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겨울이 온다 - 극한기후시대를 건너는 우리가 마주할 풍경
정수종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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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빙하가 순식간에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 놀라움을 넘어 두려움이 앞선다. 자연의 경이로움이 위협과 공포로 전락할 때 비로소 인간이 얼마나 왜소하고 보잘 것 없는지 인식하기 때문이다. 근래엔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자연재해가 연속적으로 속출하고 있다. 폭염은 일상적 주제가 되었고 예고 없는 폭우와 홍수는 안타까운 인명피해와 재산파괴를 남기며 큰 상처를 주고 있다. 재난은 갈수록 예측이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재해를 입은 지역이 반복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 앞으로 어떤 재난이 인류에 닥칠지 가늠하기조차 쉽지 않다. 자연은 순환기능이 있기에 불편하면 뱉어내고 부족하면 채운다. 마치 우리의 신체조직과 같다. 헌데 우린 그동안 자연을 어떻게 대해왔는가?

 

기후변화는 더 이상 모른 척 하거나 불편한 주제가 아니다. 기후위기는 이미 우리 삶 속에 깊숙이 개입되어 있다. 기후위기는 1.5도니 2도니 하는 논쟁보단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권력자와 패권국들의 의지가 중요하다. 하지만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는 빅테크를 소유한 국가들에게 기후위기는 거짓 뉴스에 불과하다. 그들은 과거에도 그랬듯이 현재의 이익 앞에 눈을 가리고 있는 중이다. 결국 피해는 주변국 혹은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고 있던 저개발국가에 집중될 것이다. 기후위기의 원인으로 손꼽히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가장 많은 국가는 어디인가? 이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에너지, 2차 전지를 생산하는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붉은 겨울이 온다. 수만 년 동안 얼어있던 동토가 녹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코로나 19를 겪은 인류는 스스로 나약한 생명체의 일부임을 어느 때보다 실감했다. 녹아가는 지구는 온난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상징이다. 한번 시작하면 결국 끝을 볼 것이다. 기후변화의 중심엔 탄소의 증감이 있다. 이산화탄소와 메테인은 기후위기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온실가스다. 문제는 해양과 육지로 흡수되는 탄소는 고정적이지만 대기 중에 남아 차곡차곡 쌓이는 여분의 탄소다. 실질적으로 18세기와 비교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35% 더 진해졌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것은 각국의 이해관계만큼 어려운 문제다. 하지만 누군가 거절했다고 지구가 기다려줄리 만무하다. 본 책은 탄소중립에 대한 이해와 이를 방치했을 때 마주할 위기, 그리고 기후위기에 맞선 현실적인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를 집중조명하고 있다.

 

간혹 벌이 사라지고 있다는 뉴스를 듣는다. 벌은 식물의 화수분에 가장 중요한 곤충이다. 자연재해가 아니라면 벌이 사라지는 것은 곧 생태계의 교란 혹은 파괴가 진행 중임을 의미한다. 집중호우는 벌통에 특이한 시그널을 발생시킨다. 벌은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를 유지하고 노력하지만 모든 걸 방어하기 쉽지 않다. 결국 벌통에 쌓인 이산화탄소는 벌의 수명을 단축시킨다. 또한 적대적 말벌의 출현이 빈번해져 외부위협에 끊임없이 노출된다. 벌의 실종 혹은 폐사는 생태계 파괴는 물론 인간에까지 실체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작물 가격이 폭등하고 농산물 인플레이션이 시작될 것이다. 기후변화가 벌이 사라진 이유라면 너무 터무니없는 이야기일까?

 

가을이면 온 세상이 붉은 색으로 물들어진다. 그런데 몇 해 전부터 가을 단풍이 실종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고 있다. 가을의 대표적 상징이었던 노란색 은행나무 잎이 초록색으로 떨어진다면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온대지역의 활엽수는 특정 기온이하로 온도가 내려가면 광합성을 멈추고 색을 변화하는 냉방도일을 시작한다. 나무의 냉방도일은 추위를 감지하는 날을 합한 것으로 단풍이 시작되는 시기와 깊은 관련이 있다. 그런데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나무 시계의 평균과 변동성이 고장 난 것이다. 나무 생태계의 변화는 나무뿐만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도 무척 치명적이다. 어쩌면 우린 사계절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인간이 될지도 모른다. 이 또한 기후변화가 원인이라면 과도한 추측일까?

