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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배반 -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안 보이는 것이다
존 캐서디 지음, 이경남 옮김 / 민음사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소비심리 개선으로 오를 것 같아 보이지 않았던 뉴욕증시가 3년 9개월 만에 13,000을 돌파했다. 유럽의 위기와 고유가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지만 분위기는 한층 업그레이드된듯하다. 하지만 미국이 다시 한 번 패권을 잡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다수의 경제전문가들조차 향후 미국의 경제정책에 대해선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보수와 진보간의 갈등, 인종문제등 여전히 풀리지 않은 정책들이 산재해있으며 금융 산업은 위기 전에 비해 더욱 굳건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세계경제는 유럽의 위기에 주목한다. 서브프라임 위기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또 한명의 학자가 위기의 본질에 대한 근원적인 고찰에 나선다.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밀턴 프리드먼, 아서래퍼, 키스 조지프 그리고 앨런 그리스펀과 이들의 주장을 절대화시켰던 로널드 레이건과 마거릿 대처, 이들은 시장자유주의, 시장방임주의를 주장했던 대표적인 학자들이자 정치인들이다. 1970년대 이후 이들의 경제사상은 하나의 이데올로기로 전 세계경제의 바로미터가 되었다. 시장은 완벽히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라는 가정 하에 자유시장이론은 시장의 초석이 되었다. 하지만 40년을 누려온 거대한 희망과 꿈은 거품이 빠지자 허망하게 사라져버렸다. 위기를 겪게 되자 누군가 책임질 사람이 필요했다. 하지만 아무리 발버둥 쳐도 결론은 바뀌지 않았다. 앨런 그린스펀은 국회 청문회에서 그의 이데올로기가 그토록 잘 맞아떨어질 줄 생각조차 못했다고 진술하며 위기를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자신의 믿음에 결함이 발견되었다는 것을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다던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그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충격적이었다.

 

경제학자인 존 캐서디는 애덤스미스의 이론을 중심으로 펼쳐진 자유시장가들의 이론을 유토피아 경제학이라 명명 지으며 이들이 추구하고자했던 자유 시장은 처음부터 잘못된 가정 하에 출발했다고 비판한다. 철저한 시장위주의 경제정책 하에서 기업과 개인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다. 이들이 중심으로 삼았던 이론이 일반균형이론이다. 하지만 일반균형이론은 자유시장이 지니고 있는 독점적 시장지배와 대중의 사회적 욕구에 대해선 어떠한 의문도 제기하지 않았다. 위기는 그린스펀의 말대로 충격이 아니라 잘못된 경제정책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에 대한 사례로 위기 전 증후를 예로 들며 대부분의 사고는 상상력의 부족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 말한다.

 

최근 경제학은 다니얼 카너먼이 주창한 행동 경제학이 대세다. 행동경제학은 애덤스미스의 고전적인 경제학적 인간의 개념이 아닌 실제적인 인간의 행동을 연구하고 행동을 통해 어떤 결과가 발생하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오히려 이성적이기보다 감정적이다. 위기를 단순히 외부적인 요인으로만 치부한다면 경제학의 실체를 이끌고 있는 인간의 오류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저자는 이러한 행동경제학뿐만이 아니라 시장의 가설을 실패로 이끈 ‘시장 실패 경제학’ 또는 ‘현실 경제학’을 중심으로 죄수의 딜레마와 합리적 비합리성을 예로 든다. 특히 기업들이 어떻게 고객들을 희생시키고 이익을 추구하는지에 집중하며 대표적인 시장의 실패를 언급한다. 그는 여전히 권위적인 경제학자들이 유토피아 경제학에 묻혀있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실체적인 경제는 인센티브에 의해 좌우된다. 유토피아 경제학이 이론상으론 완벽하지만 인간의 속성을 완벽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것처럼 현실경제학 역시 문제 하나하나의 이해관계를 풀어나가야할 과제가 남게 된다. 경제학자들은 왜 문제를 어렵게 풀어가려는 것일까? 보이지 않는 손도 위대하지만 대중들이 아는 경제학은 베일에 가린 채 권위를 앞세우는 권력과 다르지 않다. 시장의 논리란 결국 시장의 원칙을 따라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공포의 순간에 시장의 원리를 따르는 기업과 개인은 가장 힘없는 이들일 뿐이다. 시장은 이미 배반의 의미를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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