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n Z - 여자를 위한 회사는 없다
최명화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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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PLAN Z [최명화 저 / 21세기북스]


이 책의 저자 최명화는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의 마케팅 컨설턴트, LG전자 최연소 여성 상무, 두산그룹 브랜드 총괄 전무를 거쳐 현대자동차 최초의 여성 상무를 역임했다. 국내 대기업 최고 마케팅책임자로 활약한 마케팅계의 파워우먼인 그녀는 '인사이트 마케팅', '통념을 깨는 마케팅', '차별화된 마케팅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현재는 최명화&파트너스 대표로 있으면서 국내외 기업 마케팅 컨설팅 및 여성 마케팅 임원 양성 교육 프로그램인 'CMO (CHIEF MARKETING OFFICER)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외국은 고위직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이 그나마 많이 존재하는데 우리나라 여성들은 고위직은 커녕 단순히 사회생활을 하는 것조차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요즘은 여자들도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현실적으로는 여성들의 활동을 막는 요소들이 넘쳐난다. 대표적인 예를 들면 남자와 함께 결혼을 했지만 결혼을 함과 동시에 여성의 사회 생활은 더 힘들어지기 시작한다. 거기에 임신이라도 하면 회사를 그만둬야만 할 것 같은 분위기까지 더해져 능력 있는 뛰어난 여성들조차 자신의 기량을 맘껏 펼치며 오랫동안 활동하기 힘들다. 이런 사회에서 왠만한 남자들도 올라가기 힘든 자리까지 오른 여자가 있으니, 그녀가 바로 이 책의 저자 최명화이다.


저자 최명화의 이력을 보면 남성 조직으로 대표되는 전자와 자동차라는 분야에서 그것도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에서 최연소이자 최초의 여성 상무를 역임했다. 한국 직장의 대다수는 남성들로 이루어져 있고 예부터 수직적 구조로 이루어진 사내 분위기를 끝까지 버티고 이겨내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음을 알기에 그녀가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노력을 했을지 상상도 하기 힘들다. 같은 여성이 보기에 참 대단해 보이는 그녀가 이 책을 통해 대한민국의 직장인 여성들에게 사회생활에서 현실적으로 필요한 지혜와 노하우를 알려준다.


초반에 조직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지만 여성들이 지닌 문제점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부분은 뜨끔하기도 했다. 여성들은 감정에 휘둘려 눈물을 흘리고, 실수를 했을 때 과하다 싶을 정도로 스스로를 책망하고, 불확실성을 피해 증명되고 안정된 길만 가려 하고, 익숙하고 편한 사람들과만 어울리려고 한다. 그리고 너무 따진다는 것이다. 저자가 지적하는 여성들의 문제를 보면서 나는 어떤지 돌아보고 피식 웃기도 하고 반성하기도 했다.


여성들은 관계 지향적인 성향이 강한데 이 특성은 오늘날 사회적 변화로 인해 여성들이 리더가 되는 데 강점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여성들의 문제점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 여성들은 뭐든지 너무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거나 사회에서 관계가 목적인 듯이 집착하면 안된다. 그리고 타인은 모두 나와 다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기대치가 낮아지고 만족은 높아지기 때문에 편해진다고 충고한다. 또한 상사에게 피드백을 많이 구하는 것이 성장에 도움이 되고 일기를 쓰면서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외에도 부탁하는 방법, 나를 브랜딩하는 기술, 이직을 고민하고 행동할 때, 네트워킹과 상사를 관리하는 방법, 나만의 매력을 가지는 것, 일하는 엄마로써 치뤄야 할 대가 등 여성이 사회 생활을 하면서 부딪히는 문제들과 고민들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문득 이 책을 보니 2013년 와이즈베리에서 출간된 책 <린인>이 떠올랐는데 페이스북 최고운영자 셰릴 샌드버그의 일하는 여자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참 인상깊게 보았던 기억이 난다.


