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클리오 > 나이

30대 초반의 나이가 많다고 생각해본 적은 한번도 없다. 주변의 다른 이들은 여자의 전성기여서 어느 자리에 가나 기뻐해주는 20대가 지났다고 자기 나이를 말하지 않으려 하는 경우도 많이 봤으나, 그리고 어려보이려 앞머리를 자르고 애들같은 스타일의 옷을 입고 아줌마라는 말을 들으면 바르르 떠는 경우도 봤으나. 다행히 나는 한해한해 지나면서 얻게되는 여유로움과 성숙, 안정이 무척 소중하고 행복해서 아직도 불안할 것이 분명한 20대 중반 여자애들에게, 너희들 이런 기쁨 모르지, 30대가 되면 인생 끝날 줄 알았지? 하며 여유롭게 웃음지을 수 있는 한해한해를 가져오고 있다. 물론 누군가는 현 상황에 내가 만족해서 그렇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런데 가끔 나이에 헉 소리가 날 때가 있다. 내가 직장에 그대로 머물러있었으면 나는 아직도 스스로 어리고 많은 것을 시작하고 완성은 어차피 40대 이후에야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련만. 난데없이 공부를 시작한 지금은 훌륭한 책들을 저자가 몇 살에 썼는지를 알고 나면 무척 기가 죽는다. 물론 그들은 천재이거나 상황을 잘 만났을 수도 있지만. 긴즈부르그는 '베난단티와 마녀의 밤의 전투'를 26세에 썼고, 내가 최근 읽으려는 책 '동맹 속의 섹스'를 지은 캐서린 문은 64년 생이라 안심했더니, 그 기념비적인 책을 무려 10년 전에 썼다고 한다.

굳이 다급해할 필요는 없겠지만. 이런 일을 볼 때마다 이제 뭔가 해야 할 나이가 되었군. 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뭔가를 열심히 하면서 기본을 쌓느라고 미루고 있으면 모르지만, 늘 아직 뭔가를 만들기에 너무 어리다는 생각으로 느슨한 생활로 일관하고 있는 것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런데 왜, 자극은 받는데, 작심삼일인거지? ^^;; 공부를 계속 하는 사람들이 30대에 뭔가 만들어내야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인 듯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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