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번영, 미래를 알고 싶은 욕망을 파는 사람들>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미래를 알고 싶은 욕망을 파는 사람들
윌리엄 A. 서든 지음, 최은정 옮김 / 스마트비즈니스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일상을 파괴하려는 외부적인 행동은 항상 불안과 두려움을 심어놓는다. 생존의 갈림길에서 인류조상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정착을 하고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인류는 미래를 예측하기 시작했다. 비를 몰고온다는 기우제가 최근에서야 사라진 것을 보면 인류는 상당기간동안 미래의 불확실성에 가슴을 졸였을 것이다. 하지만 예측기술의 발전을 통해 어떻게 인류가 지구를 정복했는지 충분한 설명이 가능하다. 인류는 여전히 미래가 불투명하다. 오히려 뛰어난 과학발전이 가끔씩은 불안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것 같다. 이 틈을 타 ‘욕망을 파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전 방위적으로 지구에 문제가 있음을 알리고 불안감을 심어준다. 하지만 과연 그들이 주장하는 예측들이 사실일까? 진위여부를 떠나 미래를 알고 싶은 사업은 세계에서 가장 큰 사업들 중의 하나로 초고속 성장을 하고 있다.

한때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신의 영역이었다. 하지만 인공위성이 즐비한 21세기 예측은 더 이상 신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예측분야도 광범위하게 넓어져 대다수의 국가와 기관에선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예측기법을 사용한다. 헌데 이러한 예측이 믿을 만 한 것인가? 라는 질문엔 어느 누구도 속 시원한 대답을 하지 못한다. ‘The Fortune Seller'는 미래를 담보로 욕망을 파는 사람과 단체를 소개(?)한다. 그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거의 모든 것을 좌우하는 정치가들이고 경제학자들이다. 내막을 알지 못하는 우리들로서는 현상에 충실할 뿐이다. 헌데 그들의 예측이 자주 그리고 상당한 오차로 빗나간다면 분명 문제가 있다.

가장 최근에 빗나간 예측이 미국의 대혼란일 것이다. 누구도 예측을 하지 못했다는 것은 그들이 말하는 탐욕이 얼마나 눈과 귀를 가리는지를 증명해줄 뿐이다. 사회과학으로 시작한 경제학이 세상을 지배하기까지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현대 경제학자들은 거의 미래를 예측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인간 사이에 이루어지는 효용성이나 가치기준을 판단하는 것을 넘어 마치 금융의 연금술사처럼 행동한다. 문제는 그들이 주장하는 경제학이 풍파를 일으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책임은 전혀 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경제학자들은 복잡한 수학공식을 사용하여 시뮬레이션을 만든다. 그리고 과거의 데이터를 투입하며 현재가치에 가장 근사한 가격이 나오면 새로운 이론을 정립시킨다. 헌데 놀랍게도 그들의 예측능력은 단순한 추측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간이 멀어지면 예측력은 더욱 떨어지고 심지어는 반대로 예측하기도 한다. 신빙성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이 이토록 예측에 집착하는 이유는 경제가 ‘복잡계’로 이루어져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계의 움직임이 비선형법칙에 의해 결정될 때 초기조건의 조그만 오차라도 영향력이 증폭되어 수초만 지나도 예측이 불가능한 카오스이론에 비해 복잡계는 하나의 기준원리에 영향을 받아 구성요소간에 질서가 형성되는 것을 말한다. 즉 복잡계는 어떠한 내부통제가 없이도 스스로 조직해간다는 이론이다.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 대표적인 복잡계의 이론이다. 하지만 경제는 복잡계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는다. 경제학자들이 간과하는 부분이 인간은 산업혁명시절과 같은 패턴대로 움직이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인간이란 경제적 존재가 아닌 심리적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 이라는 로버트 하일브로너의 말은 경제학자들이 깊이 새겨들어야할 문구다.

경제예측과 더불어 쌍벽을 이루는 곳이 증권시장이다. 경제학에 관한 미래예측들이 고스란히 정부와 재계에 투입된다면 자본주의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증권시장은 더욱 미래예측이 활성화 되고 있는 곳이다. 혹 최고학부를 자랑하는 월가의 CEO들이나 투자회사들이 별자리에 의존해 투자를 한다면 당신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놀랍게도 증권시장은 점쟁이들로 가득차 있다. 동전던지기와 제비뽑기가 뛰어난 실력을 갖춘 애널리스트의 실적과 비등한 수익률을 내는 것을 보면 증권에서 예측은 아무런 쓸모가 없음이 판명되었다.

욕망은 분명 많은 사람들에게 소비를 부추긴다. 특히 이러한 욕망을 부추기는데 미래의 불안과 불확실성만한 상품도 없다. 그들, 경제학자, 증권관계자, 기술자, 통계학자들은 본연의 임무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미래예측학자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정말 그들이 원하는 대로 미래가 진행된다면 지구는 준비할 것이 너무도 많다. 하지만 어떠한 정치적 이해관계도 실마리를 쉽게 풀어놓지 못하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가? 과연 인류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인구에 대한 우울한 예측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 혹독한 기근과 질병이 유럽의 패국을 막았듯이 인류의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단순한 바람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에 뭔가를 걸고 싶은 사람의 마음은 항상 예측가를 필요로 하고 있다. ‘우리들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싸워야 한다. 미래는 ‘아직 오지 않는 때’ 가 아니라 우리가 ‘가야할 때’ 이기 때문이다.‘ - 마티아스 호르크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