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미제라블 1 더클래식 세계문학 컬렉션 (한글판) 26
빅토르 위고 지음, 베스트트랜스 옮김 / 더클래식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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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모두 출세를 바란다. 자기희생과 봉사에 몸바친 성자는험하기까지 하다. 성자는 피할 수 없는 가난과 막힌 출셋길, 그리고 자기희생을 다른 이들에게까지 전파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런면모를 피하려 든다. 비브뉘 예하가 고독한 이유는 바로 그것이었다. 우리는 어두운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성공이란 부패의 골짜기에서 한방울 한 방울 떨어져 내릴 뿐이다. - P74

주교가 ‘당신‘이라는 말을 점잖은 목소리로 품위 있게 말할 때마다 사내의 표정은 한층 밝아졌다. 죄수에게 ‘당신‘이라는 말은 메뒤즈호의 조난자에게는 물 한컵과도 같았다. 비천한 자는 존경을 갈구했던 것이다. - P106

장발장은 유죄판결을 받았다. 올바른 문명의 시대에도 비극은 찾아온다. 바로 형벌이 인생의 파멸을 선언할 때이다. 사회로부터 분리되고고유한 정신을 지닌 인간이 재기할 수 없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순간! 그얼마나 고통스러운 순간인가! 장발장은 5년 징역형을 받고 항구의 감옥으로 옮겨졌다. - P116

이 숙명적인 사건에서 과연 그 혼자서 잘못을 저질렀던가? 첫째로 그는 좋은 일꾼이었지만 추운 겨울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 열심히 살아간 그가 빵을 갖지 못한 것을 그의 잘못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다음으로 잘못된 선택이 벌어지고 그가 자백을 했음에도 형벌이 너무 무거웠던 것은 아닌가? 그에게 내려진 형벌은 죄의 정도와 맞았던가? 형벌은 뉘우침에 너무 치우쳐 있던 것은 아닌가? 형벌이 아무리 무거운들 이미 벌어진 범죄를 무화할 수 있던가? 무거운 형벌은 사태를 악화시키고, 죄인을 희생자로 만들고, 채무자를 채권자로 만들고, 범죄를 저지른 인간을 결국 법으로 용서해 준다고 든다. 탈옥으로 형기가 늘어난 것은 어땠는가? 강자 앞에서 약자는 얼마나 무력했는가? 사회는 개인에 대해 무죄였는가? 19년마다 매일매일 죄는 늘어나지 않았는가?
그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사회는 그 안의 부조리와 무자비함을 구성원에게 떠넘길 권리가 있는가? 한낱 불쌍한 영혼을 고통과 결핍 속에 몰아넣을 권리가 있는가? 우연히 이루어진 재산 분배에서 탈락한 불쌍한사람들, 가장 동정받아 마땅한 그들을 사회가 매몰차게 대한다면 그것이 과연 정당한가?
그는 묻고 또 물었다. 그는 스스로 사회를 재판하고 유죄를 선고했다.
그는 증오심에 차올라 사회를 벌했다.
그는 자신이 겪은 가혹한 운명을 사회적 책임으로 돌렸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에 대해 가혹하게 책임을 물으리라 생각했다. 자신이 남에게해를 끼친 것과 남이 자신에게 해를 끼친 것 사이에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단정 지었다. 그리고 자신이 받은 형벌은 죄에 대한 대가였지만 불공정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무언가에 대한 적개심은 이성을 흐리게 만들고 오류를 만든다. 사람은아무 이유 없이 화를 내지는 않는다. 마음속에는 분명 그 원인이 숨어 있다. 장발장은 크나큰 분노를 느꼈다. - P121

신비로운 그 하늘이 주교의 이마 위에 떠 있었다.
한없는 투명함이었다. 하늘은 그의 내부에 있었다. 그것은 바로 그의양심이었다. - P135

"내 형제 장발장이여, 당신은 이제 악이 아니라 선에 속하는 사람입니다. 나는 당신을 위해서 당신의 영혼을 샀습니다. 나는 당신의 영혼을 음울한 곳에서 구원하여 하느님께 바칠 겁니다." - P141

"뭐가 피곤해? 일요일엔피로도 쉬러 가거든?" - P170

멍청한 것을 읽으면 멍청해질 수밖에 없다. - P203

세상에는 자기와 아무 상관없는 일에 지나치게 참견하는 사람들이 있다. 저 사람은 왜 항상 저녁에 찾아올까? 저 사람은 왜 꼭 목요일에 외출할까? 저 사람은 왜 골목길만 골라 다닐까? 저 사람은 왜 집에 도착하기전에 마차에서 내렸을까? 그 여자는 왜 편지지를 한가득 갖고 있으면서도 편지지를 사려고 할까?
그런 의문을 풀기 위해 진정 자신과 아무 상관이 없는데도 좋은 일을하고도 남을 시간과 돈을 써가면서 사서 고생을 하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있다. 그것은 단지 호기심을 위한 것으로 그 외에 다른 목적은 없다. - P230

