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러가 살아남는다 - 생각을 넘어 행동을 바꾸는 스토리텔링 설계법
마크 에드워즈 지음, 최윤영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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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CEO들은 저마다 제 2의 스티브 잡스를 꿈꾸고 있다. 물론 그들은 잡스보다 젊고 부유하며 폭넓은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잡스와 같은 생각이다. 잡스는 새로운 디지털 기기나 아이템을 세상에 제공한 것이 아니다. 그는 세상에 스토리를 제공했다. Think Different는 잡스가 위기에 빠진 애플에 복귀한 뒤 곧바로 시작된 신념 캠페인이다. Think Different는 기존의 마케팅과는 전혀 다른 설정을 요구한다. 즉 소비자가 직접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직접 체험해보고 스스로 주인공이 되라는 의미다. 이는 실체적이고 구체적인 체험이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반영한 것이다. 결국 Think Different는 세상을 바꾼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 되었다.

 

스토리는 왜 필요한 것일까? 스토리는 인류의 정체성과 맥을 같이해 왔다. 인류는 크고 작은 다양한 스토리를 통해 사건을 인식하고 예측하며 계획을 세워 목표를 성취해왔다. 스토리는 또한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상상력과 창의력의 주된 동인이 되었다. 스토리는 여전히 인간의 삶에 가장 강력한 구속력을 행사한다. 상대와의 관계는 스토리를 통해 형성된다. 같은 이야기에 매료된 사람들은 공동의 소속감을 느끼며 정체성을 확인하고 서로에 의지한다. 인간은 스토리를 통해 공동체의 일원임을 각인한다. 스토리는 실체적이고 구체적인 삶의 방향을 규정한다. 스토리는 인간의 삶을 규정하는 거의 모든 것이다. 인간은 스토리를 통해 대부분의 상황을 인식하고 자기행동을 실행하며 결정을 통제한다.

 

같은 물건이이라도 스토리를 공유한 물건은 왠지 정감이 간다. 뭔가 자신을 위해 일 해줄 수 있을 것 같고 물건을 공유하게 된 스토리를 통해 일체성을 느끼기도 한다. 스토리가 비즈니스와 결합한다면 어떤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까? 지식과 철학이 스토리로 전해졌듯이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와 상품의 의미를 스토리로 전달한다면 그 어떤 논리나 설득력보다 오랜 기간 기억에 남을 것이다. 본 책은 개인의 마음을 움직이고 행동을 변화시키는 이야기는 무엇이 다를까란 주제를 통해 실체적인 스토리텔링 설계법을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SUPERB 스토리텔링 설계법을 통해 인간이 본능적으로 끌리는 이야기의 구조를 비즈니스 언어로 재해석하는 6단계 프레임을 제시한다.

 

뇌는 수치와 사실을 좋아하지 않는다. 논리력 추론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스토리를 듣는데 전혀 힘이 들지 않는다. 인간이 스토리에 집착하는 이유는 복잡한 과정을 싫어하는 뇌의 기능적 구조에 그 원인이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비즈니스나 토론, 회의에선 스토리보단 논리가 우선적이다. 많은 이들이 설득의 주요 도구로 논리적 주장을 활용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청중은 당신의 논리나 디테일한 자료에 특별한 관심이 없다. 논리적 주장은 상대의 즉각적인 방어를 일으킨다. 타인의 설득에 대한 개인의 반응은 위협에 가깝다. 마치 자신이 차지하고 있는 선택지를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반영하며 거부감을 느끼게 된다. 특히 설득의 메시지가 강할수록 상대의 반발도 심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뇌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의미를 찾고자 한다. 합리적인 이유와 원인이 없다면 즉각적인 반발이 형성되지만 의미를 깨닫게 되면 질서를 만들어낸다. 결국 뇌는 스토리를 통해 의미를 찾는다. 또한 의미를 형성한 스토리는 강한 기억을 형성하며 좋은 이미지를 남기게 된다. 그렇다면 스토리는 어떤 방식으로 전개되어야할까? 저자는 선화시대부터 이어온 스토리텔링의 절대법칙을 소개한다. 위대한 소설엔 나름의 구조가 형성되어있다. 스토리는 주인공+곤경+구출시도라는 동일적인 시나리오를 구성한다. 스타워즈로 최고의 감독반열에 오른 조지루카스는 비교종교학 교수인 캠벨의 책을 읽으면서 영웅의 여정이라는 스토리를 통해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스타워즈의 신화가 탄생된 순간이다. 캠벨의 이론은 시나리오 분석가 크리스토퍼 보글러에 의해 영화 성공의 공식이 되었다. 주인공의 일상에서 시작되는 스토리 구성은 영화, 드라마, 연극, 소설의 핵심적 형식으로 사용 중이다.

