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작가란다. 돈을 모으겠다는 엄청난 집념으로 동시에 방송 일을 세 개나 했단다. 1억을 모으는 기간동안 영양실조로 다래끼를 달고 살았고 친구들에게 옷을 얻어입고 후배에게 밥 얻어먹으면서 살았단다. 하루 네 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고 정 졸릴때는 방송국 화장실 변기에 앉아서 벽에 머리를 기대고 졸았단다. 그러다 엄마의 전화를 받고 울기도 했단다. 돈만 생기면 백화점을 순례하던 쇼핑퀸이 그렇게 3여년의 시간을 보냈단다. 그 결과 이 독한(?) 여자는 2년 10개월만에 1억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모았고 그 이야기를 하기 위해 책을 썼단다..
사실 직장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돈은 벌고 있는데 이상하게 통장을 보면 딱히 모이는 돈은 없고 그렇다고 내가 사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내가 명품을 사재끼는 것도 아니고 고급 레스토랑에 가서 비싼 밥을 척척 사먹지도 않는다. 그런데 왜 나는 돈을 모으지 못할까?? 나 역시 돈을 벌기 시작한지 1년 반정도 되었지만 모은 돈은 없다. 나와 주변의 내 친구들을 봤을 때 다들 비슷비슷한 것 같다. 처음에는 집에서 다니니까 생활비 걱정 없겠다, 비싼 메이커에 미쳐있는 성격도 아니니 크게 돈 쓸 일도 없겠다, 남자친구 없으니 데이트 비용도 필요없겠다, 해서 돈을 많이 모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참 이상한 일이다. 도대체 왜, 왜 그럴까.
나도 작가처럼 한꺼번에 세네가지의 일을 할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직업이 교육공무원인 이유로 그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내가 작가처럼 저돌적으로 돈을 모을 수 있는 타입도 아니다. 책도 사봐야하고 영화도 봐야 하고 친구도 만나야 한다. (안다. 이런 식으로 하기 때문에 돈을 모으지 못한다는 사실을) 가끔기분이 울적할 땐 맥주도 한 잔씩 해야하고 지나다가 이쁜 옷을 보면 하나씩 사서 모으는 재미도 있다. 아.. 이런 식으로 하다가 언제쯤 돈을 모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이게 내 사는 재미인 것을 어쩌겠는가. .
어떻게 하면 돈을 모을 수 있을까, 하는 뚜렷한 명제를 가지고 이 책 읽기에 돌입했지만 나의 결론은 역시 "돈을 모으긴 모으되 인간답게 모으자"하는 것이었다. 작가는 야무친 목적을 가지고 돈을 모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내가 보기에 작가의 목적 또한 단순히 "돈을 모아보자"는 것에 지나지 않으니, 나같이 우유부단한 아이는 그런 목적으로는 결코 돈을 모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책을 읽고 깨달은 바, 과감히 카드 한장은 취소하고 다른 한 장은 집에 고이 모셔두었으니, 절반쯤은 성공한 것이 아닐까?
분명 사치하는 삶은 죄악이지만 적당히 내 삶을 즐기며 사는 것 또한 중요한 것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나는 월급의 반을 적금으로 넣고 있으니, 이 정도면 알뜰한거 아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