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군 님 | 2004-09-15 | 책내용    책상태
문학을 전공으로 하는 사람인지라 나름대로 책을 많이 읽었다고 자부했다. 또한 문학에만 갇히지 않기 위해서 매달 영화도 봤고 연극도 봤으며 길거리 공연도 자주 관람했다. 그런 내가 한순간에 무너져버렸다.

이제까지 내가 쌓아온 것이 참 부질없게 느껴지는 그런 무너짐이었다. 그렇다. 명백한 무너짐이었다. <아 유 해피?>는 내게 그렇게 다가왔다. 그러나 나쁘지 않은 무너짐이다. 언젠가 그런 문예사조를 배운 적이 있었다. 살기 위해 악착같이 일상에 집착하는 평범한 사람의 모습이 어떤 예술작품보다 더 아름답다는 것이었다.

나는 비로소 그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것이 사실임을 느꼈다. <아 유 해피?>는 그렇다. 어떤 영화나 연극보다 더 진한 삶의 향기가 묻어 있으며 베스트셀러 문학작품보다도 더 강렬한 뜨거움이 있다.

50명의 사람들, 어쩌면 내 주위에 있을지도 모르는 그 사람들의 솔직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리라. 월급은 2퍼센트 올랐지만 행복은 200퍼센트 올랐다는 사회복지사 이경국씨의 글을 읽을 때 내가 느낀 그 훈훈한 감정! 삐삐를 매개로 한 유쾌한 결혼사연을 털어 놓은 정명희씨의 글을 읽을 때 내가 느낀 그 유쾌한 감정! 비 오는 날 얻은 순두부 이야기를 소개 한 최형식씨의 글을 읽을 때 내가 느낀 기분 좋은 따스한 감정!

진실했다. 그 감정은 진실했고, 그래서 난 그 동안 숱하게 책을 읽으면서도 한번도 하지 않았던 ‘짓’까지 하게 됐다. 글쓴이들의 메일주소가 나왔기에, 그것을 통해 고맙다는 인사를 메일로나마 보냈던 것이다.

고맙습니다, 라는 말을 하게 만든 <아 유 해피?>. 너무나 고맙다. 살아가는 것이 따뜻한 것이라는 것을 느껴서 고맙고, 그 일들이 영화나 책 속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내 곁에서 존재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해줘서 고맙고, 앞으로도 인터넷으로 이들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고맙다.

책을 읽으면 보통 “좋다”, “나쁘다”, “읽을 만 하다”, “별로다” 따위로 감정을 정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아 유 해피?>는 다르다. “당신은 행복합니까?”라고 묻는 질문에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하게 하는 것, 그것이 다르고 그것이 이 책만이 만들 수 있는 매력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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