 

기후는 인간의 생존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인간은 내외부적으로 자연을 벗어나 생존이 불가능하기에 에어컨이나 두꺼운 옷만으로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이른 개화, 불길에 휩싸이는 지구, 너무 더운 여름과 지속되는 폭우, 폭염이 지나간 자리의 폭우와 말라버린 땅의 울부짖음, 지구는 독감을 넘어 몸살을 앓고 있다. 이제 그 바통을 인간이 고스란히 받을 차례다. 또한 기후플레이션은 세계경제의 지형을 바꿀 것이다. 인간은 삶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본원적인 질문과 마주할 것이다. 기후는 사회적 재난의 시발점이 될 것이며 기존의 모든 사고와 생각을 재조정해야하는 필연적인 결과에 직면할 것이다. 그렇다면 기후위기에 맞설 대응책은 없는 것일까?

 

인류는 역사의 변곡점마다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해왔다. 2021IPCC는 인류가 기후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기후기술은 기후완화, 기후적응, 완화와 적응을 고려한 기술로 이루어져있다. 이를 세분화하면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클린테크, 탄소를 직접 다루는 카본테크, 자원 낭비를 줄이는 에코테크, 식품과 신기술을 결합하여 효율적인 식량을 생산, 가공, 유통, 소비하는 푸드테크, 그리고 온실가스를 모니터링 하는 탄소측정, 배출량산정, 배출권거래와 같은 데이터 분석과 감시, 예측을 담당하는 지오테크로 구분할 수 있다. 저자는 인공지능의 발달이 기후위기를 예측할 수 있을 거라 희망한다. 인공지능은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며 기후위기의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예측할 수 없는 변화에 맞설 정밀한 측정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우선적인 것은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전환이다. 개인은 무엇을 바꿔야하며 기업과 국가는 어떤 방식으로 기후위기를 준비해야할까? 세계는 인공지능에 몰입해있다. 하지만 자신을 둘러싼 거대한 위기엔 눈을 감고 있다. 조만간 붉은 겨울이 찾아올지 모른다. 우린 마지막 기회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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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5-10-19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후변화로 인해 초래되는 재앙은 아마도 인류들의 상상 그 이상이리라 예상됩니다. 우리들 후손에게 미안하기도 하구요. 지금만 먹고 사는 우리들이 너무나도 초라하고 멍청이들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ㅠㅠ
 
카이스트 미래전략 2026 - AI 권력 어떻게 활용하고 통제할 것인가?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미래전략연구센터 지음 / 김영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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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의 시그널은 언제나 산업구조의 변화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면직물 생산과 조선업이 산업혁명을 일으켰다면 AI는 기술패권을 중심으로 사회변혁과 산업구조 개편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거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미국과 자생력을 갖춘 중국의 AI 패권 전쟁은 관세정책의 핵심으로 부상 중입니다. 대부부분의 산업혁명이 그렇듯이 AI도 승자독식이 지배할 것입니다. 데이터 축적, 알고리즘 분석, 소비자의 패턴 인식은 초기사용자에 의해 지배적으로 선점될 것이며 후순위 주자와의 격차를 더욱 벌려갈 것입니다. AI가 두려운 건 도덕이나 윤리적 문제를 비롯한 인간 잠식이라는 불분명한 명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지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술은 언제나 혁신을 넘는 혁명을 가져왔고 혁명은 사회개혁을 일으켜왔으며 인류는 새로운 생존방식을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AI는 더 이상 늦추어서도 미뤄서도 안 되는 혁신의 중심입니다. 문제는 우리의 생각보다 기술발전 속도가 훨씬 가파르고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산업혁명 전후 미처 준비하지 못해 속국으로 전락한 대부분 국가들을 떠올려보면 기술패권이 어떻게 세상의 흐름을 바꿔나갈지 쉽게 예측이 가능합니다. AI는 이제 국가적 차원에서 준비하고 서둘러야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팽배하고 자국의 이익관계가 첨예한 시대에서 AI를 선점한 국가나 기업은 새로운 패권의 중심이 될 것입니다. 소버린 AI는 디지털주권 시대의 핵심가치이자 새로운 목적입니다. 소버린 AI는 영토, 인구, 자원을 넘어선 국가주권의 새로운 개념으로 디지털 국가로의 전환과 함께 국가의 자율성과 경쟁력을 보장할 수 있는 국가주권의 핵심문제로 부각될 것입니다.

