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와 나, 혹은 그녀석과 나
지수현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2년 7월
평점 :
품절


그녀의 작품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은 땅콩,아몬드,누가,캬라멜이 듬뿍 들어 있는 초코바를 먹고 난 느낌이다. 독자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를 섞어 먹고나면 포만감이 느껴지는 초코바이지만, 전에 먹었던 초코바의 느낌이 연상된다.

그녀가 풀어낸 연상연하 커플의 이야기는 연상연하라는 설정을 제외하고서라도 여느 영상매체(만화나 영화)에서 나오는 커플과 별다른 차별성이 없다. 외부에 입은 충격으로 언어를 봉인한 채 글로 의사소통을 한다든지, 그들이 생각지 못한 동거로 티격태격 거리는 모습, 첫사랑의 결혼식에 간 여주인공을 남주인공이 오토바이로 데려온다든가 하는 일렬의 사례를 들먹이지 않아도 작품에서는 트렌디 드라마,영화, 일본만화풍의 색채가 가득 느껴진다. 필자 자신이 느끼지 못한 사이에 감각적이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을 글로서 재구성하는 것은 여느 초보 작가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으로 이 점은 필력을 쌓아갈수록 개선되리라 생각한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우연의 남발, 매 단원마다 깜짝 상자 처럼 등장하는 숨겨진 사실들, 주간 만화나 일일 드라마에서 하듯 궁금증을 낳게 하는 전개들은 이 소설이 온라인상에서 연재 소설이라는 특수한 점을 들어 감안할 때 작가는 종이책 출간시에는 좀더 작품 전체를 조망하는 능력을 길렀으면 한다. 그리고 작품 초반부에서 느꼈졌던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가 후반부로 갈수록 아메리칸 로맨스풍으로 흐르는 것은 22살이라는 남자 주인공의 나이와는 별개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 같다.(능력 있는 사업가라는 설정이었다면 22살이라는 설정이 구지 필요했는지)

바닷물이라는 평범한 소재를 사랑을 이어가는 매개체로 삼은 점은 그녀에서게 범상치 않은 독창성이 보이며, 누구나 꾸미면 예뻐진다라는 묘한 여심 건들이기, 6살을 뛰어넘는 커플의 갈등 묘사,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문체는 대체적으로 만족스럽다. (단 지나칠 정도로 서술형 문장과 중복적인 문장은 좀 더 다듬을 필요가 있다.)

독자들의 가슴에 호소하는 신파에 가까운 내용이 (죽음같은 강력한 소재로 강한 인상을 남기는 한국의 주류 뮤직 비디오의 표현법과 비슷하게) 약방의 감초처럼 삽입되어 독자들의 반응에게 좋은 반응을 얻는 것은 한국에서 낭만이라고 부르는 정서가 확실히 외국 정서와는 다른 톡특함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 점에 있어서 지수현 작 '누나와 나, 혹은 그 녀석과 나'는 한국식 로맨스 소설의 모든 것이 담겨 있는 소설이라고 정의내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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