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모두 출세를 바란다. 자기희생과 봉사에 몸바친 성자는험하기까지 하다. 성자는 피할 수 없는 가난과 막힌 출셋길, 그리고 자기희생을 다른 이들에게까지 전파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런면모를 피하려 든다. 비브뉘 예하가 고독한 이유는 바로 그것이었다. 우리는 어두운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성공이란 부패의 골짜기에서 한방울 한 방울 떨어져 내릴 뿐이다. - P74
주교가 ‘당신‘이라는 말을 점잖은 목소리로 품위 있게 말할 때마다 사내의 표정은 한층 밝아졌다. 죄수에게 ‘당신‘이라는 말은 메뒤즈호의 조난자에게는 물 한컵과도 같았다. 비천한 자는 존경을 갈구했던 것이다. - P106
장발장은 유죄판결을 받았다. 올바른 문명의 시대에도 비극은 찾아온다. 바로 형벌이 인생의 파멸을 선언할 때이다. 사회로부터 분리되고고유한 정신을 지닌 인간이 재기할 수 없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순간! 그얼마나 고통스러운 순간인가! 장발장은 5년 징역형을 받고 항구의 감옥으로 옮겨졌다. - P116
이 숙명적인 사건에서 과연 그 혼자서 잘못을 저질렀던가? 첫째로 그는 좋은 일꾼이었지만 추운 겨울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 열심히 살아간 그가 빵을 갖지 못한 것을 그의 잘못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다음으로 잘못된 선택이 벌어지고 그가 자백을 했음에도 형벌이 너무 무거웠던 것은 아닌가? 그에게 내려진 형벌은 죄의 정도와 맞았던가? 형벌은 뉘우침에 너무 치우쳐 있던 것은 아닌가? 형벌이 아무리 무거운들 이미 벌어진 범죄를 무화할 수 있던가? 무거운 형벌은 사태를 악화시키고, 죄인을 희생자로 만들고, 채무자를 채권자로 만들고, 범죄를 저지른 인간을 결국 법으로 용서해 준다고 든다. 탈옥으로 형기가 늘어난 것은 어땠는가? 강자 앞에서 약자는 얼마나 무력했는가? 사회는 개인에 대해 무죄였는가? 19년마다 매일매일 죄는 늘어나지 않았는가? 그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사회는 그 안의 부조리와 무자비함을 구성원에게 떠넘길 권리가 있는가? 한낱 불쌍한 영혼을 고통과 결핍 속에 몰아넣을 권리가 있는가? 우연히 이루어진 재산 분배에서 탈락한 불쌍한사람들, 가장 동정받아 마땅한 그들을 사회가 매몰차게 대한다면 그것이 과연 정당한가? 그는 묻고 또 물었다. 그는 스스로 사회를 재판하고 유죄를 선고했다. 그는 증오심에 차올라 사회를 벌했다. 그는 자신이 겪은 가혹한 운명을 사회적 책임으로 돌렸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에 대해 가혹하게 책임을 물으리라 생각했다. 자신이 남에게해를 끼친 것과 남이 자신에게 해를 끼친 것 사이에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단정 지었다. 그리고 자신이 받은 형벌은 죄에 대한 대가였지만 불공정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무언가에 대한 적개심은 이성을 흐리게 만들고 오류를 만든다. 사람은아무 이유 없이 화를 내지는 않는다. 마음속에는 분명 그 원인이 숨어 있다. 장발장은 크나큰 분노를 느꼈다. - P121
신비로운 그 하늘이 주교의 이마 위에 떠 있었다. 한없는 투명함이었다. 하늘은 그의 내부에 있었다. 그것은 바로 그의양심이었다. - P135
"내 형제 장발장이여, 당신은 이제 악이 아니라 선에 속하는 사람입니다. 나는 당신을 위해서 당신의 영혼을 샀습니다. 나는 당신의 영혼을 음울한 곳에서 구원하여 하느님께 바칠 겁니다." - P141
"뭐가 피곤해? 일요일엔피로도 쉬러 가거든?" - P170
멍청한 것을 읽으면 멍청해질 수밖에 없다. - P203
세상에는 자기와 아무 상관없는 일에 지나치게 참견하는 사람들이 있다. 저 사람은 왜 항상 저녁에 찾아올까? 저 사람은 왜 꼭 목요일에 외출할까? 저 사람은 왜 골목길만 골라 다닐까? 저 사람은 왜 집에 도착하기전에 마차에서 내렸을까? 그 여자는 왜 편지지를 한가득 갖고 있으면서도 편지지를 사려고 할까? 그런 의문을 풀기 위해 진정 자신과 아무 상관이 없는데도 좋은 일을하고도 남을 시간과 돈을 써가면서 사서 고생을 하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있다. 그것은 단지 호기심을 위한 것으로 그 외에 다른 목적은 없다. - P230
청렴, 강직, 진지, 결백, 확신, 의무감 등은 잘못 사용되면 혐오스러워진다. 그러나 혐오스러워도 위엄은 남아 있다. 인간의 양심만이 갖는 그러한 특별한 위엄은 두려움 속에서도 의연히 존속한다. 그것들은 착오에빠질 수도 있는 하나의 결점만을 지닌 미덕이다. 흉악하기 이를 데 없는광신자의 무자비하고도 외곬으로 달리는 희열 속에는 비통하면서도 존경할 만한 광채 같은 것이 있다. 자베르는 스스로 깨닫지 못했으나, 승리를 뽐내는 모든 무지한 인간처럼 그 포악한 행복 속에서 가엾은 존재가되어 있었다. 선이 갖는 악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 드러난 그의 얼굴만큼 무섭고 또 가슴을 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 P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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