 

본 책은 스토리텔링이 인류에 미친 영향력을 신경과학적, 심리학적 증거를 통해 살펴본다. 또한 과거를 통해 스토리에 대한 이론과 정의를 분석한다. 그리고 SUPREB 모델을 통해 비즈니스를 비롯한 대양한 상황에서 스토리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얕은 관계가 지속되는 현실에서 스토리는 개인의 감정뿐만이 아니라 상대를 설득하는 데 가장 강력한 역할을 수행한다. 인간은 논리를 중요시하지만 결국 당신이 원하는 것을 들려달라는 목소리를 전달할 뿐이다. 우린 스토리에 익숙하지만 표현하는 방법에 다소 서툴다. 스토리의 구조를 이해하는 것은 자기인식뿐만이 아니라 전략적 관계에서도 특별한 메커니즘을 가져다 줄 것이다. 본 책의 스토리텔링 기법과 SUPERB모델은 목적을 달성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오늘은 어떤 스토리를 통해 세상을 만나고 싶은가? 생각을 넘어 행동을 바꾸는 스토리 설계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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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외로움은 삶의 방패가 된다 - 타인에게 상처받지 않고 나를 지키는 고독의 힘
에노모토 히로아키 지음, 장은주 옮김 / 북플레저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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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의 증가, 빠르고 신속한 정보전달, 관계의 연속성에 대한 질문이 숙제로 다가온다. 혼자 있다는 것이 자유를 의미할까? 자유에 대한 생각은 타인으로 부터의 자유일까? 혹 타인의 시선이 주는 부담감 때문에 스스로 거리를 두는 것일까? 하지만 외롭다. 본능적으로 관계 속에서 자아를 찾아가는 인간은 소외를 죽음과 같은 공포로 느낀다. 결국 생존하기 위해서 관계가 필요하다. 관계는 사회를 지탱하는 기둥인 동시에 서로를 연결하는 가지와 같다. 우린 그 가운데 잎을 열고 꽃을 피운다.

 

모든 생명이 성장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 인간관계 역시 성숙하기 위한 시간이 요구된다. 시간은 개인의 성장과도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SNS는 보다 폭넓은 관계 형성이라는 의미를 두고 시작됐지만 결국 허무함과 공허, 자책, 타인의 시선이라는 불필요한 감정의 원인이 되고 있다. 개인은 좋아요, 댓글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조율한다. 사진, , 동영상은 실시간으로 감정을 부추기며 개인은 자신을 잃어버릴까봐 매번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결국 SNS는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개인의 감정을 통해 유지된다. 깊은 관계를 두려워하는 현실에 맞선 SNS의 가상현실은 얕은 관계를 통해 심각한 인지부조화를 만들어 온 것이다.

