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로즈마리 > [영화] 태풍태양



 

고양이를 부탁해를 만들었던 감독이 만든 영화라고 하더군. 솔직히 나는 <고양이를 부탁해>가 그리 좋진 않았다. 그저 평범한 성장영화랄까. 그래서 이 영화를 딱히 보고 싶은 생각은 없었는데, 같이 극장에 간 분이 <고양이를 부탁해>를 만든 감독이예요, 하며 보고 싶어했다.

별로 기대를 안 했기 때문에, 그런대로 볼만 했다고나 할까.

역시 볼거리는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젊은이들의 모습. 현란하고 먼진 묘기들이 젊음을 드러낸다고 하면 오버일까? 계속 넘어지고 쓰러지면서도 환장해서 타는 이들의 모습이 가장 볼만한 것. 그 속에서 젊음의 막막함과 허탈함, 앞이 보이지 않음을 발견한 감독의 눈이 흥미롭다.

그런데, 중간중간 어이없는 설정, 부모님이 사업 때문에 (부돈가? 제대로 나오진 않는다.) 고등학생인 아들 혼자 한국에 두고 외국으로 피신하는 것이나, 맘대로 학교에 안가거나, 다시 학교에 돌아가서 평소대로 공부한다는 것.  좀 말도 안 되는 설정이었지만, 설정을 위한 설정이라 눈 감아 주어야 했다.

나머지는 그런 대로 젊은이들의 열정을 드러낸 것 같긴 하다. 하지만 딱히, 인상적이진 않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영화가 끝나면서 <한 번의 성공을 위해 수 십번 쓰러지는 젊은이들에게 바칩니다> 의 문구였다. 그 문장의 울림이 컸던건, 아마도 이 영화가 그런 젊은이들의 막막함, 상처, 무력함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겠지.

썩 기억에 남을 만한 영화는 아니었다. 개인적으로는 <고양이...>보다 나았지만.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싶단 생각이 잠시 들었을 뿐. 참, 김상혁인가가 나오던데, 뺑소니 사건 때문에 그가 출현했다는 게 비밀처럼 포스터엔 뚜렷이 안 나왔던 듯...^^;;

내 생각엔 감독이 여전히 성장에 깊이 경도되어 있는 듯 하다. 그리고 젊음의 막막함에. 나도 그 길 위에 서 있긴 하지만, 영화와는 좀 다른 것 같다. 약간 공감이 되면서도 뭔가 빠진 것 같다. 그게 뭘까? 뭐랄까, 너무 착한 영화다. 뭐랄까, 내가 느끼는 젊음은 더 공허하고 더 처절하고 더 치열한 것 같다. 

영화에 대해 안 좋은 말만 한 것 같다. 이 영화의 장점도 물론 있다. 성장을 너무 억지스럽게 이끌어내지 않는다는 점. 자연스럽게, 그리고 성장한 것 같지 않게 그 과정을 통과하도록 배려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캐스팅은 굿 캐스팅이었다. 천정명이던가? 아주 괜찮은 캐랙터. 이 영화의 큰 수확은, 천정명의 발견이었다. 반면, 김강우의 역할인 모기는 사적으로 내가 썩 좋아하지 않는 캐랙터긴 했지만, 자신의 캐랙터를 잘 소화했다. 너무 후까시 잡는 역할..^^;;  실제의 모습과 비슷하다나...여자도 나름대로 괜찮았던 것 같다.

 

H's 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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