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자격 - 게으르고 불안정하며 늙고 의지 없는… ‘나쁜 노동자’들이 말하는 노동의 자격
희정 지음 / 갈라파고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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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부른 일반화, 근거없는 비약, 내 목소리만 소중한 이기주의, 타인의 입장에 서본적도 없으면서 쉽게 단정짓기, 세상의 모든 불행은 여성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모든 이익은 남성에게 귀결된다며 억울해 하기.

사실 요즘 시대엔 철이 지난 딱하고 안쓰러운 사고방식이긴 하다. 평등이란 건 미신적 사고가 낳은 80년대생들의 무속신앙이며, 자기 자신의 아름다움을 과시하며 만족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걸 깨닫고 성대결에 등을 돌린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마지막에 구색을 맞추고 싶었는지 남자 편 조금 들어준다고 들고나온 카드가 사회복무요원….(에휴…개들 행복해. 사람은 누구나 죽는 소리 하는 척하지.)

이런 성대결론자들은 자신의 욕구불만을 가장 상대하기 쉬운 성차별에 매몰되어 토로한다. 그래야만 진짜 감당하기 어려운 부의 격차나 인종차별과 같은 불합리함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까. 자기 위선으로부터 도피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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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트리플 8
최진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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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좋아지고 사는 게 편해져서 젊은 사람들이 힘든 일은 안 하고 쉽게 돈 벌려고 하니까 나라 경제는 점점 안 좋아지고

언젠가 엄마는 크게 신경질을 내며 이렇게 대꾸했다. 덜 힘든 일이랑 더 힘든 일이 있으면 당연히 덜 힘든 일 을 선택하지. 젊은 애들이어서 그런 게 아니라 사람은 다 그런 건데 뭘 젊은 애들 탓을 해. 당신은 그랬어? 나라 경제 생각해서 힘든 일만 골라 했어? 나라 사정 안 좋은 것까지 어째서 애들 탓을 해. 이제 막 시작하는 애들이 뭔 죄가 있다고. - P15

위험을 위탁하고 떠넘기는 일은 원청과 하청 사이에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었다. 같이 일하는 공간에서도 일어 났다. 누구에게 위험을 맡길 것이냐, 누구의 휴일을 뺏을 것이냐, 하루 열두 시간 넘게 일을 시키고도 한 달에 90만 원만 주면 되는 사람이 들어왔다. 일한 만큼 돈을 벌고 싶다는 건 큰 욕심일까? 같은 기계를 미성년자 가 다뤄도, 20년 차 베테랑이 다뤄도, 사장이 다뤄도 안전한 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건? 빚을 지면서 대학에 다 니고 싶지는 않았다. 나와 누구를 비교하고 싶지도 않았다. 박탈감이나 괘씸함, 억울한 감정을 품고 ‘세상이 좋 아졌다‘는 말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그저 좋은 세상에서 살고 싶었다. - P28

아줌마, 지형이 긍정적인 애 아니에요. 걔가 세상에서 제일 혐오하는 사람이 자기였어요. 자기를 일단 형편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하면 실패를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으니까. 죄책감 없이 자기 실패를 남의 것처럼 경멸할 수 있으니까. 자기를 깔보는 거, 그게 가장 쉬운 방법이니까. - P47

매일 똑같은 시간까지 학교에 가야 하는 것, 자리에 꼼짝없이 앉아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것, 아이들 끼리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비슷한 얘기나 놀이를 해야만 하고 그러지 않으면 이상한 애가 되는 것, 남들보다 느 리거나 못하면 잘못이 되고 놀림을 받는 것이 싫었다. 그런 걸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나를 더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학교에 다 모여 있었다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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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몸을 두고 왔나 봐
전성진 지음 / 안온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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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기습 시위 영상을 봤는데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라는 댓글이 달 려 있었다. 일부 사람들은 평생 이족 보행할 자신이 있다는 듯 동조했다. 영원히 늙지도, 아프지도 않을 듯이.
머지않은 미래에 기어코 붕괴하고야 말 그들의 믿음이 그려졌다. 통쾌하긴커녕 내가 그들인 양 괴롭기만 했다. - P58

