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바람구두 > 러브레터 - “후지이 이츠키”의 마지막 편지



 


 


 


 


 


 


 


영화 <러브 레터>
“후지이 이츠키”의 마지막 편지


안녕하세요, 와타나베 히로코 씨!

우리 아버지는 감기가 도져서 돌아가셨습니다. 그건 중학교 3학년의 정월이었습니다. 정월이 되자 장례식 하랴 뭐하랴, 집안이 온통 난리였죠. 장례식이 끝나자 이번엔 엄마가 과로로 드러누워 버려, 덕분에 전 신학기가 시작됐어도, 당분간은 학교를 나가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의 일입니다. 내가 장을 보고 돌아가니, 현관 앞에 누가 서 있었어요. 누굴까 하고 보니 그 애였어요. 그런데 그 애도 절 보고 놀라는 게 아니겠어요. 뭐 하는 거야? 라고 물어보니 그 앤, 너야말로 어째서 지금 이 시간에 있냐고 물어봤죠. 그리고 서로 동시에 학교는? 이라고 질문해 버리는 바람에 어색한 순간이 있었던 게 기억나요. 그래서 무슨 일인가하고 보니깐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돌려주라는 것. 분명히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의 3권 째인가 4권 째인가 일거예요.
중학교 도서관에 있다한들, 아무도 건드리지 않을 책이지만, 그건 접어두고 어째서 그 책을 내가 돌려줘야 하냐고 전 따졌죠. 그러니깐 그 앤 자기가 돌려줄 수 없기에 부탁하는 거라는 거였어요. 왜? 라고 물어봐도 이유를 말하지 않는 거예요. 어쨌든 부탁한다고 억지로 책을 맡기고 그 앤 돌아가 버렸어요. 그 진상을 알게 된 건, 1주일 후에 겨우 학교에 간 날 아침때였어요.
교실에 들어가니 그 애 책상 위에 꽃병이 놓여져 있었어요. 하마터먼 심장이 멎을 뻔 했죠. 그런데 그건 그냥 남자애들의 장난이었어요. 반 친구들한테 물어보니 그 앤 갑자기 전학가 버렸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책을 돌려줄 수 없었구나 하고 혼자서 생각했었죠. 그런 후에 제가 무슨 짓을 했다고 생각해요?
"이런 장난 싫어!"라고 말하고 그 애 책상 위의 꽃병을 쳐서 깨 버렸어요. 갑자기 교실이 물 끼얹은 듯이 조용해지고, 반 애들 시선이 저에게 집중됐어요. 지금 생각해 봐도 왜 그런 짓을 했는지 잘 모르겠네요. 그래도, 분명히 뭔가에 화가 나 있었어요. 뭐에 화났는지 잘 생각나지 않지만, 혹시 그 때 자신도 잘 알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전 혼자 도서관에 갔었죠. 그 애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말하면 좀 과장일까? 어쨌든, 약속한 책만큼은 분명히 도서관에 반납했죠. 이것이 우리들의 마지막 에피소드입니다. 그리고, 제가 해 줄 수 있는 이야기도 이게 끝입니다.

후지이 이츠키



* 음악은 영화 "러브 레터"의 엔딩 장면에서 흐르던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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