 

왜 우리는 외로울 권리를 포기하고 있는가? 저자는 급격한 SNS의 발달이 깊은 사고의 시간을 빼앗아 같다고 말한다. 이젠 어디를 가든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고개를 숙이며 눈을 떼지 않은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스마트폰은 개인을 상징하고 개인은 스마트폰에 의해 하루를 유지한다. 스피디한 콘텐츠는 쉬운 감각을 사용하기에 특별한 감정이나 감흥 없이 순간적인 재미를 제공한다. 콘텐츠의 생명력은 단 몇 초에 불과하다. 뇌는 실시간으로 도파민을 분비하며 더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주제를 찾아다닌다. 결국 한계에 부딪힐 때 공허함과 무료함, 죄책감이 물밀 듯이 밀려온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이는 비단 디지털기기에 익숙한 젊은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연령을 막론하고 어디에서나 벌어지는 현상이다. 고적한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불필요한 시대. 산업구조의 혁신이 결국 인간에 주어진 느림의 미학을 파괴하고 급격한 인지부조화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때론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혼자 있다는 것은 외로움을 덮어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만나는 시간이다. 무료함을 시간낭비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SNS가 어떤 위기감을 전해주고 있는지 되물어보고 싶다. 사고와 창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시공간 속에서 일어난다. 빠른 정보가 빠른 시대를 반영할지 모르지만 인간은 여전히 과거에 머무르고 있다. 우리가 디지털 문화를 힘들어하는 이유도 내재된 속성이 여전히 느리기 때문이다.

 

때로 외로움은 삶의 방패가 된다. SNS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 이보다 더 좋은 디톡스는 없는 것 같다. 혼자 있는 시간이 어려운 것은 시대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자존감이 떨어지고 자존심일 지킬만한 자아가 부족해 타인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저자는 실시간 관계라는 얕은 속성이 진정한 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라고 강조한다. 관계는 서로의 신뢰를 통해 장기간에 걸쳐 형성되어야 믿음이 생긴다. 댓글 하나에 일희일비하는 순간이 반복된다면 관계가 아니라 고통에 가깝다. 이를 위해 잃어버렸던 자신을 되찾아야한다.

 

시간은 빠르게 사용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아니다. 빠른 사회가 필요이상의 효율성을 자져다 주었지만 반면에 적지 않은 고통도 안겨주었다. 이젠 시간을 낭비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 스마트폰, SNS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생각이 사라지고 상상력이 무의미해진다면 우린 무엇 때문에 타인의 시선을 필요로 하는 것일까? 현대인은 스마트폰이 인간사회를 어떤 방식으로 바꿔왔는지 실체적으로 체험하고 있다. 인공지능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상상이상으로 인간의 내외면적 삶의 구조를 바꾸어놓을 것이다. 반복적이고 습관적인 행동은 각인된다. 결국 인간에 주어진 자유와 독립은 무엇으로부터의 자유와 독립인가? 이젠 기꺼이 외롭다는 감정을 수용하자. 그리고 자신에 주어진 세상을 직시할 수 있는 사고를 키울 때다. 외로움과 고독은 수시로 삶의 방패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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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챌린지 100 - 나를 바꿔줄 100번의 기회
이재진(해피러너 올레) 지음 / 푸른숲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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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무거울 때, 마음이 심란할 때, 무작정 달려보는 건 어떨까요? 몸이 반응하면 마음도 움직인다고 합니다. 시원한 바람 가르며 힘차게 발을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마음 가득했던 무거운 짐들이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몸에 반응한 마음은 다시 몸을 움직이게 만들고 좋은 리듬이 가슴을 활짝 열어젖힙니다. 달리는 순간 살아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수많은 장면들이 스쳐가고 가파른 호흡은 자연과의 일체감을 만나게 됩니다. 달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항상 어떻게 라는 의심이 앞을 가로막습니다. 대부분 일에 목표와 의미를 부여하듯 달리기에도 의미를 부여해보면 어떨까요? 건강을 위해서든, 다이어트를 위해서든, 하지만 달리는 순간 가장 먼저 자신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러닝 챌린지 100은 일상적 달리기를 위한 프로그램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100번의 달리기를 통해 자신을 알아가는 자기성찰의 일기와 같습니다. 불안하고 무거운 마음에서 시작한 달리기가 어느새 13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저자는 그 시작이 된 100번의 달리기를 회상하며 달리기를 삶에 들이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거창한 달리기도 한 걸음부터 시작됩니다. 중요한 것은 묵은 마음을 털고 일어나 밖으로 나가는 것입니다. 특별한 준비 없이 그저 한걸음 자신의 의지를 다리에 싣고 묵묵히 뛰어보는 것입니다.

