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열린책들 세계문학 54
볼테르 지음, 이봉지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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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한 세상을 꼬집는 볼테르 풍자소설,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볼테르 지음, 이봉지 옮김, 열린책들 펴냄

 

 

 

 


ㅋㄷㅋㄷ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던가. 철학에라도 쓰이니 그나마 다행이다. 개똥이 진지열매 잡숫고 충족 이유를 채우니 개똥철학 같지 않고 형이상학이 되는 충분조건을 갖추었다. 허허, 이로써 원인과 결과가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것은 자유의지인가, 절대적 필연인가, 혹은 최선의 세계에서 있을 법한 신의 가호인가? 어쩌면 모든 것이 최선으로 잘돼 간다는, 전지전능할 뻔했으나 교수형에 처해진 스승의 가르침은 한낱 속임수였을까? 개똥은 싫어하지만 개똥철학은 누리고 싶으니 나 혹시 일종의 혼돈의 도가니에서 허우적대는 건가! 이 세상에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모순과 불합리가 여기 볼테르의 풍자소설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에 담겼으니, 블랙코미디가 따로 없다!

 

 

 

 


이 세상은 도대체 왜 이 지경일까?

 

 

 


원인 없는 결과란 없으며, 우리의 세계는 가능한 모든 세계 중에서 최선의 세계며...
순박한 청년 캉디드는 남의 말을 너무 쉽게 믿는 경향이 있다. 성에서 함께 생활하는 남작의 딸 퀴네공드는 과학적 호기심이 많았다. 그녀는 남녀의 실험 육체 물리 강의를 우연히 그리고 다음에는 몰래 몇 차례 관찰하고는 이것을 캉디드와 해결하기로 했다. 그들의 입술이 맞닿고 그들의 눈에 불꽃이 일었다. 하지만 이 모습을 본 남작은 캉디드의 엉덩이를 발길로 차서 성에서 쫓아냈다. 이 원인은 어떤 결과를 불러올까? 이제 캉디드는 낙관주의에서 삐뚤어질까? 쉿!

 

 


지상낙원에서 내쫓긴 캉디드는 어떤 무리에 의해 발에 족쇄가 채워진 채 군대로 가야 했다. 그리고 영웅이 되었다가 감옥에 갇혔다가 태형을 당하다가 지나가던 불가리아 왕의 은덕으로 사면되었다. 전투 중에 캉디드는 형이상학 철학자답게 벌벌 떨면서 숨어 있다가 다른 곳에서 원인과 결과를 따져보기로 결심했다. 그는 불가리아 군사들의 학살을 목격했고 아바르 영웅들이 똑같은 짓을 저지르는 것을 보았다. 낙관주의로 물들어 있던 캉디드가 처음으로 부조리를 깨닫는 순간이었으나 그는 스승의 가르침에 대해 평가를 내리거나 선택할 생각도 하지 못하는 순박한 청년이었기에 꿋꿋이 낙관적이다. 그러나 스승을 제외한 그의 주변 사람들은 캉디드에게 다른 말을 한다. 아, 저 앞의 물음에 대한 답이 여기 있다. 미쳐 돌아가는 혐오스런 곳이지요.

 

 

 

 

 

 


매는 절대로 본성이 변하지 않죠.
그런데 왜 선생은 인간 본성이 바뀌기를 바라십니까?

 

 

 


어느 대귀족 가문과의 구타사건에 휘말려 바스티유에 투옥당했다가 영국으로 망명하는 것을 조건으로 석방된 볼테르는 사법 권력의 폐해를 절감했다. 그래서일까, 볼테르는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의 주인공 캉디드를 순박함을 가장당한 채 많은 사건을 겪는 동안 반항할 생각은 꿈도 꾸지 못하는 처절한 낙관주의자로 캐릭터화한다. 캉티드의 모험 같은 경험에 뫼비우스의 띠처럼 웃픈 이야기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도 어쩌면 세상을 비꼬려는 볼테르의 장치일까. 아니, 이것은 캉디드의 정신적 스승 팡글로스에 맞서려는 나의 개똥철학일까. 불행은 우리에게 권리를 주죠.​

 

 

 

 

 

 

 


그건 모두 필수 불가결한 것입니다. 개인적 불행은 공공의 이익이 되거든요.
그러니까 개인적 불행이 많으면 많으면 많을수록 모든 것이 더 좋습니다.