청렴, 강직, 진지, 결백, 확신, 의무감 등은 잘못 사용되면 혐오스러워진다. 그러나 혐오스러워도 위엄은 남아 있다. 인간의 양심만이 갖는 그러한 특별한 위엄은 두려움 속에서도 의연히 존속한다. 그것들은 착오에빠질 수도 있는 하나의 결점만을 지닌 미덕이다. 흉악하기 이를 데 없는광신자의 무자비하고도 외곬으로 달리는 희열 속에는 비통하면서도 존경할 만한 광채 같은 것이 있다. 자베르는 스스로 깨닫지 못했으나, 승리를 뽐내는 모든 무지한 인간처럼 그 포악한 행복 속에서 가엾은 존재가되어 있었다. 선이 갖는 악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 드러난 그의 얼굴만큼 무섭고 또 가슴을 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 P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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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벤투라와 아홉 번째 왕국
실비아 플라스 지음, 진은영 옮김 / 창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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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우리는 목적도 불확실한 이 폭주기관차에서 뛰어 내려야 한다.

"어머니, 저 오늘 못 가겠어요. 절대로 못 가요. 아직 여행할 준비가 안 돼 있단 말이에요."
"무슨 소리니, 메리."
아버지는 딸의 말을 쾌활하게 가로막았다.
"너는 단지 과민해졌을 뿐이야. 북부여행은 고생이 아닐 거다. 그냥 기차를 타는 거야. 종점에 도착할 때까지 다른 건 걱정하지 마라. 승무원이 그다음에 어디로 가야 할지 알려줄 테니까." - P12

"맞아요, 이 노선의 종착지. 아버지는 내가 연결차편이나 뭐 그런 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하셨어요. 거기서 어디로 가야 할지는 승무원이 말해줄 거래요." - P38

"눈멀지 않았어. 귀가 먼 것도 아니고. 하지만 어쩌다 보니 기차가 더는 멈추지 않을 거라는 걸 알게되었어. 아홉 번째 왕국에 도착할 때까지 더 이상의정차는 예정에 없단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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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고 - 미군정기 윤박 교수 살해 사건에 얽힌 세 명의 여성 용의자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1
한정현 지음 / 현대문학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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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이 과하면 난잡성(?)이 된다.

쥴리아나 도쿄를 보고 앞으로 나오는 한정현 소설을 좋아하게 될 줄 알았는데... 이젠 좋아할 뻔했다고 해야겠다.

짧은 분량에 작가가 소화할 수 없는 설정을 해 놓아 소설이 너무 산만하다.
여장 남자 운서는 언론사의 기자이다. 운서는 트랜스 젠더가 되기를 원하면서 동시에 여성인 가성을 사랑하는데 이것은 마치 작가가 트렌스 젠더만으로는 신선함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생각했는지 트렌스젠더와 레즈비언을 혼합해 억지스러운 잡종을 탄생시켰다는 느낌이다.
반면 중성적인 외모를 지향하는 페미니스트이자 검안의인 가성의 정체성은 너무 전형적이고 진부하다. 페미니스트와 중성적인 이미지가 필연적이라는 논리는 언제 사라질까? 페미니즘과 여성성은 상호배타적이라는 선입견을 키우고 있는 주인공 답게 만나는 남자들마다 때리고 외도하고… 팔자가 아주 사납다.
자웅동체로 태어나 간성인 수술을 받고 현초의와 연대해 가는 호텔포엠의 사장 에리카까지 너무 다양한 성정체성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러면 정말 성‘소수’자들이 진정한 ‘소수’라고 할 수 있는 것인가.

