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이한 이야기, 그리고 그 반전이 흥미롭다

<기담 수집가>를 리뷰해주세요

기담 수집가
오타 다다시 지음, 김해용 옮김 / 레드박스 / 2009년 7월

기이한 이야기는 우리 남편이 좋아하는 일본 영화였다. 드라마였던가? 암튼 그래 같이 보면서 일본이란 나라를, 그들이 즐기는 기담을 맛보았던 기억이 있다. 그랬기에 단순히 일본식 기담들을 모아 놓은 책이려니 했다. 
물론 시작은 그렇다. 기이한 이야기를 수집한다는 에비스의 광고를 보고 찾아온 이들이 쏟아 놓은 기이한 이야기들 말이다. 물론 이들은 저마다 실화임을 강조한다. 이야기를 다 들은 에비스는 항상 자기가 꼭 듣고 싶었던 기담이라며 이들의 경험에 박수를 보내고 그들에게 사례를 하려하지만, 결국 냉철한 히사카는그런 그를 말린다. 
하나하나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허점을 찾아내고, 오히려 명탐정 홈즈에서 느낄 수 있는 기발한 추리력과 과학적 근거로 기담을 쏟아 냈던 이들이 미처 몰랐던 살인의 증거를, 망상을 만들어낸 기술을, 그리고 저마다 기이한 현상이라고 느꼈던 허상을 찾아준다. 
그래선지 이책은 처음 읽을때는 에비스처럼 이야기에 동요되고 가끔 소름끼쳐하고 신기한 느낌을 받는다. 그러다 히사키가 등장하는 순간, 이마를 치며, "아!~' 하는 경탄을 쏟아낸다. 이는 이야기를 만들어낸 그의 추리력이 정확하기 때문이고, 미처 그런 것을 추리해 내지 못한 내 무지에 대한 반성어린 탄성일 수 있다. 
아무튼, 이 책, 정말 한번 잡으면 잠을 쫓아내고, 끝까지 독자를 읽을 수밖에 없게 만드는 기이한 책임에는 틀림없다. 기이한 이야기와 추리를 하나로 잡을 수 있어 너무 재미있다. 강추다.

불교의 지혜를 이야기로 들어요

안도현 시인이 들려주는 불교 동화 2 - 똥으로 무장한 멧돼지 ㅣ 안도현 시인이 들려주는 불교 동화 2
안도현 지음, 임양 그림 / 파랑새 / 2009년 7월

어찌보면 이책은 전래동화를 모아놓은 듯 싶다.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그리운 이야기들 말이다. 
첫 시작 이야기는 우리에게 웃음을 주는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에 놀란 토끼였다. 
공상에 빠진 토끼가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에 놀라 땅이 무너진다고
도망가고 나비 효과처럼 모든 동물들을 공포에 도망가게 하는.
물론 여기서 지혜로운 사자의 모습을 보게 되고, 진실을 알게 되는 이야기.
아마 무엇이든 차분히 생각하라는 불교적 지혜를 우화를 통해
알려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또한 이어서 나오는 지혜로운 개와 어리석은 임금이나 유리집 속의 승냥이를
잡는 법 등의 이야기도 서둘러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말라는 가르침을
배우게 된다.
이후 자신을 버리러 떠나는 아들이 숲에서 길을 잃을까 솔잎을 가는 길에
뿌리는 엄마의 사랑을 보여준 이야기나 어머니를 가르친 아들 이야긴
지금 자꾸만 사라져가는 어른 공경을 생각하게끔 만들어주는 사랑 이야기들이다.
가만 보니 이 책은 처음 시작을 지혜로 그리고 마지막 주제를 어리석음으로 하고 있다 
아마도 그것은 불교에서 진정 말하는 기다림의 지혜와 어리석음의 차이를 
간단한 우화와 이야기로 아이들에게 그리고 그 책을 함께 읽는 부모님에게
알려주고 싶은 작가의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이 책은 한번 정도 아이들이 알았으면 하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기에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아기 고양이 키티... 해피엔딩이라 좋아요

WHAT 왓? 28 야생고양이는 왜 고향으로 돌아올까? ㅣ WHAT왓? 시튼동물기편 6
어니스트 톰슨 시튼 지음, 김순남 그림, 함영연 글 / 왓스쿨(What School) / 2009년 11월

아이들에게 시튼 동물기는 곤충을 관찰한 파브르의 곤충기와 더불어 꼭 읽어야하는 책이 아닐까 싶다. 다양한 동물들을 만나고 그들의 습성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관찰력만 키우게 지루하지도 않다. 동물이 주인공이 되어 그 동물의 삶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고 할까. 
이번에 만난 시튼 동물기의 주인공은 야생고양이 키티였다. 처음 시작은 예전 재미있게 보았던 만화 엄마잃은 삼 만리가 생각나게 했다. 아기 고양이 키티가 먹이를 찾아 떠난 엄마를 기다리는 이야기. 하지만 키티의 엄마는 먹이를 구하다 배에 올라타고 배에서 내리기도 전에 배가 출발하여 키티와 이별하게 되는 슬픔.
그러면서 이 책은 많은 배고픔과 시간을 보낸 후 아기 고양이에서 엄마를 잃고 스스로 성장하는 키티의 성장 동화이기도 하고 야생 도둑 고양이에서 순종 명문 귀족 로열 애널러스턴이 되는 신분의 극상승을 경험하기도 하는 등 키티의 삶의 질곡이 흥미롭다.
그러면서  동물을 두고 야심으로 거짓을 만드는 인간의 욕심도 보이고, 잽처럼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도 만날 수 있기도 하다. 물론 인간과 똑같은 고양이의 모성도 보이고, 가만 책 읽는 독자가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안심할 수 있게 해피앤딩으로 끝나는 키티의 평화로운 모습도 보기 좋았던 책이다.
초등 저학년부터 쉽게 만날 수 있는 시튼동물기이기에 쉽게 초등학생들에게 읽기를 권하게 되는 책이었다.