그나마 영국에서 자유민주주의를 맛본 볼테르 덕분에 캉디드 역시 작가의 '철학적 콩트' 속에서 선택의 순간을 누린다. 사생아인 캉디드가 71대 조상까지만 뿌리를 알 수 있는 귀족 가문의 퀴네공드와의 결혼을 꿈꾼 것이다. 여태의 인생이 그저 주어진 것이었다면 그는 순정을 느낀 퀴네공드와의 미래를 선택함으로써 자신의 감정을 표출한다. 하지만 퀴네공드를 얻기 위해 세계를 떠도는 일개 개인 캉디드의 걸음걸음은 수많은 난관에 시달린다. 특히 개인들의 불행을 디딤돌 삼아 부유하고 퇴폐적인 삶을 누리는 종교를 등에 업은 권력구조에 캉디드는 여러 번 헛발질을 한다. 그러나 어쩌랴, 캉디드는 곧 낙관주의인 것을!

 

 

 

 

 


순박한 입이 가벼운 호기심 많은, 절대로 자기 스스로 판단을 내려서는 안 된다고 배워온 캉디드는 원인과 결과, 도덕적 악과 자연 재해, 자유 의지와 필연성... 아, 다 집어치우자.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는 그저 볼테르의 콩트, 심오한 이야기를 심오하지 않은 척 시크한 냄새 풀풀 풍기며 끌어가는 풍자소설이니까. 세상에 만연한 부조리를 피식거리는 웃음과 심각한 상황과 어이없이 풀리는 원인 및 결과로 풀어내는 이 소설. 재밌는 소설을 만나 읽는 내내 신이 났던 건 안 비밀이다. 그런데 낙관주의가 뭐예요? 아! 그건 나쁜데도 불구하고 좋다고 마구잡이로 우기는 거야.

 


세상에 유일하게 변하지 않는 진리를 하나 던져주며 마무리하는 볼테르의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그 진리 무엇인지 궁금하신 분들, 지금 장바구니에 이 책을 담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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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의 말
이예은 지음 / 민음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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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은의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 콜센터의 말






콜센터의 말
이예은 지음, 민음사 펴냄




표지에 적힌 말들을 읽어본다. 대단히 / 유감이지만 / 잘 / 부탁드립니다 / 부득이하게 / 다른 / 끼쳤습니다... 콜센터에서 많이 사용하는 말들인가?



사실 콜센터의 전화를 내가 거는 경우가 아닌 한 반길 일이 뭐 있을까 싶다. 내 친구도 콜센터에서 일했던 터라 가능하면 온갖 곳에서 걸려온 홍보 전화를 다 받곤 했다. 가끔 회의 중이라는 거절 의사를 밝혔음에도 '그럼 몇 시쯤 전화를 다시 드리면 될까요?'라고 물으며 시간을 끄는 이도 있다. 이젠 제법 이골이 나 콜센터 전화는 빨리 대화를 중단하거나 아예 거절 버튼을 누른다. 요즘의 나에게 전화기 너머의 콜센터 직원들의 기분은 내게 고려대상이 아닌 셈이다.


 

 

 

 


코로나 시대에 일본 여행사의 콜센터에서 상담원으로 일했던 이예은 저자는 콜센터를 이렇게 말한다. '각자의 이상적인 경로를 이탈한 사람들이 잠시 흘러들어왔다 나가는 웅덩이에 가까웠다.' 그녀는 520일 동안 전화와 메일과 채팅 약 1만4천 건을 업무로 담당했단다. 살면서 가장 많은 말을 했지만 정작 속 이야기는 어디에도 털어놓지 못한 나날. 상담원의 자리에서 벗어나고 난 후에야 그 시절의 경험을 브런치북으로 펴냈다고.





언어는 사진과 비슷하다.




지난 추억과 현재의 나를 잇는 매개체인 사진이 왜 언어와 비슷하다고 느꼈을까? '사진으로 남긴 순간만 생생하고 프레임 바깥의 다채로웠던 경험은 휘발되고 만다'는 게 저자의 답이다. 즉, 완벽하지 않은 기록에 기억이 갇히는 셈이라고 보았다. 마음을 담은 불완전한 도구라는 점에서 언어도 사진과 닮았다.