성소수자들을 제외하더라도 등장인물들의 서사는 억지스럽게 파란만장하다. 비구니로 자라다 기생으로 팔려 마약 운반 혐의를 뒤집어 쓸 뻔하지만 가성의 도움으로 풀려난 송화는 거창한 배경설명에 비해 비중도 없다.(폭력과 역사의 부조리를 고발하기 위한 수단으로써의 소설쓰기?)
세 명의 용의자 중 하나인 ‘모던조선’ 편집장 선주혜는 윤박에게 화대를 요구 받다가 윤선자의 누명을 풀어주기 위해 죽이지도 않은 윤박을 죽였다고 자수를 한다. 현초의는 편집장 선주혜를 찾아가 윤박에게 자신의 원고를 갈취당한 사실을 고한 적이 있고, 선주혜는 원고에서 한 문장도 말하지 못하는 윤박을 압박하다 감금을 당한다. 끝내 현초의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윤박의 식모살이를 한 윤선자는 윤박이 갈취한 현초의의 원고를 대필하는 일을 해 죄책감을 느끼게 되며, 지속적인 성상납도 요구받는다.
미군정 치하에 미군을 체포할 수 없으니 죄를 주변 여성인물들에게 뒤집어씌우라고 뻔뻔하게 요구하는 형사과장이자 가성의 상사인 양준수의 첫 등장부터, 가해자를 밝히고 사실 속에 더 험한 진실을 밝혀내는 구성은 좋았다.
다만 한정현의 소설에 더 이상 퀴어들이 이용당하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성소자도, 여성도 소설과 역사적 배경에 억지로 짜맞추다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쳤다.
매력적일 수 있는 캐릭터들을 창조해 놓았지만 아무도 제대로 빛나지 못했다. 아깝다, 차용해온 역사도, 성소수자라는 소재도.

국가에 쓰임을 증명하는 것. 가성은 증명이라도 할 수 있는 명문대 남학생들의 처지가자신과는 퍽 다르다고 느꼈다. - P40

관계를 확인한다지만 친구라는 건 정말 아무런 대가도 기준도 없는 관계였다. 가성에게 그래서 친구는 더욱 어려운 존재였다. 가성은 어릴 때부터사람들이 이상할 때가 있었다. 같은 학교를 나왔다고 밥 한번 먹었다고 친구라고 이름 붙이는 사람들 말이다.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친구라는 것은 그저 자신들과 비슷하지 않은 사람들을 거른후 ‘같다고 생각되는‘ 사람들끼리 맺는 동맹처럼보였다. 일본인들은 일본인만을 친구로 생각하여조선인들을 착취하고 또 조선인들 사이에서도 자신들끼리 급을 나누고 하는 것처럼 말이다. - P108

"이곳에 만약 신이 있다면 그 신은 남자이고 좌익이거나 우익일테죠. 여성과 아이와 노인의 목숨따윈 안중에도 없겠죠. 이 조선 땅에서 저 순교같은 거 안 합니다." - P129

하지만 가성이 생각하기에 대부분의 죽음은 그 자체로 끝나지 않고 남아 있는 삶과 연결되곤 했다. 꼭 범죄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누군가를 기억하거나 애도하면 죽었어도 살아 있는것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반대로 살아 있어도 잊혀져버리면 없는 사람이나 다름없었다. 그렇기에 가성은 가끔 삶과 죽음의 경계를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죽은 이와 살아 있는 이, 누구를위로해야 하는지도 말이다. 하지만 이상했다. - P141

남성과 여성이 한 몸에 있는 것은 당연히 잘못된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에리카도, 그의 부모도에리카가 두 가지 성을 가진 것에 큰 관심을 두지않고 살아가고 있었다. 농사에 필요한 것은 아들이었기에 계속 남자아이로 키워졌을 수도 있고 후에의사에 따라 여자의 삶을 선택할 수도 있고 혹은두 가지의 성을 다 가지고 살아갔을 수도 있었다.
운서는 폭력의 가장 위험한 측면이 그거라고 생각했다. 가능성의 삭제. 에리카는 그때 그 모든 가능성을 빼앗긴 것이다.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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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마릴린 먼로라고 하자
한정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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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쥴리아나 도쿄>를 읽고 한정현의 소설을 눈여겨 보게 되었고, <소녀 연예인 이보나>를 보며 작가가 왜 이렇게 됐지 싶다가 <마고>를 통해 아주 큰 실망을 하고 결국 산 책이기 때문에 읽어 본 <나를 마릴린 먼로라고 하자>까지, 정말 한정현의 책은 더 이상이 궁금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반드시 피해야 할 책이 되었다.

한정현의 이분법적인 성대결이야말로 진정한 폭력이다. 성폭행만 폭력인가. 세상의 모든 여성들이 성폭력에 쉽게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세상의 모든 남자들이 강간을 위해 태어나는 존재는 아니다. ‘이상하게 여성들은 변화된 점이 꽤나 있는 것도 같은데 남성들은 확실히 변화하는 면이 적은 것 같고요’(376p.) 같은 편견도 서슴없이 드러내는 이 소설에서는 지연, 도영, 춘희, 의선은 물론 설영의 할머니는 공장에서 관리자에게 강간을 당하고 심지어 사격장 강사인 메이까지 선수촌에서 성폭행을 당하고 나온 사람이다.

당하고만 사는 사람들은 순결하다는 논리.

이걸 근거삼아 아주 고약한 행패를 부린다.

