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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종말의 허구
곽수종 지음 / 메이트북스 / 2025년 10월
평점 :

세계경제 위기의 순간마다 달러종말 시나리오가 지구촌을 강타한다. 세계대전 이래 무소불위의 위력을 휘두르며 세계기축 통화로 자리매김한 달러가 쉽게 무너질 리 없지만 이익에 민감한 국가마다 달러를 바라보는 시선이 그리 곱지마는 않다. 한때 해가지지 않는 국가라는 칭호를 들었던 영국은 파운드화의 몰락을 어떻게 바라보았을까? 미국도 영국과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인가? 달러종말 시나리오는 미중간의 갈등으로 격화되었으며 암호 화폐와 디지털화폐의 등장으로 더욱 가시화되고 있다. 미국은 내수부양을 위해 지속적으로 달러를 찍어내고 있다. 천문학적인 부채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내각은 달러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경제정책을 최우선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부채 문제뿐만이 아니라 관세정책도 달러와의 연관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미국의 계산법을 쉽게 이해하기 어렵지만 달러는 정책변화 때마다 쉼 없이 흔들거린다. 미국은 무엇을 원하는 것일까? 그들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고 싶어 하는가?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세계경제를 그나마 예측할 수 있는 지표가 환율과 금리 그리고 달러의 연동성일 것이다. 교역 국가는 지불할 달러가 없으면 부도가 난다. 달러유동성은 한 국가의 재정을 흔들거릴 정도로 막대한 영향력을 미친다. 전 세계 경제가 달러를 통해 움직이고 유지된다는 것은 실체적 진실이며 이를 가장 잘 활용하는 국가가 미국이다. 그런데 달러종말에 대한 시나리오는 왜 끊이지 않고 나오는 것일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세계경제는 균형을 이룬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세계는 언제나 패권국에 의해 질서가 유지되었다. 미국이 실현하려는 세계정치 재편은 향후 세계 금융시장의 판을 완전히 바꿔 놓을 것이다. 본 책의 중심 내용이 트럼프 2기하의 미국 재정정책의 실태를 바로알고 향후 전개될 예측가능 시나리오를 점검하는 것이다. 교역, 환율, 채권,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달러의 향방을 이해하는 것은 미국의 패권방향과 세계정치 질서의 재편을 해석하는데 가장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수년간 곽수종박사님의 경제정책에 관심을 가져왔다. 물론 시시각각 변하는 변수가 워낙 많은 까닭에 수많은 예측이 맞을 수는 없지만 거시적 측면에서의 경제변수는 거의 일정한 수순을 되풀이하고 있다. 본 책은 서두 부분에 트럼프 2기의 경제정책에 대한 판독 오류를 소개한다. 관세정책이 성공하리라 생각하는 경제학자가 몇이나 될까? 기존 질서 해체를 의미하는 트럼프식 경제정책이 어떤 결과를 맞이할지 알 수 없지만 변화에 대한 불균형이 지속된다면 경제 기울기는 급속하게 한쪽으로 쏠릴 것이다. 특히 저자는 중국의 부상을 눈여겨보라고 강조한다. 트럼프의 관세정책이 중국경제에 어떤 타격을 주게 될지, 사실적으로 AI를 비롯한 중국산업 부흥이 미국을 앞지르고 있다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자국 산업의 부흥을 앞세운 국가주의와 폐쇄주의는 미국의 가장 큰 오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본 책은 2부를 통해 달러의 간략한 역사를 소개한다. 특히 위기의 순간마다 달러가 어떻게 기축통화를 유지하게 되었고 이를 극복해 나갔는지, 달러의 시련과 회복은 특별히 참고가 될 만한 내용이다. 3부의 달러패권은 신제국주의에 대한 경고다. 저자는 미,중, 러 삼각구도로 세계정치 질서의 재편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젠 더 이상 경찰국가로서의 미국, 자유 자본시장으로서의 미국을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라 예측한다. 오히려 트럼프의 변덕으로 인한 시장의 신뢰붕괴, 부채청산의 한계, 과도한 인플레이션으로 금융질서가 무너질 것이며 미국 채권에 대한 의구심이 미국경제와 세계질서를 뒤흔들 것이다. 하지만 달러를 대체할 수단이 존재하지 않는 까닭에 달러는 여전히 기축통화로서의 가치를 유지할 것이다. 최근 암호화폐의 폭락과 코인류에 대한 회의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화폐에 대한 기능을 단지 저장수단으로만 이해하는 것은 화폐로서의 충분한 가치를 보여줄 수 없다. 금융위기 때마다 달러 급등현상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달러는 최상의 안전자산으로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화폐다.
세계경제는 지난 몇 년간의 틀을 깨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AI를 중심으로 한 거대기업과 국가들의 치열한 자본전쟁은 향후 경제 질서를 새롭게 재편할 것이다. 이는 패권국으로서의 위치를 새롭게 전환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큰 시대다. 금가격의 폭등은 화폐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낸다. 또한 극심한 빈부의 격차, 중산층의 몰락, 과도한 레버리지, 불평등한 임금구조, 무엇보다 직업에 대한 불확실성은 미래에 대한 불안을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 어쩌면 이는 과도한 부채로 내수경제를 부양하고 있는 미국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일 것이다. 인류는 과도한 소비와 성장이라는 한계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본 책은 달러를 중심으로 한 미국의 정책과 전략, 세계경제의 질서를 예상할 수 있는 디테일한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미래 생존을 위한 자기만의 전력서로도 충분한 가치를 지닐 것이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