이렇게 아름다운 상념이 펼쳐지는 거였어, 라는 감상은 어느새 사라진다. 이제 실제생활이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황당하고 어이없고 매너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사람들의 문의와 불만을 매일 마주해야 한다. 그나마 대면 상담자보다 나은 것은 보이지 않는 곳애서 얼굴을 맞대지 않은 채 목소리로 응대하는 점이랄까. 하지만 이런 위안은 잠시뿐, 막말과 폭언을 퍼붓는 이른바 '갑질' 고갱님은 정말 어쩔 것이냐. 단 한 시간이라도 콜센터 상담원의 자리에 앉혀놓고 똑같은 식으로 전화를 걸어 너의 갑질이 이러했다고 완전 절절하게 느끼게 해주고 싶다.





고객을 감동시키되 전화는 최대한 빨리 끊어라


 

 


 


흔히 우스개로 '고급스럽지만 소박하게'라든지 '화려하지만 심플하게' 같은 말을 하곤 하는데 감동을 주라며 빨리 끊으라는 콜센터의 요구도 이런 맥락이 아닌가 싶다. 고객 감동이냐 빨리 끊느냐, 햄릿이 친구하자고 할 판이다.


 


미안하다, 사과드린다는 말은 실수를 했거나 용서를 구할 때 쓰는 말이다. 그런데 콜센터의 상담원들은 갈등의 불씨를 꺼뜨리기 위해서 저 말을 사용한다. '사과드립니다'라는 말은 불필요한 말싸움을 벌이느라 통화 시간이 길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고, 만족도 조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않기 위해, 그리고 상담원 자신의 성적과 마음의 안정을 위해서라도 아낄 이유가 없다.



 

 



 


우리 휴대전화에 자주 뜨는 콜센터의 이야기일까 했는데, 나름 특수한 분야의 콜센터 이야기였다. 여행 관련한 콜센터이니 먼저 전화를 걸 일은 없겠다. 하지만 취소니 부분 취소니 환불이니 이런 문제라 예민해진 고객을 상대해야 할 테고 더 예민하게 응대해야겠지.



대단히 유감이지만, 부득이하게도, 다른 궁금한 점은 없으십니까, 또 이용해 주세요 등등 우리가 제법 많이 들어본 콜센터의 말들 속에서 이예은 저자의 경험이 피어나고 그에 따른 상념이 피어난다. 그런데 내가 전혀 생각 못했던 쪽으로 이야기가 흐른다. 아, 콜센터의 말을 두고 이런 이야기가 가능하다니. 브런치북 대상 수상은 다 이유가 있구나.



영어도 잘해, 일본어도 제법하는 외국인 노동자로 일본의 여행사 콜센터에서 일했던 그녀의 말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돋보인다. 도망치는 법을 모르는 당신에게 "무리하지 마세요"라며 포기로써 기회를 얻는 법을 말하는 그녀. 헤드셋을 벗던 날을 이야기하며 던지는 "수고하십니다"는 그녀에게 어떤 의미일까. 그럼 저자처럼 말하며 마무리할까 한다. 나의 서평을 읽어주어서 고맙습니다.



독서카페리딩투데이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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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오스터 컬렉션 박스 세트 (리커버 특별판, 전4권) - 뉴욕 3부작 + 달의 궁전 + 빵 굽는 타자기 + 공중 곡예사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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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억! 표지 완전 깔끔. 박스까지 완전 심플. 폴 오스터 컬렉션 박스 세트. 아우. 지름신을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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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는 철학 - 사는 게 불안한 우리를 위한 아주 특별한 철학 수업
김대근 지음 / 믹스커피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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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근 동양철학 대향연,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는 철학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는 철학

김대근 지음, 믹스커피 펴냄










요즘은 마치 하루하루 전쟁을 하는 기분이라고 말하면, 정말 전쟁 중인 곳을 생각하라며 나는 비난당할까? 연애가 처음이라, 결혼이 처음이라, 엄마가 처음이라, 이해해줘야 하지 않겠냐는 사회적 풍조를 타고 '정치가 처음이라'가 등장했다. 경험이 없는 이들은 대개 겸허한 자세로 배운다. 열정페이를 사회악이라고 하였으나 초보들이 학원에 가 돈을 내고 배우는 것과 같은 행위라고 생각하는 건 선을 넘는 것일까?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초보들이 겁도 없이, 앞뒤 구분도 못하고 튀어나왔다. 어느 곳에든 잘하는 사람, 전문가를 쓰면 된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하던 대통령 후보자가 생각난다. 그분은 지금 제대로 인재를 등용하고 있는가? 정치 경험은 전무한데 젊다는 이유로 귀한 대접을 받은 이들이 있다. 그들은 지금 아군에게 비난의 화살을 쏘아대기 바쁘다. 이는 발상은 좋을지 모르나 방법은 그른 게 아닐까? 초보자들에게 우리의 귀한 세금이 무차별적으로 지급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입맛이 쓰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제자백가 철학