여성과 퀴어를 어떻게 해서든 불행으로 몰아가는 것이 한정현의 주특기이며, 세상의 모든 불행이라면 개연성 따위는 무시하고 억지로 여성의 삶에 가져와 배치해 버려야 만족하는 작가이니, 이제 이 정도 고집이 과연 여성의 아픔을 치유하는데 보탬이 되려는 것인지, 남성들의 성인지 감수성을 함양하는 데 도움이 되려는 것인지 스스로 의심해 봐야 하지 않을까.

불행만큼 한정현이 또 하나 집착하는 것이 추리소설 흉내 내기이다. 억지스러운 설정과 개연성 없는 불행에 추리소설까지 따라해 보려고 사건을 역순으로 구성해 버렸는데, 아쉽게도 추리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전개가 없다. 궁금증을 유발해서 사건의 전말을 알고 싶게 해야 하는데, 시간 순서만 꼬아놔서 독자를 혼란하게 하는 것 말고는 잘한 게 아무것도 없다.

알라딘에 중고로 1200원에 팔 수 있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사람들은 솔직한 게 좋다고 하면서도 정작 솔직한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물론 솔직하게 산다는 건 친구들의 말처럼 무언가를 가졌을 때에야 가능하니 어려운 일이긴 했다. - P11

정확히 말하자면 돈에서 오는 안정감을 갖고 싶었다. - P33

비록 누군가에게 말하진 않았어도 자신이 신바에게 불만을 그렇게 쉽게 가질 수 있었던 건 어쩌면신바가 자신보다 약자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과연 신바가 정교수에 헤테로 남성이라면 자신이 과연 곧장 그런 불만을 행동으로 드러낼 수 있었을까 설영은 스스로에게 궁금했다. - P56

그런데 말이에요, 그 산 위에서조차 약한 사람들은 그렇게 늘 아무렇게나 건드려도 된다는 식의 취급을 당했어요 - P74

신바는 확실히 일상 전시 자아와 본연의 자아가 따로 있는 사람이었다. - P79

"세츠에 상, 저는 일본에 환상을 가진 사람들이 싫어요.
외적으로 잔잔하고 평온한 사람들이 얼마나 잔인한 일을저질렀는지……… 물론 좋은 사람 많지요. 그런데 저는 가끔은… 평온할 수 있는 사람들이 갖는 면죄부 같은 게 아닌가 싶게 느껴집니다, 이 나라에서요. 그러니까, 그저 누군가의 몹쓸 짓을 못 본 척하는 데 그 평온함을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 말이에요. " - P82

뭔가 보수적인 것을 넘어서는 답답함에대해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대구라는 지명을 가져오곤 했는데 그 역시 어딘지 혐오인 줄 모르는 혐오 같은 느낌이었다. 설영은 이날 자신이 이야기에서 겉돌고 있다고 느꼈다. - P93

설영은 남자가 사용한 그 방법을 잘 알고 있었다.
피해자들끼리 서로 물어뜯게 하는 것, 권력의 최상위층이 가장 잘하는 방식이었다. 자신들은 조금도 나서지 않은 채약한 자들끼리 치고받게 해서 결국 한쪽은 죽고 한쪽은 자신에게 영원히 종속되게 만드는 가스라이팅, - P134

사람들은 자신이 혐오하는 대상을 혐오하는 존재에게 뒤집어씌운다. - P169

"연정아, 우리 업계가 그런 말을 하잖아. 성형은 원본이없어지는 거라고. 그래서 더 예민한 거라고. 근데 나는 자주생각했어. 아니, 요즘 더 자주 생각하게 됐어. 원본이라는게 사람들에게 대체 뭘까, 하고." - P182

그들은 여자들을 마릴린 먼로에 비교하면서 여자들조차 마릴린 먼로를 비난하게 만들었다. 권력자가 만들어낸, 권력 없는 사람들끼리 물어뜯는 구조, 연정이 느끼기엔 그랬다. - P184

상담실장의 어머니는 부도가 난 병원의 시술 기계를 중고로 빼돌리는 업자에게서 넘겨받아 무허가 시술을 한 셈이었다. 하지만 단속에 걸렸을 때 그 업자가 한 말은 이거였다. "나는 반성 안 해. 얼굴 뜯어고치려고 한 여자들인데, 이게 무슨 죽을병 걸린 사람을 내가 속인 거야? 어디 사람죽었어?"
마음을 죽였겠죠, 연정은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외모와 정신이 분리되어 있다는 건, 적어도 성형외과의로서는합의해주기가 힘든 말이었다. - P253

하지만 어느 날 신문에 씌어져 있던 ‘성괴‘라는 단어를 보면서 연정은 정말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다. 연정이 보기에여성들의 외모에 신경 쓰는 건 오히려 남성들 같았다. 텔레비전 예능에서 범죄를 저지르려던 사람이 여자의 얼굴을보고 도망친다는 말도 안 되는 개그를 웃어넘길 수 없던 것도 그 이유였다. - P260

