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와 악마 1
댄 브라운 지음, 양선아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4년 9월
평점 :
절판


<천사와 악마>는 재미있다. 밑도 끝도 없이 ‘재미있다’는 말만 한마디 하다니 생뚱맞아 보인다. 그러나 어쩌랴. 재미있는 걸 재미있다고 할 수 밖에.


그럼 문제는 ‘왜’가 된다. 왜 재미있다는 말인가?


첫 번째는 역시 무궁무진한 지식들이 뭉쳤다는 점이다. 과학, 예술, 종교 등 <천사와 악마>에 들어간 지식들의 양을 풀어본다면 적은 분량의 인문도서 한 권은 족히 나올 것이다. 물론 그 중에는 사실인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지만 어쨌든 저자에 노고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인데, 더욱 흥미로운 이 지식들이 단순히 나열된 것이 아니라 촘촘하게 톱니바퀴처럼 서로를 물고 있다는 점이다. 정말 저자는 이 작품을 쓰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을까 하는 생각을 안할래야 안 할 수가 없다.


두 번째는 무섭지만, 그래도 관심이 가는 은밀한 부분을 구체화시켰다는 점이다. 기독교를 공격하는 세력에 대한 이야기는 은밀하지만 언제나 관심거리가 되는데 <천사와 악마>에서는 ‘일루미나티’집단이 그 주인공이다. 일루미나티의 성격을 쉽게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다만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굳이 말해본다면 분위기는 ‘반기독교적’이며 또한 ‘악마적’이다.


크게 보면 종교적인 부분으로 이해해야겠지만 그럼에도 이 부분을 두 번째로 재미있다는 하는 것은 역시 작품의 흐름을 적절하게 조율하면서도, 작품을 이끌어가는 절대적인 힘인데 역시 첫 번째와 마찬가지로 꼼꼼하게 준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얼마나 많은 작품들이 어색하게 적그리스도를 논했고, 엉망진창으로 ‘666’을 운운했던가. 그런 조잡한 작품들에 비하면 일단 지식의 사실 유무를 떠나서 <천사와 악마>는 체계적으로 환상의 세계를 연출해내고 있다.


세 번째는 과학과 종교의 관계를 논하는 것이다. 보통 과학과 종교를 적대적으로 말하는데 <천사와 악마>는 최소한 그런 상투성에서 벗어났다. 사실 인문과학도서라도 그런 상투성을 수긍할까 말까 할 텐데 소설마저 그랬다면 'No!'를 외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다행히도 <천사와 악마>에서는 그런 것이 보이지 않으니 좋다.


네 번째는 작품의 분위기를 믿고 따라갔던, 나름대로 작품의 내용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을 한 번에, 정말 한 번에 무너뜨리고 마는 급박한 장면이 준비되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부분도 전혀 억지스럽지 않게, 또한 작품이 나아가는 궁극적인 바를 옳게 향하고 있다는 점이 크게 환영할 만하다. 이런 것은 쌍수를 들고 환영할 수밖에 없다.


다섯 번째는 해피엔드로 끝난다는 점이다.


여섯 번째는 여백이 좀 있다는 점이다. 무진장한 지식의 바다에서 이런 여백이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전체 페이지가 까만 글씨들로 빽빽하게 채워져 있었다니 상당히 부담스러웠을 텐데 다행히 저자는 현명했다. 이 소설의 ‘목적’상 좋은 현상이라 생각한다.


결국 또 한번 말하는 것이지만 <천사와 악마>는 재미있다. 정말 ‘재미있다’는 표현이 아주 멋드러지게 어울리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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