춘추전국시대 제자백가가 있었으니, 수많은 학파와 학자 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사상과 학문을 펼쳤음이다. 그치지 않는 전쟁으로 백성들의 삶이 피폐해진 시절, 하지만 임금이나 귀족 같은 지배층은 피지배층의 삶에 관심이 없었다. 그들의 목적은 그저 권력을 유지하고 욕망을 채우는 것. 권력을 잡기 위해 어제 손을 잡고 오늘 등을 돌리고 내일 속마음을 감춘 채 공작을 벌이는 오늘날의 상황과 별로 다르지 않은 모습이렷다. 이에 제자백가가 나선다. 정치적 안정을 이루기 위해 그들은 지배층의 마인드를 바꿀 것, 정치로부터 완전히 떠날 것, 백성들을 위해 지배층에 맞서 싸울 것 등의 방향을 제시했다. 공자 왈 맹자 왈로부터 순자, 유가, 노자, 법가가 첫 번째 방향의 집단이다. 장자는 두 번째 집단에 해당했으며 묵자가 세 번째 방향의 주자로 나섰다.









 






내가 하기 싫은 것을 남에게도 하지 말라


공자는 사람을 대할 때면 지위를 막론하고 깍듯하고 존중해야 한다며 '인'을 강조했다. 이는 '네 의지의 격률이 언제나 동시에 보편적 입법의 원리가 되도록 행위하라'고 한 임마누엘 칸트의 생각과 상통하는 부분이다. 나 혼자만 잘난 게 아니고 모두가 그러하니 모든 이를 한 인간으로서 똑같이 대우해야 한다는 공자의 도덕적 지침은 겸손에서 비롯된 행위요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가장 기본이 되는 마음가짐이겠다. 이는 '네 자신에게나 타인에게 있어 인격을 언제나 목적으로 대우하고 수단으로 대하지 말라'는 칸트의 생각과 닮은꼴이다. 인의 실천이란 결국 타인을 나와 같은 한 인간으로 대우하는 일이다.






예가 아닌 것은 보지도 듣지도 행하지도 말라


예는 인간의 선한 마음인 '인'이 겉으로 적절하게 드러난 것이라 하겠다. 이로써 예는 모두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사회적 소양이자 교양으로 자리매김한다. 인과 예가 온전히 체화되어야 욕망은 사회적 선을 넘지 않고, 말과 행동이 상대를 거스르지 않으며, 지식과 교양이 높은 수준에 오르고, 삶에 대한 통찰력이 생긴다. 순자는 공자의 '예'를 인의 기준이자 인의 실천으로 보았고 법가의 대표주자 한비자는 강제력을 띤 '법'으로 강화하였다. 공자는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 잘못을 저지르지 않아도 곧 뉘우치게 마련이라 하였으나, 이 시대의 양심은 상황에 따라 잘잘못을 구분하려 드니 오호통재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묵자는 차별 없이 사랑하고 평화를 지키는 방법을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일종의 방어전쟁으로 내세웠다. 전쟁에 전쟁으로 맞선다는 묵자의 논리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와 독일의 핵무기 개발에 맞서 미국의 핵무기 개발에 앞장섰던 알버트 아인슈타인을 비롯한 수많은 과학자의 입장과 어떤 점이 다를까. 게다가 21세기에 전쟁이 발발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은 러시아 측에서는 정의일까? 우크라이나의 항전은 정당할까?









