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누주드, 열살 이혼녀>를 리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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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누주드, 열살 이혼녀
누주드 무함마드 알리.델핀 미누이 지음, 문은실 옮김 / 바다출판사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아직 어린 나이. 아랍의 조혼 제도, 그 모든 것이 낯선 내게 들려온 10살 이혼녀.
10살이면 우리 나라로 치면 초등 3학년, 그 아이가 무얼 안다고 결혼을 하고 또 이혼까지 이어지는 삶의 질곡을 겪었단 것인지. 가만 초입으로 들어가면, 누주드의 아빠가 실직한 일이 나오고 인신매매의 희생이라 불리는 오빠의 실종과 그 후 노동자가 된 모습도 나온다. 또한 지독한 가난도 보이고. 예전 우리가 겪었던 그 가난이 불러온 입 하나 줄이기란 말도 나오고. 여기에 아랍 국가가 가진 일부 다처제의 모습이 더해져 누주드의 결혼이 관습처럼 익숙해져 있다.
물론 아빠는 서른이 더 된 사위에게 1년간 누주드의 자유를 이야기 했다지만, 그도 그렇게 강압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성인이 되어서도 겪기 어려운 결혼으로 10살 어린 나이에 누주드는 유부녀가 된다. 그런데 관습처럼, 당연한 것으로 교육받았던 순종하는 여성상이 누주드에게서 반란으로 변해버렸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드리우며 판사를 찾아가 이혼하고 싶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모습부터 말이다. 물론 처음 누주드를 만나 이혼 이야기를 들은 판사들은 놀라움을 금치못하고, 어찌 결혼과 이혼이 이 나이 아이의 입에서 나온다는 건가 싶어하지만, 사실이었고, 이를 위해 노력하면서 이야기가 현실로 돌아온다.
관습의 무서움이 보여지기도 한다. 순종하는 여성, 어쩜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요구되고 있는 그 관습적 미덕이 한 사람의 인생을 얼마나 심하게 망가뜨릴 수 있는지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기도 하다. 또한 아랍의 나라에서 아직도 이뤄지고 있는 이러한 조혼. 남녀 문제로 바라보기보단 사회 문제로 바라보는 시선 넓히기가 필요하기도 하고, 가만 다른 나라 이야기려니 하고 방관하기엔 누주드의 삶이 너무 슬프다.
딸을 가진 엄마라선지, 이야기를 들어가면서 깊은 한숨도 나오고, 어떻게 아빠가 딸을 그렇게 팔듯 결혼시킬 수있을까 싶은 화도 올라오고, 예전 신문에서 기사로 접했던 기억에 그동안 그 일에 무관심해있었던 나도 미안하고 그랬던 맘으로 읽었다.
한번쯤 자신의 삶을 스스로 지켜나가며 10살 어린 나이에 관습적 조혼과 무조건 순종이란 억울함을 벗어버리고, 이혼이란 거대한 태풍같은 사건을 성사시킨 누주드의 삶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