여성으로의 삶과 일 이 두 가지를 조화를 이루며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이 많이 될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었는데 이 책 <PLAN Z>도 일하는 여성으로서 필요한 이야기들을 해 준다는 것은 <린인>과 일맥상통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이 마음에 조금 더 와닿는 것은 무엇보다 같은 문화를 안고 사는 한국인이고 한국 기업에서 한국의 사회 분위기를 직접 경험하고 느끼고 깨달은 바를 이야기하기에 현실적으로 더 공감하고 와닿는 부분이 많았다. 한국의 성공한 여성이자 워킹맘으로 살아가는 저자의 따뜻한 조언과 따끔한 충고, 진심어린 응원의 메시지를 접할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대한민국에서 일하는 많은 여성들이 이 책을 통해 용기와 힘을 얻고 사회 생활을 잘 할 수 있는 노하우를 배우고 오래오래 마음껏 기량을 발휘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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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 스캔들 - 조선을 뒤흔든 왕실의 23가지 비극
신명호 지음 / 생각정거장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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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 스캔들 [신명호 저 / 생각정거장]


고려를 멸망시키고 이성계가 건국한 나라로 1392년부터 1910년까지 518년간 이씨가 27대에 걸쳐 집권했던 조선은 신분, 즉 사대부 계층이 생기고 과거를 중시하였다. 고조선의 성립 이후 삼국시대, 후삼국시대, 고려에서 조선까지 우리 한반도의 왕조는 시기와 질투, 욕망과 암투 그리고 권력다툼과 반란, 역모 등이 끊이지 않았는데 이 책은 그 비극의 사건들 중에서도 조선 왕조의 스캔들 23가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의 저자 신명호는 강원대학교 사학과에서 한국사를 공부했으며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조선시대 왕실사를 전공하여 <조선초기 왕실편제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선임연구원과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사를 거쳐 현재 부경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자는 조선시대사를 전공하고 오랫동안 조선시대의 왕과 왕실 문화를 연구해왔는데, 자신이 연구해온 조선시대 왕과 왕실에서 소외되었던 계층과 인물들, 역사를 발굴하며 책을 써오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 역사를 다루는 영화나 드라마들이 많아 역사를 돌아볼 기회가 많은데 이 책을 보니 영화나 드라마로 널리 알려진 사건들 외에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의외의 스캔들이 많았다. 제일 먼저 만날 수 있는 것은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의 이야기였는데 이성계의 업적과 관련된 실수나 실패, 스캔들이 아니라 제1차 왕자의 난으로 인해 상황으로 밀려난 이성계가 아들 이방원을 향한 복수를 꿈꾸다 결국 많은 이에게 상처만 남기고 현실을 받아들인 그의 비극적인 말년을 이야기해준다.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아무래도 세종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성군이었던 세종도 인간인지라 많은 자식들 중에서도 한 명만 편애를 했는데 그것이 좀 유별났던 모양이다. 그는 바로 세종이 마흔이 될 즈음에 얻은 막내아들 영응대군이었는데, 영응대군은 부왕 세종과 생모 소헌왕후, 신빈 김씨는 물론 세종이 크게 신뢰하는 인물인 이순몽의 수양아들까지 되어 이들의 극진한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 늦둥이 막내 아들이니 얼마나 사랑스러웠을까. 세종은 사랑하는 아들 영응대군의 혼례 준비를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는데 불행이 찾아왔다. 부스럼으로 앓던 광평대군이 세상을 떠난 것이다. 그리고 한 달도 안 되어 평원대군이 죽는다. 연이어 두 명의 아들들을 먼저 보낸 소헌왕후마저 비통에 잠긴채 시름시름 앓다가 광평대군이 죽은 지 1년이 지나 세상을 떴다.


당시 영응대군은 혼인 3년째였지만 아이를 낳지 못했고 사랑하는 영응대군이 아들딸 낳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보고 싶었던 세종은 아이를 낳지 못하는 막내며느리 송씨를 내쫓고 만다. 그리고 송씨 대신 정씨를 새로 맞이하는데.. 소헌왕후까지 떠나자 세종도 점차 쇄약해졌고 세종은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는데, 죽음을 앞둔 세종은 그 무엇보다도 막내 아들 영응대군의 행복과 세손 단종, 단종의 친누이인 경혜공주를 위해 고심하고 고심해 이런저런 결정을 내렸는데 이는 세종의 죽음과 동시에 산산조각이 나고 만다. 놀라운 것은 다른 사람도 아닌 영응대군이 세종의 믿음을 깨뜨린 것이다.


