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 > 시작은 'one'
The Beatles - 1 (One)
비틀즈(The Beatles) 노래 / 이엠아이(EMI) / 2000년 11월
평점 :
품절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십일년 전이다. 나는 열한살 무렵에 비틀즈를 접하게 되었는데,그것은 유난히 감수성이 풍부했던 두 살 위의 언니 덕분이었다. 어느 날이던가 언니는 테이프 하나를 사들고 와서는 온종일 카세트 앞을 지키고 앉아 노래를 들었다. 나는 언니와 한 방을 썼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 노래를 같이 들어야 했다. 그렇게 몇 달이고,테이프가 다 늘어져서 더이상 못듣게 될 때까지 우리는 비틀즈를 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아마도 그 테이프는 비틀즈의 인기곡만 모아놓은,흔히들 말하는 '리어카' 테이프였던 것 같다.

'나도 비틀즈를 한 번 들어볼까?' 했다가도 엄청난 종류의 앨범들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비틀즈의 정규 앨범만해도 13장이고,싱글 앨범도 따로 있는가하면,Anthology 앨범이 3장,각종 편집 앨범까지 합치면 덜컥 겁부터 나는 숫자가 된다. 'The Beatles Collection'에 의하면 비틀즈는 총 280 곡을 발표했다. 그 중에서도 귀에 익은 몇 곡을 꼽을 수는 있겠지만,비틀즈에 관해선 문외한인 사람에게는 그것 마저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빨간 표지가 인상적인 'One'은 비틀즈의 노래 중에서도 차트정상에 올랐던 곡들만을 모아둔 음반이다. 모두 27곡이 실려있는 이 'One'은,비틀즈의 컴필레이션 음반으로는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나 역시 비틀즈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이 앨범을 권하고 싶다. 비틀즈를 가장 가까이 접할 수 있는 앨범이다.

만일 십일년 전에 이 음반이 나왔더라면,나의 언니 역시 '리어카' 테이프 대신에 'One'을 사들고 왔으리라. 지금도 어느 레코드 가게에서 비틀즈의 음반을 뒤적이는 또다른 열세살 소녀가 있으리라 상상해본다. 음반을 사들고 흡족한 얼굴로 집에 돌아와서는 두 살 아래의 여동생의 불평을 묵살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리듬을 맞추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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