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영화와 좋은 책을 보거나 읽었을때의 일주일..그 기분은 상당한 짜릿함을 남긴다.내 나름으론 이번주도 그 한주에 포함될듯 하다.
1.세가지 책
삼인삼색,,각각의 개성이 뚜렷했던 책들을 읽었다.첫번째책 13계단은 사실 집어들면 덜컥 겁부터 나게 마련..살인자들의 섬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무수한 추천릴레이가 벌어지지 않았다면 오늘말고 다음에로 미룰만한 책이었다.이건 나의 책읽는 속도의 영향이 큰탓이다.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사형제도라는 문제를 가져다 이렇게 볼수 있고,저렇게 볼수 있는 시각을 키워주는 친절함에 탄복할것이다.또한 속도면에서 놀랬던게 추리소설의 기본뼈대라 할수 있는 재미+스피드의 법칙을 이렇게 잘 구현해낼수가 없었다.마지막 미야베 미유키의 말마따나 이 작가는 이 소설로 만들어진 영화를 보고 실망감을 나타냈다는데,,이 책을 보면 작가의 그런 생각이 들만하다는 느낌에 동의하게 된다.그만큼 뛰어난 구성을 보이고 있는책.이사카 코타로의 소설은 군대에서 처음 접했다.그 유명한 사신 치바부터,종말의 바보를 읽고,그의 초기작 칠드런을 읽게 됐다.이게 웬걸..공중그네의 이라부같은 인물이 이 소설에 등장한다.바로 진나이라는 인물..초지일관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는 독불장군같은 엉뚱함이 엿보이지만,모든 사건의 해결은 진나이로부터 끝을 맺는다.게다가 그의 연주나 노래를 한번 들어보고 싶을 정도로 음악적으로 뛰어난 존재이니,,이거 참 재주많은 캐릭터다.그렇게 네번째엔(삼인삼색의 두번째책) 러시 라이프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개성있는 캐릭터의 옴니버스식 이야기..참 흡입력강한 소설이 아닐수 없다.간단히 도둑,화가,부부,실업자 이들 사이의 매개체로 등장하는 늙은개..에셔의 그림이 이 퍼즐을 풀어주고 이해력또한 높여준다.참 영화같은 흐름을 가진 소설..세번째는 책으로 만나본게 아니고 인터넷 만화다 보니 인터넷을 이용해 읽어내려간 책이다.티비엔에서 드라마로도 나오던데..위대한 캣츠비라는 만화.강도하,강풀(강풀의 본명이 강도하던데..).그래서 난 처음에 이 책 나올때 강풀이 낸 만화인줄 알았다.그런데 강도하라는 또 한명의 인터넷 작가가 있었던것.게다가 3부작까지 이어갈 정도로 이미 짜여진 틀을 가지고 있는 작가였다.그의 첫번째 이야기.위대한 캣츠비는 사랑이다..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짐이 있고,새로운 사랑이 찾아오고,또 그 사랑엔 여러 감정들이 휩싸여지고,결코 잊을수 없는 선명한 기억들이 있다..대학 졸업후 친구하숙집에 머물고 있는 백수 캣츠비,자신의 연인이었던 캣츠비 대신 부잣집에 시집가는 페르수,과외수업으로 수입을 얻는 자칭 캣츠비 마누라 하운두,같은 c급으로 만나 사랑을 속삭이는 수..이 네사람의 얽히고 설킨 사랑이야기다..그냥도 아닌 가슴아픈,가슴시린 이야기..절대 안심하지 말것..이 이야기는 처음 예상했던 것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다(이건 내가 읽으면서 그랬단 거다.)
2.세가지 영화
다세포 소녀-b급 달궁의 인터넷 만화로 유명한 다세포 소녀..영화로 나오기전 드라마로 접한적이 있었는데..드라마 만든분께 죄송하게도 눈이 괴로울 정도의 유치함이 엿보였다.그나마 영화라면 다르지 않을까?일말의 기대감을 갖고 본 다세포 소녀..음,,내 느낌은 약간 비정상 고교의 축제열기 가득한 환영회를 본 기분이랄까..참으로 현실과 동떨어진 학생들..이상한 수업방식.알수 없는 그들의 사고방식..그러나 이 영화를 보는데 있어 굳이 현실과 동일시시켜야 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만화적인 상상력이 들어간 캐릭터들의 세계라 치면 이해할수도 있는 부분.솔직히 아무리 이상하게 보려고 해도 두눈박이로 분한 이은성은 매력적으로 보일수밖에 없는 캐릭터가 아닌가..게다가 한가지 마음에 든 부분이라면 노래방 배경화면에 자막처리한 장면..신선했다..
