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몽상, 그리고 공상.....하나같이 소재나 범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다.그리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그런 이유라 해도 가수 ‘이적’이 익숙한 나에게 작가 ‘이적’은 낯설다.하지만 책을 읽고 마지막 장을 넘기는 순간 분명 또 다른 ‘이적’의 정신세계에 빠져든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이 책은 먼저 디자인이 눈길을 끈다. 아니 나는 그만 홀딱 반했다.읽기도 전에 한번 훑어본 책 속의 삽화 역시 장난이 아니다. 음침하고 우울한 느낌이 묘한 호기심을 끌어 당장이라도 읽고픈 충동을 안겨준다.단순히 가수로 이미 명성이 알려져 있는 작가라서가 아니라 책의 분위기에끌려 펼쳐본 첫 페이지의 제목이 ‘활자를 먹는 그림책’이다. 제목을 통해 재미난동화 한편을 상상했지만 그 기대는 예사롭지 않은 내용들로 인해 놀라움으로변하고 말았다. 꿈과 희망에 가득 찬 상상의 판타지에 익숙해져 있는 내게 ‘제불찰 씨이야기‘나 ’지문 사냥꾼‘은 그 끝이 마치 우리사회의 소외된 계층이나 비사회적인 사람에게희망이 무의미함을 안겨주는 듯한 안타까움을 준다.12편의 짧은 글들이지만 작가가 소재에서 이끌어내는 상상력은 단순한 가수 이상의 예술적끼를 가지고 태어난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내용도 단순한 상상력만 동원해 썼다기보다는 치밀한 구성을 염두에 둔 점도 엿보인다. 이렇게 독특한 몽상 속에서 펼쳐지는 이색적인 이야기들이 ‘이적’이라는 사람을 가수가 아닌 작가의 반열에 올려두어야 할 듯하다.하지만 아직은 문장에서 세련된 맛이 덜하고 뜻밖의 상상력을 ?아가는 데 독자가 신경을곤두세워야 하는 부분도 적지 않은 듯하다. 어딘가 모르게 생각을 끌적이는 듯한 흔적이 보이고 판타지 소설이 가지는 상상력이 도를 넘어 음침하고 기괴함으로 독자를 끌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매니아 그룹과 그렇지 못한 그룹으로 양분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그래서 읽으란 말이야 읽지 말아야 하는가 묻는다면 그래도 망설임 없이읽어보란 말을 권하고 싶다. 한마디로 ‘읽어봐야 그 느낌을 알 수 있는 책’으로 끝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