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스캔들 - 조선을 뒤흔든 왕실의 23가지 비극
신명호 지음 / 생각정거장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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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 스캔들 [신명호 저 / 생각정거장]


고려를 멸망시키고 이성계가 건국한 나라로 1392년부터 1910년까지 518년간 이씨가 27대에 걸쳐 집권했던 조선은 신분, 즉 사대부 계층이 생기고 과거를 중시하였다. 고조선의 성립 이후 삼국시대, 후삼국시대, 고려에서 조선까지 우리 한반도의 왕조는 시기와 질투, 욕망과 암투 그리고 권력다툼과 반란, 역모 등이 끊이지 않았는데 이 책은 그 비극의 사건들 중에서도 조선 왕조의 스캔들 23가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의 저자 신명호는 강원대학교 사학과에서 한국사를 공부했으며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조선시대 왕실사를 전공하여 <조선초기 왕실편제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선임연구원과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사를 거쳐 현재 부경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자는 조선시대사를 전공하고 오랫동안 조선시대의 왕과 왕실 문화를 연구해왔는데, 자신이 연구해온 조선시대 왕과 왕실에서 소외되었던 계층과 인물들, 역사를 발굴하며 책을 써오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 역사를 다루는 영화나 드라마들이 많아 역사를 돌아볼 기회가 많은데 이 책을 보니 영화나 드라마로 널리 알려진 사건들 외에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의외의 스캔들이 많았다. 제일 먼저 만날 수 있는 것은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의 이야기였는데 이성계의 업적과 관련된 실수나 실패, 스캔들이 아니라 제1차 왕자의 난으로 인해 상황으로 밀려난 이성계가 아들 이방원을 향한 복수를 꿈꾸다 결국 많은 이에게 상처만 남기고 현실을 받아들인 그의 비극적인 말년을 이야기해준다.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아무래도 세종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성군이었던 세종도 인간인지라 많은 자식들 중에서도 한 명만 편애를 했는데 그것이 좀 유별났던 모양이다. 그는 바로 세종이 마흔이 될 즈음에 얻은 막내아들 영응대군이었는데, 영응대군은 부왕 세종과 생모 소헌왕후, 신빈 김씨는 물론 세종이 크게 신뢰하는 인물인 이순몽의 수양아들까지 되어 이들의 극진한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 늦둥이 막내 아들이니 얼마나 사랑스러웠을까. 세종은 사랑하는 아들 영응대군의 혼례 준비를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는데 불행이 찾아왔다. 부스럼으로 앓던 광평대군이 세상을 떠난 것이다. 그리고 한 달도 안 되어 평원대군이 죽는다. 연이어 두 명의 아들들을 먼저 보낸 소헌왕후마저 비통에 잠긴채 시름시름 앓다가 광평대군이 죽은 지 1년이 지나 세상을 떴다.


당시 영응대군은 혼인 3년째였지만 아이를 낳지 못했고 사랑하는 영응대군이 아들딸 낳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보고 싶었던 세종은 아이를 낳지 못하는 막내며느리 송씨를 내쫓고 만다. 그리고 송씨 대신 정씨를 새로 맞이하는데.. 소헌왕후까지 떠나자 세종도 점차 쇄약해졌고 세종은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는데, 죽음을 앞둔 세종은 그 무엇보다도 막내 아들 영응대군의 행복과 세손 단종, 단종의 친누이인 경혜공주를 위해 고심하고 고심해 이런저런 결정을 내렸는데 이는 세종의 죽음과 동시에 산산조각이 나고 만다. 놀라운 것은 다른 사람도 아닌 영응대군이 세종의 믿음을 깨뜨린 것이다.


영응대군은 세종이 쫓아낸 첫째 부인 송씨를 몹시 사랑했기 때문이었다. 영응대군은 세종이 송씨를 쫓아낼 때 불만이 쌓였지만 자신을 위해서였음을 알고 있었고 죽음을 앞둔 세종의 마지막 소원을 이뤄주고 싶었기에 참았지만 세종이 죽고 송씨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이 일을 시작으로 세종이 영응대군을 위해 고심 끝에 마련한 모든 관계들이 뒤틀려 버리고 끔찍한 사건들과 불행한 비운의 인물들이 생기고 마는데..


영응대군과 송씨를 만나게 하고 정씨와 이혼하고 송씨와 다시 재혼하도록 공작한 것이 수양대군이었는데, 정씨는 그렇게 아무런 잘못도 없이 쫓겨났다. 그리고 송씨의 오빠 송헌수의 집에 드나들던 수양대군이 계유정난을 일으켜 왕권을 탈취하고 송씨의 친조카를 단종의 왕비로 간택하여 단종을 장악하고자 하는데.. 결국 송씨의 친조카이자 단종의 부인 정순왕후는 단종이 귀양 가서 사약을 받으면서 폐위되었고, 경혜공주를 위해 간택했던 부마 영양위 정종은 역모로 몰려 죽는 등 세종이 단종과 경혜공주의 안전 그리고 영응대군의 행복을 위해 마련했던 모든 것들이 수포로 돌아간 것은 물론 관련됐던 사람들 모두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다. 이게 과연 세종의 막내 아들을 편애하는 마음으로 인해 벌어진 비극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많은 업적을 이루고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남긴 성군 세종이 세상을 떠나기 전 했던 조치들은 당시 최선이지 않았을까.


이외에도 생소한 일화들이 많았는데 주색에 빠져 황음무도의 끝을 보여준 연산군은 영화화될 정도로 유명한 이야기지만 거기에 연산군이 백성들을 위한 한글을 금지했고 한글을 사용하는 사람은 물론 한글을 사용하는 사람을 고하지 않는 이웃들까지 처벌하였다는 일화, 이성계가 불두, 불아, 진신사리, 가사까지 사리를 수집했다는 비화, 왕위 계승의 서열 1순위이지만 너무 어린 나이라 왕이 되지 못하고 어머니와 유모에 끌려다닌 바보같은 왕자 제안대군의 이야기 등 우리가 알지 못한 조선의 숨겨진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조선시대 인물들의 관계나 역사의 흐름에 대해 알 수 있는 이미 유명한 크나큰 사건들에 대해 이야기하기 보다는 우리가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그들의 실수나 비화에 대해 다루고 있기 때문에 조금은 색다른 느낌으로 흥미롭게 조선의 왕실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역시 역사 속 인물들을 만나면 재미있고 느끼는 바가 많은데 이 책 역시 우리의 귀중한 역사 속 인물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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