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마냐 > 'pm 11:14' - 정교한 재구성의 묘미




수천만달러의 예산을 써도 허접한 영화가 있는가하면, 짠돌이처럼 만들어도 얘기 되는 영화가 있다.
이 법칙은 세상사 어디에나 통하지만, 특히 이 바닥에서 심한것 같다.
그래서 이 영화의 첫 감상 포인트. 것참, 알뜰하게 만들었구만. 아, 저렇게 정교하게 만드니까, 그게 가능하구만!

11시 14분. 영화는 이 시간을 중심으로 불과 20분 안팎에 일어난 일을 재구성한다.

한손에는 휴대폰을 들고 음주운전을 하던 남자. 11시 14분에....%&%&%   (아이고 깜짝이야)
이 남자, 정말 엄한 사건에 말려든다. 사슴인줄 알았는데, 사람을 치었다. 일은 꼬이고 꼬이고 또 꼬인다.
지나가던 차, 사슴 치어 놀랐겠다며, 친절하게 경찰에 신고까지 해준다.

우여곡절....지나가던 차의 친절한 아줌마, 바로 그 순간에 딸을 뺑소니 사고로 잃었다. 난리났다.
그 아줌마의 남편, 프랭크. 산책하다가 시체를 발견한다. 딸의 옛 남자친구. 딸이 흘린 자동차 열쇠가 현장에 있다. 딸의 장래를 망칠 수 없는 법. 아빠의 고민은 길지 않다.

세명의 10대가 밴을 타고 폭주중. 마주 오는 차에 과일(?)을 던지고, 창문을 열고 소변 보기까지 시도한다. 그러다가 11시14분, 사고가 발생한다. (이 한 사고는 두가지 결과를 가져오는데...그 한쪽의 엽기성에 시껍했다. 넘 웃기다가, 넘 어이없고, 넘 안됐더만)

편의점 알바 더피는 밤 교대 동료 버지(힐러리 스웽크)에게 통사정중. 임신한 여자친구 낙태수술비 마련을 위해 편의점을 좀 털어야겠다는 말씀. 일자리 잃으면 안된다고 펄쩍 뛰는 버지. 하지만 일은 역시 꼬이고 또 꼬인다. 그리고 11시14분, 더피는 끔찍한 상황에 직면한다.

전혀 생뚱맞은 사건은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의 또 다른 사연으로 인해 점점 박진감 넘치게 꼬인다. 정점, 11시 14분을 향해 치닫는 사태의 전말은 때로 뒤통수를 치고, 때로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쫌 전에 본 그 장면이 알고 보니...이렇게 연결되고, 저런 결과를 낳는다. 한 장면, 한 연기에 대해 카메라가 건물 안, 건물 밖, 거리 이쪽, 저쪽에 있으면 되니까....상당히 알뜰하게 찍었다 싶다..ㅋㅋㅋ

처음에는 재수 없게, 저렇게 인생이 꼬이나...했는데, 알고보면 세상 만사, 다 이유가 있고, 다 그럴만하다 싶은 생각도 든다. 아무도 모르게 죄를 지어도, 죄값을 치르기도 한다. 착한 척, 양심 있는 척 해봐야....유혹에 쉽게 흔들리는게 인간이고. 때로 인생을 망치기도 한다. 결정적 순간, 영화처럼 11시14분을 맞으면, 세상은 진실을 보여준다. 평범한 사람들의 비겁한 속내를 드러내준다.

여운이 길다기보다...보는 내내 박진감, 유머, 꿰어 맞추기 등 이런저런 재미를 주는 영화. 아무리 봐도...불과 20여분 사이에 일어나기엔 벅찬 감이 있어서...왜 그리 시간을 좁게 설정했느냐가 좀 이해안되긴 한다.

치아교정기를 끼고 못생기게 나온 힐러리 스웽크. 그녀는 제작자에 이름을 올렸다. 영리한 배우의 선택은 늘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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