 




 






절대도 없고 상대도 없다는 역설의 진리를 내세우고 물처럼 사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 노자의 무위는 애덤 스미스의 자유방임과 일맥상통한다.'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예수의 말씀은 차별 없이 모두를 사랑하라는 묵자의 '겸애'와 상통한다. 그러나 묵자가 차별 없는 사랑을 위한 방법으로 전쟁을 택한 것은 논란거리를 던져주기 충분하다. 또한 이것은 의를 위해 죽음도 불사하겠다는 맹자의 각오와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자연을 따르며 긍정적으로 살고자 했던 장자의 '나를 잃은 경지'에 이르는 삶은 석가모니의 그것에 비추어 어떠한가? 조금 더 나은 인간으로 거듭나기를 강조했던 순자의 부국강병은 토머스 모어의 이상향 유토피아와 어떻게 통하고 어떻게 다를까? 강력한 법으로 나라를 부강하게 하라고 외쳤던 법가의 사상은 함무라비의 법과 어떤 면에서 비교해볼 수 있을까?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 세상을 바라보는 법




고리타분하다고 여겼던 것들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교훈을 얻는가! 꼰대들의 말씀을 무턱대고 배척할 수 없는 것은 이와 동일한 이유 때문이다. 일제가 우리 국민의 자존을 꺾고 보잘것없는 민족임을 강조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고려장 이야기에서도 어른들의 인생 지혜와 교훈이 나온다. 제자백가 철학자들의 철학 역시 그러하다. 시대에 맞지 않는 부분도 있겠지만 인생사 인간사 세상만사 겪어온 경험치가 있을 터. 김대근 저자는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는 철학"에서 우리에게 당부한다. 지금 자신의 상황이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세상을 탓하거나 억울해하지 말고 버티며 나아가면 좋겠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여전히 혼란한 작금의 사회상황에서 우리는, 아니 나는 그래도 일말의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책임감 있는 우리의 모습이야말로 우리의 미래를 멋지게 펼쳐줄 수 있겠지.






열심히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철학들이 있다. 김대근의 인문학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는 철학"은 동서양을 넘나드는 철학자들의 대담 형식으로 진행된다. 대담자들은 하나의 철학이 어떻게 통하고 어떻게 다른지, 이는 현실의 문제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이야기 나누며 세상살이의 다양한 대답을 제시한다. 우리 이전의 존재들의 고민을 통해 우리와 다음 세대의 존재에 이르기까지를 훑어보는 인문학 시간. 거인들의 너른 어깨에 올라타 멀리 보고, 깊이 보고, 따져보는,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익혀보자.





출판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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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일 후의 세계 - 모든 것이 AI와 접속된 ‘미러 월드’의 시대가 온다
케빈 켈리 지음, 오노 가즈모토 엮음, 김윤경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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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5000일 후의 세계, 모든 것이 AI와 접속된 미러 월드의 시대

 

 

 

 

 

 

5000일 후의 세계
케빈 켈리 지음, 오노 가즈모토 엮음, 김윤경 옮김, 한국경제신문사 펴냄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10년이 뭐야, 엄청난 속도로 세상이 휙휙 바뀌고 있다. 어느 정도 나이를 먹고 나서부터는 더더욱 그걸 실감한다. 아이들이 나누는 대화를 따라 가기 힘들고 매체 등에서 핫이슈로 다루는 것들을 이해하기도 힘들다. 이러다가 디지털 문맹자가 되어 쓸모없는 존재로 전락해 한구석에 처박혀 있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마저 자꾸 나를 자극한다. 인터넷이 상용화된 지 약 5,000일, 햇수로 치자면 13년이 지나자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했다고 한다. SNS다. 그리고 지금 그때부터 또다시 5,000일이 지났다. 이제 뭔가 새로 나올 때가 된 것이다. 그게 뭘까? 미래 예측자 케빈 켈리는 '미러 월드'라고 말한다. 모든 것이 AI, 즉 인공지능과 접속되어 디지털과 융합한 세계에서 탄생한 AR, 즉 증강현실 세계. 미러 월드!

 

 

 

 


테크놀로지에 귀를 기울이면 미래를 알 수 있다.

 

 

 


실제 생활 공간이 아닌 가상의 공간, 어딘가에 존재하는 플랫폼에서 우리는 텃밭을 가꾸고 동물을 키우고 휴가를 즐긴다. 이것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여기는 자들은 정말 대단하다 싶다. 나는 그들이 창조한 세계에 아직 진입도 못했는데 그들은 다음 버전을 생각하고 있으니 말이다. 새로운 플랫폼이 약 13년의 주기로 나오고 인간의 수명을 100세로 보자면, 총 7번의 13년과 9년이 지나갈 동안 8번의 플랫폼을 마주할 것이다. 아기 때야 뭐 치고 말고 할 게 별로 없어 보인다만, 앞으로의 세상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를 일 아닌가. 플랫폼의 주기 역시 빨라질 수 있으니 여튼 평균적 수치인 8번의 플랫폼 중 나는 몇 개의 플랫폼에 적응해 살아갈지가 관건이겠다. 그리고 이에 대한 해답은 바로 내가 얼마나 '테크놀로지'를 가까이 하느냐에 달렸다.

