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부리 > [펌]리뷰를 못쓰면서 추천받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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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님을 알게 되면서 잠시 혼란에 빠졌었다. 서재계의 권력으로 군림하고 있는 걸 감안한다 해도, 그분의 리뷰에는 추천이 지나치게 많다. 그분이 쓴 227편의 리뷰를 모두 읽어봤지만 이거다 싶은 리뷰는 거의 없다 (이주의 리뷰에 선정된 것들 역시 내 심금을 울리지 못했다). 그렇게 리뷰를 쓰면서 어떻게 추천 스무개 이상의 리뷰가 세편이나 되는가? 얼마 전 쓴 <지식의 발견> 리뷰도 이해할 수 없게 추천이 많았는데, 거기에 대해 파란여우님은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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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이 지나치게 많아요.님 서재에 추천자동 시스템을 구비했다는 소문이 사실인가 봅니다. 요새 추천의 여왕인 저를 능가하시다니... - 2005-07-05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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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쓴 모든 페이퍼를 읽어보기까지 사흘을 더 소비하고 난 뒤, 난 추천의 메커니즘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기에 이렇게 글로 남기고자 한다. 그러니까 주제는 ‘마태우스 리뷰에 추천이 많은 이유’다.
첫째, 쉽게 쓰자.
플레져님이나 클리오님처럼 내공을 갖춘 분이 쓰는 어려운 리뷰는 읽는 이의 지적인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만, 내공이 안되는데 어렵게 쓰는 리뷰를 만나면 짜증만 난다. 그가 쓴 리뷰로 판단컨대 그의 내공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영악한(죄송합니다..) 마태님은 그래서 자신이 쓸 수 있는 수준의 쉬운 리뷰를 택했고, 그 길을 걷고 있다. 난 그의 리뷰를 읽는 동안 사전을 찾아봐야 할 단어를 딱 하나 발견했는데, 그의 할머니가 말했다는 ‘솔찮이’가 그것이다 (근데 그건 ‘매우’란 뜻의 사투리였다). 쉽게 읽히는 리뷰는 읽는 이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기가 용이하고, 추천 중 몇개는 ‘나 니 리뷰 이해했다’는 뜻도 된다.
둘째, 동정심에 호소하자.
페이퍼에서 마태님은 자신이 못생겼다는 얘기를 하면서 사람들의 동정심을 유발한다. 리뷰에서도 그 전략은 마찬가지인지라, 자신이 리뷰를 못쓴다는 얘기를 수도 없이 한다.
-‘어차피 리뷰를 잘쓸 능력은 없으니 늘 하는 라이프니쯔 얘기나 해보려고 한다’(<시간의 변증법> 리뷰)
-‘리뷰를 잘썼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가 있지만, 어차피 글렀으니 양으로 승부하기로 했다’(<플루타르크 영웅전> 리뷰)
스스로 ‘나 잘쓴다’고 떠드는 리뷰에 기분좋을 사람이 없지만, 못쓴다 못쓴다고 자꾸 그러면 사람들이 격려 차원에서 추천을 한다.
셋째, 서재 마실을 열심히 다니자.
난 가끔 마태우스님의 넓은 오지랖에 놀란다. 가는 곳마다 마태님의 댓글이 안달린 곳이 없다. ‘이 인간은 즐겨찾는 서재가 몇이나 될까’ 혹은 ‘이 인간, 일은 하는 걸까’는 생각을 안할 수가 없다. 알라딘의 추천은 다른 곳보다 정에 더 끌린다 (전적으로 그렇다는 건 아니다). 자기 서재에 오는 사람이 쓴 리뷰라면 추천에 손이 더 갈 수가 있다는 얘기다. 일례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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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전에 추천부터 합니다 ^^ - 2004-05-2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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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추천! 리뷰는 나중에 읽어볼래요^^ - 2004-05-2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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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현상은 '인정'을 빼고는 설명할 수 없다. 마태님이 부지런히 마실을 다니는 건 그런 이유도 있지 않을까. 한가지만 덧붙인다면 자신도 다른 곳에 가서 추천을 많이 해주는 것도 한 전략인 듯 싶다. 알라딘 분들은 원래 되로 받고 말로 주는 분들이니까.
넷째, 기발한 댓글을 달아라.
리뷰 수준이 낮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리뷰가 안되니까 마태님은 말도 안되는 댓글놀이를 펼친다. 존 버거의 <행운아> 리뷰를 쓴 뒤 스스로 단 댓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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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삭이신 분/말씀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할께요 - 2005-04-29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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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삭이신 분/아, 저는 이미 좋아하는 여자가 있습니다. 그 마음만 받을께요 - 2005-04-29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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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삭이신 분/아, 기다리시겠다면 그렇게 하십시오. 제게 그거까지 말릴 권리는 없습니다. - 2005-04-29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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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삭이신 분/아, 그런 과분한 선물은 받을 수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보내 보세요 - 2005-04-29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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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삭이신 분/그런 선물보다, 추천 하나 해주시는 게 어때요? - 2005-04-2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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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건 다 자신의 자작극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을까? 결과는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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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맨 앞 자작 댓글 소동 보고 넘어갔습니다. 에이, 추천 안할 수가 없네요. - 2005-04-2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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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진주님 말씀처럼...원래 감상 다 까먹구....코멘트땜에 웃다 감다..당근 추천ㅋㅋㅋ - 2005-04-2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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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 자작극으로 15개의 추천을 받았다.
어떤 리뷰에서는 이런 짓도 했다.
[책을 읽으면서 몇 번이나 책날개에 있는 저자 사진을 들여다봤다. 처음에는 별 느낌이 없었지만 책을 읽어 갈수록 저자의 모습에서 인자함이 느껴지고, 다 읽었을 즈음에는 그 사진이 신선을 찍어놓은 것처럼 영험함이 느껴진다. 존경합니다, 시골의사님.
추천하기 표시가 있는 부위에 화살표를 배치한 이 영악함, 그래서인지 평이한 리뷰에 불과한 <시골의사> 리뷰도 추천수는 무려 14개다.
이상에서 보듯이 마태님은 그리 잘쓰지 못한 리뷰로도 추천을 쓸어간다. 물론 마태님이 서재계의 권력이라는 게 추천이 많은 가장 큰 이유지만, 거기서 만족하지 않고 여러가지 전략을 세워 더 많은 추천을 유도하는 거다. 그가 추천을 많이 받는 것에 대해 별 불만은 없다. 그것 역시 마태님이 노력한 댓가일 수 있으니까. 하지만 특정인이 추천의 홍수에서 허우적댈 때, 훌륭한 리뷰를 쓰고도 한개의 추천도 없는 서재인이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예를 들면 나 싸이런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