영응대군은 세종이 쫓아낸 첫째 부인 송씨를 몹시 사랑했기 때문이었다. 영응대군은 세종이 송씨를 쫓아낼 때 불만이 쌓였지만 자신을 위해서였음을 알고 있었고 죽음을 앞둔 세종의 마지막 소원을 이뤄주고 싶었기에 참았지만 세종이 죽고 송씨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이 일을 시작으로 세종이 영응대군을 위해 고심 끝에 마련한 모든 관계들이 뒤틀려 버리고 끔찍한 사건들과 불행한 비운의 인물들이 생기고 마는데..


영응대군과 송씨를 만나게 하고 정씨와 이혼하고 송씨와 다시 재혼하도록 공작한 것이 수양대군이었는데, 정씨는 그렇게 아무런 잘못도 없이 쫓겨났다. 그리고 송씨의 오빠 송헌수의 집에 드나들던 수양대군이 계유정난을 일으켜 왕권을 탈취하고 송씨의 친조카를 단종의 왕비로 간택하여 단종을 장악하고자 하는데.. 결국 송씨의 친조카이자 단종의 부인 정순왕후는 단종이 귀양 가서 사약을 받으면서 폐위되었고, 경혜공주를 위해 간택했던 부마 영양위 정종은 역모로 몰려 죽는 등 세종이 단종과 경혜공주의 안전 그리고 영응대군의 행복을 위해 마련했던 모든 것들이 수포로 돌아간 것은 물론 관련됐던 사람들 모두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다. 이게 과연 세종의 막내 아들을 편애하는 마음으로 인해 벌어진 비극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많은 업적을 이루고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남긴 성군 세종이 세상을 떠나기 전 했던 조치들은 당시 최선이지 않았을까.


이외에도 생소한 일화들이 많았는데 주색에 빠져 황음무도의 끝을 보여준 연산군은 영화화될 정도로 유명한 이야기지만 거기에 연산군이 백성들을 위한 한글을 금지했고 한글을 사용하는 사람은 물론 한글을 사용하는 사람을 고하지 않는 이웃들까지 처벌하였다는 일화, 이성계가 불두, 불아, 진신사리, 가사까지 사리를 수집했다는 비화, 왕위 계승의 서열 1순위이지만 너무 어린 나이라 왕이 되지 못하고 어머니와 유모에 끌려다닌 바보같은 왕자 제안대군의 이야기 등 우리가 알지 못한 조선의 숨겨진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조선시대 인물들의 관계나 역사의 흐름에 대해 알 수 있는 이미 유명한 크나큰 사건들에 대해 이야기하기 보다는 우리가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그들의 실수나 비화에 대해 다루고 있기 때문에 조금은 색다른 느낌으로 흥미롭게 조선의 왕실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역시 역사 속 인물들을 만나면 재미있고 느끼는 바가 많은데 이 책 역시 우리의 귀중한 역사 속 인물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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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왜 다섯 살 난 동생을 죽였을까? - 평범한 사람들의 기이한 심리 상담집
타냐 바이런 지음, 황금진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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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소녀는 왜 다섯 살 난 동생을 죽였을까? [타냐 바이런 저 / 황금진 역 / 동양북스]


현재 영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임상 심리학자인 이 책의 저자 타냐 바이런은 25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임상 경험을 쌓은 전문가로 특히 아동과 청소년 심리 상담 분야에 관해 영국 전역의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하여 세계 여러 국가의 고문으로 활동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TV, 영화, 연극 연출가로 성공한 아버지와 가끔씩 모델 활동을 하는 수술실 수간호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부족함 없이 자란 타냐 바이런이 편안하고 지어야 할 책임도 가벼운 다른 무수한 일들을 마다하고 임상 심리학자의 길을 걷게 된 것은 그녀가 열다섯 살 때 임신한 상태인 마약중독자에게 머리를 난타당해 죽은 할머니의 전두엽을 본 후였다.


