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에게는 두가지 언어가 존재하고 있다. 사투리와 표준어.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사투리로 소설 한편을 만들어내는 그는 손놀림이 빠른 목수 같다. 게다가 양념처럼 재치와 익살, 기지가 넘치는 정통 요리사 같기도 하다. 짧은 소설들 안에는 소설의 전개과정이 순차적으로 나열된다. 발단이 시작되면 전개가 드러나고 절정에 오른뒤 결말을 낸다. 그리고 훌쩍 한편의 소설은 끝이난다. 이솝 우화를 익는 것처럼 우화에서 볼 수 있는 교훈과 사회 비판적인 풍자도 있다. 그의 다양한 사고와 어휘는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걸까.. 남성적인 힘을 갖고 있는 작가의 손끝은 박력있다.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옆에서 조곤조곤 얘기해주는 것도 같고, 사춘기 시절 친구들에게 어떤 얘기를 들려주기 위해 연습장에 볼펜으로 그림을 그려가듯 지껄였던 얘기들처럼 소소한, 그러나 흥미로운 얘기들로 가득하다. 소설과의 거리를 좁혀서 자신의 이야기인듯 풀어내다가도 그는 금새 낯설게 하기를 시도한다. 만약 작가가 영어 문법책이 있듯 소설의 문법이란 책을 저술한다면 아주 다양한 공식과 해법들이 있을 듯 싶지만, 그 얘기들의 공통점은 재밌고 깔끔하게가 통용될 것 같다. 만약 버스를 타고 장거리 여행을 하며 그의 책을 읽고 있다면, 정거장에 한번씩 버스가 정차할 때 마다 그의 소설은 한편씩 끝이날 것이다. 아주 쉽게 써내려간 듯한 소설이지만 결코 가볍거나 경망스럽지 않아 읽고 나서도 한번 더 들여다보게 하는 성석제의 필력은 이제 경지에 오른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