"네, 그런데 다시 만난 윤설영 씨는……… 서로 사랑했던,
그리고 이지연 씨가 너무 괴로워했던 마지막 8개월의 기억이 없는 채였어요. 아무리 좋은 의도라지만 굳이 그 아픈기억을 말해줘야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는 거예요. 누군가를 기억한다는 게 가끔은 얼마나 힘든지 잘 아니까요." - P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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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노동 - 스스로 만드는 번아웃의 세계
데니스 뇌르마르크.아네르스 포그 옌센 지음, 이수영 옮김 / 자음과모음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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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노동이 판을 치지만 인간의 자기 방어 본능으로 이를 수면에 드러내기를 꺼리고, 종종 최악의 인간들은 가짜 노동이 가짜인 줄도 모르고 이를 신봉한다. 가짜 노동을 지키는 것이 생존 수단이기 때문에 가짜 노동의 필요성을 스스로 설득시키는 자기 최면에 빠지는 것이다. 이제 와서 이걸 어떻게 되돌릴 수 있을까.
아무도 읽지 않는 허위 보고서, 억지 목표 설정과 허위 절차, 면피를 위한 과도한 점검과 규제, 타성적으로 행해지는 헛짓거리들, 보고가 최우선......

책에서 또 중요한 내용은 민간 부분이 공공 부분보다 더 효율적이고 기능적으로 작동한다는 근거 없는 착각을 일깨워 주는 것, 그리고 사무직에 대한 숭배를 버리고 육체노동과 무대 앞 노동이 일종의 패자부활전이라는 관념을 버려 진짜 노동에 대한 존경을 재발견해야 한다는 것이라 생각한다.

‘해방은 우리 자신에서 시작되고 끝난다.’(357p.)

과연 나부터 실천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나도 너무 괴롭지만 또 스스로를 방어하고 있다는 데 결백하다고는 할 수 없으니까.

우리 문명의 위대한 진보, 위대한 예술 작품과 기념비적 과학 발견은 노동자들이 아닌, 여가라는 사치를 즐기는계급에서 비롯됐다. 고대로부터 문명과 교양 있는 개인을 만들어낸 것은 노동으로부터의 자유였다. - P35

그렇다면 러셀의 해답은 무엇일까? 러셀은 노동시간을 줄이는 것이 답이라고 말했다. 교육을 늘리는 것은 답이 아니라고도 했다. 그는 당시 학계가 문명과 사람들의 필요와 절연됐다고생각했다. 계속해서 러셀은, 우리의 일이 줄어들면 탐구심이 더많아지고 공부를 원하게 될 뿐만 아니라, 생계의 필요에 얽매이지 않아서 공부가 혁신적인 성격을 띠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 P36

고고학자들은 석기가 순수하게 기능적이기만 했던 건 아니라고 알려준다. 장식적인 요소도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떠오르는 의문은, 석기시대 인간은 언제 이 도구들을 꾸밀 시간이 났을까?
이는 다소 상식을 거스르는 질문 같다. 어차피 모두가 알고 있듯이 진보란, 등골 휘도록 고된 수렵채집 생활을 뒤로하고안정적인 음식 공급과 여가를 즐길 시공간을 향해 나아간 것이기때문이다.
수 세기 동안 우리는 원시인에 대해 그렇게 들어왔다. 인류가 땅을 쟁기로 갈고 문명이 발달하면서, 그리고 한참 후 산업혁명이 점화되면서 우리는 불쌍한 석기시대 인류의 혹독한 삶을 불쌍히 여기게 되었다. 서구사람들은 인류 진화를 고된 석기시대에서 오늘날 행복한 삶으로의 발전 과정으로 보았다. 더 많은 부와 자유, 여가를 가지게 된 삶 말이다. - P41

물론 석기시대에도 삶은 여러모로 힘들었다. 고질적인 폭력과 만연한 질병으로 평균수명은 30대 정도였다. 다시 말해, 힘든 노동 때문에 사람들이 죽는 것은 아니었다. 변화는 농업의 도래와 함께 시작되었다. 정착지를 이루니 땅을 더 잘 사용할 수 있고, 훨씬 많은 식구를 먹일 수 있다니 끝내주는 발상 같다. 하지만식량 생산이 늘어난다는 것은 훨씬 더 많은 힘든 노동을 의미한다. 그리고 2천 년이 지나자 새로운 농업 계급은 두 배로 일해야했다. 많은 면에서 농업은 근시안적 전략이었다. 농부의 조상들은 자기 오두막에서 입을 벌리고 기다리는 열 명의 식구들을 보면서 쟁기질이 과연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할까? - P42