 

100번의 챌린지를 위해선 시작하려는 이유가 필요합니다. 왜가 없으면 성공할 확률도 없습니다. 지속적인 달리기를 실패하는 대부분의 이유는 목적부재와 페이스조절의 실패 때문입니다. 달리기는 걷기부터 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걷기는 다리 부담을 줄어주면서 달리기를 위한 근육을 활성화시켜줍니다. 걷는 사이 아주 짧은 달리기를 섞어주면서 몸이 달리기에 적응하도록 반복합니다. 10분 걸으면 30초 달리기를 반복하며 익숙해지면 달리는 시간을 늘려갑니다. 달리기는 꾸준한 반복이 가장 중요합니다.

 

처음 10번의 달리기를 통해 자신의 몸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워밍업은 충분히 했는지. 무리하지 않고 페이스 조절을 했는지,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의도했던 목적을 되새겨봅니다. 11번째부터는 자신감과 기초체력을 강화하기 위한 달리기를 준비합니다. 이때 속도를 높이고 싶은 유혹이 일어나는데 점진적인 개선이 중요합니다. 우선적으로 자신의 실력을 정확히 파악하며 속도를 높이기 위한 다리근력운동을 병행합니다. 그리고 일탈을 방지하기 위한 달리기 자세를 점검합니다. 속도는 한 달에 5~10초씩 늘리는 것을 목표로 서서히 강도를 높여가며 지속적인 연습을 반복합니다.

 

20번째 달리기를 마치고 연속달리기에 도전합니다. 이제 1Km를 달립니다. 1Km는 자기 효능감을 극대화시킵니다. 매일 1Km달리기는 나도 할 수 있다는 내적 확신은 물론이고 하루 전체의 감정 흐름까지 바꾸어놓습니다. 삶의 질 또한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달리기는 자신과의 약속입니다. 대부분의 순간이 그렇듯 달리는 과정 중에서 수많은 유혹이 달리기를 방해할 것입니다. 달리기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가장 어려운 시험일지도 모릅니다. 자신을 지키겠다는 자신의 의지와 신뢰, 어제보다 강한 나를 만들겠다는 자신과의 약속, 달리기가 주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요?

 

본 책은 초보 러너로부터 하프마라토너까지 달리기에 대한 전반적인 과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걷기로 시작하여 100번째 나를 위한 달리기까지. 달리기의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시간보다 꾸준함을 중심으로 달리기가 어떻게 자신의 인생을 바꾸어나갔는지,100번의 일상적 이야기를 통해 달리기와의 만남을 풀어갑니다. 마치 달리기에 담긴 한편의 인생이야기를 보는 것 같습니다. 달리는 순간 모든 잡념이 사라집니다. 지금 이순간만이 존재하며 나란 존재의 의미를 몸과 마음으로 직접 체험하게 됩니다. 더불어 건강한 신체가 마음을 새롭게 하고 삶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내적인 성찰을 깨닫게 됩니다. 꾸준한 목표관리와 반복적인 연습, 좋은 습관이 좋은 인생을 만든다는 것이 곧 달리기를 의미하지는 않을까요? 내 인생을 바꿔줄 100번의 기회가 있다면 도전해 보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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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어른이 된다는 것 - 말보다 행동으로, 훈계보다 배려로 보여 주는 품위 있는 삶의 태도
김경집 지음 / 오아시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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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말을 줄이고 경청하며 겸손하게 행동하는 모습이 스스로의 품격을 높여주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나이를 먹을수록 아집이나 익숙한 편견에 사로잡혀 자신만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이는 인생이 길다 말하고 어떤 이는 짧은 인생을 토로합니다. 생의 길고 짧음은 자신이 바라보는 세계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기억과 경험, 이를 통한 사유와 사고가 현재 모습을 결정하며 타인과의 관계를 설정합니다. 생은 배움의 연속이고 삶은 배움을 통해 한 단계씩 앞으로 걸어갑니다. 내가 나임을 바로 보고 세상을 직시하는 한 걸음이 곧 인생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괜찮은 어른이 되는 것, 어쩌면 생의 후반부를 결정할 가장 소중한 성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괜찮은 어른이 되기 위해선 지혜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지혜를 갖추기 위해선 고요한 마음으로 사물이나 현상을 관찰하거나 비추어보는 관조의 마음이 필요합니다. 불교에서는 참된 지혜의 힘으로 사물이나 이치를 통찰함을 의미합니다. 관조는 강박에서 벗어나 의도와 목적을 띤 활동을 멈추는 무위와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현대사회는 목적 우선주의를 추구합니다. 이익이나 효율성을 내세우며 희생을 강요하고 타인의 시선에 머물기를 요구합니다. 상업주의와 자본주의사회에서 관조나 무위가 어떤 의미가 있겠냐는 비아냥거림이 있을지 모르지만 스스로의 삶을 반추해보면 대부분 단기적이고 근시안적인 소비패턴에 길들여져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현대인들에 인내와 끈기는 자기부정으로 연결됩니다. 사소한 것에 얽매여 옹색해지고 자신을 옭아매는 소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관조와 무위의 삶이 진정한 지혜를 이끌어 줄 것입니다.

