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
폴 오스터 지음, 김경식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7월
평점 :
절판


개인 적인 취향이지만 난 소설을 즐기는 편은 아니다. 그러나 기분전환도 할겸 머리도 식힐겸 한달에 두어권은 찾아 들게 되는건 사실이다. 폴 오스터의 모든 책들을 오래전에 사 두었다가 몇권의 그의 소설을 읽다가 반복되는 테마와 작가만의 궤도가 답답하다고 느껴져 더는 그의 책을 읽지 않고 방치하다가 며칠전에 머리도 식힐겸 읽을만한 소설을 찾다가 오래전에 사두었던 폴 오스터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원작은 매우 짧은 단편이다. 아주 매력적인 단편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영화 [스모크]는 당시 영화계에선 시끌시끌하던 영화였기에 기분전환으로 읽기에 딱 어울릴거라고 생각 했다. 그리고 보너스로 얻은 듯한 유쾌한 기분이 들게 하는 [블루 인 더 페이스]까지 있으니 내가 읽으려는 의도에 딱 맞아 떨어 졌다.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에서 폴 오스터가 이야기 하고자 했던 뉘앙스들이 영화 [스모크]에서 세밀화로 바뀌어 재연되고 그리고 [블루 인 더 페이스] 에서는 '오기 렌'이라는 인물의 세계와 블루클린의 매력이 담긴 앞의 두 작품과는 전혀 다른 색깔로 완성되었다는 점이 참 흥미로웠다.

내가 가장 흥미로웠던 작품은 [블루 인 더 페이스]였다. 그 작품은 [스모크]의 후속작도 아니였고 완전한 독립적인 작품이였다. 앞의 두 작품에서 비추어지던 '오기 렌'이란 인물이 가지는 묘한 인간적 매력과 앞의 두 작품에선 인위적인 스토리가 만들어져 있다면 [블루 인 더 페이스]에서는 배우들의 즉흥연기와 폴 오스터의 그동안의 개인적인 이미지 수집들이 선을 보인 아주 매력적인 작품이 탄생을 하게 했고 책으로 읽으면서 상상하기에 부족한 부분은 제작과정을 일기처럼 상세하게 적어둔 폴 오스터의 설명으로 인해 전혀 아쉬움 없이 내 머릿속에 완전한 작품의 영화로 재연되었다.

책이 가지는 상상력의 세계를 오랜만에 느낀 기분도 나쁘지 않았다. 세 작품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이미지는 바로 오기 렌이 작품중에 근사하게 내뱉는 말 '내일 또 내일 또 내일. 시간은 하찮은 듯한 걸음걸이로 기어 간다' 라는 말에서 모든 의미들이 통합되고 세 작품의 코드가 되기도 한다고 본다.

아주 일상적인 블루클린의 시가가게에서의 오기 렌이란 인물이 그려내는 이미지들과 오기 렌이 하고 있는 작업. 매일 아침 8시에 사거리 모퉁이를 찍는 그의 일...수많은 같은 장소의 사진안에 매일매일 하루하루들이 던지는 환경적인 요소와 사진안에 담기는 인물들의 반복 또는 상실...그리고 그 사진들을 보는 독자 혹은 관객에게 던지는 오기 렌의 한마디. '내일 또 내일 또 내일. 시간은 하찮은 듯한 걸음걸이로 기어간다'...그 안에 폴 오스터와 영화감독 웨인 왕의 모든 메시지도 담기는 것이다.

우리네 사는 것이ㅡ우리들이 느끼는 하루가 가지는 무게가 그리고 그걸 인식 하든 하지 못하든 흘러가는 시간안에 우리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영화이고 시나리오이고 단편 소설인 것이다.

폴 오스터가 좋아하는 일상의 연속과 우연적인 사건 배치들은 여전히 이 작품에도 보이지만 다른 소설들에 비하면 이 작품은 아주 매력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시나리오가 가지는 매력 또한 한 몫을 한것 같다. 아무튼 결과적으로 기분전환은 확실하게 한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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