새로운 발명은 원래 일을 더 쉽게 만들려는 의도였지만, 종종 온갖 종류의 새로운 절차와 새로운 형태의 감독, 그리고 새로운 직업을 요구했다. 전화 같은 연락 수단이 좋은 사례가 될 수있다. "역설적이게도 이 새로운 의사소통 기술은 빠르고 효율적으로 점점 더 많은 일거리를 가져왔다. 노동자는 이를 처리해나가며 많은 생산물을 만들었지만 동시에 더 많은 문서(청구서, 영수증, 계약서, 보고서, 손익계산서)가 생겨났고 더 많은 타자수와 통신물을 나를 더 많은 운송업자" 즉 미국에서 사무직의 초기 급증을 가져왔다. - P49

과거의 노동에 대해 살펴보면 한 가지 의미심장한 경향이되풀이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누군가 더 효율적으로 시간을 절약할 방법을 알아낼 때마다, 또 다른 누군가는 그 시간을 사용할 새로운 방식을 알아낸다는 것이다. 이런 경향을 ‘지식사회‘와 ‘지식노동자‘보다 노동시장의 변화를 더 잘 설명하는 개념은 없다. - P55

그럼에도 여전히 뭔가 좀 이상했다. 궁극적으로 이런 대학과 경영대학원 졸업생들을 위해 맞춤 제작된 많은 일자리가 특정학문의 자질과 지식이 전혀 필요하지 않았던 과거의 일자리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심지어 드러커조차 이게 문제가 될 수도 있음을 알았다. 1979년 드러커는 지적인 사람들이 지루한 업무를 맡고 나서 자신이 지나친 교육을 받았음을 깨닫게 되는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대단한 ‘지식인‘이 되리라 기대했던 자신이 일개 ‘직원‘일 뿐임을 알게 되는 것이다." - P57

다른 연구들도 비슷한 결과를 내놓았다. 예를 들어 심리학과 건축학에서 자격을 갖춘 전공자도 자신이 배운 기술을 제대로사용하는 경우가 드물다. 왜냐하면 이들이 학위를 단지 구직자를거르는 용도로 사용하는 직장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회사로서는최고의 인재를 영입해야 하기에, 교육을 적게 받은 사람도 얼마든지 잘할 수 있는 일자리임에도 굳이 더 높은 학위를 가진 사람들을 뽑으려 했다. 그리고 회사의 이런 전략에 대해 우리 사회는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 P58

여기서 요점은, 현대 노동에 대한 풍자가 새로운 현상이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농부, 어부, 대장장이, 항만 근로자라는직업에 대해 풍자적이거나 비판적인 작품을 쓴 사람은 아무도 없다. 반면에 사무직은 처음부터 통렬한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허먼 멜빌의 첫 책 『필경사 바틀비 Bartleby, the Scrirener』는 그가 『모비딕 Moby Dick』으로 유명해지기 훨씬 전인 1853년에 출판되었다. 이소설은 익살스러운 작은 소동을 다룬다. 흠 없는 이력으로 열심히 일하던 서기가 어느 날 갑자기 지시받은 일을 거부하는 이야기다. 바틀비는 어느 날부터 시키는 모든 일에 "나는 하지 않기를선호하겠습니다"라는 의아한 대답으로 일관한다. 많은 문학평론가들은 이를 업무의 부조리함에 대한 수동적 저항의 상징으로 해석했다. - P67

내가 보기엔 너무 잔인할 정도로 무의미한 노동이 분명정신 건강을 해치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묻습니다. ‘난 정말 이렇게 시간을 보내고 싶은 걸까? 내가 평생하고 싶은 일이 이건가?‘라고요." - P84

"자신의 직업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느끼는 상태에서 어떻게 노동의 존엄성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을까?" - P86

무슨 뜻이냐고? 파킨슨은 관료제의 무한한 확장 능력에대해 말한 것이다. 해양사학자이자 군대 장교로 복무했던 그는 당시 한 가지 희한한 사실에 주목했다. 대형 군함은 62척에서 20척으로, 장교 수는 31%까지 감소하는 등 함대는 줄어드는데, 기지에서 일하는 인력은 40%가 증가했고, 특히 행정팀은 78%까지급증했다. 파킨슨은 관리 조직의 규모가 줄어들어야 하는 때에오히려 관리직의 수가 점점 더 많아진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없었다. - P126