 

생애 패턴 주기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습니다. 과거엔 60이면 은퇴하고 임서기를 맞이했지만 불과 몇 년 사이에 70도 그리 많은 나이로 보이지 않습니다. 갑자기 은퇴 이후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퍼레니얼 세대란 용어가 탄생합니다. 다년생 식물을 지칭하는 퍼레니얼은 나이와 무관하게 계속해서 피어나는 마음가짐을 가진 사람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퍼레니얼은 새로운 가치관과 삶의 태도를 요구합니다. 중년 이후의 삶의 경계선이 무의미해지고 자신의 의지에 의해 얼마든지 새로운 인생을 구가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나이 들면서 가장 두려운 것은 건강에 대한 염려입니다. 하지만 마음은 여전히 젊은 시절의 호기심을 지니고 있습니다. 호기심, 개방성, 사고의 유연,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저자는 퍼레니얼 세대를 준비하는 마음가짐으로 네 가지 마인드 셋을 소개합니다.

 

지혜와 더불어 괜찮은 어른이 되기 위해선 현명하게 관계 맺는 방식도 필요합니다. 리버스 멘토링은 젊은 세대에게 묻기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입니다. 나이 들었다는 첫 번째 증거가 자신의 말만 되풀이하는 꼰대이미지라고 합니다. 나 때는 말이야 라는 말로 시작하는 어른스러움은 그야말로 치명적입니다. 그들은 자신보다 나이 어린 세대들의 말은 거의 듣지 않습니다. 교감이나 공유가 이루어질리 없습니다. 결국 스스로 나이 들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입니다. 리버스 멘토링은 디지털시대를 공유할 수 있는 최적의 관계방식입니다. 세상이 바뀌면 바뀐 세상만큼 시대의 주인공들에 배워야합니다. 어른다움은 공감하고 공유하는 모습이 존재해야합니다. 비판적 사고를 허용하고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미래 세대와의 대화를 아끼지 않아야합니다.

 

나이 듦에 세대차란 말을 많이 듣습니다. 세대차는 자신의 생각만을 고집할 때 더욱 부각됩니다. 2025년 선종하신 프란치스코 교황은 인류의 삶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몸으로 보여주신 성인입니다. 교황은 이름에 걸맞은 검소하고 정직한 삶을 실천한 분이셨습니다. 바티칸의 부패를 척결하고 교회의 낡은 관습을 허무는데 가장 앞장섰으며 특히 타종교를 위한 기도를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세상을 구하라는 종교가 왜 이리 배타적이 되고 있을까요? 종교의 내용이 무엇이든 무엇을 위한 기도이든 예수님은 편견과 차별이 없는 세상을 원하셨습니다. 분리와 분열, 너와 나라는 이분법적이고 배타적인 용어가 난무한다면 누가 종교에 희망을 갖겠습니까? 이는 세상을 직접적으로 대하는 어른의 모습과 다르지 않습니다.

