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아카데미 - 우리시대 최고 작가들의 TV 드라마 작법 강의
김수현.노희경.이금주.박찬성 지음 / 펜타그램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김수현, 노희경, 이금주, 박찬성에게 드라마 쓰는 법을 배운다면 어떨까? 상상만 해도 설레는 일이 아닐까? 그렇다. 정말 설레는 일이다.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알기에 상상은 더욱 설레게 하는 일이다.


그런데 한 권이 ‘사고’를 냈다. <드라마 아카데미>가 그 장본인으로 불가능을 약간이나마 가능하게 해준 것이다. 여기서 약간이라도 언급하는 것은 직접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통한 간접 소통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면 또 어떤가? 간접이라고 할지라도 이런 기회를 만날 수 있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지 않은가.


쟁쟁한 드라마 작가 4명이 맡은 역할은 두 가지다. 하나는 마음가짐, 즉 ‘작가 의식’에 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실전에서 써먹을 수 있는 ‘실전론’에 관한 것이다. 작가 의식에 관한 첫 글은 김수현이 맡았다. 김수현은 작가를 지망하는 사람들에게 “자존심을 사수”하고 부단히 “책 읽기”를 실천할 것과 “다양한 캐릭터 창출”에 힘쓰라고 충고하고 있다. 또한 드라마에 대한 본질을 제대로 꿰뚫어 ‘내용’으로 승부하라는 말을 덧붙이고 있다. 특히 신데렐라 이야기나 재벌 2세 같이 붕 떠버린 드라마는 쓰지 말라고 철저하게 당부하고 있다.


김수현이 ‘귀족’스럽게 이야기를 풀었다면 뒤이어 펜을 잡은 노희경은 ‘평민’스럽게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노희경은 참으로 겸손하게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그것은 모르면 모른다고 인정하라는 것이다. 대신에 부단히 배워야 한다고 말하면서 배우기는 배우되 머리가 아니라 ‘마음’으로 배우고 인간에 대한 ‘이해심’을 드라마 작가의 기본 미덕으로 뽑고 있다.


이금주와 박찬성이 맡은 역할은 ‘실전론’이다. 즉 실전에서 써먹을 수 있는, 실전에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룰 같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는 시놉시스 쓰는 방법이나 드라마의 구성원리, 또한 갈등을 부각시키는 방법 등이 세밀하게 설명돼 있는데 어느 것 하나 버릴 부분이 없다. 정말 실전에 뛰어들 각오가 있는 사람이라면 <드라마 아카데미>를 옆에 두고 시작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섣부른 예상인지 모르겠지만 <드라마 아카데미>는 드라마작가 지망생들에게 필수 도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루뭉술하게 이야기를 풀지 않고 세세하고 직접적으로 날카롭게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것이 너무나 맛깔스럽고 특히 실전론에서 예로 들고 있는 내용들은 글쓰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충분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명목상으로, 또한 내용상으로도 드라마작가 예비생들을 위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글쓰기를 원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소설이나 희곡 등 ‘드라마적’인 요소를 갖춘 글을 노리는 사람이라면 고민하지 말고 <드라마 아카데미>를 펼쳐보자.


흔히들 사람들은 글 쓰는데 ‘작법’ 같은 것이 무어 소용이 있겠냐고 한다. 그러나 있다. 소용이 있다. 밑바탕이 되는 무언가가 있다. <드라마 아카데미>에는 그것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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