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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펜터의 위대한 여행
김호경 지음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서평] 카펜터의 위대한 여행 [김호경 저 / 새로운현재]
이 책은 천만 관객을 감동시킨 <국제시장>과 <명량>의 작가 김호경이 소설 형식으로 우리의 삶에 교훈을 주는 책이다. 이야기는 미시시피 출신 기업가이자 지역 발전과 저소득층 생활 여건 향상을 위해 노력하며 위대한 시민상과 유생인종을 위한 공로상 등 여러 상을 수상한 미시시피의 자랑 데이비드 카펜터가 타계한 지 10년만에 카펜터기념관을 설립에 앞서 열린 자선바자회에서 시작된다. 카펜터 회장의 아들인 헨리 카펜터는 아버지의 유품을 판매해 그 수익금으로 기념관을 설립하고자 하였는데 일주일 후 존과 마이클은 자선바자회에 참석한다. 자선바자회는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온 것처럼 성황이었기에 존과 마이클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살 만한 물건들은 다 팔린 상태였고 많은 사람들이 경쟁하듯 유품을 사고 있는 상황이었다. 기웃거리는 동안 바자회가 마칠 시간이 다가왔고 존은 그나마 저렴하다고 생각한 책 한 권 <야망의 계절>을 구입하였다.
자선바자회가 끝난지 열흘 후 존이 헐떡거리며 신문을 마이클에 보라고 하는데 신문에는 헨리 카펜터가 <야망의 계절>이라는 책을 찾는다는 광고였다. 소중한 유품이 실수로 판매되었으니 충분한 보상을 하겠다는 광고에 잔뜩 기대하며 헨리 카펜터가 운영하는 호텔로 향하였는데 정작 책을 주니 헨리가 찾던 것은 책이 아닌 책장에 끼워 놓았던 누렇게 변색된 종이 한 장이었다. 헨리는 이 메모지를 보고 다행이라며 생각에 잠기는데, 메모지에 적힌 스무 명 정도의 이름을 보고 존이 무엇인지 뭇는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잘 나가던 고교 농구선수였던 헨리는 친구들 모두 있는 차가 없었다. 아버지가 엄청난 재산을 가진 기업가임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잘 나가는 농구 스타인데도 고등학생이 무슨 차냐는 이유로 헨리에게 차를 사주지 않았고, 거기에 자신의 농구 경기에도 오지 않는 아버지의 얼굴을 집에서도 본적이 기억이 나지않을 정도로 얼굴 뵙기가 어려웠던 아버지에게 평소 불만이 많았다.
헨리네 학교는 사상 처음으로 지역 1위로 전국대회에 진출하게 되어 큰 기대에 부풀었고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헨리는 더욱 주목받는 스타가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전국 고교농구대회가 시작되었다. 상대팀은 강력한 우승 후보인 팀이었는데 이 팀을 이기기만 한다면 우승컵을 거머쥐는 일도 가능할 정도로 이번 경기는 정말 중요한 경기였다. 하지만 헨리를 수비하던 녀석이 고의적으로 헨리의 발을 밟으면서 심판이 못보게 교묘하게 반칙을 여러 번하여 이를 못참던 헨리가 먼저 주먹을 날렸다. 그리고 경기장은 난투장이 되었는데... 결국 헨리네 팀은 몰수패를 당했다. 하필이면 오늘은 아버지까지 경기를 보러 오신 날이었다. 이 일로 인해 헨리는 고등학교 농구계에서 여우제명되었고 햄프턴고등학교는 3년간 대회 출전이 금지되었다. 학교를 가면 항상 주목받던 농구스타 헨리는 이제 친구들에게 비난받는 사람이 되었다.
외톨이가 된 헨리는 학교를 그만두고 싶었다. 하지만 평소 무슨 일이 있어도 학교는 졸업해야 한다고 하시던 엄마가 왠일인지 학교에 오신 것을 보았다. 그리고 수업이 끝나자마자 선생님이 헨리를 호출하셔서 말씀하시길 어머니가 휴학하길 바란다고 말씀하고 가셨다는 것이다. 상의 한 마디 없이 불쑥 학교에 와서 휴학을 하겠다니 어머니의 행동이 이해할 수 없었는데... 집에 돌아와 엄마에게 여쭈니 아버지와 함께 어디 좀 다녀왔으면 한다는 것이다. 아버지가 어디를 좀 가셔야 하는데 혼자서는 불가능하다는 말과 함께 말이다. 이해하기 힘든 이유로 싫다고 거절했지만 헨리는 이내 생각을 바꿔 여행을 다녀오면 자신이 원하던 차를 사달라는 조건을 제안한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1년 내내 졸랐지만 절대로 사주지 않았던 차 험비H2가 집 앞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둘은 두 달 정도를 생각하며 미국 여기저기를 다니는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처음에는 아버지가 어디를 가지는지 아무것도 몰랐고 이해하기도 힘들었던 헨리가 아버지와 함께 떠난 마지막 여행을 통해 아버지에게 인생의 큰 교훈을 배우게 된다. 이름과 주소가 적혀있는 손바닥 만한 메모지 한 장을 따라 아버지의 인생에서 감사한 사람과 미안한 사람을 찾아가며 진정으로 보답하고 사죄하며 인사를 하는데 아버지의 병명을 몰랐던 때에는 아버지가 왜 이런 먼 곳까지 힘들게 사람들을 만나러 가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던 일들이 아버지가 암이 걸려 얼마 남지 않아서라는 것을 알고는 무엇보다 자신이 몰랐던 아버지와 마주하고 이해하며 인생에서 필요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게 된다. 여행 도중에 아버지의 병세가 악화되어 여행은 중단되었고 그렇게 아버지는 세상을 떠나셨는데, 헨리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도 메모지에 적힌 아버지의 과거 속 인물들을 찾아가 아버지와의 마지막 여행을 마쳤다. 헨리가 찾던 메모지는 바로 철부지 헨리의 인생에 큰 변화를 준 여행을 있게 한 아버지가 남긴 메모지였던 소중한 것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들은 아버지의 등을 보며 성장한다는 말이 떠올랐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요즘 우리나라의 아버지들은 아침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고 아이들은 학교와 학원에 쫓기며 살아가 바쁜 일정 속에서 아버지를 보기도 힘들다. 이렇게 점차 서로가 불편한 사람이 되고 헨리와 같이 아버지를 바라볼 때 애증관계가 되가는데 인생에서 아버지에 대한 오해를 풀고 이해하게 되는 것이 너무 늦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데이비드가 아픈 몸을 이끌고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아들을 데리고 지금의 자신을 만든 감사하는 사람과 용서받아야 하는 미안한 사람들을 찾아가는 과정이 참 인상깊었고 좋은 교훈이 많았던 감동적인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