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술사’, 몰카에 들킨 사랑의 진실
[스타뉴스 2005-05-13 08:00]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정상흔 기자] 나올 데 나오고 들어갈 데 들어간 잘 빠진 미녀 같은 한 편의 영화가 5월 관객을 혹할 듯 싶다. ‘연애술사’(감독 천세환)는 군살없이 깔끔하고 상큼한 분위기를 가진 연인 같은 로맨틱코미디 영화다.

‘연애술사’는 치고 빠지는 데 노련하고 날렵한 연애를 닮았다. 웃길 때 확실히 웃겨주면서도 가라앉아야 할 때는 확실히 가라앉아, 연애의 쓴맛을 본 관객으로서는 동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한마디로 감정의 착지 지점이 상당히 정확한 셈.

도시를 연애의 독무대로 자부하는 마술사 지훈(연정훈)은 천하에 둘도 없는 바람둥이. 새로 눈맞은 치과의사 현주(오윤아)와 모텔에서 절정에 달할 무렵, 옛 애인 희원(박진희)과의 섹스 장면이 인터넷에 퍼졌다는 얘기를 듣고 아연실색한다.

이 뉴스를 전해들은 미술교사 희원 역시 전전긍긍하지만 여자는 역시 위기에 강하다. 이내 마음을 다잡아 먹고 지훈을 설득해 범인 색출을 위해 모텔 순례에 나서면서, 이들의 꺼졌던 사랑의 불씨는 어느새 다시 불붙게 된다. 몰카에 걸린 '실수' 때문에 서로의 진심과 실체를 확인하게 되는 것.

몰카에 찍힌 사랑의 흔적이 남에게는 웃음거리이자 구경감이지만 당사자에게는 사랑의 재확인도구가 된다는 아이러니. 게다가 몰카 범행이 벌어진 여관이 몰카를 보기에 가장 안전한 요새라는 이중적 함의 또한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우리, 진도 너무 빠른 것 아냐?" "빨리 나가야 예습도 하고 복습도 하지" 등 척척 달라붙는 대사의 감칠맛도 빼놓으면 섭하다.

그러나 약점도 있다. ‘마술처럼 거짓인 줄 알면서도 사랑을 믿고, 마술이 끝나고 다음 공연을 준비하듯 사랑은 또 온다’며 사랑을 일종의 유희로 여기던 연애술사 지훈이 갑자기 진지해져 가는 과정은 아무래도 미약하다.


하지만 영화는 전체적으로 잘 빠졌다.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등을 두루 거친 새내기 감독의 저력 덕분일까. 데뷔작이라는 사실이 좀체 믿어지지 않는다. 20일 개봉. 15세 관람가. persona@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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