 

 

 

 

전 세계 100만 명이 가상 공간에서 함께 일하는 세계

 

 

 

동시에 100만 명이 한 군데서 함께 일하는 것은 과연 가능할까? 가능하다. 이때 현재는 없는 새로운 도구가 필요하겠다. 예컨대 AR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글라스 같은 것 말이다. 이로써 서로 다른 공간에서 공동 작업을 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난다. 장소며 국경을 초월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상황이 매끄러우려면 새롭게 제안된 아이디어를 채택해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프로그램, 발안자에게 대가를 지급하는 환원 제도, 실시간 자동 번역 기술, 자율 주행 관련 산업 등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교류하며 발전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모든 것은 AR 세계인 미러 월드를 향하고 있다. 꼭 한자리에 모여 앉아 일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현실 세계에서는 각자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있지만, 동시에 다른 장소에 있는 사람들과 지구 크기의 가상 세계를 함께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미 줌, 구글 미트 등 비디오 희의 시스템이 활발히 이용되고 있지 않

 


그런데 이러한 미러 월드는 우리에게 마냥 유용하기만 할까? 질문의 의도에 답이 있다. 당연히 아니다. 미러 월드에서는 성공을 거머쥐는 작은 개발 회사가 많이 생겨날 것이니 새로운 기회의 관문일 수 있겠지만 한편 그것을 사용해야만 하는 사용자는 쉽게 착취당할 수 있다는 맹점이 있다. 우리는 이제 결재하지 않으면 접속도 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를지도 모를 일이다. 어쩌면 우리 사회를 감시 사회로 만들고 인간의 기계화를 향해 달리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이에 대해 케빈 켈리는 매년 테크놀로지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미러 월드의 기술에 대해 두려워할 필요는 없지만 감시하고 관심을 가져야 하며 또한 능숙하게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진정한 해결책은 더 좋은 테크놀로지를 더 많이 만드는 일

 

지금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페이스북이나 구글은 세월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건재할까? 거대기업은 국가적 필요에 의해 해체될까? 혹시 개인의 데이터를 통합하고 관리하는 중개 회사와 같은 시스템이 생겨날 것인가?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는 과연 플랫폼과 얼만큼 밀접하게 움직일까? 우리의 미래 식량은 어떤 방식으로 나아갈 것이며, 우리가 이용할 탈 것들은 과연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까? 기후 문제는? 그리고 무엇보다, 돈의 미래는 과연 어떠할까?

 

 

우리의 생활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 진단한 케빈 켈리는 "5000일 후의 세계"에서 많은 의문에 대한 답을 하나하나 짚어낸다. 유튜브며 구글 같은 SNS와 검색 시스템, 블록체인이나 NFT, 드론 및 전기 자동차 등 탈것에 따른 탈탄소와 전기 등 에너지 문제, AR VR에 따른 교육 문제 등은 물론 앞으로 세계를 주도하는 양대 주자에 이르기까지 핵심만 짚어내 이야기하고 있다.

 

 

화웨이 문제로 본 넥스트아이폰, 특화된 메가시티 클러스트 등 변화가 가속하는 시대를 맞는 우리는 과연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인가? 저자는 "결국 미래를 만드는 사람은 낙관주의자"라고 말한다. 성공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뭔가 잘되지 않는 일에 도전해야 하며, 새로운 발견을 위해서는 최적화와 반대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케빈 켈리. AI 시대에 사람이 꼭 해야 할 일은 물음을 생각하는 것이라는 그의 말에 무릎을 친다. 상식에 대해 의문을 갖는 습관을 들이라는 미래예측자 케빈 켈리의 "5000일 후의 세계" 미러 월드. 새로운 시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떨치고 싶다면, 비즈니스 기회를 얻고 싶다면, 개인적 성공의 방향을 세우고 싶다면, 지금 알아보자.

 

 

 


출판사 지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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