1975년의 한 연구는 여기에 꽤 단순한 원인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늘 그렇듯 인간의 본성, 즉 자기방어 때문이다. 상황이좋을 때 조직은 관리직과 실무직을 더 고용한다. 사업 주기가 바뀌고 절약해야 할 때가 오면 여분의 노동력 감축은 주로 실무직에 돌려진다. 관리직은 권력에 더 가깝고 자신을 닮은 일자리를보호하는 데 아주 능숙해서, 실무직보다 사무직이 비율상으로 더적은 감축이 이뤄진다. - P130

게다가 이런 최고위 중역들은 서로의 터무니없는 봉급을합리화하고 자기들 모두가 얼마나 유용한지 세상을 설득하는 데고도로 능숙하다. 자기 일이 얼마나 가치 있고 중요하고 어렵고꼭 필요한지 서로 맞장구치는, 아주 소수가 뿜어내는 특정 합리성 덕분이기도 하다. - P132

말하자면 모두가 언제나 끊임없이 뭔가 하고 있어야 한다는 압력에 시달린다. 그리고 그건 그 주변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 다른 동료들은 생각 못했던 어떤 아이디어에 대한 회의에 갑자기 참석해야 하거나 혹은 ‘우리 경쟁자들의 SNS 사용법에 대한분석‘을 지휘하거나, 어떤 의미 있는 일에도 사용된 적이 드문 다른 과제를 해야 하는 등 말이다. 그러다가 진짜 가치를 낳는 일이밀려들기 시작하면 아무도 그런 보고서와 분석을 다시 쳐다보지않는다. 그냥 집에 가지 않는 사람을 위한 일시적인 관심 돌리기라는 본연의 목적으로 돌아가 조용한 죽음을 맞는다. - P147

"그래서 만일 이런 유형의 직업인이 점점 더 무의미한 업무를 떠맡게 되고 의미 있는 업무를 하기 힘들어진다면, 심각한 윤리적 딜레마에 봉착할 겁니다. 온갖 스프레드시트를 채워야 하는교사는 어떨까요? 아마 교사는 시트를 채우기보다 특별히 더 돌봐줘야 하는 꼬마들에게 자기 시간을 쓰고 싶을 텐데 말이죠. 문제는 그녀가 엑셀에 제출되는 내용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겁니다. 꼬마들에게 해주는 일이 아니라." - P162

하지만 이 모든 결과에서 ‘민간부문이 더 좋은가?‘라고 질문한다면 그 답은, 공공부문이 민간 부문보다 그다지 더 나쁘지도 않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놀라워할지도 모르겠다. 공공 부문은 무능하고 비효율적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기때문이다. 또한 종종 합리적이고 지적이며 매끄럽게 돌아가는 민간 부문도 존재는 하니까 말이다. - P173

"정책을 만들어내는 대신, 우리는 각각의 모든 책임자에게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복지 환경을 만들어내는 것이바로 그들의 업무라고 말해야 합니다. 병가 규정과 스트레스 관리 방침 뒤에 숨어서 ‘뭐,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 하고 빈말만 하는 것보다 그편이 훨씬 낫습니다. 관리직은 규정 준수 능력으로 평가되어선 안 됩니다." - P207

이런 상황에 저항하려면 많은 용기가 필요하고, 그런 용기를 가진 사람은 드물다. 예를 들어 루이세는 상사들의 가짜 노동남발을 공공연히 비판하다가 하마터면 잘릴 뻔했다고 한다. 그러니 여러분도 온갖 어리석은 규칙과 문서 요구에 큰 소리로 의문을 제기하거나, 가치가 있는 일만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기 전에다른 방법은 없는지 궁리해봐야 한다. 회사를 계속 다니고 싶다면 말이다. - P211

사실 전문용어의 목적은 진짜 문제를 대체하려는 데 있다. 취재원 중 하나의 표현에 따르면, 전문용어에 유창한 사람들은 명료성을 위협으로 간주한다. - P216

조나스, 토케, 프레데리크가 지적한 가짜 노동 확산의 중요 원인 중 하나는, 과잉 교육을 받은 사람들에게 할 일을 줘야 한다는 책임 의식이었다. 감독, 안전, 경영 교육을 받은 사람은 조직내에서도 그에 대해 계속 지적할 것이다. 홍보 전공자를 양산하면 홍보 전략을 얻는다. 단 - P224

본인이 타인에게 상을 수여할 자격이 있다고 여기려면 막대하게 부풀려진 자아가 필요하다. 이 행사는 분명 과시적으로 느껴졌다. - P230

원래 참조(cc)란 20세기에 문서를 1부 더 복제해 보관하기 위해사용했던 먹물지(carbon-copy)를 뜻하는 말이다. 이제 참조는 많은여분의 이메일을 보내고 받는 상황을 의미한다. - P245