 

나이 듦은 존중 받기를 원합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존중받을 만한 어른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여전히 자기 충족적이고 편견에 휩싸여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습니다. 나이 듦에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할 것은 생각의 전환일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 보수가 된다는 말은 더 이상 의미를 찾기 어렵습니다. 가진 것은 많아졌지만 마음은 더욱 왜소해져 진정한 보수의 의미가 퇴색되는 시대에, 저자는 사고의 유연성을 강조합니다. 자유, 평등, 공정, 포용, 배려, 공공선, 정의, 존중과 예의가 진정한 보수가 갖추어야할 품격과 태도입니다. 괜찮은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자유로운 사고를 지니고 풍요로운 삶의 품격을 갖추며 젊은 세대와 어울리는 태도를 보여주는 어른을 뜻합니다. 읽는 내내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었지만 이보다 투명하게 자신을 비춰준 적도 없었습니다. ‘동심은 잃은 것이 아니라 잊은 것이다. 진정한 어른은나였던 그 아이를 찾는 것이다,‘ 어린왕자의 말처럼 나를 찾는 과정이 곧 괜찮은 어른이 되는 길이라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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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겨울이 온다 - 극한기후시대를 건너는 우리가 마주할 풍경
정수종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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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빙하가 순식간에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 놀라움을 넘어 두려움이 앞선다. 자연의 경이로움이 위협과 공포로 전락할 때 비로소 인간이 얼마나 왜소하고 보잘 것 없는지 인식하기 때문이다. 근래엔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자연재해가 연속적으로 속출하고 있다. 폭염은 일상적 주제가 되었고 예고 없는 폭우와 홍수는 안타까운 인명피해와 재산파괴를 남기며 큰 상처를 주고 있다. 재난은 갈수록 예측이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재해를 입은 지역이 반복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 앞으로 어떤 재난이 인류에 닥칠지 가늠하기조차 쉽지 않다. 자연은 순환기능이 있기에 불편하면 뱉어내고 부족하면 채운다. 마치 우리의 신체조직과 같다. 헌데 우린 그동안 자연을 어떻게 대해왔는가?

 

기후변화는 더 이상 모른 척 하거나 불편한 주제가 아니다. 기후위기는 이미 우리 삶 속에 깊숙이 개입되어 있다. 기후위기는 1.5도니 2도니 하는 논쟁보단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권력자와 패권국들의 의지가 중요하다. 하지만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는 빅테크를 소유한 국가들에게 기후위기는 거짓 뉴스에 불과하다. 그들은 과거에도 그랬듯이 현재의 이익 앞에 눈을 가리고 있는 중이다. 결국 피해는 주변국 혹은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고 있던 저개발국가에 집중될 것이다. 기후위기의 원인으로 손꼽히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가장 많은 국가는 어디인가? 이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에너지, 2차 전지를 생산하는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붉은 겨울이 온다. 수만 년 동안 얼어있던 동토가 녹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코로나 19를 겪은 인류는 스스로 나약한 생명체의 일부임을 어느 때보다 실감했다. 녹아가는 지구는 온난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상징이다. 한번 시작하면 결국 끝을 볼 것이다. 기후변화의 중심엔 탄소의 증감이 있다. 이산화탄소와 메테인은 기후위기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온실가스다. 문제는 해양과 육지로 흡수되는 탄소는 고정적이지만 대기 중에 남아 차곡차곡 쌓이는 여분의 탄소다. 실질적으로 18세기와 비교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35% 더 진해졌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것은 각국의 이해관계만큼 어려운 문제다. 하지만 누군가 거절했다고 지구가 기다려줄리 만무하다. 본 책은 탄소중립에 대한 이해와 이를 방치했을 때 마주할 위기, 그리고 기후위기에 맞선 현실적인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를 집중조명하고 있다.