 

카이스트 미래전략 시리즈는 11년 동안 미래전망과 트렌드를 다루어 왔습니다. 카이스트는 내년 전략의 핵심 주제를 AI로 꼽는데 주저함이 없습니다. 실체적으로 거의 모든 산업 군이 AI를 중심으로 재편성되고 있으며 반도체를 비롯한 소프트웨어 산업군의 활용도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지만 카이스트 미래전략은 AI의 진화기술이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바꾸며 이를 차지하는 권력에 대비한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를 소개합니다. 특히 1부 마지막을 통해 AI의 근원적인 목적이 무엇인가에 대한 인간이 마주하게 될 공존철학을 다루고 있습니다. 본 책의 가장 큰 특징은 2부의 STEPPER 전략입니다. AI는 사회의 모든 부분을 바꾸어 나갈 것입니다. 이에 대한 대비책은 결코 부족함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AI의 특성을 쉽게 이해하기도 받아들이기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카이스트 미래전력의 핵심주제는 인간과의 공존입니다. AI의 의미와 목적은 인간성에 대한 의문과 질문이 아니라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조절과 가능성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AI기업의 선두주자인 오픈AIAI의 마지막 단계인 범용AI(지적 존재의 출현) 개발목표시점을 2035년으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불과 10년 안에 새로운 지성과 마주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카이스트가 주목하는 부분은 피지컬 AI입니다. 휴머노이드에 AI기술을 탑재한 피지컬 AI는 생산 및 제조현장에 혁신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입니다. 특히 로봇이 반응하기 어려웠던 유연성과 적응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어 실시간으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즉각적인 조정이 가능할 것입니다. 피지컬AI의 등장은 인간노동의 대부분을 담당할 것입니다. GPT를 넘어 자율 AI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의학, 법률, 공문서, 서비스와 같은 직업군을 통해 AI에이전트 시대가 확장되고 있는 중입니다. AI에이전트는 스스로 학습하며 능동적으로 작동하는 능동형 AI시대를 열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도 많습니다. 특히 취약한 보안은 해커에 의해 엄청난 파괴의 원인이 될 것입니다. 딥시크는 이미 사회적 위협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AI에이전트는 특별한 이익을 제공해주지만 기술적 위험을 중심으로 사회전반적인 위험 요소를 구분하고 분리해 특별한 대비책을 준비해야할 것입니다.

 

AI가 지성을 갖추게 된다면 인간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요? AI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은 결국 인간과의 관계설정에 달려있습니다. 카이스트는 AI의 등장을 공존을 중심으로 한 진화적 관점으로 설명합니다. 특히 미래정치 시나리오를 통해 하이브리드 거버넌스를 주장합니다. AI를 중심으로 한 효율성과 최적화를 최우선 가치로 인식한다면 인간은 결국 AI알고리즘에 종속되는 운명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AI와의 공존은 AI를 증강이나 동반자로 설정합니다. AI시대 정치의 핵심은 인간 중심의 기술 통제 능력이 될 것입니다. AI를 위협이 아니라 관리해야할 자원으로 인식하는 것입니다. AI는 권력구조를 빠르게 교체할 것입니다. 또한 각국은 소버린 AI를 중심으로 사회구조를 빠르게 재편해야할 것입니다. 인류는 커다란 혁신을 통해 시대를 개척해 왔습니다. 이제 AI라는 거대한 물결 앞에 자신의 존재감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 EU가 왜 그토록 AI에 사활을 거는 것일까요? 패권국의 이익만을 누리려는 목적은 아닐 것입니다. 이미 AI는 인류의 삶 곳곳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AI는 인류의 목적을 바꾸었던 불의 발견과 같습니다. 저자의 말대로 앞으로 시대는 AI를 다루는 국가, 기업, 개인과 AI에 종속된 이들이 상존할 것입니다. AI권력을 어떻게 활용하고 통제할 것인가? 무거운 주제를 쉽게 다가설 수 있는 카이스트 미래전략 2026, 왜 스테디셀러인지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제 그 미래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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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슬 - 우리는 왜 우리의 몸을 사랑해야 하는가
보니 추이 지음, 정미진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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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히어로인 헐크는 힘을 상징한다. 영화 속에서 헐크는 신급을 제외하곤 경쟁자가 거의 없다. 간혹 엉뚱한데 힘을 사용해서 문제가 되곤 하지만 헐크의 내면은 순수하기만 하다. 인크레더블 헐크의 원작자인 잭 커비는 주차된 차 아래에 낀 아이를 구하기 위해 범퍼를 잡고 차를 들어 올린 엄마를 헐크의 모델로 삼았다고 한다. 커비는 당시의 상황을 절박한 상황에선 누구나 그렇게 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헐크의 모든 것이 그 순간 시작되었다고 회고한다. 헐크의 힘은 생명의 위협을 받는 절박한 순간에 발휘되는 상상을 초월하는 힘을 말한다. 저자는 이를 히스테리적인 힘이라 표현하는데 자궁을 뜻하는 히스테라는 본 책의 여성적 힘에 대한 본원적 이야기의 중심이다.

