 용, 남조, 사비, 운, 선우 등등.. 행복할 것 같지만 가슴에 상처를 안고 슬픔을 간직한 많은 등장인물들의 모습들이 제 각기의 특색을 잃어버리지 않으며 나온다. 그리고 역사물답게 점점 스케일이 커지고 있음에도 이야기가 군더더기 없이 짜임새 있게 진행되어 간다.

나는 고등학생일 때 이 만화를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좀 더 나이가 든 지금 다시 읽으면 그 땐 느끼지 못해던 새로운 것을 보게 되고 느끼게 된다. 중간중간 나오는 독백이나 시조, 글귀들이 참으로 마음을 울려댄다. 이 책은 유쾌하거나 코믹하다거나 간단히 읽을 수 있는 그런 책이 아니다. 오히려 가슴이 서걱대는 슬픔과 아픔으로 가득 차 있는 내용이다. 만화가 좀 어렵고 복잡해서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바람의 나라를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고구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 역시도 그러했고. 그래서 중고등학교에서도 선생님들이 많이 추천하는 작품일게다. 연재가 시작된지도 오랜시간이 흐른 것 같은데 완결은 언제쯤 나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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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진/우맘 > 차이니즈 박스, 그 안의 매혹적인 이야기
환상의 책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제나 그랬다. 폴 오스터의 책을 읽을때면 초반반부엔 몰입을 못하고 고전하기 일쑤였다. 몇 페이지를 읽고 덮고...또 얼마를 읽고 덮으면서 중반부에 다다르면 이야기는 슬슬 재미있어지기 시작하고, 책이 막바지에 이르면 '그래서? 그래서?'하고 채근해 대는 머리에 못이겨 휘몰듯 속독을 하여 결과를 확인하고는, "하아..." 한숨을 쉬며 마지막 몇 페이지를 다시 읽어보게 된다. 매번 그러면서도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초반부에는 재미없을 것>이 작가의 컨셉일 리도 없는데...도대체 왜?

그런데, 얼마 전 읽은 폴 오스터의 관련기사에서 그 이유를 찾아냈다. <차이니즈 박스>. 상자를 열면 다시 하나의 상자가 나오고, 그 속엔 또 다른 상자.... 그런 차이니즈 박스처럼 폴 오스터의 소설은 대부분 이야기 속에 다른 이야기, 그 이야기 속에 또 하나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국어 시간에 배웠던 재미없는 표현으로는 <액자 소설>이라 하던가? 하지만 액자는 틀 속에 그림이 하나 뿐이니, <차이니즈 박스>가 더 맞는 표현이겠다. 그리고 보통 폴 오스터의 차이니즈 박스는 열면 열 수록 더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온다. 책 읽는 방식이 다른 사람들은 반론을 펼칠지 모르겠지만, 아직 내공이 얕아 줄거리 위주로 책을 읽는 나같은 사람은 알맹이가 더 맛나고 재미있을 수 밖에.

환상의 책도 그렇게 차곡차곡 포개진 몇 개의 이야기의 집합체이다. 가장 큰 상자는 교수 겸 작가 <짐머>의 이야기. 그 뚜껑을 열면 실종된 영화배우 <헥터>의 이야기가 전개되고, 그 말미에 헥터가 찍은 미공개 영화 <마틴 프로스트의 내면적인 삶>이야기가 들어 있다. 그런데 이 상자들은 각각 개별된 것이면서도 꽉 닫혀 고립된 것이 아니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책이 막바지에 이르면 제일 안에 들어있던 마틴 프로스트의 상자가 짐머의 상자에 포개지고, 헥터의 상자가 짐머와 마틴 프로스트의 이야기에 관여하며 뒤엉킨다. 안과 밖, 환상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질 무렵 그 혼란은 가라앉고....짐머의 나레이션은 그 모든 것에 마법을 건다. "그대로 멈춰라!" 이 이야기는 그 마법으로 인해 소설인 동시에 현실이고, 끝났음에도 시작되는, 한결 매혹적인 것으로 완결되는 것이다. "믿기지 않는다고? 아니야...이 모든 건 내가 겪은 일인걸. 믿어...사실이야."하고 속삭이는 작가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 하다.

달의 궁전 이후 몇 편의 소설에서 처음만한 쾌감을 얻지 못하고 씁쓸해 했는데, <환상의 책>은 반갑게도 폴 오스터와의 첫만남에 필적할만 한 즐거움을 주었다. 언제나 예상과는 다른, 기대와 딴판인 어떤 결과를 내미는 작가. 환상과 현실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탁월한 이야기꾼. 매번 겪는 초반의 고전에도 불구하고 내가 폴 오스터를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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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진/우맘 > 해 볼만 한 게임.
동행
폴 오스터 지음, 윤희기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8월
평점 :
절판


견공, 개뼈 선생, 혹은 스파르타쿠스라 불리고 싶어하는 스파키, 본즈. 행복한 개로서의 여생과 팀벅투 사이에서 벌인 일생일대의 게임은 어찌되었는지. 하긴, 성공해도 실패해도 나쁠 것 없는 느슨한 게임이긴 했지만. 단순한 나는, 그래도 미스터 본즈가 깨끗한 잔디밭에서 행복한 스파키로 좀 더 살다가 고속도로가 아닌 개집에서 팀벅투로의 여행을 떠났으면 좋겠다.