 

간혹 벌이 사라지고 있다는 뉴스를 듣는다. 벌은 식물의 화수분에 가장 중요한 곤충이다. 자연재해가 아니라면 벌이 사라지는 것은 곧 생태계의 교란 혹은 파괴가 진행 중임을 의미한다. 집중호우는 벌통에 특이한 시그널을 발생시킨다. 벌은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를 유지하고 노력하지만 모든 걸 방어하기 쉽지 않다. 결국 벌통에 쌓인 이산화탄소는 벌의 수명을 단축시킨다. 또한 적대적 말벌의 출현이 빈번해져 외부위협에 끊임없이 노출된다. 벌의 실종 혹은 폐사는 생태계 파괴는 물론 인간에까지 실체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작물 가격이 폭등하고 농산물 인플레이션이 시작될 것이다. 기후변화가 벌이 사라진 이유라면 너무 터무니없는 이야기일까?

 

가을이면 온 세상이 붉은 색으로 물들어진다. 그런데 몇 해 전부터 가을 단풍이 실종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고 있다. 가을의 대표적 상징이었던 노란색 은행나무 잎이 초록색으로 떨어진다면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온대지역의 활엽수는 특정 기온이하로 온도가 내려가면 광합성을 멈추고 색을 변화하는 냉방도일을 시작한다. 나무의 냉방도일은 추위를 감지하는 날을 합한 것으로 단풍이 시작되는 시기와 깊은 관련이 있다. 그런데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나무 시계의 평균과 변동성이 고장 난 것이다. 나무 생태계의 변화는 나무뿐만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들에게도 무척 치명적이다. 어쩌면 우린 사계절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인간이 될지도 모른다. 이 또한 기후변화가 원인이라면 과도한 추측일까?

 

기후는 인간의 생존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인간은 내외부적으로 자연을 벗어나 생존이 불가능하기에 에어컨이나 두꺼운 옷만으로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이른 개화, 불길에 휩싸이는 지구, 너무 더운 여름과 지속되는 폭우, 폭염이 지나간 자리의 폭우와 말라버린 땅의 울부짖음, 지구는 독감을 넘어 몸살을 앓고 있다. 이제 그 바통을 인간이 고스란히 받을 차례다. 또한 기후플레이션은 세계경제의 지형을 바꿀 것이다. 인간은 삶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본원적인 질문과 마주할 것이다. 기후는 사회적 재난의 시발점이 될 것이며 기존의 모든 사고와 생각을 재조정해야하는 필연적인 결과에 직면할 것이다. 그렇다면 기후위기에 맞설 대응책은 없는 것일까?

 

인류는 역사의 변곡점마다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해왔다. 2021IPCC는 인류가 기후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기후기술은 기후완화, 기후적응, 완화와 적응을 고려한 기술로 이루어져있다. 이를 세분화하면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클린테크, 탄소를 직접 다루는 카본테크, 자원 낭비를 줄이는 에코테크, 식품과 신기술을 결합하여 효율적인 식량을 생산, 가공, 유통, 소비하는 푸드테크, 그리고 온실가스를 모니터링 하는 탄소측정, 배출량산정, 배출권거래와 같은 데이터 분석과 감시, 예측을 담당하는 지오테크로 구분할 수 있다. 저자는 인공지능의 발달이 기후위기를 예측할 수 있을 거라 희망한다. 인공지능은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며 기후위기의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예측할 수 없는 변화에 맞설 정밀한 측정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우선적인 것은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전환이다. 개인은 무엇을 바꿔야하며 기업과 국가는 어떤 방식으로 기후위기를 준비해야할까? 세계는 인공지능에 몰입해있다. 하지만 자신을 둘러싼 거대한 위기엔 눈을 감고 있다. 조만간 붉은 겨울이 찾아올지 모른다. 우린 마지막 기회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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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5-10-19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후변화로 인해 초래되는 재앙은 아마도 인류들의 상상 그 이상이리라 예상됩니다. 우리들 후손에게 미안하기도 하구요. 지금만 먹고 사는 우리들이 너무나도 초라하고 멍청이들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