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쑥 > 3월의 책

        '내 영혼이 따듯했던 날들'

이 책은 오래 된 친구같은 책이다. 막 결혼했을 때 시누이한테 소개를 받았는데, 그 땐 고려원에서 '작은나무야 작은 나무야'로 출판이 된 상태였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이 책을 하도 사랑하게 되는 바람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나눠 주느라 동네 서점에 계속 한 두권씩을 주문을 해서 동네 서점 아저씨와 친구가 되었을 정도다.

 잠깐 옆길로..어쨌든 나에겐 '작은 나무야 작은 나무야'판본은 없다. 사츠키가 중학교 들어가면서 나도 청소년 권장도서 목록으로 시야를 돌리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읽은 책들 가운데 중학생이 읽으면 좋은 책이 뭐가 있을까 하고 궁리하다가 이 책을 일순위에 놓고, 나부터 다시 읽었다.

역시나 잔잔하면서 가슴 뭉클한 감동이 밀려왔다. 십수년전의 내가 어떻게 이런 심오한^^ 책을 읽고 감동을 받았을까 생각하니 나도 감동 부분에선 철이 일찍 들었나보다. 보기엔 그리 두껍지 않지만 글자가 작은 편이라 빨리 읽히지 않았다. 또 느리게 읽으려고 작정을 하고 읽어서 한 사나흘에 걸쳐서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읽었다.

이 책은 중학교 신입생이 읽기엔 좀 인생의 무게가 많이 담긴 책이다. 주인공의 5세에서 10세때까지의 이야기이니 사실은 초등학생이 읽어도 감동 받을 수 있겠지만, 역사나 종교나 인간의 본질을 다루는 주제에 좀 더 접근하려면 중3정도에 읽으면 더 확실한 감동을 받을 수 있겠다.

어쨋든 사츠키에게로 넘겼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읽으라는 말과 함께. 요즘 사츠키는 3월의 그 바쁜 일상 가운데 베르나르 베르베르에게 빠져 있다. 아버지들의 아버지를 읽더니 뇌를 다 읽고 지금은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읽고 있다. 뭘 제대로 이해나 하나 싶은데, 재밌다고 읽으니 그 또한 지켜 보는 낙이 크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이 책은 내가 중학생 용으로 두 번째로 선택했다. 이 책 역시 2-3년 전에 읽었던 책인데, 사츠키의 행동양식에 변화를 줄까하고 다시 한 번 읽었다. 내가 요즘 생각하고 있는 것은 '생각 끊기'인데, 이 책은 '생각끊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 말을 다른 말로 바꾸면 '행동하기'이다. 생각을 자꾸하게 되면 번민이 생기고 갈등도 생기고 무기력해진다. 모든 것이 허무하고 헛되다. 그래서 나는 생각을 끊고 행동을 하는 것이 나의 만병통치약이라는 것을 안다. 해서 나 같은 사람에겐 아주 필요한 책이다.

뒷 부분에 개개인의 상황에 적용한 토론 내용이 있어, 아이들과 읽고 토론하기에도 좋겠다. 빨리 읽혀서 좋고, 진지한 내용을 가볍게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도 좋다.

이 책의 용도는 기업의 신입사원 필독도서였으리라.하지만 요즘은 학교도 기업이나 마찬가지의 개념으로 적응해야 하는 곳이니 아이들 정신무장용으로 그리고 남탓하기를 즐기는 우울질의 비관주의자들에게 권한다.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이책을 읽으니 세상 어느 귀퉁이에 참 열심히 사는 사람의 모습을 본 것 같은 느낌이었다. 작가의 목소리가 그냥 귀에 들리듯 다가왔는데, 읽으면서 그냥 이 작가..아주 절친한 누군가이의 죽음을 목격했구나..그랬다. 참 열심히 썼구나 그런 느낌도 전해져 왔다.

후기를 읽으니 어떤 아이의 죽음을 전해들은 것이라고 그리고 그렇게 슬픔과 안타까움이 밀려왔다고 하니 그 아이가 죽어서 이 글로 태어났나고 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인지 작중인물들은 아주 쿨하게 그려져 있는데, 작가가 작중인물들을 소설을 통해서 표현할 때는 좀 덜 쿨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에서 작중인물의 감정보다 작가의 감정이 읽힌다는 건 내 독법의 문제이기도 할 것이다. 그 부분에선 내가 자신이 없어서 생략..

이 글이 가지는 리얼리티의 무게로 보건데, 중2에서 중3으로 넘어가는 요즘 아이들은 나보다 정신연령이 높은 것 같다. 특별한 '사건'의 눈으로 비쳐지는 소년과 소녀의 일상을 넘보다.

