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옆에 있을 듯 의지를 했던 부모님. 아무래도 나이가 들면서 항상 곁에 계시는 부모님의 부재를 가끔, 아주 가끔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노인들의 요양병원이 집 근처에 있는 탓에 파키슨 병도 알게 되었는데 이 책도 처음 시작은 어머니에 대한 딸의 작은 발견에서 시작된다. 걸음거리가 느려지고 몸도 구부정해지고 어기적거리는 모습을 보게 된다고 할까. 넘어져도 골절의 위험이 있고, 골절도 잘 해결되지 않으며 세월이 주는 병, 허리요통처럼 다가오는 파키슨 병, 항상 곁에 있는 것이 아니라 떨어져 살면서 엄마를 조금 더 신경쓰지 못했다고 자책하기엔 파키슨 병은 그 어떤 해결책도 없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어쩜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에서 보았듯이 점점 기억이 사라지고 단어 조합 능력도 떨어지고 언어를 잊어가고 등등이 시간이 어머니를 다시금 태아적, 태고적으로 돌려놓는 과정이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래서 현대 의학으로도 병명은 알아도그 병을 고칠 방법을 찾지 못함이 아닐까 싶다. 물론 다시 태어나기 전으로 돌아가는 어머니를 바라보고 있어야만 하는 딸도 그 주변도 안타깝기만 하다. 파키슨병인 어머니를 돌보는 시력을 잃어가는 딸, 그리고 스스로의 건강 챙기기에서 힘겨운 아버지의 병간호. 이 책은 함께 하면서 내내 파키슨 병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그러면서 파키슨 병에 대한 많은 정보도 슬그머니 주고 있음이 눈에 띄었다. 가족이란 단어도 함께 말이다. 가끔 시간을 거꾸로 돌리며 다시 어려지고 있는 어머니의 모습, 그렇게 그렇게 어려지다 나중엔 생명의 시작에서 그 전까지로 어려져버리고 .... 그렇다면 언젠간 다시 태어나는 과정으로 돌아오시지 않을까 싶은데.. 잔물결같은 감동 하나를 가질 수 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