 

힘이란 무엇일까? 멍게는 머무를 곳을 찾을 때까지 이리저리 움직이다 표면에 정착하면 약간의 신경조직만 남기고 뇌와 신경계를 먹어버린다. 멍게는 움직일 필요가 없으므로 뇌나 신경계가 필요하지 않는 것이다. 저자는 신경과학자인 울퍼트의 말을 빌려 뇌는 움직이고, 상호작용하며, 세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점에서만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실체적으로 모든 생명체는 살아 움직임을 통해 저마다의 생존방식을 확인할 수 있다. 생존, 번식, 이동은 동물들의 활발한 움직임의 결과다. 초기인류 역시 강한 힘이 가장 중요한 생존 조건이었으며 이는 현대인들에게도 동일하다.

 

고대인들은 무거운 돌을 들어 올리며 자신의 힘을 과시했다. 당시 대부분의 건축물은 신체적 힘만이 사용되었다. 근육질의 멋짐 몸매는 자신의 조건을 나타내는 지위나 상징을 표현했다. 안타까운 것은 당시 여성에겐 그 어떤 신체적인 자유도 허락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현대 여성은 이제 더 이상 힘이 남성의 전유물이라는 구속에 갇혀있지 않다. 저자는 다양한 여성 스트롱맨을 소개하며 그녀들이 지닌 강인한 의지와 노력이 신체적 위업을 겪으며 스스로의 삶의 주인이 되었음을 증명한다. 본 책은 스포츠를 통해 신체를 알아가고 자신을 찾는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인간이 지닌 힘의 효용성과 유용성을 포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저자 보니 추이는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즐기는 저널리스트이자 작가로서 신체에 대한 흥미로운 접근방식을 통해 자신과 세상의 연결점을 찾는다.

 

움직이지 않는 것은 살아있지 않다. 움직임은 몸의 전체적인 작용이며 우린 의식, 무의적적으로 움직임을 통해 자신을 인지한다. 그런데 무엇이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가? 답은 근육이다. 근육은 스스로를 분해한다. 근섬유는 긴장과 스트레스로 손상을 입은 후, 섬유와 융합해 크기와 질량을 늘리는 특별한 줄기세포들을 활성화함으로써 회복된다. 신체는 일련의 작은 분해들을 견뎌내면서 더 강해지고 재생, 회춘, 재성장을 이어간다. 인간의 몸은 생성과 분해의 끊임없는 순환 속에서 존재한다. 순환이 멈춘다면 생명도 멈춘다. 이렇듯 근육은 일상을 좌우하지만 우리의 생존방식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저자는 본 책의 핵심인 존재감에 대한 확신을 근육을 통해 만났다고 고백한다. 자신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아버지와의 그리움을 회상하며 힘이 지닌 의미, 근육을 통해 만난 자신의 모습, 자신감의 근원, 존재감을 확인한다.

 