50시간 이후에는 부가가치가 하락하기 시작한다. 63시간이후에는 완전히 급락하며 생산성의 우물이 말라버린다. 노동자들이 너무 지쳐 효율성이 제로로 떨어지는 것이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주당 70시간을 일하면 그중 15시간은 완전히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보내게 된다. - P260

그로부터 오래지 않아 우리의 그런 기대를 지지해주는 이야기를 하나 더 들었다. 덴마크의 어느 선도적인 컨설팅 회사 내부의 사례다. 그 회사에서는 직원들이 수익 목표에 도달할 때마다새로운 목표가 설정되고 그에 상응하는 더 높은 임금을 줬다. 이런 종류의 컨설팅 회사는 피라미드처럼 작동한다. 바닥에서 노예처럼 시작해 힘들게 위로 올라간다. 더 높이 올라갈수록 아래쪽의 고된 노동으로부터 더 많은 이득을 취한다.
그런데 이 회사에서 처음으로 승진을 원하지 않는 컨설턴트가 생겼다. 그는 늘 벌던 것만큼만 벌길 원했다. 회사는 그런 상황에 대처한 전례가 없었다. 사실상 그는 회사의 성장에 대한 위협으로 보였다. 왜냐하면 그가 더 많은 돈을 버는 데 관심이 없기때문이다. 하지만 어쩌면 바로 이것이 우리에게 필요한지도 모른다. 전통적인 성장 패러다임을 뛰어넘을 남다른 사고와 새로운행동 방식 말이다. 노동 생활에 의미를 다시 주입할 방법인지도모른다. - P274

불신의 분위기에서는 가짜 보증이 합리적인 해답이 될 수있다. 알 방법이 없는 질문에 대답할 수 없을 때, 모든 일이 잘될거라는, 위험한 일은 없다는 억측을 만들어내서 그것에 대한 긴보고서를 쓰는 것이 답이 될 수 있다고 착각하게 한다. 그리고 이것은 가짜 노동과 마찬가지로, 지시하는 자와 수행하는 자 사이의 암묵적 동의하에 이뤄진다. - P293

2015년 옥스퍼드 대학교출판부가 펴낸 결론은 허망했다.
모든 규제와 감사가 결국 공공 부문을 더욱 높은 비용이 들고 더무능력하고 더 불만스러워하는 최종 수혜자가 늘어난 곳으로 만들었다. 다시 말하면 더 많은 규제와 인증, 성과 검토와 성과 기반계약이 공공이든 민간이든 개선됐다는 증거는 매우 찾기 어렵다. - P315

독일 철학가 헤겔과 카를 마르크스는 노동이 인간의 본성이라고 했다. 일한다는 것은 인간이 되는 것이다. 노동하지 않는것은 인간성을 실현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이것은 꼭 임금노동을 말하는 것은 아니었다. 당연히 시간제 일당 노동만을 말하는 것도 아니었다. 노동에는 자신이 탈 보트를 만들거나 자신이 먹을음식을 만드는 일도 포함된다. 노동은 처리 활동이다. - P323

다시 의미를 찾으려면 큰 그림을 봐야 한다. 회사보다 더큰 무언가를 위해 일해야 한다. 의사는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 일하지 자신의 직장인 병원을 위해 일하는 게 아니다. 변호사는 정의를 위해 일하지 자신의 법무 법인을 위해 일하는 게 아니다. 교사는 사회의 미래를 위해 일하지 특정 학교를 지키는 게 임무가아니다. 광고업계에서 일한다면 인생을 그냥 안락하게 지내는 것보다 원하는 것이 더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 P343

줄리가 했던 말이다. "결정을 내릴 용기가 없는 사람들이 온갖 종류의 문서를 요구하는 걸 수시로 보게됩니다. 특히 정부부처의공무원들이요. 그들에겐 결정을 내릴 만한 권력이 있어요. 그저보여주기가 싫을 뿐이죠. 보고서를 읽지 않는 이사회도 마찬가지예요. 회의에 가보면 토론으로 합의를 내리기보다 더 많은 보고서를 요구해요.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때도 있겠죠. 그래도 문서요구는 언제든 할 수 있으니까 하는 거예요. 회의가 끝도 없이 늘어져요. 결정 장애가 있는 상사가 그래요. 더 많은 문서를 요구하고 프로젝트팀을 구성하고 가짜 상향식절차로 직원 시간을 낭비하죠. 하루 종일 외부 자문이랑 이야기하고 직원들은 경영진이원하는 게 뭔지 추측하느라 시간을 낭비해요." - P358

이 천국으로 가는 길이 대학 학위로 포장된다는 관념을 버려야 한다. 사무직에 대한 숭배 의식을 버리고 육체노동과 무대 앞노동이 일종의 패자부활전이라는 관념을 버려야 한다. 진짜 노동에 대한 존경을 재발견해야 한다. - P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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