타인의 삶-이 영화하면 오래전 읽은 마태우스님 리뷰가 떠오른다.극장에서 뒷사람이 훼방을 놓아도 재밌었다던 그 영화 아니던가..이 영화는 시대상황-도청-로맨스-비극-감동 어쨌든 여러가지 감정이 솟구치게 만드는 효과를 낳는다.변해가는 비즐러를 보며 나또한 저런 딱딱한 사람은 아니었나 생각해보게 되고,,감동도 받고 싶고 감동도 주는 사람이고 싶다는 느낌을 가지게 만든다.
두 얼굴의 여친-웃음이 보장되는 봉태규..드라마로 한창 연기에 물이 올라있는 려원이 만난 영화답게 이 영화엔 로맨틱 코미디로 손색이 없다..별달리 쓸말은 없고 폭력적인 하니의 모습이 꼭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을 닮지 않았나 싶다..이 영화는 려원의 연기가 앞으로도 더 늘지 않을까 싶은 내공의 영화였다는 내 나름의 느낌이다..
3.오늘,오전과 오후의 일부를 말끔히 해치운 영화
9시 20분..단성사의 첫상영으로 끊고 싶었는데 여차저차 시간이 안맞았다..그래서 결국 10시 50분에 맞춰 보게 됐다..주말의 오전 극장가라 그런가.아님 이 영화가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모으는 증거인가.하여튼 주위로 꽤 많은 사람들이 자리에 앉았다.물론 지금 보려는 영화는 색계..이 영화를 조금이나마 빨리 보려고 왜 이리 분주한 마음이 들었던지..제 2차 세계대전.전쟁이 만연한 상하이..홍콩으로 흘러들어가 그들은 그들만의 저항을 시작한다.바로 연극을 통해 중국인의 정신을 고취시키는것.그러나 이런 연극보다 친일파의 핵심인물 한명을 제거하는게 더 낫다고 생각하는 항일파 연극부.결국 왕치아즈(탕웨이)는 막부인으로 양조위에게 접근..암살계획을 시도한다..(여기서부터 스포일러가 될수 있음)첫번째는 실패..각자 상처를 간직한채 가장 큰 상처를 입은 왕치아즈는 상하이로 돌아가 흐지부지한 학업을 이어간다.3년이 지나,왕치아즈에게 그녀가 연극부에 들게 만들고,이일을 하는데 있어 가장 큰 원동력이라 할수 있는 광위민이 못다한 일을 끝맺자고 한다.그렇게 다시 막부인으로 접근..다시 만나게 된 그들...양조위는 그동안 꼼꼼 숨겨두었던 경계를 점차 풀게 되고,,이 영화에서 개봉전부터 강조하던 그 무삭제씬과 조우하게 된다.처음엔 약간 새디스트의 면모를 보이는 처음의 정사,관계가 거듭될수록 뱀의 또아리처럼 그들을 옭아매는 전투적인 정사씬이 이어진다.몸을 던져 마음을 얻은 왕치아즈..이제 그녀에겐 마지막 실행만이 남겨진셈..이제 그녀또한 양조위를 사랑하게 되는데..결과는? 모두 극장에서 확인합시다..어쨌튼 이 영화를 볼때 주의할점..화장실을 가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수도 있으니 최대한 몸속을 비우자.나같은 경우 소변이 급해서 갈까 하다가,,그래도 지독한 마음가짐으로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2시간 37분..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니까 반드시 콜라같은 음료를 들고가서 먹거나 하는건 나 이 영화 제대로 안볼테요 하는 자세란걸 알아두어야겠다..결론은 색계..길다면 긴 상영시간에도 불구하고 재밌었다는거.만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