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운전면허증도 없다. 서울에서 운전을 하고 다니다간 온전한 정신을 유지할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냥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다니기로 작정한 것이다. 뭐... 나중에 운이 좋아서 기사 딸린 자가용을 타고다니게 된다면 모를까 말이다. 그리고... 솔직히... 걷는게 가장 좋다.그런데 가끔 차를 몰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결정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가 안 잡힐 때나, 아니면 누군가 너무 보고 싶을 때, 혹은 잠이 안 오는 밤에, 혹은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날... 그런 날은 그냥 운전을 할 줄 알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운전 법규도 안 지키고 총알택시처럼 스피드를 즐기고 싶어서 그런게 아니라, 뭐랄까? 앞만 보고 열심히 운전을 하면 적어도 그 시간만은 그 일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적어도 그 시간만은 차 안이라는 공간과 그 공간에 흐르는 시간이 오롯이 내 것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말이다.굳이 내가 이렇게 장황하게 이야기를 한 이유는... 이루마의 이 앨범을 들으면서 문득 운전을 하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기 때문이다.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땅거미 지는 저녁 나절이라면 안성맞춤일 것 같다. 그런 날 이 앨범을 들으면서 운전을 하면 좋겠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내 상상 속에 있는 하나의 이미지일 뿐이다. 솔직히 서울의 도로 환경 속에서... 그 시간대에 막히지 않고 차가 가주길 바라는 건 무리니까. 암튼... 그런 날 들으면 너무 좋을 것 같다.개인적으로는 샤콘느가 참 좋았다. 들으면서 주루룩 눈물이 흘렀다. 정결한 눈물. 다음으로 좋았던 곡은 Kiss The Rain이다. 그놈의 산성비 때문에 비를 안 맞아본 적도 오래됐지만... 가끔은 비오는 길을 마구 달리고 싶다. 하긴... 그런 객기(?)를 부리기엔 내 나이가 너무 많기는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