힘은 세상에 대한 자신의 자세와 태도를 나타낸다. 힘에 대한 스스로의 사고와 생각이 삶의 본원적인 질문에 응답을 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진정한 힘이란 무엇일까? 힘은 삶을 유지하고 활력을 주는 에너지를 생산한다. 저자는 살아있는 에너지로 근육을 탐구한다. 힘과 몸의 형태, 근육의 움직임, 유연성과 지구력은 근육을 통한 힘의 발현이다. 근육은 우리의 삶에 크고 작은 흔적을 남기며 살아가기 위한 몸을 만들어 간다. 근육의 상실되면 노화가 시작된다. 반대로 근육이 살아있다면 훨씬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몸매를 가꾸는 세대를 보면 부러움을 감출 수 없다. 근육을 대하는 자세가 곧 삶을 대하는 자세이기 때문이다. 몸은 자신을 기억하며 자신에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항상 요구하고 질문한다. 걸으면 집중력이 높아지고 뛰면 심란한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다. 자신이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무엇보다 살아있음이 무엇인지, 머슬은 이 순간, 현재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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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의견일 뿐이다 - 불확실한 지식으로 가득한 이 세상에서 진짜를 판별하는 과학의 여정
옌스 포엘 지음, 이덕임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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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의견일 뿐이다. 복잡한 세상을 더욱 혼란스럽고 불편하게 만드는 언행이다. 이는 정치인의 일상적인 대답이 아니다. 어느덧 빠르게 확산되어 가짜뉴스를 양산하는 유튜버들의 실상이다. 곳곳에서 무분별하고 의도적인 말들이 난무한다. 출처를 확인하기 어려운 말들은 개인이나 공동체의 편견을 강화하고 추종자들을 부추긴다. 이들의 생각과 사고는 사회적 불편을 야기하고 폭력적인 행동을 유발하며 불필요한 정치적 해석을 남기게 된다. 어쩌면 이들이 요구하는 것이 정치적 해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문제는 개인적 취향이 정치적 편향의 원인이 된다면 사회는 끝없는 분열이 지속된 다는 것이다. 세상은 공정하지 않다란 말과 더불어 세상은 불편한 거짓된 지식으로 가득하다란 말도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지식은 더 이상 효용가치를 찾기 어렵다. AI의 등장은 지식의 분별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개인적 알고리즘은 생각을 잃어가는 사회를 형성하고 있다. 사실적으로 개인은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며 타인의 시선에 편승한 자기편견에 몰두하고 있다. 다름이 틀림으로 인식되는 순간 나 아닌 모든 것은 적이 된다. 우린 이와 같은 상황을 매일 접한다. 실시간 쏟아지는 정치뉴스에서 대화나 타협이란 말을 찾기 어렵다. 존재감을 알리기 위한 갈등과 분노, 폭력적인 언행이 난무한다. 물론 어떤 것은 진실이고 대부분은 거짓일 것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높을수록 거짓을 말하기 쉬워진다. 권력은 거짓을 방어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이 되어가고 있다.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지 못한다면 정치적 해법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사실은 의견일 뿐이라는 담론은 더욱 의미심장한 표현이다.

 

사실과 의견은 다르다. 사실은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것이나 의견은 사실에 근거할 수 있지만 객관성을 검증해야하는 원칙을 따르지는 않는다. 의견은 개인적 취향에 기인하며 누구든 어떤 의견을 제시하든 문제 삼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사실은 과학적 증명이 필요하다. 사실과 의견은 너무 모호하여 정치인들은 자신의 의견을 사실로 치부하는 경우가 무척 많다. 그 대표적 사례가 미국을 뒤흔들고 있는 트럼프의 안 되면 말고 식의 무분별한 연행이다. 가짜뉴스라는 개념은 트럼프 이전에 종종 등장했지만 현재는 거의 일상적인 언어로 사용되고 있다. 트럼프 이후 언론은 가짜뉴스를 구별하기 시작했고 트럼프는가짜(Fake)를 자신이 만든 가장 멋진 미디어 용어중 하나로 자화자찬했다. 권력자가 자주 사용하는 말은 가짜도 사실이 된다. 인간의 뇌 구조는 생존에 유리한 방향이라면 진실과 가짜를 구분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은 너무도 쉽게 인간심리를 이용한다.

 

전문가들의 말을 믿을 수 있을까?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의견일까? 특히 건강과 관련된 분야는 매우 민감해 많은 이들이 전문가의 의견에 귀를 기울인다. 이는 개인적 관리 못지않게 다양한 소비 트렌드에 반영되어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거나 사회적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문제는 대부분 의견에 무방비로 노출되어있고 사실에 대한 정확한 근거를 찾는 것에 특별한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민감한 사회적 이슈는 과학적 사실만으론 충분하지 않다. 가장 바람직한 방식은 모두 동의할 수 있는 확실한 사실들이 존재하고, 이를 바탕으로 의견을 형성하는 것이다. , 의견은 가능한 실증적 증거나 과학적 방법을 통해 증명하고 입증할 수 있는 것에 기초해야하며 사실과 무관하거나 자의적인 신념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본 책은 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으로 살펴보기, 가설 검증하기, 해석하기, 친구에게 말걸기와 같은 네 가지의 과학적 방식을 소개한다. 살펴보기에선 우리가 사실이라고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왜곡되고 오류가 많은지를 설명한다. 인간은 관찰이 중요하다는 것을 본질적으로 알고 있지만 쉽게 현실을 왜곡한다. 즉 자신이 속한 사회와 환경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해석한다. 이는 우리가 얼마나 관찰에 서투르고 자기 편향적 인식에 사로잡혀있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법정에서 하는 진술은 어느 정도의 신뢰성을 가지고 있을까?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대부분 법정 진술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 저자는 기억에 대한 부정확성을 통해 진술의 사실성을 증명한다. 첫 번째로 기억은 기록장치가 아니다. 기억은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기능만 작동된다. 두 번째는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선 우리의 인지기능은 급격한 변화를 일으킨다. 주의가 분산되고 동기 부여된 물건에 주의가 집중된다. , 우리의 지각과 기억력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좋지 않다.