할머니의 전두엽과 할머니를 살해한 여자의 전두엽, 그리고 열다섯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침착하게 이성을 되찾은 자신의 전두엽까지 그녀의 마음은 전두엽에 빠져버렸다. 그렇게 시작된 그녀의 임상 심리학자를 향한 여정 중에서도 이 책은 그녀의 나이 20대 초반인 1989년에서 1992년까지 6개월 과정의 현장 실습을 여섯 번, 총 3년 동안의 임상 실습에 관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심리 상담 전문가가 아니라 이제 막 실습을 시작하여 첫 진료실이 생긴 초짜 상담사인 타냐가 처음으로 만난 환자는 레이 로바즈라는 중년 남성이었다. 그의 증세는 불안 장애와 공황 발작이었는데 첫 만남부터 타냐는 기선을 제압하지 못했고 끌려다녔고 그래도 그에게서 그의 이야기들을 꺼내도록 만들고 무사히 잘 해냈다는 생각을 하며 방심했을 때 사건이 터졌다. 그것은 환자 레이가 잭나이프 칼을 꺼내 들고는 칼날을 타냐의 얼굴에 고정한 채 타냐의 예쁜 파란색 눈을 원한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눈동자를 도려내겠다며 칼을 내밀고 있는 이 남자에게 이내 죽을 것이란 생각이 든 타냐는 온갖 두려움과 공포로 울기 시작했는데 그 과정에서 순간 상황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바뀌었다는 것을 감지한 타냐는 지그문트를 떠올리고 레이를 안심시키고 순식간에 기회를 포착해 서둘러 비상 단추를 눌렀다. 이내 경비원들이 레이를 덮쳐 사건은 무사히 해결됐지만 첫 진료에서 죽을 뻔 했던 타냐는 큰 충격에 빠졌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6개월 동안 이어질 2차 실습은 보안 수준 중급 정도인 열두 살에서 열여섯 살 사이의 아동을 위한 정신과 입원 병동이었다. 이번 이야기가 바로 이 책의 제목인 이야기인데 안타깝고 충격적인 이야기였다. 병원에 있던 열두 살의 이모젠은 죽으려고 목을 맨 채 대롱대롱 달려있었고 타냐는 사람들과 낑낑거리며 이모젠을 겨우 구해낸다. 이모젠은 화목한 가정 출신이라 사회복지사는 불필요했고 가족 치료사는 맡은 환자가 너무 많았고 해서 결국 죽지 못해 안달난 이 아이는 타냐가 담당해야만 했는데 이모젠의 입을 여는 것 조차 쉽지 않았다. 타냐는 이모젠의 목에 빙 둘러 생긴 새빨간 자국에 부아가 치밀었다. 나이도 어린 아이가 왜 이렇게나 죽고 싶어 안달인 것인지 너무 안타깝고 화가 났다.


이모젠의 친부는 게이로 집을 나갔고 이모젠은 엄마와 함께 살았는데 엄마는 잘나가는 잡치 편집자로 패션 모델인 제이크와 재혼했다. 엄마와 제이크 사이에는 메이지라는 딸이 있었는데 메이지가 작년 다섯 살이라는 나이로 물에 빠져 익사했다. 이모젠은 바쁜 엄마를 대신해 영어를 거의 하지 못하는 미리엄이란 가정부가 메이지가 익사한 후 해고될 때까지 아이의 양육자로 있었기에 어린 이모젠은 마음을 나눌 상대가 없었다. 그리고 이모젠에게는 계부이지만 동생 메이지에게는 친부인 제이크는 이모젠의 병원에 올 때마다 내내 흐느껴 울기만 하는 상황이었다.