아끼면 존중해야지! 자기 일부처럼 대하는 게 아니라 존중하고 지지해줘야지 - P91

엄마는 중금속 얘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니야. 내 삶을 통제하고 싶은 거야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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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킬러 문항 킬러 킬러 - 입시 경쟁, 학교폭력, 사교육 열풍, 청소년 인권… 오늘날의 교육 현실을 소설로 쓰다!
이기호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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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정부는 이거 못 잡아. 안 잡아. 대한민국이 자주 그래. 지킬 수 없는 규정을 발표하고 다 같이 뭉개지. 그 런 풍토를 이해하고 위선자가 되어야 하는 순간을 잘 파악하는 사람이 사회 지도층 인사가 된다. 규정을 다 지 키며 사는 사람은 경쟁에서 점점 밀려나 나중에는 아예 게임에 끼질 못하게 돼.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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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헌치백 - 2023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이치카와 사오 지음, 양윤옥 옮김 / 허블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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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카는 장애인 시설에서 거주하며 인터넷에 야설을 게재하는 중증 장애인이다. 샤카는 자신의 계정에 올린 임신과 중절을 해보고 싶다는 글을 본 간병인 다나카씨를 창부로 고용해 구강성교를 하다 죽을 고비를 맞는다. 다나카에게 약속한 돈을 수표로 써놨지만 다나카는 샤카가 시설로 돌아오기 전 간병인을 그만둔다.

장애인의 성적 욕구를 직설적으로 서술해 파격적이라느 평을 받는다. 우린 사실 노인에 대한 성적 욕망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비장애 젊은 청년들에게도 사실 성적인 욕구가 평등했나? 우리에개 억압된 욕구와 차별이 억압해 온 욕구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느 계기였다.

장애를 가진 자식을 위해 부모님이 평생 노력해 재산을 남겨주었는데 자식이 후계자 없이 죽어서 모조리 국고 로 들어간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생산성 없는 장애인들에게 사회보장을 빨아먹히는 게 영 마음에 들 지 않았던 분들도 이런 얘기를 들으면 조금쯤 체증이 내려가지 않을까? - P15

두께가 3, 4센티미터나 되는 책을 양손으로 잡고 집중해야 하는 독서는 다른 어떤 행위보다 등뼈에 부하가 많 이 걸리는 일이다. 나는 종이책을 증오한다. ‘눈이 보이고, 책을 들 수 있고, 책장을 넘길 수 있고, 독서 자세를 유지할 수 있고, 서점에 자유롭게 사러 다닐 수 있어야 한다‘라는 다섯 가지의 건강성을 요구하는 독서 문화의 마치스모17)를 증오한다. 그 특권성을 깨닫지 못하는 이른바 ‘서책 애호가‘들의 무지한 오만함을 증오한다 - P22

알랭 코르뱅의 『몸의 역사」에 따르면, 20세기 초에 시선의 범죄화‘에 의해 기형 괴물을 구경하는 천막극장은 쇠퇴하고 그 자리를 대신하듯이 할리우드의 창작물이 인기를 끌게 되었다. 괴물 코스튬이라는 완충 단계를 두 면서 기형의 이상함을 아무런 가책도 배려도 없이 눈으로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 P22

다나카 씨와의 아이라면 양심의 가책 없이 낙태할 수 있다. 나는 확신했다. 그리고 슈퍼달링이 말했더라도 약자 남성이 말했더라도 똑같이 나는 ‘이리 와‘에는 화가 치민다. - P43

애초부터 아무 일도 없었던 것으로만은 하지 말아주었으면 했다. - P49

나와 비스란 근 질환으로 자리보전 중인 옆방 여성은 침대 위 이동식 변기에 볼일을 보면 주방 근처에서 대기
중인 간병인에게 손뼉으로 신호를 보내 뒤처리를 부탁한다. 세상 사람들은 얼굴을 찌푸리고 고개를 돌리며 말 할 것이다. "나라면 절대 못 견뎌. 나라면 죽음을 선택할 거야"라고. 하지만 그건 잘못된 것이다. 옆방의 그녀처 럼 살아가는 것, 그것에야말로 인간의 존엄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참된 열반이 거기에 있다. 나는 아직 거기 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 P51

그렇다. 그 연민이야말로 올바른 거리감이다. - P52

원래 서양에서 온 이성주의는 생각하고 발신하는 것을 인간으로서의 기본으로 여기지만, 그건 인간의 정의로서 는 너무 협소하다고 생각해요. 인간에게서 태어나 인간의 총체의 일부를 이루는 건 인간입니다. 생각하지 않더 라도, 말하지 못하더라도, 쓰지 못하더라도. 하지만 이 사회는 읽고 쓰고 말하는 것을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어 요. 말할 수 있는 사람, 쓸 수 있는 사람의 언어가 강한 영향력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중증 심신장애인의 대량 학살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글쓰기를 신성시하는 건 이성주의를 강화하는 면이 있기 때문에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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