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nemuko >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그녀가 그 구두를 살 때 도대체 무슨 마음이었을까를 생각하니 정신이 산란해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어떻게 이 여자는 이런 구두와 나를 동시에 좋아할 수 있을까?”

클로이가 그 구두를 골랐다는 사실 때문에 나는 불편하게도 그녀가 <융합이라는 환상 너머에> 그녀 나름으로 존재한다는 것, 그녀의 취향이 늘 나와 같을 수는 없다는 것, 우리가 어떤 일들에 대해서는 모순이 없을지 몰라도 그런 조화의 상태가 무한히 뻗어나가지는 않는다는 것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또 어떤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이 늘 상식적인 생각처럼 유쾌한 과정은 아니라는 것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기분 좋은 유사성과 마주칠 수 있는 가능성만큼이나 위협적인 차이와 만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클로이의 구두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면서, 나는 순간적으로 그녀의 어떤 면들은 알고 싶지 않다는 욕망을 느꼈다. 그런 면들이 내가 처음 그녀를 보았을 때부터 내 상상 속에서 구축되어온 아름다운 이미지를 거스르지 않도록.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중에서.

 

 

 

사랑에 관한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이 책은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보통의 인간 3부작' 중 하나라는 책 설명이 나와 있다.... 인간 3부작이라니 참 거창하기도 하다.

내가 너를 사랑하는 건 잘 생겨서도, 돈이 많아서도, 나를 잘 이해해 주는 유일한 사람이어서도 아니다. 다만 내가 너를 사랑하니 너는 잘 생겼고, 돈이 많진 않지만 베풀줄 알고, 내가 미처 말하지 않더라도 내가 바라는 편안함을 준비해 줄줄 안다.

사랑은 이유없이 다가와서는 또 이유없이 떠나간다. 너의 사소한 습관 하나가, 예전에는 그렇게도 사랑스러웠던 그 버릇이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만큼 날 짜증나게 한다. 그걸 이유로 싸우고 소리 지르지만, 사실은 헤어지는 핑계를 찾는 중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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