이모젠은 강박적으로 줄넘기를 하고 숫자를 세고는 했는데 자해 성향이 있어 줄넘기도 금지되고 빼았겼다. 그리고 헝겊 인형을 입으로 빨기도 하고 항상 끼고 다녔는데 타냐는 다른 의사들과 생각을 좀 바꿔서 이모젠이 유일하게 할 수 있었던 줄넘기를 하게 만들면서 이모젠의 마음을 서서히 여는데.. 그렇게 이모젠의 증세는 나아져 갔고 이모젠의 엄마는 임신을 했고 우울했던 이 가족들도 점점 행복해졌고 이제 이모젠도 드디어 퇴원을 하는 상황에 이르렀는데 타냐는 이모젠의 상처가 큰 만큼 뭔가 납득할 만한 사연이 있어야 하는데 왜 어떻게 회복이 된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고, 무엇인가 알아채지 못하고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타냐는 연못을 바라보던 이모젠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데 이모젠이 겨드랑이에 끼고 있던 헝겊 인형을 연못으로 던지고 인형에게 미안하지만 널 구해주진 않을 거라는 말을 한다. 인형을 구해주자는 타냐의 말에 이모젠은 인형을 수면 아래로 살살 밀어넣으며 다 괜찮아 질거라고 이제 안전하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데.. 후에 이모젠에게 들은 진실은 충격적이었다. 이모젠에게 다섯 살이란 나이는 새아버지인 제이크에게 성적 학대를 당하기 시작한 나이였고 자신이 언제나 즐길 수 있게 해주면 새아버지가 메이지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이모젠이 점점 자람에 따라 새아버지는 아주, 아주 어린 아이만을 원했고 이모젠은 새아버지의 성적 대상이 자신에서 어린 동생으로 대체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열두 살의 이모젠은 다섯 살인 어린 동생 메이지가 집 안 수영장에 빠지는 걸 가만히 지켜보다가 물 위로 떠오르지 못하도록 머리 위를 발로 살짝 누른 것이다. 끔찍한 상처와 비극이 이어지지 않도록. 이모젠이 생각하기엔 그것만이 사랑하는 동생을 위한 최선이었다.


이외에도 다른 심리 상담 이야기들이 있는데 심리 관련 서적이라고 해서 결코 어렵고 복잡하고 전문적인 내용들이 아니라, 상담실 하나하나가 너무 흥미진진했고 마치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으로 술술 읽혔다.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고 각기 다른 삶들이 공존하는데 그중에서도 심리학자가 초창기에 실습하면서 만났던 기억에 남는 사람들의 사연들을 이야기하며 자신이 경험하고 느꼈던 것들을 담고 있기에 상당히 흥미로웠고 푹 빠져서 몰입해서 보았다. 환자들과 상황에 따라 타냐와 함께 아찔하고 안타깝고 놀라고 흥분하는 등 왠만한 소설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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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가 읽어주는 여자의 물건
이건수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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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물건 [이건수 저 / 세종서적]


그림 읽어주는 남자라는 별명을 가진 이 책의 저자 이건수는 지난 20여 년 동안 다수의 대학에서 강의했고, 미술전문지 <월간미술>의 기자와 편집장을 지냈고, 전시기획자로 활동했고, 6편의 개념영화도 만들었다. 저자는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의 교차점에 동시대 예술을 올려놓고 비교미학적인 관점에서 해석하고 비판하는 작업을 진행해왔고 특히 모더니즘의 전개 과정이 우리의 예술과 삶을 어떻게 규정했는지에 관해 관심을 갖고, 모더니즘의 사회사를 통해 현대미술의 리얼리티를 조명해보려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여자의 물건이라는 제목만으로도 흥미로웠던 이 책에는 일상의 사물 52가지가 담겨있다. 여자들의 물건들을 보고, 듣고, 맡고, 맛보고, 느끼는 색성향미촉의 오감을 토대로 크게 5가지로 분류하여 총 52가지의 물건들을 담았는데 여기서 다루는 사물들에는 하이힐이나 드레스, 핸드백, 비키니, 생리대, 여자화장실, 브래지어, 마스카라, 스타킹 등과 같이 여자를 상징하는 여자들만의 물건들은 물론이고, 커피나 그릇, 모자, 선그라스, 향수, 타투, 가죽, 청바지 등과 같이 남녀를 불문하고 사용하는 일상의 물건들까지 다양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세상에는 남자와 여자가 존재하는데 남자인 이 책의 저자는 명확하게 규정할 수 없는 여성이라는 존재에 대해 특별히 그녀들이 소유하고 있는 물건들을 들여다보고 탐색해보고자 했다고 한다. 모든 남자들의 생각이 같지는 않겠지만 저자의 글을 보면서 재미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새롭게 알게 된 것들도 많았다.