폴 오스터의 거침없는 펜은, 매혹적인 인간 군상에 이어 결국 고매한 인성(혹은 견성)을 가진 개, 본즈를 낳았다. 아비가 훌륭하니 당연히 멋질 수 밖에 없는 캐릭터지만, 여하간 여러모로 본즈는 이전의 인간 주인공보다 높은 자리에 올려줘야 한다. 그 산만하고 파행적인 주인 윌리 옆에서도 침착한 품성을 잃지 않고 충성스런 애정으로 결국 팀벅투 입성을 이뤄낸 점...견공이지만 존경스럽지 않은가? 그렇다면 혹시, 이 책의 교훈은 개들이여, 주인을 사랑하여 영생을 얻자? ^^;;;

달의 궁전 - 폐허의 도시 - 빵굽는 타자기를 거쳐 동행까지. 폴 오스터는, 정말이지 붙잡기 힘든 작가다. 사랑하고 싶은데, 좀처럼 곁을 내어주질 않는다. 달의 궁전에서의 첫경험이 너무도 강렬해서 였을까, 그 이후의 작품들은 모두 각양각색의 줄거리였음에도 불구하고 덮고 나면 '폴 오스터'라는 이름만이 남았다. 달의 궁전...지루했던 전반부를 뒤엎고 격렬히 치닫던, 롤러코스터 같은 작품...정녕, 더이상은, 달의 궁전에서와 같은 희열을 느껴볼 수 없는 것인가?

하지만, 포기하기에는 이미 작가의 마력에 너무 깊이 젖어버렸다. 한 권, 또 한 권...'이번에는, 혹시 이번에는?'하며 끝을 보더라도, 뭐, 딱히 손해나는 여정은 아닐것이다. 본즈에게 개로의 여생, 혹은 팀벅투...둘 다 그닥 나쁘지 않았던 것처럼. <달의 궁전>을 뛰어 넘는 희열과 켜켜이 쌓여 숙성된 이름, '폴 오스터'...어느쪽이라도 내게 손해는 아닐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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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진/우맘 > 배울 사람은 배우고, 쉴 사람은 쉬어 갈.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포리스트 카터 지음, 조경숙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0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언제부터인가 베스트셀러 목록에 있거나, 신문에 대문짝만한 광고가 나거나, 어떤 문장부호가 제목인 TV프로그램에서 추천하는 책은 피해가려는 책 고르기 기준이 생겼다. 생각해 보건데, 이것은 요새 만연한 '책 읽기 운동' 붐과 맞물려 생긴 성향 같다. 그 자체는 참으로 지향할 만한 훌륭한 현상이나, 책읽기 운동 시류에 편승한 베스트셀러를 읽고 있으면, 괜히 '1년에 책 한 권도 변변히 읽지 않는 한국인'의 범주 안에 덩달아 포함되는 것 같아 기분이 묘해지는 것이다.^^;;

하긴, 더 큰 이유는 위에 열거한 요건에 해당되는 대부분의 책이 내 취향과는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겠지만. 우리나라 독서 문화는, 책을 읽으면 뭔가를 꼭! 배워야한다는 강박관념에 물들어 있는 듯 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베스트셀러는 애매모호한 기준의 교양, 돈 버는 법, 아이 키우는 법, 하다 못해 인생 사는 법이라도 꼭꼭 가르치려 든다. 책 읽는 최고의 이유는 '재미!'이고, 제일 싫은 책은 '내게 뭔가를 주입하려는 책'이라고 생각하는 나와는 사이가 나쁠 수 밖에.

각설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내 영혼이 따뜻한 날들>은 내 보관함이나 장바구니에서 멀찍히 떨어져 있었다. 머리 복잡한 어느 날, 도서관 서가에 딱히 읽고 싶은 책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빌려든 것 뿐이었다. 그런데...마지막 장을 덮은 지금은, 나의 한심한 편견 때문에 이 책과의 만남이 늦어진 것이 안타깝기까지 하다.

<내 영혼이 따뜻한 날들>의 가장 큰 매력은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주인공들이다. 진정한 사랑을 아는 할머니 보니 비, 자연을 이해하며 또한 자연의 일부인 할아버지 웨일즈, 수령을 알 수 없는 고목같은 윌로 존과 따뜻하고 현명한 와인씨...그들이 작은 나무를 대하는 모습에서, 나는 '배려'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새로이 배웠다.

그리고 그런 인물과 어우러지는 자연의 모습은 읽는이를 끊임없이 미소짓게 한다. 즐거운 여우몰이와 버찌를 과식해서 기절한 작은 새의 얘기를 읽고 어찌 웃지 않을 것인가!

그렇게 책 속의 사람들, 책 속의 생활에 정신없이 몰입해 있었기에 작은 나무의 고아원 생활에는 가슴이 터질 듯이 아팠다. 되찾은 행복 뒤에 연이은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에 얼마나 울었던지. 원래 책을 보고 잘 우는 나이지만, 이렇게 야밤에 꺼이꺼이 운 것은 참으로 오랜만의 일이다.

작은 나무의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그 날들을 넘어다 보는 시간동안 더없이 행복했다. 책과 함께 하는 동안만큼은 흉흉한 현실에 자꾸 추워지던 내 영혼도 잠시 따뜻이 덥혀졌다. 그래, 진정한 베스트셀러의 자리는 이런 책이 차지해야 할 것이다. 배울 사람은 배우고, 쉴 사람은 쉬어 갈 넉넉한 여지를 품은,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과 같은 책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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