  

강마을에 한 번 와볼라요?

 

과거로부터 온 이야기다.  옛날을 이야기하지만 옛날이야기처럼 상징으로 스며들지 않아도 보다 표면적인 곳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흔들어 준다. 있는 그대로 즐겁고, 내면화 또한 가시적이라는 점에서 시원한 느낌이었다. 도시의 아이건 시골의 아이건 요즘 아이들의 삶은 크게 다르지 않아, 지금 시골엔 성실이도 성실어매 같은 인물들은 없지만 우리네 삶이 녹아 든 성실 어매의 육성은 그래서 더 징하게 들렸는지도 모르겠다.


때 묻을 겨를이 없어서 본성이 환히 드러나 보이는 듯한 삶. 어른이지 않아도 되는 순박함이 그대로 있어서 신났다. 어린아이가 읽으면 그냥 재미있는 이야기요, 고학년이나 어른들이 읽는다면 새마을 운동 농촌지도소 참전용사 일제시대 같은 단어들이 그 때 그 삶속에 박혔던 과거를 되돌아 보게 한다.


한 가지, 이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딸이나 아들에게 들려주는 목소리인데 마지막 부분에 가서 화자를 가르키는 말로 할미라는 말이 나와서 생뚱맞은 느낌이었단 야그.

 

  그래, 멋진 직업을 찾고 말테야!

새학기가 되면 늘 하는 일이 가정환경조사서를 쓰는 일이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큰 애 작은 애 것을 써야 했고, 어쩌다 조카가 쓰는 것 까지 들여다 보게 되어서 정말 지겹고 또 지겨워서 죽는 줄 알았다. 학년마다 이 일을 계속 해야 하는 것인지..한 번 작성한 것을 학년이 바뀔 때 그대로 옮기고 바뀐것만 고치면 안되는 것인지, 정말 비 효율적인란 생각이 든다. 뜯어 고치고 싶은 일 중의 하나.

 

이 걸 쓰다 보면 장래희망란이 꼭 있게 마련인데, 아이들이 구체적으로 장래희망을 생각하기에 환경이 지나치게 단순하단 생각을 했다. 직접 자극 받을 1차환경에서 거기서 거기인 직업군들만 대하다 보면 그 너머의 세계는 역시 책이나 비디오자료 등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직업'으로 검색해서 찾아 읽은 책이다.

 

역시 미국~느낌이 나는 책이었다. 발랄한 감수성과 도시적인 발상. '직업'이란 화두로 작은 에피소드를 엮어 재미있는 이야기 한 편을 맹글었다. 주인공이 13살이니 만큼 4, 5학년 겨울 방학 시작하기 전에 읽히면 여러모로 적당할 것 같다.

 

1,2장의 내용이 번역이 서툰 것인지, 내용을 많이 축약한 것인지, 내용 연결이 매끄럽지 않은 것이 흠이다. 책 내용과 뒷 표지의 소개문이 다른 것도 거슬린다.

 

  그의 특별한 독서법

 

사츠키 학교 권장 도서 목록에  집에 있으면서도 안 읽은 몇 권의 책이 눈에 띄였다.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 "희망", "뇌"..등인데 이 참에 읽어보려 한다.

 

바람 웅웅대는 소리 성가셔서 아픈 몸이 잠이 들지도 못한 날. 시름시름 고난고난  흐물대는 육신이 읽기에 부끄러울 정도의 에너자이틱한 삶이 이 안에 있었다. 이  한 권이 하나의 저술은 아니고 다독가가 책을 주제로 쓴 잡문과 인터뷰 글 따위가 묶여진 책이어서 무거운 표지 느낌에 비해 가볍게 술술 읽혔다.  부제를 붙인다면 천재의 독서일기 쯤이 될까.

 

중학생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 중학생들은 어떤 시각으로 읽을까를 줄곧 염두에 두면서 읽었는데, 중학생들에겐 그닥 권장하고 싶진 않다. 교사가 어떤 한 부분을 발췌하거나 해서 같이 읽고 이야기 나누고 효율적인 독서법, 책을 읽는 기본적인 시선(나와 세계에 대한)을 주제를 생각해 보면 좋겠다.

 

이 책은 특별한 저널리스트의 특별한 독서법이다.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리며 읽어야 머리가 덜 아프다. 굳이 중학생들이 이 책의 전문을 읽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목적의식을 가지고 깊이 읽기를 하는, 일을 하면 본때 있게 하는 전문성 같은 '태도' 는 본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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