예를 들면 지금은 여자의 색이라고 할 수 있는 핑크가 1920년대 이전까지는 남성들의 색이었고, 되려 파랑색이 여성적인 색이었다는 것이나 공공건물에 화장실을 보면 보통 왼쪽에는 파란색 바지 모양으로 남자 화장실을 표시하고, 오른쪽에 빨간색 치마 모양으로 여자 화장실을 표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결혼식에서 신랑과 신부가 서는 자리는 반대라는 것이다. 동과 양을 의미하는 남자가 빨간색이고, 서와 음을 의미하는 여자는 파란색이기 때문에 오른쪽에 신랑이 서고 왼쪽에 여자가 서야 한다는 것과 같은 이야기들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지만 예전에는 손수건과 함께 여성들이 들고 있던 양산에 대한 이야기나, 아예 안한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하고 마는 사람은 없다는 타투에 대한 이야기, 멜로드라마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저자가 보았던 영화 이야기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가득했다.


이 책을 보면서 내가 여자라서 그런지 그리 특별한 것 같지 않고 평소에 당연스레 착용하고 사용했던 물건들이 남자의 눈에는 신기하게 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흥미로웠다. 물건마다 저자의 경험이나 개인적인 생각과 느낌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사물들의 역사와 철학적인 해석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다소 민망한 그림도 있었지만 각각의 물건과 연관있는 그림이나 사진들을 함께 보여주어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남자의 시각에서 바라봤을 때 여자의 물건들은 어떤 느낌이 들런지 궁금했던 적이 없었는데, 문득 반대로 남자들의 물건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면 어떤 사물들을 다루고 어떤 이야기를 해줄런지 궁금해지는, 신선하고 재미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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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떠나보내는 시간 - 쓰면서 치유하는 심리처방전
김세라 지음 / 보아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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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떠나보내는 시간 [김세라 저 / 보아스]


이 책의 저자 김세라는 중등교사로 재직할 때 학생들을 상담하면서 상담에 눈을 떠 이때부터 상담 분야에 몸담기 시작했다. 그 후 대치동에서 입시학원 강사를 하면서 공교육과 사교육의 현장을 모두 경험하고 학업성적의 우열이 주가 되는 현실에서 개인적 성향과 감정이 전혀 존중받지 못하는 것을 목격하고 해결의 필요성을 절감해 본격적으로 상처 치유 상담과 강의에 나섰다. 부부프로그램 ME와 젊은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초이스를 진행하고, 직장인들을 상담하면서 일상 속에 깊이 잠재해 있는 상처의 실체를 체험하고 그것의 치유를 지도해왔고, 친밀한 가족되기, 21세기 가족을 주제로 가족프로그램을 만들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여해서 강의를 듣고 대화하는 형식의 상담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현재 그간의 수많은 상처 치유 상담과 강의의 경험을 살려 직접 쓰고 체크하면서 스스로 점검하는 상처 워크북을 만들어 상처 치유 프로그램 강사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각자 나름의 각기 다른 사연과 삶이 존재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뒤엉켜 사는 인간의 삶에는 그만큼 다양한 종류의 상처들이 존재하는데 상처의 원인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이 될 수도 있고,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 타인들로 인한 폭력, 세상의 사건, 사고들, 자존감 상실, 우울증 등 무수히 다양하다.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단 한 번이라도 상처를 받지 않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되는데 상처를 받는 것이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어떻게 극복하고 치유해야 좋을까?


