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마냐 > '달콤한 인생'- 느와르란 거...

"아, 정말 김지운감독, 물이 올랐어. 최근 본 국내 영화 중 최고야. 주윤발 이후 이런 느와르 봤어?"
옆지기는 영화 자막 올라가기 무섭게...감탄을 늘어놓았다. 정말 감동받은 눈치다. 그런데, 극장을 빠져나가는 엘리베이터 안. "어머, 대체 뭐하자는 거야", "지루해", "좀 그렇지?" ...
"아니, 느와르 보면서 뭔 스토리를 그렇게 따질려구 해. 흥. 뭐, 마지막에 이병헌이 신민아를 생각하는게 설득력 약하다구? 마지막 회상 장면 봐. 자기도 깨달은거야. 사랑 때문이었다는 걸...음악도 '올드보이'보다는 쪼금 못하지만 정말 근사해. 당장 OST 사야지. 총성의 울림 하나도 얼마나 실감나, 정말 김지운감독 대단해...."
이어지는 옆지기의 궁시렁. 자신의 감동에 찬물을 끼얹는 다른 관객들이 못마땅한게 분명했다. 그래서 난 찬물 별로 안 끼얹었다. ^^;
나는 이병헌이 좀 덜 잘생기게...아니 좀 못생기게 나와서 쪼금 서운했다. 미소가 없어 아쉬웠는데, 양조위 분위기가 좀 나는 거 같아 신기했다. 암튼 김영철이 내뿜는 포스에 만족했고, '김지운표 때깔', 역시 이름값 하는군 싶어서 다행이었다. 에릭의 역할은 좀 생뚱맞았지만, 역시 귀여운 녀석 쓸데없이 활개치는 걸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고, 좋아하는 배우 황정민의 물오른 연기에 반가웠다.
'남자 영화' 보면서, 이 정도 남자 품평은 해줘야 예의가 아닐까. 느와르란, 원래 단순무식과격한 남자들의 유치한 전쟁놀이같은 거 아니던가. 거기에다 감놔라 콩놔라 하는 것도 우습다.
이병헌의 와이셔츠 깃에 묻은 핏방울 흔적이 바뀌었다는 둥, 옥의 티 찾는 것도 의미없을테고, 저 난리를 치는데, 왜 경찰이 안 오느냐는 건, '영화의 법칙'을 무시한걸테고, 어차피 '슈퍼걸'이 아니라면 느와르의 양념처럼 등장하는 여주인공의 연기가 어떻다는 둥 하는 것도 역시 비판을 위한 비판이 될 수도 있을 터.
이병헌의 첫 액션 장면은 매끄럽고 후까시조차 괜찮았으며, 불각목 액션장면도 나름 얘기 됐으며, 나중의 웨스턴 총질은 어이없지만, 그럭저럭 스토리상 한큐에 마무리는 했으니...감독도 신경 많이 쓴게다..ㅋㅋㅋ
어쩌면, 주윤발 영화보다 더 진화된 형태의 느와르를 국산, not 홍콩산이란 이유로 조금 폄하했을 수도 있을테고, 어쩌면 아닐 수도 있겠지. 아무래도 느와르 보는 눈이 내겐 없는 거 같다. 어쨌든 스타일리스트 감독의 영화를 보는 건, 미리 기대치를 정해놓고 가게 되는게 사실. 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