 

사실과 의견은 쉽게 구분되지 않는다. 본 책은 무분별한 의견과 사실의 경계선을 구분 짓는 과학적 접근법을 제시하고 있다. 관찰, 가실과 테스트, 해석 및 전달은 과학적 사실을 증명하는데 특별한 도움을 줄 수 있다. 인간은 세상이 자신이 바라보는 것 보다 훨씬 다양하고 복잡하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 의견은 개인의 취향일 뿐이지만 권력이나 지위와 같은 힘이 부가되면 다른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순간에도 수많은 의견들이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진위여부를 가늠할 세도 없이 또 다른 의견에 의견이 축적된다. 우리의 생각과 사고는 무분별한 의견폭탄에 무방비상태로 놓여있다. 과학적 사실에 접근하기 위해선 실체적이고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관찰은 세상을 직접적이고 표면적으로 만날 수 있는 최적의 경계선이다.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잘못된 의견과 뉴스로 얼룩져있을까? 우리 앞에 놓인 장애물의 실체는 무엇이고 우리가 원하는 사물의 본질은 무엇일까?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것은 불확실한 지식으로 가득한 세상을 헤쳐 나가는 특별한 해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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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하는 뇌 -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단 하나, 상상에 관한 안내서
애덤 지먼 지음, 이은경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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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눈을 감고 떠올려보자. 무엇이 떠오르는가? 시간에 종속됨이 없이 공간에 제한을 받지 않고 무엇이든 떠오를 수 있다. 방금 전 만났던 사람, 어제 먹었던 음식, 귓가를 스치는 바람, 따사로운 햇살, 놀랍다. 단지 눈을 감았을 뿐인데 어떻게 이토록 다양한 현상들이 떠오를 수 있을까? 음악을 들으면 강렬했던 감정이 솟아난다. 감각을 깨우는 영화는 새로운 기억을 형성하며 삶의 시각을 보다 구체적으로 이미지화 시킨다. 강요한 것도 요구한 것도 아닌데 우리의 생각과 행동이 무의식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우린 뇌에 대하 얼마나 알고 있을까? 뇌는 항상 활기가 넘치는 기관이다. 뇌를 이해하는 것은 개인의 인식 못지않게 세상을 이해하는 가장 현명하고 빠른 길이 될 것이다. 우린 뇌가 만든 환각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상상이 없었다면 인류는 어떤 세계를 살아가고 있을까? 아마도 원시인류의 삶을 거의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인류는 어떤 생명체도 만들지 못했던 보이지 않는 세계를 창조해왔다. 상상속의 가치를 현실세계와 연결한 것이다. 언어, 종교, , 정치, 경제, 문화는 상상을 통한 인류문명의 디딤돌이 되었다. 상상은 사회구조를 빠르게 변화시켰고 인간의 사고와 행동 범위를 더욱 넓게 확장시켜갔다. 인간은 어떻게 세상을 이해하고 있을까? 현실은 과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일까? 상상력은 어떻게 의식과 현실을 지배하게 되었을까? 본 책은 의식, 기억, 심상의 신경기제를 30여년 넘게 연구한 신경과학자의 상상여행자를 위한 안내문이다. 저자는 심상을 느끼지 못하는 아판타시아, 극도로 생생하게 느끼는 하이퍼판타시아를 세계 최초로 규명하며 상상력에 대한 대중의 이해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본 책은 뇌 과학과 신경과학을 통해 이를 증명하며 상상이 인간에 미치는 영향력을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상상의 어원은 결합, 모방을 뜻하는 심상과 연결되어있다. 이마고는 유사성, 표현, 시각심상, 생각을 뜻하는 라틴어로 시각적으로 인식이 가능한 외부적 조건과 내면세계를 연결하는 개념이다. 내면과 외면을 잇는 심상은 몽상, 실험, 창조를 뜻하는 상상을 포함하며 상상은 이야기를 고안하고, 가설을 세우며,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과정이다. 상상이란 개념은 지각, 인지, 창의성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저자는 상상을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 온 핵심이라 말한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상상이 인간 사고의 핵심 특징이기 때문이다. 상상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미래 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이 품었던 미래의 상상은 언제나 인류사의 전환점을 만들었다.

