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 대한 화두는 우리가 사는동안 계속될 수 밖에 없다. 선택하지 않았지만 태어났고 태어난 이상 나는 뭔가를 끊임없이 선택하고 버리면서 살고 있으니까. 자연스럽게 이뤄진 가족들과의 생활을 잘 버티어(?) 낸다면 사회생활에 대한 작은 연습을 한 것처럼 사회생활 역시 잘 해나갈 것이라 추측하곤 한다. 가정은 역시 작은 사회의 모형이란 말은 거부할 수 없는 진실이다. 인간관계의 기본, 최소의 단위인 가정에서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은 자연스럽게 내가 선택한 사회로 이어진다. 일종의 후천적 자폐아라고 할 수 있는 히키고모리 성향의 히데키 가족은 부모와 여동생, 지극히 일반적인 현대의 핵가족이다. 히데키로 인해 겪는 고통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가족들은 자신들의 지난날과 미래에 대해서 고민한다. 마음의 병을 갖고 있는 히데키로 인해 나머지 가족들은 고통을 받기도 하지만, 그로 인해 결국 가족들은 자신의 길을 각자 모색하게 된다. 결과는 평화로운 가족의 모습을 만들었지만 그들은 함께 살지는 않는다. 각자 자신이 선택한 길을 가지만 그들이 함께 모이면 우리 가족이야 라고 말 하는 아버지의 말은 씁쓸하면서도 들떠 있었다. 가족이라고 해서 굳이 한 곳에 어울려 사는 것만을 고집해야 하는 시대는 이제 낡은 사고로 간주되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가족을 운운하며 서로에게 의지하려는 우리의 가부장적인 권위주의나 시대와 불응하고 있는 유교문화. 그 모두를 집어던질 수 있다면, 한 사람의 개인의 삶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책 한권으로 세상이 바뀌진 않겠지만, 책 한권으로 세상이 바뀌어야 한다는 희망적 제안은 잊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