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 중미전쟁>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중미전쟁 - 환율, 무역 그리고 원가를 둘러싼 21세기 세계대전!
랑셴핑 지음, 홍순도 옮김 / 비아북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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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최악인 경우는 보도에 대한 공정성에 있다. 공정성에 대한 평가가 독자에게 있다면 독자 역시 나름의 철저한 준비를 해야만 한다. 하지만 독자는 완벽하게 언론에 통제되어 있다. 결국 정보의 시비는 언론만이 가능하다. 정해져 있는 게임의 룰을 바꾼다는 것이 애초부터 가능한 일일까? 어두운 권력의 그림자들은 사회 전반에 평지풍파를 일으킨다. 수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지만 권력의 그림자들은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 조용히 있다 사라져버리던지 다시금 기회를 기다린다. 우리들이 알고 있는 현실이 이렇지 않을까? 많이 알면 좋을 게 없다.

서브프라임이 대단한 이유는 전 세계 국가가 공통적으로 미국의 탐욕에 가차 없는 채찍질을 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몰락, 붕괴, 침체, 대공황, 모든 이들이 하나같이 미국의 탐욕을 꾸짖고 비이성적인 금융정책을 손가락질하고 있다. 높은 자리에 있을수록, 권력이 강할수록 상처가 깊다고 했던가, 상처를 입은 미국이 어떻게 변화될지 가끔씩은 두려움이 앞선다. 미국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그들은 과거보다 더욱 집요하게 승리방정식을 만들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국가들은 위기론에 도취되어 있다.

절대강국 미국을 제국주의라 평하는데 주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해가지지 않는 나라 영국이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17세기를 지배했다면 미국은 다양한 금융정책으로 돈이 마르지 않는 국가라는 칭호를 받을만한 뛰어난(?) 업적을 달성했다. 비록 수많은 약소국가들이 고통을 받았지만 그들은 한결같이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결과를 내놓았고 약소국의 위기를 발판으로 제국주의의 기틀을 다져나갔다.

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의 유일한 대항마였던 소련마저 90년대 붕괴했다. 어쩌면 미국은 그들의 자본자유주의 사상을 핵심으로 세계제국을 꿈꾸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역사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그들은 누구의 침략이나 침입을 받지 않았다. 스스로 공멸을 자초한 것이다. 그리고 중국과 인도, 브라질, 러시아와 동아시아 국가들이 떠오른다. 그들은 오랫동안 세계사의 중심을 이끌었으나 한 번도 게임의 룰을 만들지 못한 국가들이다. 유럽마저 미국의 금융위기에 발목을 잡히는 바람에 세계의 시선은 한 곳으로 몰린다. 바로 중국이다. 최근에야 산업화의 도로에 올라탔지만 성장속도는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미수출 물량이 GDP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입장에서도 미국의 몰락은 결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문제는 과거와 같은 방식으론 중국 역시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미국의 대중국 전략은 집요하리만치 계획적이고 산술적이다. 총성 없는 ‘중미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중미전쟁’ 저자 랑센핑은 국제금융학의 선두주자로 손꼽힌다. 또한 중국내의 인지도도 뛰어나 신화통신은 그를 중국 10대 화제인물로 선정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그의 이론은 미국의 대중국 전략에 상당히 비판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도 그는 중국출신의 유력한 노벨경제학상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미국의 치밀한 그림자전략을 주목한다. 위안화 평가절상에 따른 환율전쟁과 그 뒤를 이을 무역전쟁, 그리고 탄소배출권과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세계가 공모하고 있는 원가전쟁등을 중심주제로 다룬다. 그의 전략적 분석은 상당히 전문적이고 뛰어나다. 미국이 진행하고 있는 또 다른 시나리오는 중국뿐만이 아니라 이미 몇 차례 치명적인 피해를 입은 동아시아 국가들에게도 유효할 것이다.

‘중미전쟁’의 핵심은 중국인들이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지금 자산거품에 빠져있다. 이에 대한 증거가 속속들이 나오고 있지만 정부와 기득권층들은 단연코 거품을 부인한다. 미국은 중국인들의 허장성세를 노리고 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태국, 일본, 베트남등과 같이 재정위기를 키울 거품을 만드는 것이다. 위안화 절상은 금융개방이라는 미국 최대의 전략들 중의 하나일 뿐이다. 저자는 중국의 위기에 관한 동아시아국가들의 거품시나리오를 적나라하게 증명한다. 특히 20년째 일어서지 못하는 일본에게 다시금 결정타를 날린 토요타의 몰락을 예로 들면서 절정에 달한 미국의 정치적 책략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과연 중국의 저가 상품이 미국의 전략을 벗어날 수 있을까? 허술한 중국의 법망을 미꾸라지처럼 빠져가는 다국적기업을 중국이 어떻게 잡을 수 있을까?

‘중미전쟁’은 21세기 자본주의의 핵심을 볼 수 있다. 어렴풋하게 알던 미국의 패권주의와 금융자본주의의 비열함, 성장에 가려진 중국의 거품, 그리고 탄소배출권을 둘러싼 중미간의 대격돌, 세계지배권을 차지하기 위한 중미간의 치열한 공방은 현재진행형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탄소배출권에 대한 현격한 정치적 이해관계다. 다시 한 번 게임의 룰을 지배하려는 미국의 술책과 이를 거부하려는 중국의 방어책, 지구온난화라는 문제와 더불어 탄소배출권은 향후 첨예한 정치적 이슈가 될 것이다. ‘중미전쟁’은 세계인들에겐 위기와 기회가 상존하는 시공간이다. 중미사이에 낀 우린 어디를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 탁월한 통찰력을 볼 수 있는 랑센핑의 중미전쟁, 그 서막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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