 

상상의 기원은 뇌로부터 시작된다. 전자현미경과 MRI등 뇌 과학 기기의 발전으로 인해 수세기동안 베일에 싸였던 뇌의 비밀이 풀리기 시작했다. 뇌는 뉴런의 상호작용 결과로 미세한 전기 화학적 작용이 발생한다. 뇌 곳곳에서 일어나는 전기적 신호가 곧 뇌가 기억하고 인식하며 방출하는 결과물들이다. 시냅스 연구는 뇌의 가소성을 통한 신경세포의 기능과 구조를 파악하게 되었다. 또한 뉴런은 다양한 방식으로 서로 연결되어 치밀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시냅스는 리듬을 탄다. 뇌 전도는 뇌의 활동 상태를 나타낸다. 깨어있고 편안한 뇌 활동이 특징인 알파파(8~13Hz), 마음이 활성화 될 때 나타나는 베타파(14~30Hz), 깊은 수면과 코마상태(1~3Hz)를 알리는 세타리듬이 파악되었다. BOLD신호 덕분에 뇌의 접근 모델이 확장되었고 자기 성찰 모드이자 기억과 계획, 생각 사이를 자유롭게 이동하며 활성화 시키는 디폴트모드 네트워크 상태가 발견되었다. DMN은 상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간의 마음은 일정하지 않다. 눈을 감았다 떴다를 반복하기만 해도 생각은 전혀 다른 현상을 만들어 놓는다. 우리의 기억조차 완전하지 않다. 기억은 경험의 파편들이다. 결국 비어있는 곳을 상상이 채워간다. 생각과는 다르게 현실은 훨씬 가깝지도 멀지도 않다. 단지 뇌가 만들어낸 상상적 기억이 현실을 왜곡하며 실체를 구성한다. 이는 신경계나 뇌에 이상이 있는 환자들뿐만이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공통적으로 나타는 신경학적 현상이다. 뇌는 생존에 편리한 구조를 만들어 놓는다. 특히 위협상황에선 무의식적인 기제가 발현된다. 저자는 시각을 단순히 반응하는 과정이 아니라 생성하는 과정이라 말한다. 우리의 지각은 외부로부터 일어난다고 생각하지만 지각은 내부에서 외부로 일어난다. , 제어된 환각상태를 유지하며 지속적인 예측을 준비하는 것이다.

 

인류는 상상을 통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아마도 미래 역시 상상력에 의한 시대가 지속될 것이다. 본 책은 1부를 통해 상상이란 무엇인가를 논한다. 우리의 생각과 계획이 어떻게 발현되며 상상의 영향력은 무엇인지, 예술과 과학의 세계를 통해 상상의 실체를 조명한다. 특히 지각과 인식, 창의성 사이의 상호연결에 주목한다. 2부는 심상의 이미지와 시냅스의 창조적 발현, 뇌의 경험 재현과 시뮬레이션, 뇌 속에서 상상이 발생하는 과정을 신경과학을 중심으로 풀어간다. 3부는 환각의 세계와 상상이 불러온 질병, 심상이 지닌 놀라운 가능성과 위험을 탐구한다. 상상은 인류사를 바꾸어 온 것 못지않게 개인의 사고와 감정, 관계등 모든 부분을 좌우하고 있다. 인간은 상상을 벗어날 수도 벗어나지도 못한다. 상상은 인류의 생존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린 자신의 마음을 알 수 없다. 어떤 상상이 어떤 생각과 사고를 가져오며 행동을 일으킬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상은 인간의 인간다움을 의미한다. 나를 이해하고 싶다면 상상속의 나를 직접적으로 만나야 한다. 저자는 상상을 자신을 완성하는 힘이라고 말한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어떤 상상과 함께 하고 있는가?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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