이 책은 오늘날 우리가 대한민국의 한 명의 국민으로 살면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비롯된 상처에 대해 이야기하고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방법에 대해 따뜻하게 충고하고 조언한다. 우리가 상처를 받는 원인으로 크게 가족과 경제력, 학력, 외모, 능력으로 분류하여 이야기하는데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에 대해 이야기하고 어느 대학 출신이고 직업은 무엇인지 따지고 예쁘고 키 크고 잘생기면 호감을 갖는 오늘날 우리 나라의 현실태를 보면 여기서 다루는 다섯 가지 원인들은 우리가 상처를 받기에 충분한 현실로 보인다.


우선 가족에 대해 이야기하면 사랑하는 가족이지만 부모의 학력이나 직업, 외모, 행동, 성격 등으로 인해 사랑함과 동시에 부끄러운 존재가 되어 큰 열등감으로 자리잡는 경우도 있고, 요즘 젊은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단어가 엄친아라는데 다른 사람 아이들과 비교하면서 점점 자식과 함께 서로 상처를 받고 있는 부모도 있다. 그리고 교육열이 높은 우리 나라에서는 학력이 사회에서 중요한 잣대 중 하나이기에 자신의 학력으로 인해 상처를 받는 사람이 많다. 경제력 역시 학력과 같은 맥락이다. 돈이 있는 사람은 지각을 하거나 약속에 늦거나 혹은 명절에 불참하여도 식사 한 번 거하게 사거나 선물이라도 돌리면 그에 대한 평가는 단번에 호의적으로 바뀌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면 돈이 없는 사람은 점점 사람들과의 관계가 지속되기 어렵고 소외감을 느끼고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보고 절망감까지 느끼게 된다.


또한 오늘날 심성이나 인품이 아니라 외모가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 듯 예쁘고 키가 크고 잘생긴 사람들은 대우를 받는 경우가 많다. 외모지상주의라는 단어가 있는데 얼굴로 먹고 사는 연예인도 아닌데 아름답고 멋지면 무엇이든 용서되고 용납되는 듯이 대접이 달라지는 것이 현실이니 이로 인해 상처를 받는 사람들이 많다. 마지막으로 수많은 직업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좋은 직업, 나쁜 직업을 따지고 직업이 무엇인지에 따라 상대의 능력을 판단하는 사회 분위기에 의해 열등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하듯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상처를 받는 경우는 무수히 많은데 사회에서 뒤떨어지지 않으며 위축되지 않고 상처를 받지 않는 방법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남의 눈을 의식하면 내 의지대로 행동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점점 솔직함에서 멀어져버린다. 반면 솔직하게 자신의 단점과 마주하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모든 상황에서 자유롭고 타인으로 인해 상처받을 일도 없게 된다는 말이다.


우리에게는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더 많다. 그런데도 없는 것이 많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나에게는 없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있기 때문이다. 없는 것은 있는 것보다 분명하고 확실하게 인식된다. 그래서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하고 자신만의 행복론을 갖는 것은 건강한 삶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절대로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해 남 탓만 하는 사람은 문제가 생기면 우선 벗어날 생각부터 하므로 그 상황에서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한다. 또한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에 대해 신경을 쓰다 보니 자유롭지 못하다. 이렇게 되면 작은 비난의 목소리에도 바로 상처를 받는다. 반면, 자신의 잘못이라고 여기고 자신을 탓하는 사람은 이미 인정했기에 다른 사람의 반응에 예민하지 않다. 이런 사람은 상처를 받지 않고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P.116)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거나 호의를 베풀면서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바라면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행동이며, 혹시 대가가 돌아오지 않으면 괜한 노여움을 갖게 된다. 그러나 선의를 베풀면 그 대가는 어떤 형태로든 돌아오고, 선행의 기억은 상대방에게 남게 된다. 또한 우리 스스로에게 행복감을 안겨준다.


이 책은 오늘날 쉽게 상처 받고 깨지기 쉬운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조언들을 가득 담고 있다. 우리와 같은 사람들의 상처받은 사례나 책이나 영화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마음 속 상처, 위인들과 유명인들의 상처의 모습들과 함께 상처에 대해 이야기하기 때문에 이런저런 상처들을 접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우리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파악하고 인정할 수 있도록 체크할 수 있는 설문들이 첨부되어 있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 마음이 따뜻해지고 건강해지는 진심어린 조언과 좋은 글귀들이 많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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