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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퍼런트 - 넘버원을 넘어 온리원으로
문영미 지음, 박세연 옮김 / 살림Biz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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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상태라는 우려에도 커피전문점이 2000여개를 넘어서고 있다. 세계적인 브랜드로부터 토종브랜드까지, 최근엔 동네마다 독립적인 커피브랜드가 오픈중이다. 이젠 커피 전문점을 소상공인을 위한 특수직종이라 부르기엔 다소 거리감을 느낀다. 이러한 커피전문점들의 특징은 스스로 차별성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놀랍게도 그들은 스스로의 장점 때문에 충성스러운 고객들이 늘어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커피 전문점을 찾는 사람들이 과연 그들의 말대로 충성스런 고객임을 자부하고 있을까? 소비자들은 철저하게 자신의 취향에 맞는 커피전문점을 선택한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에도 불구하고 별반 다르지 않는 인테리어와 상품구성, 메뉴얼등은 고객들에게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하고 있다. 단지 가까이 있거나 주머니 사정 혹은 발 길이 닿기에 가는 것뿐이다.

시장조사와 통계, 마케팅의 놀라운 발전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결코 차별화되지 않았다. 오히려 비슷한 집단의 형성이 가속화되고 있음에도 마케터들은 현실을 인정하려들지 않는다. 그들은 익숙한 것과의 결별에 두려움을 느낀다. 진정한 차별화란 아무도 선택하지 않는 곳을 가야하기에 굳이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마케터들은 차별화만이 살 길이라고 외치지만 동일한 상품에 더하기와 빼기만을 지속하고 있다. 현대사회 비즈니스 경쟁은 승자가 없는 게임이 되어버렸다. 커피 전문점 역시 비슷한 상품이 진열되어 있는 마트나 슈퍼와 마찬가지로 동일함이 지배하는 사회 속에서 자기 파괴의 본능을 극복해야 할 것이다.

‘디퍼런트’는 ‘동일함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살아남기’ 란 소주제가 인상적이다. 일련의 경영학이나 마케팅 책이 내외부적인 변수에 중점을 두거나 고객 간의 관계설정의 문제점을 제시하고 있다면 디퍼런트는 ‘다르게 보기’ 라는 색다른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종신 교수인 저자는 ‘아이디어 브랜드, 창조적 파괴, 긍정적 일탈’ 과 같은 새로운 용어를 사용하며 진정한 차별화란 전통방식이나 고정관념을 거부하면서 새롭고 혁신적인 대안을 제안하는 소수들의 도전이라 말하고 있다. 미래를 지배하는 생각은 무엇일까? 불과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소셜이나 스마트 개념을 이해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하지만 앞으로 10년이 소셜과 스마트 시대가 되리라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차별화’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디퍼런트는 현대기업들이 추구하는 지나친 경쟁우위의 마케팅과 상대가 하면 나도 따라한다는 카테고리 평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장의 초입자들은 오랜 기간 동안 특수를 누린다. 대부분 초기기업들이 승승장구하는 이유는 까다로운 시장에 먼저 발을 들여놓아 소비자의 입맛을 길들여 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은 순식간에 포화상태가 된다. 블루오션은 레드오션이 되고 브랜드는 하나의 카테고리를 형성한다. 카테고리는 전쟁터가 된다. 특이한 건 누구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기 어렵다는 것이고 그들이 추구했던 소비자와의 관계조차 불투명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들은 왜 같은 곳에서 경쟁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깊은 질문을 던져보아야 한다.

저자는 동일함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진정한 차별화를 이루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 중 돋보이는 전략이 ‘제거’ 다. 하얀 도화지 한 장을 연상시키는 침묵이나 여유 등은 고객들에게 생각할 시간을 제공한다. 제거는 차별화를 이룰 수 있는 탁월한 전략들 중의 하나다. 야후나 라이코스등이 세상을 지배하려는 포털을 만들려고 했다면 구글은 그와는 정 반대로 세상 속에 들어가려는 시도를 한 기업이다. 또한 친절하지 않는 이케아 매장, 스스로 찾아오게 만드는 인앤아웃 버거, 이들은 모두 ‘더’ 라는 세상의 트렌드를 ‘덜’로 바꾸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역브랜드 기업들이다. 차별화를 이루기 위한 또 하나의 방법은 소비자의 시선(심리)을 바꾸는 전략이다. 일탈 브랜드라 부르는 전략의 핵심은 소비자의 고정관념에 낯설고 신기한 아이디어를 접목시키는 것이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스와치 시계다. 고급시계의 대명사인 스위스 시계 산업을 밖으로 끌어내는데 스와치 만한 아이디어를 아직까지 보기 어렵다.

대중은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지만 편안 것에 대한 식상함도 느낀다. 우린 지금 무한 경쟁시대에 별 다를 것 없는 카테고리 내에서 편안한 생활에 익숙한 삶을 살고 있다. 차별화를 앞세운 기업들은 소비자들에게 지배권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방식대로 시장을 리드하길 원한다. 엄청난 아이디어가 쉽게 사장될 확률은 아주 높다. 하지만 차별화는 우리들이 쉽게 포기하려는 순간 탄생한다. 왜 기발한 아이디어들은 평범한 속에 묻혀 버리는 것일까? 내가 추구하고 있는 건 100%의 정답이 아니라 2%의 흥미로운 아이디어라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것이다. 누구나 스티브 잡스가 되길 바라고 모든 기업들이 애플이 되길 꿈꿀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과도한 경쟁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른 아이디어가 세상을 지배한다. 탁월한 경영전략 ‘디퍼런트’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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