씩씩한 그녀의 이야기

<그건, 사랑이었네>를 리뷰해주세요

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9년 7월

한비야. 참 유명한 사람이다. 그러나 나는 그녀를 모른다.  

세인들을 통해 유명한 책을 쓴 사람 정도로 알고 있다고 할까. 아님 어깨너머로 들은 이야기로 자기만의 세계가 확실한 사람이라고 할까.  그녀를 만나기 전, 우리 남편처럼 자아가 강하기 때문에 주위에 사람이 없을거란 선입견과 대상 없는 시기를 하기도 했었다.

그러던 참에 그녀가 자기를 고백한 글이 있어 만났다. 처음엔 조금 자기 만족적인 그녀의 표현에 살짝 당황했다.  이름부터 자기의 삶에 이르기까지 모두모두 조금 호들갑스러운 표현들.

하지만 곧 이어 그래 이게 그녀의 모습 그대로이고, 맞아. 바로 그래서 그녀를 사랑하는 거고, 그녀도 이런 사랑을 받을 충분한 자격이 있는 거 맞지. 참 행복한 사람이네. 하며 고개를 끄덕여 그녀를 만나기에 익숙해져갔다.  

산을 좋아한다지만 지독할 만큼 좋아하고, 자기를 지독하게 좋아하고, 또 많은 오지를 다녀도 그 곳에 배고픔을 느끼고. 결단력도 있고. 그러면서 한편 나처럼 노후도 걱정하는 평범함도 있고. 그래서 낯설지 않았고 그래서 책을 읽었음에도 함께 그녀의 사랑 느끼기에 동참하기 쉬웠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산을 좋하는 그녀의 모습 중 해외 출장 후 곧바로 산으로 향한다는 거. 혼자사는 친구에게 느꼈던 부러움 중 하나가 산이든 어디든 맘껏 가는 모습이었는데. 어쩜 한비야씨도 내 부러움을 자극하는지. 그러면서 와~ 시차 적응을 산에서 한다니 얼마나 멋지냐 가슴뛰게 부럽고 따라하고 싶었던 모습이다.  

아마 이런 모습. 열정적인 모습을 지녔기에 그녀를 사랑하게 되나보다. 그리고 그녀도 이런 내 사랑을 느끼는 구나... 그렇게 우린 동감하게 되는구나 하면서 즐겁고 가볍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

사서에게 배우는 그들의 세상...

<쉿, 조용히!>를 리뷰해주세요

쉿, 조용히! - 풋내기 사서의 좌충우돌 도서관 일기
스콧 더글러스 지음, 박수연 옮김 / 부키 / 2009년 6월

가끔 도서관에 가면 그 속 가득 채워져 있는 책들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다. 그리고 바쁜듯 싶지만 그처럼 많은 책들을 맘껏볼 수 있는 사서의 모습이 부럽기도 했다. 처음 저자가 시작한 말처럼 사서들에게 책에 대해 물어보면 모든 것을 알려주고, 또 가끔은 원하는 내용에 걸맞는 책을 추천해주기도 하는 것을 보면서 참 사서란 직업을 가진 사람은 많은 책들을 읽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그 많은 책을 다 읽은 것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쉿! 조용히를 읽다보면 다양한 사서의 삶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도서관이 나름 지역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말이다. 다소 다른 나라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에 우리 나라의 도서관과 현실이 조금은 다른 면도 있지만, 그래도 그들이 지향하는 것은 모두 비슷하리라 싶다.  

이야기는 평범하다. 일상적이랄까. 그냥 도서관에서 도우미로 시작해 사서가 된 이의 인생이 담긴 책이다. 그런데 그 이야기 속에 지은이는 사서들의 역사, 도서관의 역사, 그리고 책과 그 일을 하는 이들의 삶의 진화를 조근조근 들려준다. 그리고 가끔 팁처럼 소근소근 코너를 마련, 다소 책의 주 테마인 도서관과 사서들의 이야기와 관련이 없음직한 이야기도 해 준다.  

마치 수다를 떨다가 가끔 삼천포로 빠지듯말이다. 그래도 소근소근 들려주는 이야기도 상식적이며 팝콘의 역사처럼 재미나기도 하다. 제목이 쉿! 조용히인 것이 도서관에서 우리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인듯 싶어서겠거니 싶었는데. 막상 읽다보니 쉿 조용히 할 이야기지만 결국은 소근소근거리는 수다처럼 자꾸만 도서관과 사서들의 삶을 이야기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책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