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플라시보 > 할랑하고 할랑하니 할랑하여라...

책값: 8,000(책의 두께에 비해 다소 심하게 비쌉니다. 그래도 하드커버와 그림도 있어서 용서합니다.) 지은이: 팀 버튼(영화감독 그 팀 버튼 맞습니다.) 옮긴이: 윤태영(별로 유명한 책을 번역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책의 내용이 내용인지라 번역은 아무래도 상관없지 않나 싶습니다.) 출판사 : 새터

이 책은 제가 알라딘에서 올해 초에 구입한 책입니다. 원래 팀 버튼 감독의 영화를 미친 듯이 좋아하는 저로서는 굳이 서점에 가서 확인을 하지 않아도 왠지 구입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산 것입니다. 뭐 결론부터 말하자면 구입한걸 후회하지는 않지만 너무 비싼 가격과 얇은 책에 약간의 배신감은 느껴집니다. 책은 모두 125페이지 가량이며 크기도 아주 작습니다.

책은 그림 절반 그리고 글 절반으로 이뤄져 있는데 예고하건데 팀 버튼식의 유머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구입하는 것을 한번쯤 고려 해 보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글과 그림 모두 팀 버튼이 쓰고 그렸으며 그림에서 그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인 <크리스마스 악몽>을 떠올려 보는 것도 솔찮은 재미입니다.

그림과 글은 이보다 더 할랑한 편집은 없다의 정수를 보여주겠다는 듯 아주 야무지게 널널한 배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손목에 관절이 약한 사람들은 책장을 너무 빨리 그리고 자주 넘겨야함에 짜증이 좀 날 수도 있을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절대로 철학적인 혹은 문학적인 무언가를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로 저는 이 책의 앞장과 뒷장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앞장: 8천원 짜리를 인터넷 서점에서 6천 4백원에 구입해서 기분 좋다 히오후 4시 30분
뒷장: 10분만에 다 읽을 수 있는 책이 세상에는 몇 권이나 존재할것인가? 오후 4시 40분
이걸 보면 두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첫째 인터넷 서점에서 사면 1,600원 가량 절약할 수 있다. 둘째 이 책을 읽는데는 약 10분이 소요된다.(활자 해독에 장애가 있는 사람이나 속독법으로 읽는 이들에게는 다소 시간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책을 읽으며 반나절쯤 뒹굴거리며 시간을 보내볼까? 라는 생각으로는 이 책을 선택해서는 곤란합니다. 뒹굴거릴 틈도 없이 책이 다 끝나버리는 황당함을 경험하게 될 테니까요.

이 책은 정말 한마디로 뭐라고 소개하기가 곤란합니다. 지금 제가 쓴 내용이 어쩌면 책의 내용보다 조금 많을 수도 있을까봐 걱정이 되는군요. 이 책은 팀 버튼의 거의 모든 영화를 다 보고 나서 그의 팬이 된 다음에 읽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을 먼저 보고 그의 영화에 흥미를 느끼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팀 버튼 식의 한없이 우울하고도 유쾌한 농담 같은 책입니다. (정말 너무 빨리 읽어서 설마 내가 방금 책 한 권을 다 읽었을라구...에이 농담 말어...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플라시보의 스무자 평: 팀 버튼의 광팬에게는 반가운 그러나 그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좀 우울한 책.
*읽으며 함께 하면 좋은 음식 : 드롭스 한알, 혹은 껌 한 개 이유-드롭스가 다 녹을 때까지 또는 껌의 단물이 빠질 때를 맞춰 책을 다 읽지 못했다면 시력이나 활자해독 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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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수검객 2004-10-26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굴소년의 우울한 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