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클리오 > '금발이 너무해'를 보고 - 교육, 선입견, 법률드라마

 

 

 

 

오랜만에 주말내내 집에서 쉬면서 갖은 비디오와 만화, 티비 프로를 섭렵했는데 그중 하나가 영화 채널에서 본 '금발이 너무해'.(제목이 왜 이런 식인지는 모르겠다..) 사실 이 영화는 이전에 봤었지만 다시 봐도 역시 주인공도 예쁘고.. 하여간. 음에 비디오를 빌려볼 때는 뻔히 그렇고그런 로맨틱코메이겠거니 했는데. 생각보다 보고나서 느낌이 좋았다.

이 영화의 줄거리에서 가장 특징적이었던 것은, 온통 부유하고 자기치장에만 힘쓰던 여학생이 잠시 공부하고도 하버드 법대에 진학할 수 있는 개방적(!)인 학교제도였다. 또한 이렇게 좋은 대학에 들어가면, 우리나라에서는 영어나 한문 등을 중고등학교에서 미리 공부해놓지 않았다면 다른 학생들을 따라가지 못했을텐데, 자신의 노력(물론 고생스러웠지만 자신의 미모 가꾸기는 버리지 않는다.)만으로 충분히 우등생이 되어 졸업하는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드라마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의 첫번째 부분에서도 하버드 로스쿨이 나온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만든 모든 법정 드라마는 어려운 용어를 동원하고 그럴 듯한 증거를 만들어내서 정말 근접하기 힘든 법조계의 분위기를 만드는데 비해. 이 영화에서 주인공도 법정에서 승소하는데, 자신의 장기(!)를 발휘해 파마를 하고 샤워를 했다는 위증을 발견해내서 승리하는 것이다. 오히려 이런 것이 한편으로는 법적인 마인드를 갖추고 법률을 가깝게 만드는데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는 예쁜 여자들이 승리하는 세상에 별로 살아본 적이 없는 행운을 가졌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피해의식이 별로 심하지 않은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대학시절 강의시간에 예쁘고 참하게 꾸민 미모의 여학생이 교수님 바로 앞에서 초롱초롱 눈뜨고 있는 것만으로  이름이 불려지고 A+를 보장받는 것에 대해서는 불만이었다. 이 여학생이 노력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라, 남들과 똑같은 노력을 하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었다. 일명 후광효과. 그래서 이쁜 것들은 다 똑같애, 혹은 남자는 다 똑같애.. 하는 투덜거림을 조금 가지고 있었는데. 오히려 이것도 하나의 선입견이었는지, 이 영화의 주인공은 '내가 노력해서 이루어낸 결과라고 생각했더니, 다들 내 외모만 보고 있었어'라는 지점에서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  외모지상주의 사회에서는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것인가보다.

(외모가 아니더라도 선입견이나 편견은 벗어나기 힘들다. 내가 있는 공간에서 밤에 학교에 있는 사람은 일단 공부열심히 하는 사람으로 생각되는 경향이 있다. 한 선배가 일본 애니메이션에 취미가 있는 '다운의 여왕'이었다. 당연히 아무도 없는 밤이 학교의 인터넷이 빨라지니 그 선배가 공부를 하나도 하지 않고 밤에 학교에 있었던 것은 당연. 몇 번인가 밤에 이 선배와 마주친 학구적인 교수님은 드디어 공부를 굉장히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고. 옆에서 그런 것이 아니라고 우회적으로 말해도 그 인상은 절대 바뀌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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